탤런트 임현식- “여행? 뭐니뭐니해도 ‘음식’이 최고죠!”
탤런트 임현식- “여행? 뭐니뭐니해도 ‘음식’이 최고죠!”
  • 트래비
  • 승인 2008.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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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임현식

 “여행? 뭐니뭐니해도 ‘음식’이 최고죠!”

1969년 데뷔했으니 햇수로만 40년, 강산이 네 번은 족히 바뀌고도 남는 긴 세월이다. 때로는 ‘앞뒤 꽉 막힌’ 대쪽같은 성미의 가장이다가, 순식간에 밉지 않은 ‘무위도식’ 한량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그.  감쪽같고 능청맞은 그의 캐릭터에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기자에게 탤런트 임현식은 범접하기 어려운 중견배우라기보다는, 동네마실 중 마주친 낯익은 아저씨인  듯, 푸근한 인상으로 먼저 다가왔다.

글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곽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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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지 내 집만한 곳이 없다

임현식, 그와 만나는 길은 예상대로(?) 녹록치 않았다. 촘촘히 꽉 짜인 스케줄과 쉽사리 바뀌는 크고 작은 방송일정을 뚫고서 인터뷰 약속을 잡은 것도 잠시, 막판까지 인터뷰 장소가 변경되는 ‘돌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녹화가 예상보다 늦게 끝났지 뭐에요”라며 미안해하던 임현식은 약속장소였던 북한산과 멀지 않은 자신의 집으로 기자 일행을 초대했다. “집 바로 앞까지 버스가 다니는데, 택시 말고 버스 타고 와요. oo번 버스를 타고, XX정류장에서 내려서 100m 직진 후 우회전, 이후 50m…” 스타답지 않게 대중교통 이용법을 ‘세세히’ 꿰고 있는 그 덕택에, 헤매지 않고 한 번에 그의 ‘스위트 홈’에 다다를 수 있었다. 첫눈에 “아, 이 집이구나!”라고 딱 감이 왔을 만큼 멋진 한옥이다.

때마침 그의 딸 가족이 바로 옆으로 이사를 온 터라, 본래 정갈히 정돈되어 있었음직한 집 내부는 다소 어수선한 느낌이다. 무더운 날씨가 무색하게 바람이 술술 통하는 대청마루에서 얼음이 숭숭 맺힌 냉커피잔을 놓고 임현식과 마주앉았다. “집이 참 좋네요.” 인사치레가 아닌, 기자의 진심 어린 감탄사에 임현식의 얼굴에 뿌듯한 웃음이 스친다. “30여 년간 붙박이로 이 집에서 살았으니까 꽤 오래 됐지요. 집 단장 하느라 출연료도 참 많이 갖다 바쳤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나서 새삼 둘러보니, 오랜 세월 동안 덧발라진 정성이 집안 구석구석에서 우러나오는 듯하다. 신구(新舊)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집 바깥으로는 잘생긴 나무들이 짙은 녹음을 드리우며 빽빽히 둘러쳐져 있다. 정원이라기보다는 숲에 가까울 만큼 들어찬 나무들은 이 집에서 오랫동안 생활할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일찌감치 심어 놓은 유산이라고. “이 집, 참 자연스러운 맛이 있어요. 온갖 꽃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사계를 집 안에서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지요.” 인공으로 꾸미지 않은 정원을 좋아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자연사랑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Travel
우리나라가 좋다, 바다가 좋다


"아름다운 서해안이 시커먼 기름띠로 뒤덮인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구요.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쳐 훨씬 나아졌으니 다행이지요. ”

“워낙에 지방 촬영, 해외 로케가 잦은 직업을 가진지라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관광명소에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까지 두루 거쳤던 그다. 게다가 대부분의 출장이 ‘1주일 스케줄이면 이틀, 사흘은 촬영하고 나머지 일정은 관광을 겸하는’ 환상의 일정이라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에는 탤런트 박원숙이 남해에 별장을 지어서, 절친한 동료 배우들과 함께 집들이 겸 나들이를 나섰단다. “당일치기 일정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 했지요. 생멸치회무침, 꼼장어구이 등등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좋은 친구들이랑 남해대교 드라이브도 실컷 즐기다가 저녁 비행기로 돌아왔어요. 참 즐거웠는데….”

그가 여행에 있어서 중시하는 점은 딱 세 가지, 바로 ‘행선지’와 ‘먹거리’, 그리고 ‘동행인’이란다.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겠지만 이 세 가지가 딱 만족스럽게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바다. “산은 오르면 어차피 내려와야 하잖아요? 차라리 변함없고 부담없는 바다가 더 좋아요”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꼽는 그의 ‘베스트 여행지’ 리스트를 꼽아 보자니 역시나 바다 일색이다.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그는 연예인 중에서는 거의 최초로 사고 현장에 출동,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그 아름다운 바다가 시커먼 기름띠로 뒤덮인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구요.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쳐 훨씬 나아졌으니 다행이지요.”

그는 지난해 말 당시 동료 탤런트였던 유인촌씨와 함께 전라도청으로부터 ‘남해안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나야 고향부터가 전라도고, 어릴 적부터 바다와 친숙하니 안성맞춤이지요. 다만 같이 홍보대사로 위촉된 유인촌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덜컥 임명되는 바람에, 나 혼자서 남해안 홍보하느라 동분서주지(웃음).” 그가 좋아하는 운동은 골프. 번잡한 수도권 주변에서 치기보다, 한 2박3일 정도 여행 삼아 지방으로 내려가 치는 걸 선호한다. 골프성적은 ‘한결같이’ 100타 수준이라고. “재미 삼아 내기골프를 주로 치는데, 대부분 돈을 많이 내는 편이지요. 오죽하면 후배들 보고 ‘내 지갑에 빨대 꽂았냐’고 한다니깐.”

여행에서 그가 찾는 즐거움이야 어디 한두 가지겠냐만은, 그중에서도 일순위를 말하자면 단연 ‘음식’이다. 다양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는, 그리고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현지 음식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체험이자, 여행의 진미(眞美)라는 것이 임현식의 설명이다. “잠은 아무데서나 깊게 잘 자는 타입이거든요. 호화로운 숙소에서 묵는 것보다, 맛있는 음식집을 찾아다니는 게 훨씬 좋지요.” ‘지역 따라, 철 따라 맛볼 수 있는 별미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묘미’라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그래서인지 해외 촬영을 나가서도 그 연배에 드물게 한식보다는 현지식을 즐긴다는 미식가이기도 하다.

 Filmography
40년이 한결같은 ‘국민배우’

요즘 임현식은 ‘문어발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강적들>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에 출연 중이며, 9월 초 방영 예정인 SBS의 20부작 드라마 <타짜>까지 촬영에 돌입, 무려 방송국 3사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곧 브라운관에 선보일 <타짜>에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전설의 타짜 ‘평경장’ 역할을 맡았다. “<타짜>야 허영만 원작 만화, 영화로 워낙에 유명한 작품 아닙니까. 자칫 따라한다는 소리 들을까 봐 일부러 영화도 안 봤어요(웃음). 그 누구의 캐릭터와도 닮지 않은, 나만의 평경장을 만들어 보일 테니 기대하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의 집을 나서면서, 중간중간 우렁찬(?) 짖는 소리로 대화의 흐름을 간간히 방해하던 ‘주인공’들과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늠름한 골든 리트리버 세 마리가 장난끼가 철철 넘치는 표정으로 개집에 매인 끈을 풀지 못해 안달이다. “사람들을 워낙 좋아해서, 같이 놀자고 저러는 거죠. 풀어 주면 허리까지 뛰어오르며 달려들고 까불어요.” 입으로는 이놈, 하며 엄한 말투이지만 자상한 표정으로 개들을 쓰다듬고 얼러 주던 임현식은 밀짚 모자를 눌러쓴 ‘농사꾼’ 모드를 하고 정원 한귀퉁이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이 덩쿨들이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쑥쑥 자라 버리거든”이라며 잡초를 뽑아내는 그의 모습은 ‘국민배우’에서 다시 ‘옆집 아저씨’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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