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Rail로 떠나는 캐나다 기차여행③ 캐나다 속 프랑스와 영국
Via Rail로 떠나는 캐나다 기차여행③ 캐나다 속 프랑스와 영국
  • 트래비
  • 승인 2008.08.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퀘벡 시티 전경


**캐나다 국영 철도인 비아 레일(VIA Rail Canada)을 이용한 캐나다 기차여행을 4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합니다. 이번 캐나다 기차여행은 동부 지역인 토론토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할리팩스, 서쪽으로는 밴쿠버까지 이어집니다.

캐나다 기차여행의 글 싣는 순서

1. Happy Birthday, Canada!
2. PEI에서 만난 빨강머리 앤 
3. 캐나다 속 프랑스와 영국
4. 기차는 록키를 품고


Via Rail로 떠나는 캐나다 기차여행③
캐나다 속 프랑스와 영국

여행을 하면서 새삼 느끼지만 캐나다는 정말 넓고도 큰 나라다. 이는 비단 국토만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141년 정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 국가 안을 여행하면서 마치 세계를 누비는 듯한 기분이 들 만큼 캐나다는 문화적 풍요로움마저 자랑한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다채로움이 낯선 여행자의 시선을 꽁꽁 동여맨 채 놓지 않는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취재협조     www.viarailcanada.co.kr


“봉주르(Bon jour), 퀘벡!”

기차가 닿은 곳은 올드 퀘벡 시티(Old Quebec City).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탓인지 역조차 무척 아름답다. 역사 내에 멋스럽게 장식된 가스등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유럽 어느 한 도시에 도착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캐나다가 영국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지만, 퀘벡 주는 오히려 프랑스에 무척 가까운 곳이다. 캐나다 개척 시기 빈번히 벌어지던 영토 분쟁에서 결국 영국이 승리해 그 주도권이 완전히 영국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애초 퀘벡 시티를 세운 건 다름아닌 프랑스인들. 초기 정착민인 프랑스인들이 그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유지해 온 덕에 퀘벡 시티는 캐나다에서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도시로 관광객들이 늘 끊이지 않고 있다. 불어가 영어보다 우선시되는 것을 비롯해 도시의 많은 곳에서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캐나다에서도 가장 오래된 도시 역사를 자랑하는 퀘벡 시티는 올해로 400주년을 맞아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 

들뜨는 마음과 달리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나름 고난의(?) 여정이었다. 쨍한 햇빛 아래 헥헥 거리며 가파른 언덕길을 오른 것도 모자라 웬 갈래 길들이 그리 많은지. 늘 길눈이 밝다고 자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을 뱅글뱅글 돌기를 거듭 반복한 후에야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지명이 온통 불어인지라 길 묻기조차 쉽지 않은 탓이 컸다.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이들이 고맙긴 했지만 불어로 된 길 이름을 표지판에서 제대로 찾아내기란 어휴, 지금 생각해도 한숨이 절로 나올 만큼 어려웠다.


1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퀘벡 시티의 카페 거리 2 퀘벡 시티의 크리스마스 숍 3 퀘벡 시티 요새의 가드 4 퀘벡 시티에서 벌어진 축제 공연 5 퀘벡시티에는 아름답고 인상적인 교회들이 여럿 있다 6 건물 벽면을 캔버스 삼아 그린 거대한 벽화도 퀘벡 시티의 명물 7 퀘벡 시티 주의사당 건물 내부 8 퀘벡 시티의 거리의 화가 9 거리 행진에 참여한 캐나다 수상



한국을 사랑하는 퀘벡의 시티 가이드

우연찮게도 숙소에서 한국에서 7년 여를 살았다는 캐네디언 기(Guy)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다는 기 아저씨는 김치는 물론 못 먹는 한국 음식이 없을 뿐더러 여기저기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한국 사랑이 대단했다. 고향인 몬트리올보다 퀘벡 시티를 더 많이 아낀다는 기 아저씨는 그날 가이드 겸 말동무, 보디가드(?) 노릇까지 꼼짝없이 길치가 될 뻔한 신세에서 탈출시켜 주었다. 

기 아저씨와 함께 둘러본 퀘벡 시티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퀘벡 시티는 한 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절벽 위 성벽을 쌓아 만든 한마디로 요새 도시. 퀘벡이란 말조차 인디언 어로 ‘좁은 강’을 뜻한다는데, 도시를 둘러보고 나니 그 이름이 딱 들어맞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군사적인 요새 도시였을지 모르지만 지금도 여전히 퀘벡 시티는 정치적인 중심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성문 바로 바깥에 위풍당당히 세워진 주 의사당이 바로 그 증거. 섬세한 인물 조각상들로 장식된 건물 외관도 인상적이었지만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나 벽면까지 정교한 문양들로 치장된 내부 또한 무척 아름다웠다. 주 의사당 내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도시라는 자부심이 여기저기 배어 있었다. 

퀘벡 시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 중 하나가 바로 ‘예배당’이다. “서울만큼이나 이곳도 교회 첨탑과 성당 건물이 많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노트르담 성당도 퀘벡 시티에 있다. 노트르담 성당, 성삼위 일체 성당 등 몇몇 명소를 둘러 보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각각이 아름답고 특별했다. 특히 100년이 넘는 파이프 오르간을 보유한 한 교회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다음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꼭 한번 연주를 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다. 

건물 벽면을 캔버스 삼아 그린 거대한 벽화들도 놓쳐서는 안 될 퀘벡 시티의 명물. 사실적인 벽화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누가 그림 속 인물이고 실존 인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퀘벡 시티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을 담은 3개의 벽화를 모두 찾아냈을 때의 기쁨이란 마치 보물 찾기에서 마지막 보물을 찾아낸 기분과 맞먹을 정도다. 

기 아저씨가 알려준 퀘벡 시티 여행 팁 중 하나, “Leave your purse!(지갑은 두고 다녀라)”. 워낙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쇼핑 아이템들이 많은 도시여서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사고 또 사게 되니 이를 조심하라는 농담 섞인 팁이었다. 쇼핑에 그닥 관심이 없는 터라 처음엔 한 귀로 흘려 넘겼지만 기 아저씨의 팁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퀘벡 시티의 또 다른 이름은 ‘쇼핑 시티’였다. 토론토 이튼 센터나 오타와 리도 센터 같은 큰 쇼핑몰은 없지만 예쁜 카페와 작은 숍들이 몰려 있는 쁘띠 샹플렝(Petit Champlain)을 비롯해 작은 골목 골목들 사이로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상점들이 없었다. 하다 못해 건물 간판이나 진열대들조차 어찌나 귀엽고 깜찍한지 가히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고도 남았다. 결국 캐나다에서도 알아준다는 퀘벡산 메이플 시럽 하나, 화가 사인이 담긴 도시 풍경화, 그 밖에 자잘한 소품들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러 번 열고 말았다. 으휴. 

도시를 떠나기 전날, 퀘벡 시티의 상징 중 하나인 고성 ‘페어몬트 르 샤또 프론테냑(Fairmont Le Chateau Frontenac)’ 앞에서 캐나다 수상과 각 주지사들이 모두 참석한 특별한 거리 행진이 펼쳐졌다. 경호원 몇 명만 대동한 채 거리에 늘어선 시민들 사이를 걸으며 악수를 건네거나 프랑스식 볼 키스를 나누는 모습들을 보며 어찌나 놀라웠는지. 동화 속처럼 아름다웠던 퀘벡 시티에서 보낸 많은 시간들 가운데서도 무척 인상적인,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이다.


예술인들의 도시, 몬트리올

퀘벡 주를 대표하는 또 다른 도시 몬트리올. 퀘벡 주의 주도로 착각될 만큼 워낙에 큰 도시인지라 이번 기차 여행에서만 두 번째 방문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볼거리들이 넘쳐 났다. 

몬트리올은 가히 예술인들의 도시였다.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던 지난 번 방문시에는 단순히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탓인가보다 했는데, 이는 섣부른 판단이었다. 굳이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몬트리올 시민들의 예술적인 감성은 어디서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전문적인 예술인들만 즐기라는 법 있나. 그저 내가 즐겁고 심취할 수 있다면 바로 그게 예술이다’는 이들의 자유로운 사고 방식. 그게 바로 이들의 예술성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자유로움은 지나는 여행자들조차 춤을 추게 만든다. 흥겨운 북 장단에 맞춰 맨발에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띄고 이름도 모를 춤을 춰대는 이들은 분명 잠깐 들렀다 가려던 여행자들이었다. 

예술에는 나이도 중요치 않다. 웃통을 훌렁 벗고 우스꽝스런 몸짓을 하고 있지만 그 노인에게 누구 하나 야유나 이상한 눈길을 보내지 않았다. 장단에 맞춰 그저 함께 즐기고 어우러질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한, 그들의 예술은 그러했다. 정해진 룰도, 시간도 없었다. 리듬에 끌려 다가와 구경하다 하나 둘 수줍음을 벗고 함께 춤을 춘다. 그러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길을 떠나면 되었다. 

몬트리올에 유난히 낙서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인 듯싶었다. 기차 다리 난간, 건물 벽면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낙서 투성이이지만 특별히 지우려 했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낙서조차 이들에겐 또 다른 예술의 표현이라 여겨지는 건 아닐까. 때론 심심한 건물 벽면에 칠해진 재미난 그림과 글씨들이 도시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는 것 같았다.

작은 도시 여행을 더 선호하는 탓에 만약 몽로얄 공원과 올드 몬트리올, 생로랑 강을 끼고 달리는 자전거 코스가 없었다면 몬트리올은 그닥 크게 기억에 남을 곳이 못 되었을지도 모른다. 잘 닦여진 길을 따라 몽로얄 공원 정상에 오르면 몬트리올 시내가 정말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유유히 흐르는 생로랑 강을 비롯해 높게 솟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룬 고풍스런 옛 건물들이 몬트리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 준다. 그 전경을 간직한 채 내려오면 강과 운하를 끼고 달리는 자전거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힘껏 페달을 밞아 나가며 시원한 바람을 온몸 그대로 받아 나가는 기분이란 여느 드라이브 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강과 좁은 시내를 사이에 둔 자전거 전용 코스를 타고 달리다 보니 이런 곳을 갖고 있는 몬트리올이 한껏 사랑스러워질 뿐이다. 

3시간에 걸쳐 자전거 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오히려 에너지가 한껏 충만해진다. 마치 퀘벡 시티를 축소해 놓은 듯 비슷한 분위기를 간직한 올드 몬트리올이지만 노트르담 성당은 훨씬 큰 규모였다.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완전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 푸르스름한 신비로운 빛에 감싸인 예배당 안은 천국의 성처럼 성스럽게 장식된 예배단과 정교히 짜 맞춰진 스테인드 글라스, 섬세한 조각상들로 굉장히 아름다웠다. 예술만으로는 불가능한 신실한 신앙심을 갖고 세운 흔적이 가득했다. 떠나기 전, 잠시 두 손 모아 마음 속으로 가만히 기도를 드리고 나왔다.


1 몬트리올 노트르담 성당 내부 2, 3 몬트리올 공원에서 만난 공연. 인종도 나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몬트리올은 생로랑 강을 끼고 달리는 자전거 코스가 아름답다 5 오색가지 조명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나이아가라 폭포 6 구 몬트리올에 자리한 맥도널드 7 몬트리올 몽로얄 공원 전망대


나이아가라 행 기차를 타고

처음 출발했던 토론토 유니온 역에 다시 도착한 건 늦은 오후 시간. 마지막 여정인 토론토-밴쿠버 횡단 구간 열차는 이틀 후에 출발하는 스케줄이었다. 문득 스치는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기차로 2시간 거리에 매일 운행편이 있어 편리했다. 이미 두 번이나 가보았던 곳이지만 나이아가라 폭포는 왠지 모르게 계속 끌린다. 더구나 예전에 놓친 야간 폭포 전경을 꼭 한번 보고 싶었다. 

폭포는 그 이름에 걸맞게(나이아가라는 인디안어로 ‘천둥 소리를 내는 물’이라는 뜻이다) 거대한 물보라와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숙소에서부터 걸어가면서 눈보다는 귀가 먼저 폭포가 가까워졌음을 알아차릴 정도였다. 

밤에 만난 폭포는 또 다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명을 위해 밝혀둔 오색가지 불빛을 그대로 반사해 내며 낮과는 색다른 모습으로 오는 이들을 우렁차게 맞이한다. 깜깜한 밤 하늘, 폭포 위에 뜬 달마저도 붉은 색으로 빛나며 신비로움을 더했다.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끊임없이 울러 퍼지는 폭포 소리와 오색가지 빛을 반사시켜 내는 물줄기가 꿈결 속에 떠 있는 듯했다. 밤 10시에 펼쳐진 폭포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불꽃놀이까지. 환상적인 밤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언젠가 토론토를 다시 오게 된다면 아마도 나는 또다시 똑같이 나이아가라 행 기차를 타고 있을 것이다.

Via Rail 이용하기

★ 비아 레일은 청소년이나 가족,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들을 마련해 놓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저렴하고도 알뜰하게 기차 여행을 할 수 있다. 18세부터 25세(국제 나이 기준) 사이에 해당하는 경우 유스(Youth) 요금이 적용되어 컴포트 클래스(Comfort Class) 25%, 슬리퍼 클래스(Sleeper Class)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개별 티켓뿐 아니라 패스 구입시에도 유효하다. 17세 이하인 경우 컴포트 클래스를 3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 구입시 여권 혹은 ISIC 카드를 제시하면 된다.
60세 이상인 노인인 경우에는 여행 지역과 좌석 등급에 따라 동반자에 대해 무료나 혹은 7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가족이 여행한다면 6월1일부터 9월15일 사이까지는 어린 자녀들은(11세 미만)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이 외 티켓을 미리 사전 구입하는 경우에도 다양한 할인폭을 제공받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