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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촬영지를 찾아서③ 충북 제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일지매 따라잡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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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문화재단지 내 SBS촬영장 외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일지매 따라잡기

여직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 파묻힌, 특혜받은 도시 제천. 바다와 접하지 않은 충북 내륙에 자리하고 있지만 ‘청풍명월’, ‘청풍호반’이라는 수식이 무색치 않을 만큼 절경이다. ‘흐르는 산과 맑은 호반’이 어우러진 이 고장 자연의 모습은, 조선시대 가인의 자태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이 조용한 도시가 요즘 술렁이고 있다.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일지매>의 주요무대인 오픈세트장, 청풍문화재단지에 촬영스케줄을 따라 방문하는 드라마팬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진 것. 브라운관을 통해 낯익은 촬영장과 인근의 관광 명소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보미  드라마스틸컷 제공 초록뱀미디어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카메라와 촬영차량이 어지럽게 ‘널린’ 사이사이로 조선시대 복장을 차려입은 배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한창 촬영 중인 장면은 남문 저잣거리가 배경으로, 극중 ‘일지매’의 이중인격 중 하나인, 검계 아주까리파 양아치 ‘용이’가 활약하는 주요 무대이다.


Scene 01

 청풍문화재단지
‘도적놈의 세상’, 내가 접수한다!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매미 소리가 따갑게 내리꽂히는 후덥지근한 대기 위로 뽀얀 흙먼지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이렷~ 쯧쯧!” 요란한 말 울음소리와 “컷!”을 외치는 스탭의 소리가 엉켜드는 이곳은 드라마 <일지매> 촬영이 한창인 청풍문화재단지 내의 SBS 촬영장. 한낮의 후끈한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서울에서 제천까지는 시외버스로 약 2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제천 시내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청풍면까지 들어가자면 다시 40분, 녹록치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띄엄띄엄 좌석이 찬 버스 맨 뒷칸에 나란히 앉은 어린 학생들이 눈에 띈다. 시외버스정류장에서부터 마주쳤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일지매> 드라마 촬영에 맞춰서 서울에서 내려온 드라마 팬이다. “오늘 하루종일 세트장에서 촬영 있대! 시후오빠도 나올까? 봤으면 좋겠어~.” 들뜬 표정으로 출연배우의 스케줄과 드라마 내용을 줄줄 읊어 내려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촬영시기에 때맞추어 잘 찾아왔지 싶다. 


남문 저잣거리를 가다

청풍문화재단지 내에 별도로 SBS 촬영장이 자리잡고 있다. 예전에도 <대망>, <장길산> 등 선 굵은 사극 작품을 다수 촬영했던 오픈세트장으로, 제천시와 SBS가 공동으로 조성했다. 육의전, 제재소, 어시장, 객주에서부터 기생집, 양반가, 관청가 등 다양한 건물들이 골고루 세워져 있으며, 시대 배경은 조선 중기에 맞추어 제작되었다. 

카메라와 촬영차량이 어지럽게 ‘널린’ 사이사이로 조선시대 복장을 차려입은 배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한창 촬영 중인 장면은 남문 저잣거리가 배경으로,  극중 ‘일지매’의 이중인격 중 하나인, 검계(조선시대의 깡패집단) 아주까리파 양아치 ‘용이’가 활약하는 주요 무대이다. 각종 상점과 노점이 줄지어 늘어선 시장은 옛날 서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갓 만드는 공방, 대장간 안의 소품 디테일까지 생생히 살아 있어 보는 맛이 더욱 살아난다.

왁자지껄한 시장바닥을 거쳐, 초가지붕을 인 수수한 여염집을 지나 솟을대문이 우뚝 선 양반가 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한여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인 탓에 <일지매>를 관통하는 화두인,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일지매의 또다른 인격, 왕족의 후손이자 양반집 자제인 ‘겸이’의 어린시절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유복하면서도 행복한 ‘도령’이었던 그가 눈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 후, 천신만고 끝에 탈출하여 이를 갈며 다시 찾아간 옛집. 매화나무들 사이에 숨어 적들로부터 모습을 감추고, 꾸역꾸역 솟아오르는 통곡소리를 억누르며 “절대 잊지 않을 것이야”라며 독하게 되뇌이던 앳된 모습은 훗날 ‘겸이’에서 ‘일지매’로 성장하게 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4 망월루에서 내려다본 SBS촬영장 전경 5 청풍석조여래입상 6 수몰지역 복원지 7 망월산성과 망월루


물 밑에 잠긴 유적의 역사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SBS 촬영장을 벗어나서, 일대의 청풍문화재단지를 둘러볼 차례이다. 청풍문화재단지는 망월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남한강 상류에 위치, 수운이 발달하여 옛날부터 역사와 문화가 발달했던 이 고장은 1983년 충주댐 건설로 지역 일대가 수몰되는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 지역의 크고 작은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온전히 보존, 복원하여 모아놓은 장소가 청풍문화재단지다. 

망월산 전체를 세놓다시피 한 거대한 부지 위에는 이름 그대로 ‘보물’이 산적하다. 한벽루, 청풍석조여래입상과 같은 보물 2점 외에 지방유형문화재, 향토문화자료 등 문화유적 53점을 비롯한 각종 생활유물 1,900여 점 등이 빼곡히 모여 있다. 자칫하면 고스란히 수장(水葬)되었을 뻔했던 과거의 유산들이다.

청풍문화재단지 가운데, 해발 373m의 망월산 정상부에는 망월산성과 망월루가 세워져 있다. 삼국시대 이전에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오랜 유적은 현재까지도 15m에 달하는 길이의 성벽이 남아 있다. 그닥 높지 않은 구릉 위로 성벽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면 고고한 선비의 모습과 닮은  정자 하나가 눈에 띈다. 망월루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문화재단지 일대는 물론, 청풍호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반갑다.   

 
위치 충북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산 6-20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3~11월), 오후 5시까지(12월~2월 동절기)  입장료 어른 3,000원, 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 1,000원  문의 043-641-4301 tour.okjc.net

드라마 <일지매> 따라잡기  
왕족의 직계자손인 ‘겸이(이준기 분)’는 어진 아버지 밑에서 부족할 것 없는 어린시절을 보내던 중, 역적누명을 쓰고 살해당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눈앞에서 바라본 데 이어 살기 위해 어머니에게 돌을 던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연이어 겪고 난 후 기억을 잃게 된다. 이후 양부와 양모 밑에서 양아치 ‘용이’로서 새로운 인생을 산 지 10여 년, 그는 우연한 계기로 기억을 되찾게 된다.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 위한 단서인 문양검을 찾아 사대부 집을 털던 그는 옛날 집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매화를 떠올리며 범행 현장에 매화 한 가지를 그려두어 ‘일지매’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와 백성들로부터 의적(義賊)으로 추앙받게 되지만 그를 쫓는 배다른 형제, 의금부 나장 ‘시후(박시후 분)’와 대립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의 첫사랑 ‘은채(한효주 분)’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이 찾던 아버지의 원수임을 알고 나서 절망한다.

 

Scene 02
 
청풍랜드
여름이 오는 소리, 들리나요?



덜컹대는 시내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훅, 하고 더위가 몰려온다. 눈이 아플 정도로 쨍하게 내리쬐는 햇빛 저 너머로 훤칠한 번지점프대, 때때로 치솟는 물기둥이 아른아른 아지랑이처럼 비친다. 이름만 들어서는 여느 곳에나 흔히 있는 테마파크로 오해하기 쉽지만, 청풍랜드에는 테마파크 이상의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일단 입장료가 없는,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간이라는 점에서부터 ‘한 점’ 먹고 들어가게 마련.

인근에 자리잡은 청풍문화재단지에 이어, 청풍랜드의 풍경을 완성하는 가장 큰 일등공신은 단연 청풍호라 할 수 있다. 충주댐 건설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여서인지 공식 명칭은 ‘충주호’지만, 수몰지역이나 지리적 위치 등의 이유로 인해 최근 인근 거주민들 사이에서 ‘제 이름 찾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청풍호’라는 이름으로 더욱 익숙해졌다. 잔잔한 호수 주변으로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산들은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며 제각각의 능선을 뽐내, 마치 수묵화의 한 귀퉁이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거울처럼 매끈한, 조용하기만 했던 수면이 갑자기 흔들린다. 주위의 산을 닮아 초록빛을 띠던 호숫물은 어느덧 하얀 물기둥으로 탈바꿈한다. 청풍호 가운데 자리잡은, 동양 두번째 규모인 162m 높이의 수경분수. 진달래를 형상화했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호수 한가운데 꽃이 피어난 듯한 착각마저 든다. 주변 산들의 키가 무색하리만치 치솟아오르는 분수는 때로는 자욱한 물보라를 일으키다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흰 비단결과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낮에 보아도 좋지만, 색색의 조명이 더해지는 밤의 모습 역시 일품이다.

수경분수에서 멀지 않은 호숫가로 키 높은 점프대가 바라보인다. 국내 최고 높이인 62m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는 번지점프대이다.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청풍호를 배경 삼아 ‘낙하’하는 맛이 색다를 듯. 번지점프대 바로 옆으로는 인공암벽장이 있다. 최근 인기 실내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인공암벽 타기를 야외에서 체험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듯. 인공암벽은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으며, 이용료 역시 무료이다. 높이 15m, 넓이 16m로 국내 최대 규모라는 인공암벽장은 ‘새파란’ 초보에서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루트 세팅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며 조명 시설까지 갖추어 야간 클라이밍도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만남의 광장’이라는 예쁜 이름의 산책로를 지나면 초록빛 가득한 잔디밭 위에 조성된 야외조각공원이 반긴다. 조각공원이 시작되는 광장에는 수몰된 청풍호 인근 지역을 기리기 위한 ‘만남의 탑’ 조각이 세워져 있다. 청풍호를 따라 이어지는 조각공원에는 국내 조각가들의 예술작품 3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위치 충북 제천시 청풍면 교리 수경분수 가동시간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토·일요일만 가동), 오후 3시, 오전 5시, 오후 8시30분(4, 5, 9, 10, 11월)/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오후 3시, 오후 5시, 오후 7시, 오후 8시30분, 오후 9시30분(6, 7, 8월)/ 매주 월요일 휴무 어트랙션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평일), 오후 6시까지(주말)  어트랙션 이용료 번지점프 3만5,000원, 빅스윙 1만8,000원, 이젝션시트 2만원  문의 043-652-2232

청풍명월의 ‘얼굴’ 박달 & 금봉 제천시를 여행하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짜리몽땅한 사이즈(?)의 귀여운 캐릭터를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울고넘는박달재>라는 제목의 대중가요로 더욱 유명해진 제천 지역의 구전 전설 속의 두 주인공‘, 박달’도령과 ‘금봉’낭자를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이들 캐릭터는 제천의 관광명소에서 빠지지 않고 불쑥 등장하여 여행의즐거움을 더해 준다.

월악산의 능선과 청풍호를 보듬은 곳 ‘청풍리조트’  제천, 그것도 청풍에 들렀다면 이곳만큼 매력적인 숙박시설도 드물 터이다. 우선 제천시내에서 리조트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편리하게 오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청풍호를 비롯한 금수산, 월악산 등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청풍랜드의 각종 어트랙션까지 조망하는 청풍리조트는 위치에서 단연 최고점을 줄 만하다. 위치에 따라 ‘레이크 호텔’, ‘힐 호텔’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어 원하는 타입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수영장, 퍼팅골프장, 조각공원, 산책로 등 부대시설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대자연 속에서 어트랙션 체험 및 산책을 하기에도 단연 최고이다. 국민연금 납부자의 경우 평일 기준 최대 40%까지 객실 가격을 할인해 주므로 참고하자.
위치 충북 제천시 청풍면 교리 33번지 문의 043-640-7000
www.cheongpungresort.co.kr

 

Scene 03

 의림지
 볼거리, 놀거리 산적한 ‘농경유적지’



첩첩산중 청풍면을 떠나서 다시 제천 시내로 발걸음을 돌렸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 의림지는 제천의 손꼽히는 명소를 꼽은 ‘제천 10경’ 중에서도 으뜸인 ‘제1경’으로 제천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덩그러니 호수만 있겠거니 지레짐작했던 의구심은 기우에 불과했다.


명승 제 20호이자 제천 제1경인 의림지. 역사적으로 볼 때 삼국시대(신라 진흥왕 시기, 540~575년 무렵)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농경문화의 발상지’로서의 위상이 높다. 또한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우륵이 노후에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그가 가야금을 타던 바위가 ‘우륵대’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 호수에서 나는 공어(빙어), 산천어 등의 민물고기는 맛이 좋기로 유명해 호수 가장자리 곳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매년 1월에는 공어 낚시, 눈썰매 타기, 눈꽃조각전 등이 펼쳐지는 ‘의림지 겨울축제’가 개최된다니 겨울에 와도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듯.

한눈에 채 들어오지 않는, 거대한 청풍호를 봐 오던 시야로는 비교적 아담한 규모인 듯하다. 물가에는 수백년 수령의 버드나무, 소나무가 빽빽히 자라 있다. 의림지 초입부터 운치있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이름패가 붙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좌우로 울창하게 아치를 이루며 우거져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1분 남짓 걸어 마주하게 되는, 조선시대에 축조된 정자건물 영호정은 ‘향토문화자료’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누구나 정자에 올라 주변 경관을 조망하고 흐르는 땀을 식히고 갈 수 있어 쉼터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소나무길이 끝날 무렵, 길가에 숨듯이 세워져 있는 ‘용터약수터’라는 글씨의 자그마한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의림지 주위로 난 ‘큰길’에서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오르락내리락, 가파르지 않은 완만한 길을 따라서 10분 남짓 걸어가니 여의주를 입에 문 용조각이 세워진 약수터가 나타났다. 한창 덥던 차에,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약수물이 더욱 반갑다.

위치 충북 제천시 모산동 235-1 입장료 무료 문의 043-641-4301 tour.okjc.net

의림지 탄생전설 

의림지가 생겨나기 전, 이 터에는 부잣집이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탁발을 와서 시주를 청했는데, 욕심 많은 집주인이 쌀 대신 거름을 시주했다. 이를 본 심사 고운 며느리가 시아버지 몰래 쌀 한 바가지를 스님에게 시주하자, 스님은 곧 이곳에 천둥과 비바람이 칠 텐데 그때 뒤를 돌아보지 말고 산속으로 피하라고 일렀다. 곧 스님의 말대로 세찬 비가 내리면서 번개, 천둥이 치기 시작하자 며느리는 산속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는데, 스님의 말을 잊고 집이 있는 쪽으로 무심코 뒤돌아보다가 몸이 돌로 변해 버렸고, 집이 있던 자리는 땅속으로 꺼져 물이 가득차 의림지가 되었다.



food

소문난 제천의 특산물·먹거리들



약초·산나물

뭐니 뭐니 해도 제천의 제1특산물을 꼽자면 단연 약초이다. 일교차가 큰 데다가 석회암의 사질 토양에서 나고 자란 약초들은 2005년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되었을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품질을 자랑한다. 매년 10월 ‘약초건강축제’를 개최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전국에서 나는 약초가 제천으로 모여들었다가 다시 전국으로 풀려 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초 재배지 혹은 시장으로서의 명성이 굳건하다. 수많은 약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황기인데, 전국 생산량의 80%가 유통될 만큼 유명한 특산품으로 약재를 이용한 황기국수, 황기삼계탕 등의 음식 역시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유독 산세가 빼어난 고장인지라 자연에서 나고 자란 산나물 역시 특산물로 친다. 곤드레, 취나물, 아주까리 등속은 여느 시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상큼한 향과 깨끗한 모양새로 높은 인기를 누린다.

더덕 고추장 속박이
제천의 또다른 특산물로 무색소·무방부제·무화학조미료 등 3무(無)로 잘 알려진 ‘청풍생고추장’을 꼽을 수 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월악산 해발 700m에서 채취되어 단단하고 고유의 맛이 빼어난 더덕 역시 제천의 명물. 이 두가지 특산물이 만난 ‘더덕고추장속박이’는 고추장 안에 생더덕을 묻어 놓은 일종의 고추장장아찌로, 이 지방 특유의 향이 밴 더덕의 맛이 일품이다.


앵두·보리수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의림지에서 눈에 띄는 과일을 발견했다. 척 보기에도 비타민C가 담뿍 들어 있을 것 같은 빨강 앵두, 보리수가 국대접만한 커다란 그릇 하나에 불과 2,000원! 서울에서는 종이컵에 담은 것을 3,000원에 파는데 새삼 제천의 ‘넉넉한’ 인심에 감탄하게 된다. “집 농장에서 직접 따온 거라, 양도 많지만 맛도 좋다”는 상인의 말대로 새콤쌉싸름한 맛 역시 양만큼이나 만족스럽다.

올갱이해장국
남한강에서 건져 올린 100% 국내산 올갱이(다슬기)에 된장, 고추장을 풀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냈다. 새끼손가락 한두 마디만한 올갱이를 초벌로 살짝 삶아내어 가느다란 주사기 침으로 콕콕 찍어 발겨낸 살짝 아낌없이 듬뿍 넣어 푸짐한 인심을 보여 준다. 청동빛을 띠는 올갱이살은 약간 쌉싸름한 맛이 도는데, 숙취 해소, 간기능 회복 및 황달 제거, 체내 독소 배설, 골다공증 예방, 신장·담낭결석 예방 등 다방면으로 효능이 뛰어나 맛은 물론 건강까지 보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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