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초록빛 머금은 향긋한 문화여행
충청북도-초록빛 머금은 향긋한 문화여행
  • 트래비
  • 승인 2008.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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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머금은 향긋한 문화여행

충청북도에서 만끽하는 문화와 예술이라~. 문화와 예술 따위의 단어는 대도시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선뜻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초여름의 싱그러운 신록을 즐기며 버스를 타고 도착한 충청북도에는 색다르고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의 현장이 다소곳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  데모스미디어 02-737-5445


1 정크아트갤러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로봇이나 동물 작품이 많다 2 야외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 3, 4 실내 전시실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작품들


현대미술의 새로운 대안
정크 아트 갤러리


생산과 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지고 숨가쁘게 발전해 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필수적인 부산물인 듯이 버려지는 산업 폐기물과 생활 용품들. 그 발에 채이던 골칫거리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고 미술적인 가치를 담은 예술로 새로이 꽃피게 되었다.

정크 아트(Junk Art)는 폐품, 쓰레기,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에서 나온 용어로, 그것들을 활용한 미술 작품을 말한다. 현대 도시에서 파괴되고 버려진 폐품을 작품에 활용함으로써 현대 도시문명의 폐해를 비판하는 한편, 자원보전을 통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대미술의 한 장르이다. 아직은 정크 아트라는 말이 낯설지만, 방학 숙제 때문이었든 호기심에서였든 집안의 필요 없는 물건으로 작은 무언가 하나 만들어 봤다면 이미 당신은 정크 아트를 체험해 본 것이다.

음성군 가섭산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정크 아트 갤러리는 작가 오대호씨가 만든 세계 최초 정크 아트 전문 갤러리로, 폐품(잡동사니)을 활용한 미술작품 수백여 점이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전시되어 있으며 야외 및 실내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만을 위한 예술보다는 대중이 공감하는 형태의 예술, 특히 아이들이 즐길 수 있고 생활이 묻어 있는 예술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오대호씨의 말처럼 손때가 묻어 있는 많은 일상의 소재들이 친근한 형태의 작품으로 현실화되어 있다. 더불어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예술이 아닌, 만져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예술로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쉽게 버리곤 하는 물건들에서 그 표정을 읽고, 감정을 살려내 그 물건에 적합한 형태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의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피그말리온이 떠오른다. 실내 전시실의 작은 새부터 햇빛 아래 늠름하게 제자리를 잡고 있는 백마나 재미있는 표정의 로봇까지... 그의 작품들에는 가게 진열대에 걸린 새 물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와 시간이 그대로 아로새겨져 있다. 그래서 더욱 따뜻하고, 버려진 것에서 다른 가치를 창출하여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더욱 뜻 깊다. 여러 가지 물건들이 모여 하나의 형이상학적 형태를 이루며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작가 오대호씨의 작품은 ‘발상의 전환’ 그 자체다. 각종 행사 초대와 해외 전시회에도 만족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자연과 문화예술, 음악이 하나 되는 테마파크를 건립 중이라고 하니 그 열정에 새삼 감탄을 금치 못한다.

고물 스피커를 구해 만들었다는 작업실의 멋진 스피커는 새것 못지않은, 아니 오히려 새 물건에서 받을 수 없는 고풍스러운 멋과 자태로 갤러리에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주고 있었고, 그 음악에 취해서 이 멋진 예술품들이 이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일상에 존재했었을까 흥미로운 상상의 시간에 빠져 본다.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음성 톨게이트에서 나와 충주 방면으로 좌회전 → 음성 이정표 방향으로 진행 → 음성군청 네거리에서 용산리(가섭산) 방향으로 진행 → 용산리 KT송신소 이정표 방향으로 우회전 → 애플펜션을 지나 500m 거리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 무료
문의 043-872-2230 www.junkart.co.kr

tip
정크 아트 예술체험학교 이곳 갤러리와 함께 운영되던 체험학교는 현재 충북 청원군 청남대에‘정크 아트 예술체험학교’로 새로이 자리를 잡았다. 넓은 공원에서 작가의 작품들을 실제로 만져 보고 체험해 보며 느끼는 공간이다. 043-291-6102 www.ilovejunk.co.kr




조각으로 만나 보는 생생한 인물 사전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

‘큰 바위 얼굴’ 하면 보통 미국 러시모어 바위산에 있는 네 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 이러한 큰 바위 얼굴 조각공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그 공원의 규모가 미국의 그것을 압도하고도 남는다는 말에는 더욱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의 마담 투소 박물관보다, 미국 러시모어 바위산보다 그 규모나 다양함에서 당신을 만족시킬 ‘큰바위 조각공원’이 서울에서 멀지 않은 충북 음성에 자리잡고 있다.

음성 큰바위 조각 공원에 가면 세 번 놀라게 된다. 그 규모에, 설립 배경에, 그리고 아직도 미완성이라는 사실에.
다소 초라한 매표소에서 다들 한번쯤은 ‘정말 큰바위 조각을 만날 수 있는 거야?’ 하고 의구심을 품게 되지만,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금세 눈은 휘둥그레지고 도대체 몇 개의 조각이 있는 것인지 가늠하기 힘든 그 규모에 압도당하고 만다. ‘큰바위 조각공원’은 음성군 생극면 현대정신병원을 둘러싼 17만평 부지에 만들어진 공원이다. 여의도 공원의 2배 규모인 이 넓은 공간에는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거나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 세계 185개국 유명 인사의 얼굴 조각들과 다양한 조각품을 합해 약 3,000여 점에 이르는 조각품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병원의 정근희 이사장이 병원 야외에 조각품을 하나 둘 모아 환자와 환자 가족의 정서 안정을 도모하려던 것이 그 시작이 되어 현재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인물 조각상 테마공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준비 기간만 약 17년이 걸렸다는 ‘큰바위 조각공원’의 개관 뒤에는 역사를 책 속의 케케묵은 역사가 아닌 살아 숨쉬는 역사로 체험하고, 또 그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위인들을 재발견하기 바라는 설립자의 강한 의지가 숨겨져 있어 단순한 조각 공원이 아님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높이 3~5m에 달하는 조각들을 마음껏 안아 보고 사진 찍으며 위인들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부터, 독립운동가, 역대 노벨상 수상자, 기업가, 서태지, 배용준, 마돈나 같은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을 테마별로 만날 수 있어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 공부의 장이 되어 준다. 물론 조각품에 설레는 이들은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어른들은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역사책에서만 봤던 인물들을 보며 실제와 얼마나 닮았는지 깔깔거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그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큰바위 조각공원’을 걷다 보면 도대체 이곳에서 없는 유명 인사도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바위 조각공원은 아직도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역사는 지금도 흐르고 있는 것이기에. 중국 푸젠(복건)성의 석산을 50년간 임대받아 한국과 현지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데, 이번 여름에는 새로 지정된 유명 인사인 반기문 총장, 비, 김연아 선수 등의 조각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하니 그 모습이 어떨지 사뭇 기대가 된다.

이번 방학에는 어려운 역사책 대신 아이들과 함께 역사 속 인물들이 가득한 조각 공원 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속 소년 어니스트처럼 큰 바위 조각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따사로이 빛낼 인물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찾아가는 길
중부 고속도로 일죽IC로 진출, 생극 방향으로 11km 거리.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휴일 오전 8시~오후 6시  입장료 일반 6,000원, 학생 3,500원  문의 043-882-4111 www.largeface.com

tip
조각품과 자연이 어우러져 산책하기에 좋은 공원이지만 규모가 방대하므로 양산이나 모자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군데군데 놓여진 손 모양의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쉬엄쉬엄 구경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는 한시간 정도 소요되며 직접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는 체험 학습도 시도해 볼 만하다.


1 영국 왕실의 모습을 표현했다 2 단절이 아닌 소통을 말하는 벽 3 이원 아트 빌리지 입구 4 돌 하나까지 예술적인 감성을 담고있다


삼청동의 멋과 헤이리의 감성에 자연을 더한
이원 아트 빌리지

충북 진천의 작은 농촌마을에 문화 공간이라... 사실 그 두 단어가 썩 익숙한 짝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이야기하자면 어디서 이런 멋진 문화 공간을 볼 수 있었던가. 자연과 건물의 경계가 없고 야생화 한 송이, 그림자 하나까지 그만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고 아름다운 마을에 감탄사 외에 무엇을 더하리.

충북 진천군에서도 이월이라는 작은 마을에 자리잡은 ‘이원 아트 빌리지’는 건축가 원대연씨와 그의 부인 이숙경씨의 성을 따서 만든 곳이다. 약 3만m2의 대지에 미술관, 전시관, 세미나실, 아트숍 등을 아우르며 다양한 문화생활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경제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거의 모든 것이 낙후되어 있는 농촌에 친환경적 마을을 세워 누구나 살고 싶은 삶의 터전으로 일궈내기 위해 계획되었다고 한다.

어감부터 따스한 이곳의 첫 느낌은, 익숙한 곳을 찾은 양, 그리던 이를 만난 양 다정하고 포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자연과 건축, 예술이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서로를 감싸 안으며 그 조화의 미를 한껏 내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 세워진 이곳의 건물들은 도시의 그것마냥 자신을 거만하게 내세우지 않고, 마치 자연 속에 묻혀 있는 듯 몸을 낮춰 자연을 돋보이게 한다. 원색의 벽이 가끔은 눈에 거슬릴 법도 하건만, 오히려 그 벽이 빨간 제라늄 화분을 더 화사하게 해주고 초록빛 이파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으니 그 멋진 색감과 고요한 조화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사진, 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상촌 미술관’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전시실과 작은 골목, 계단, 정원들이 연결되어 있다. 먼저 상촌 미술관은 다양한 사진과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으로 인공조명 없이 자연채광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으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쌉쌀한 커피와 함께 창밖의 풍경을 즐기는 경험도 빠뜨리지 말자. 유럽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작은 정원들과 골목길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건물 밖으로 나와 지도를 가방에 넣고 호젓이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공간과 또 다른 공간으로의 이어짐에 비밀의 정원에라도 들어온 것처럼 가슴이 설렌다. 200여 종의 야생화는 그 달콤한 비밀의 정원 탐색에 화려함을 더한다. 각 공간으로의 이동 중에는 계단을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 또한 생활의 편리를 위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하니 곳곳에 담겨진 건축가의 따스한 손길이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만든다.

‘이원 아트 빌리지’를 찾은 이날은 햇빛이 유독 따사로와 담쟁이 덩굴이 덮인 하얀 골목길을 지날 때면 지중해의 청량함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운치있게 비가 내리는 날이나 하얗게 눈 내린 날은 또 그 자체로 다채로운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한다고 한다. 자연이 프레임이 되고, 또 프레임 속 작품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예술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이원 아트 빌리지를 갈 때에는 꼭 카메라를 잊지 말자. 이곳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들은 카메라에 이곳의 아름다움을 담아갈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란다.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음성IC에서 약 15분 거리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입장료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문의  043-536-7986 www.ewonart.org 


1 이원 아트 빌리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꽃과 식물들 2 미술관 마당 안에 숲을 들여 놓은 느낌이다 3 아트숍에서 만날 수 있는 아기자기한 물건들 4 아트 빌리지에서는 자연은 건축의 배경이 되어 주기도, 프레임 안의 작품이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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