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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산, 바다 그리고 돌이 빚어낸 제주의 三色 빛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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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아래 풀을 뜯는 제주도 말(馬). 제주의 건강한 자연은 만물을 살찌우게 한다

산, 바다 그리고 돌이 빚어낸
제주의 三色 빛깔

지난 6월, 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았다. 한라산 국립공원, 성산 일출봉, 거문 오름 용암동굴계로 대변되는 세 곳은 각각 세계가 인정한 자연문화유산답게 늠름한 정취를 뽐낸다. 그처럼 제주도의 심오하고 특별한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음에 따라 자연과 호흡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산과 바다, 그리고 제주의 돌이 빚어낸 건강한 제주 예찬.

글·사진  박나리 기자   취재협조  제주시 특별 자치도 관광협회  02-3789-8861~3, www.hijeju.or.kr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의 기둥

지난해 등재된 우리나라 첫 세계자연유산은 모두 3개.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모두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제주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소중한 자연벨트는 두고두고 제주도를 살찌울 엄중하고 존엄한 자연유산임에 틀림없다.

제주는 섬 전체가 ‘화산 박물관’이라 할 만큼 고개를 돌려 마주하는 어디에서나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 지형이 펼쳐진다. 약 120만 년 전부터 2만5,000년 전에 이르기까지 크게 네 단계의 화산 활동이 반복되면서 제주도에는 대표적인 용암 동굴들이 생성됐다. 한라산 자락 한가운데에 자리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섬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용암동굴 시스템.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등 제주의 대표적 용암동굴을 포함하고 있다.

거문오름은 분화구 내부의 울창한 수림이 검은색을 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어원학적으로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지닌다. 정상은 해발 456m이며 오름 자체의 높이는 112m. 이곳 분화구에서 유출된 용암류는 용암계곡을 형성하며 하류로 흘러 선흘 동백동산까지 특징적인 숲을 형성한다. 거문오름이 여느 오름과 다른 건 ‘선흘곶’이라는 독특한 지형에 있다. 이는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선흘 마을의 동백동산까지 폭 1~2km를 유지하며 7km를 구불구불 흘러 만들어진, 용암의 흐름을 보여 주는 길이다. 또한 거문오름 분화구 하류의 용암 함몰구에서 확인되는 ‘거문오름 수직굴’은 수십 미터 규모의 수직 공동을 형성한다. 주변으로 아열대·난대·온대에 걸쳐 출현하는 식물들이 공존한다는 건 곧 다양한 환경을 지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에서는  7~8월 두 달간 거문오름 생태탐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생태탐방 트레킹 코스는 선흘2리-거문오름 정상-분화구-수직동굴을 잇는 5.6km 구간(1코스)과 수직동굴에서 다시 숯가마터-움막터-산딸기 군락지-벵뒤굴-윗밤오름까지 이어지는 10.5km 구간(B코스). 매 코스 해설사가 동행해 거문오름의 가치와 주변 자연경관, 역사 등에 대해 설명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된다.  064-710-6646~8


1 거문오름을 오르기 위해서는 등산화와 편안한 복장이 필요하다 2, 3 용암이 흐른 자리 위로 다시 꽃이 피고 식물은 자란다. 사라지고 다시 일구어지는 모든 과정 속에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4 한라산 가운데, 거문오름 트레킹의출발지점

외로운 섬을 다독이는 너그러운 마음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 파도의 철썩임은 때때로 위로처럼 느껴진다. 뭍으로 갈 수 없는 섬사람들을 향해 하릴없이 출렁이는 바다. 사방천지 온통 바다뿐이라 원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다지만, 그 바다가 더욱 애틋해지는 건 바로 ‘섬 속의 섬’에 들어갔을 때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섬 ‘우도’와 ‘마라도’는 기본, 호화 요트를 끌고 망망대해로 떠나는 여행. 제주의 바다를 새롭게 즐기는 방법들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바다와 만나다 요트투어

제주도 중문단지에 자리한 ‘요트투어’는 망망대해의 푸른 바다를 누빌 수 있는 최고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샹그릴라, 샹그릴라 1호의 초호화 럭셔리 요트는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유유히 항해하며 기존과는 다른 바다 여행을 제시한다.

기본 운항코스는 퍼시픽마리나항을 출발, 주상절리대-중문해수욕장-예례동 객각을 돌아본 뒤 다시 선착장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1시간30분 정도. 뱃머리가 바다를 향해 나아가면서 선실 안은 노래방 열기로 달아오르고, 선상 위에 드러누운 커플들은 모처럼 선텐을 즐기며 여유로운 휴식에 취한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 잠시 멈추면, 낚싯대를 던진 수심 아래로 커다란 문어가 미끼를 물고, 곧 싱싱하게 데친 문어회 한 접시가 식탁 위에 오른다. 와인을 포함한 각종 주류와 싱싱한 제주도 과일을 곁들이다 보면 요트여행의 진면목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요트에는 노래방 기기와 화장실, 침실과 야외 선상 등이 구비되어 쉼과 놀이를 겸한 나만의 프라이빗한 휴가가 가능하다. 코스는 70~120분까지 다양하며 일정은 예약 시 상담 가능하다.  064-738-2111, www.y-tour.com


1 중문단지를 출발한 요트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 깊숙이 항해를 시작한다 2 우도의 빨간 등대는 여름 햇살을 받아 더욱 이글이글 타오른다 3, 4 소처럼 우직한 섬 우도는 여행자들의 인기코스. 산호사 해수욕장의 맑은 물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5 요트투어의 샹그릴라 1호 객실 내부

섬 안의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 우도 & 마라도

제주도 섬 안의 섬을 표방하는 ‘우도’와 ‘마라도’는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두 섬은 제주에서 30여 분 거리에 위치하는 지리적 장점으로 예부터 많은 여행자들에게 제주도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아 왔다.

우도의 ‘서빈백사(西濱白沙)’라 불리는 산호사 해수욕장은 눈부시도록 새하얀 백사장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마치 해변이 아름다운 동남아 무인도에 표류한 듯 푸른 빛을 띄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해변가는 고운 모래 대신 굵고 하얀 산호껍질로 이루어져 있어 볕이 강한 날에는 눈이 부셔 잘 뜨지도 못할 정도다. 

마라도에서는 한국 최남단의 섬에서 내다보는 바다의 맛이 남다르다.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해식동굴과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섬 남쪽에는 한국에서 최남단 지역임을 알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는 1915년 설치된 마라도 등대가 있는데 언제 어느 곳에서건 마라도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섬임을 증명한다. 이곳 해상에서 바라보는 형제섬과 산방산이 한라산과 어우러져 남서쪽 제주의 모습이 아름다운 비경을 이루는가 하면 일몰과 일출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마라도에서는 모든 것이 ‘최남단’이란 특별한 수식어를 단다. 최남단의 학교, 최남단의 자장면, 최남단의 교회와 절 등 그야말로 작고 사소한 공간조차 특별하고 소중한 의미가 부여된다. 마라도는 도보로 1시간 정도면 쉬엄쉬엄 돌아볼 수 있어 이 모든 특별한 공간들을 가슴에 새기기 충분하다. 그 밖에 장군바위, 대문바위, 애기업개당 등 자연화산 생성물 또한 마라도가 지닌 유장한 자연유산. 무언가 대단하고 화려한 풍광보다는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의 섬에서 내다보는 푸른 바다와 철썩이는 거친 파도소리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이 된다.



모성애로 상징되는 대지의 기운

예부터 돌과 바람, 여자가 많다 하여 ‘삼다(三多)’라 불린 제주도는 모성애로 가득한 섬이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은 그 투박한 형상이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는 어머니의 투박한 마음을 닮았다. 끊임없이 태풍과 바람으로부터 제주를 지켜 주는 모성애의 실체. 그 ‘돌’에 대해 제법 진지한 사색이 가능한 제주도의 숨겨진 여행코스들을 소개한다.
‘제주돌문화공원(www.jejustonepark.com)’은 땅의 정기와 돌의 기운을 한데 모은 대규모 공원이다. 돌과 흙, 나무, 쇠, 물 그리고 제주 섬을 창조한 여신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돌에 관한 전설을 주 테마로 지어졌다. 유난히 키가 커 한라산을 베개 삼던 선문대할망과 그의 오백형제 이야기는 마치 제주도의 ‘단군신화’처럼 또 하나의 기원설화로 제주도를 이룬다. 2006년 6월3일 개원 이래 오는 2020년까지 조성되는 이 생태문화공원에서는 제주의 정체성과 예술성을 염두에 두는 걸 잊지 않는다. 또한 제주 돌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하는 까닭에 그 공사 기간이 길고 신중하다. 현재 1단계가 완료된 상태로 제주돌박물관, 제주전통초가, 돌문화전시관 8동, 원두막 12동, 돌문화 야외전시 등이 관람 가능. 



매표소를 지나 공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돌계단과 만난다. 하늘을 향해 오르는 19개의 계단을 천천히 내딛는 동안 수백 년 전의 제주 설화와 만나는 이색적인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 끝에 오르면 눈앞으로 푸른 들판과 돌조각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용암수형석과 용암구는 설문대할망 위령탑을 향해 나란히 전시되고 있는 진귀한 형태의 용암구들. 돌탑 뒤로 빗물을 머금은 작은 연못이 아스라이 하늘을 비춘다. 그 위로 살포시 고개를 내밀자니 그 아래로 설문대항망의 목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듯도 하다. 50톤의 거석들로 설치된 ‘전설의 통로’에 들어서면 멀리 안쪽 중심부에 모자상이 보인다.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물이 가득 찬 ‘하늘연목’으로 지름 40m, 원둘레 125m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다. 한라산 백록담, 영실의 죽솥, 물장오리를 상징하는 대형 하늘연못에서는 연극, 오페라, 연주회 등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기도. 그 옆으로 설치된 ‘벽천계류’에서는 인공폭포수가 4단의 벽체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다시 위로 오르길 반복하며 계속 회전한다. 4단 벽을 타고 흐르는 물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연출. 그 밖에도 박물관 안에는 제주도의 다양한 돌조각이 한자리에 모여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경험을 준다. 

‘제주올레(www.jejuolle.org)’는 제주도를 느리게 돌아보고자 마련된 코스여행이다. 제주어로 ‘거리 길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올레는, 집집마다 얕은 돌담을 쌓아올린 제주의 돌과 호흡하는 여행이다. 바람 부는 섬, 제주의 올레는 구멍 숭숭 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데다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 돌담길까지 합하면 그저 모두가 제주의 토속적 미학을 보여 주는 것들이다. 이는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서명숙 이사장과 더불어 우리가 잘 아는 아나운서 손석희, 시인  허영선 등도 모두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만들어낸 결과물. 2007년 9월 사단법인 ‘제주올레’ 발족식 겸 말미오름-섭지코지까지의 제1코스가 개발되었다. 현재는 제7코스까지 발굴되어 평균 3~4시간 정도 걸으면서 제주도 골목골목을 천천히 돌아보는 느린 여행을 지켜 가고 있다. 아이와 어른 모두 걷기 쉬운 코스들로 이루어진 만큼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도보 중간 중간 차량 주의사항과 올레문을 닫아 달라는 멘트가 더해져 직접 몸소 겪으며 발굴해낸 코스라는 것이 느껴진다.



1, 5 제주올레코스는 이처럼 마을의 작은 돌담길을 돌아보며 제주 문화와 서민들의 삶을 엿볼수 있다 2, 3, 4, 6, 제주돌문화공원. 선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설화를 아는 이들이라면 두 배로 즐거워지는 공간이다

제주올레코스

제1코스는 총 4가지 섹션으로 세분화된다. 그 가운데 제1섹션은 시흥초등학교-말미오름(2.9km)-알오름(3.8km).
제2코스는 쇠소깍에서 외돌개까지 14.4km를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 쇠소깍을 출발-서귀포시내 통과-이중섭거리와 천지연폭포 위 산책로-외돌개까지. 예상시간은 4시간30분~6시간30분. 

제3코스는 외돌개에서 월평포구까지 15.1km를 걷는 코스. 예상시간 4시간30분~6시간30분. 쇠소깍을 출발-법환포구와 제주풍림리조트를 경유해 월평포구까지 이어진 총 15.1km의 해안올레.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와 ‘수봉교’가 있다. 

제4코스는 월평포구에서 대평포구까지 17.6km를 걷는 코스. 총 7섹션으로 세분화 되어 있으며 그중 제1섹션은 월평포구-굿당 산책로-호근동 하수종말처리장. 

제5코스는 대평포구에서 화순항까지 8.81km를 걷는 코스. 총 4섹션으로 세분화 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제1섹션은 대평포구-조슨다리 위-황개천입구 동산. 

제6코스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총 6가지 섹션으로 세분화된다. 그 가운데 제1섹션은 화순선주협회사무실-화순해수욕장-산방산 옆 해안코스. 제7코스는 모두가 함께 걷는 코스를 지향하는데, 총 7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제1코스는 광치기 해변-저수지-방조제입구-식산봉-성터입구-성산하수종말처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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