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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Western Australia, Go Wild! 당신이 아는 호주 업어치기 ②Bungle Bungle,Rottnest Island"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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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글벙글 트레킹


글·사진 방금숙 기자  
취재협조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국대표부 www.kr.westernaustralia.com 02-6351-5156





Bungle Bungle
꼭꼭 숨겨둔 대지의 신비를 만나다

‘원초’ ‘원시’라는 풍광을 책으로만 만나 온 기자는 벙글벙글에서 대자연의 속살을 만날 수 있었다. 서호주 아웃백을 대표하는 최북단의 킴벌리는 호주에서도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로 통하는 지역. 가도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드넓은 대륙을 경비행기로 넘나드는 기분은 도시인이 남 모르게 꼭꼭 감춰둔 원초적 본능을 찾아가는 길마냥 새롭다.

광활한 대지를 날다

서호주는 호주 전체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광활하다. 땅 크기만 보면 한국의 33배나 크다. 호주 북단 킴벌리 고원 역시 우리나라 남한의 5배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이 드넓은 땅에 사는 인구는 3만명.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으로 불린다. 

퍼스에서 벙글벙글까지는 총 6시간 정도가 걸린다. 퍼스국내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카나나라공항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가량을 비행해 벙글벙글에 도착했다.
경비행기에서 차창 밖으로는 목마른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다. 황량하다. 지구 반대편에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있겠지. 그리고 그 풍광은 아마도 여기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내 대지의 목마름은 오르드강과 아가일 호수를 지나면서 촉촉해진다. 인공호수인 아가일은 시드니의 9배 규모나 된다. 

30분 가량을 날았을까. 대지는 다시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바뀌어 있다. 바로 벙글벙글 국립공원에 다다른 것이다. 호주 원주민 말로 모래바위를 뜻하는  ‘푸눌룰루(Purnululul)’라고도 불리는 벙글벙글은 서호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또 다른 호주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00만년 동안 자연이 만든 대서사시

벙글벙글은 오지다.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이곳은 5월부터 11월까지 많은 관광객이 찾지만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홍수로 길이 유실돼 캠핑장도 문을 닫는다. 관광객은 4월에서 11월까지 이곳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야생에서의 캠프라고는 하지만 호주는 호주다. 깨끗하게 정리된 캠핑장에는 사파리 텐트 야외에 공동 샤워시설이 불편함 없이 잘 돼 있고 태양열을 이용해 뜨거운 물도 펑펑 나온다. 물론, 사막과 같은 아웃백에서의 하룻밤은 현대적인 시설의 편안함보다 어떻게 현지 사람들이 자연을 위하고, 보호해 가는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캠프장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국립공원 산책에 나선다. 해는 중천을 넘어 서쪽으로 기울었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동글동글한 조각 같은 바위들은 대지에서 보니 ‘100m 미인’이었다. 그 안에서 아무리 사진기를 들이대도 마치 코끼리 다리를 찍듯 도무지 담기지를 않는다.  


1 벙글벙글 트레킹을 하는 동안 경이로운 자연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2 아침 산책 중 붉은 땅 위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 3 벙글벙글은 600여 종의 식물과 15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4, 5 경비행기를 이용해 벙글벙글 지상투어를 할 수있다 6 절로 감탄이 터지는 캐세드럴고지의 웅장함 7, 8 벙글벙글의 캠핑장. 한 쪽의 식당에서 직원들이 직접 식사를 준비한다. 메뉴는 다양한 고기부터 후식까지 푸짐하다

캐세드럴 고지와 피카니니 크릭

산책로를 따라 2억5,000만년 전 형성된 바위 계곡 사이를 걸어 들어갔다. 벙글벙글은 바다가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2,000만년 전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끼와 규소의 침전으로 암석들은 독특하게 검은색과 오렌지색 띠 모양을 하게 됐고, 수천 개의 벌집과도 같은 지역은 우주에 온 듯 예전에는 미처 만나 보지 못한 풍광이어서 신기하다.
3km 짧은 산책을 마치고 피카니니 크릭(Piccninny Creek)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계곡은 건기여서 바짝 말라 있고 일행은 그 하얗게 드러낸 바위 위에 드러누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바라다본다.  

산책은 입맛마저 되살렸다. 캠핑장에서 직접 준비한 저녁에는 고기와 야채가 풍성했다. 워킹홀리데이를 하거나 건기에만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한국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광활한 우주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벙글벙글의 밤엔 누구나 금세 친구가 될 것만 같다. 이른 아침 새 소리에 잠을 깼다. ‘조용히 해!’ 외치고 더 자고 싶지만, 어찌하랴. 수천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새들의 아침을 하룻밤 빌려 자는 이방인이 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 아침 일찍 카나나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해 아쉬움에 이른 산책을 재촉한다. 서서히 깨어나는 대지는 보는 이 없이도 걸출한 광경을 연출한다.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 벅찬 풍경, 호주의 진수를 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려 봐야 할 곳이 바로 아웃백, 벙글벙글이 아닐까. 


Rottnest Island
자전거 천국의 페달을 밟다

‘로트네스트=자전거, 프리맨틀=카푸치노’ 이러한 여행 공식이 고리타분할 것 같다는 생각, 로트네스트에서는 절대 통용되지 않는다. 만약 지상 최고의 자전거 천국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가서 페달을 밟아 보지 못할 거라면 아예 가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로트네스트의 진면목을 만나 볼 수 없을 테니까.

자전거가 제대로 물 만난 ‘로토’

브룸과 벙글벙글을 여행하며 서호주의 숨은 매력에 푹 빠진 기자는 급기야 항공편을 연기하고 예정에도 없던 퍼스 인근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를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퍼스에서 페리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로트네스트. 차가 없는 이 섬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물을 만났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아이들과 함께 로트네스트를 찾은 여행객들은 무공해 섬에서 여유로운 시간의 페달을 밟는다.  

로트네스트는 현지인들에게는 ‘로토(Rotto)’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로토에 가면 큰 쥐를 닮은 ‘쿼커’라는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유대류에 속하는 이 동물은 로토 섬 이름의 기원이 됐고 이 섬에서만 볼 수 있어 더 특별하다. 이 섬의 주인인 셈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횡단하는 데 젊은 사람이라면 5~6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완주라는 명목으로 이 섬을 정복하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발 딛는 곳마다 절경을 품고 있어 누가 더 많은 행복을 찾느냐가 중요하니까. 섬을 여행하다 인도양의 초록빛 바다를 낀 해변에 가서 수영도 즐겨 보자. 자전거 페달만큼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로토. 페달을 굴릴수록 행복한 기분이 감돈다. 

퍼스나 프리맨틀에서 페리를 타는 여행객들은 자전거를 싣고 가기도 하는데 섬에 있는 대여소에서 쉽게 빌릴 수도 있다. 보증금 15호주달러에, 자전거에 따라 시간당 8~25호주달러를 내면 된다. 현대적인 도시 퍼스의 주말 여행지인 만큼 10호주달러 이하도 카드로 계산할 수 있다. 페리 선착장 바로 앞 관광안내소에 들러 보는 것도 좋다.

프리맨틀이라 더 향긋한 카푸치노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로 가는 중간 여행지 프리맨틀(Fremantle)은 퍼스 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이다. 인도양의 바다와 중세풍 건축물들이 빚어내는 도시 풍경은 현대적인 퍼스와 또 다른 느낌을 전한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2~3분이면 카푸치노 거리에 닿는다. 딱히 ‘카푸치노 거리’라는 표시는 없지만 개성 넘치는 카페가 즐비한 거리에서 여유롭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풍경을 만나면 누구나 ‘아, 이곳이구나’ 알게 된다. 다양한 문화, 녹지와 강이 편안하게 들어선 프리맨틀은 현지인들에게 ‘프리맨틀적 감흥’을 내뿜고 있어 시간을 내서 들러 볼 만하다.


1, 2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자전거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곳,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자전거도 시간당 빌려 이용할 수 있다 3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홀리데이 아일랜드, 로트네스트 4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퍼스 시내 전경 5 프리맨틀 거리 풍경. 1892년 스완강을 중심으로 하는 초기 식민지라는 목적 아래 세워진 항공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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