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호 칼럼 - 냉면이야기
도용호 칼럼 - 냉면이야기
  • 트래비
  • 승인 2008.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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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는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열이 생산되고 이 열은 외부로 적당량 배출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체온보다 외부 기온이 더 높은 여름에는 체내의 열을 식히는 것이 쉽지가 않다. 외부에서 아무리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어도 내부에 찬물을 끼얹어 주는 것만한 방법이 없다. 그런 역할을 하는 음식이 바로 여름철 냉면이다. 냉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840년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 “겨울철 계절음식으로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은 냉면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인 만큼 서민들이 음식을 차게 먹을 방법은 겨울철밖에 없었을 것이다. 

냉면도 지방에 따라 특색이 있는데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만든 압착형 국수이다. 평양냉면 국물은 그야말로 찡한 것이 특징이다. 냉면을 먹으면서 큰 대접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 국물을 들이키면 그 맛이 시원해 간장까지 서늘케 했다고 전해진다. 

평양냉면은 국수에 꿩탕이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돼지고기 삼겹살, 무채김치, 배를 위에 얹고 계란을 실처럼 썰어 덮은 위에 잣, 실고추, 겨자, 식초 등을 넣는다. 한편 함흥의 회비빔냉면은 일종의 비빔국수로 볼 수 있다. 함흥냉면의 특징은 국숫발이 쇠심줄처럼 질기고 오들오들 씹히는 데 있다. 함흥냉면은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나는 감자로 만든 녹말을 압착한 면이기 때문에 매우 질기다. 여기에 고기나 생선회를 고명으로 얹어서 얼큰하게 비벼낸 것이 함흥 비빔회냉면이다. 또 남국적인 다정한 맛으로 유명한 진주냉면이 있다. 

이것도 겨울철에 먹어야만 제 맛이 난다. 평양냉면이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만드는 데 비해 진주냉면은 순 메밀만으로 만들고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춘천 막국수 역시 냉면의 일종이다. 강원도도 메밀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메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하여 국수틀로 뽑아내고 냉수에 잘 헹구어 사리를 만든다. 여기에 식초, 겨자, 육수, 양념간장을 쳐서 먹는다. 

현대에는 냉면 면이 길고 잘 넘어가지 않아 그대로 먹기 힘들기 때문에 가위로 면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는 풍습이 생겼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긴 면은 긴 수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면을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보통 냉면집에서도 자르기 전에 자를지 여부를 꼭 물어 본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워 많은 사람들이 냉면을 찾겠지만 지나친 섭취는 소화 장애 및 두통을 야기하므로 적당히 즐기도록 하자.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비만학회 회원이며 현재 마이다스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031-444-4060 www.imyd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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