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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재발견 Dive Philippines!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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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라’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감춰진 필리핀 여행의 소박한 즐거움을. 아직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민도로섬. 그곳에서 발견한 ‘휴양지’ 필리핀의 같고 또 다른 야누스적 매력을 공개한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루카스여행사 02-884-4490/ www.lucastour.com

Where’s Mindoro Island?

민도로는 필리핀 루손섬의 남서쪽에 위치한, 필리핀 제도를 통틀어 7번째로 큰 섬이다. 섬의 총 면적은 제주도의 4배, 경상북도와 비슷한 정도. 우리나라에서 민도로섬으로 가려면 마닐라에서 차로 약 2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바탕가스 선착장까지 이동, 보트로 갈아타고 다시 1시간 정도 가야 한다. 민도로섬에서 유명한 관광명소는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사방 비치, 휴양지로 많이 찾는 화이트 비치 등이다.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취득기
또 다른 세계, 바다 속 비밀을 엿보는 방법

10㎏은 가뿐히 넘는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뒤뚱대며 배 가장자리에 걸터앉는다. ‘괜찮겠지?’ 텀블링하듯이 거꾸로 입수(入水)해야 한다는 말에 덜컥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잠시, 강사의 무지막지한(?) 손길에 떠밀려 반 강제로 “풍덩!” 소리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갔다. 몇 초 후, 크게 뜬 두 눈 앞에는 대기 중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물빛 향연이 펼쳐진다. 


1, 2 사방비치 전경 3‘Under the Sea’에서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수중생물들 4 바다위에 둥실 떠 있는 보트들. 이곳에서 접하는 보트들은 대개 양옆으로 날개 같은 나무 지지대를 붙이고 있는데, 거친 파도에 배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5 민도로섬 전경

민도로섬으로 가려면 기나긴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 마닐라에부터 무려 3시간여라는 기나긴 이동시간이 소요되기 때문. 파도가 다소 거칠은지라,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다소간의 배멀미 기운을 느낄 법도 하다.

짙은 쪽빛의 바닷물이 점점 투명해지나 싶더니, 이윽고 저 멀리 민도로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행정구역상으로 민도로섬은 크게 민도로옥시덴탈주, 민도로오리엔탈주 2개 지역으로 나뉘어지는데 이들 중 오리엔탈주 구역에 속하는 사방 비치(Sabang Beach)에 닻을 내렸다. 민도로섬에서 가장 잘 알려진 다이빙 포인트가 바로 사방비치. 여타 지역의 다이빙 포인트들이 대부분 섬에서 배로 최소한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원거리에 위치하는 반면, 사방비치를 위시한 민도로섬의 다이빙 포인트들은 해변과 바로 인접한 곳에서 바로 다이빙 포인트를 만날 수 있어 전세계 다이버들에게 이름난 ‘명소’라고. 민도로섬의 다이빙 포인트는 무려 60여 군데에 달하는데, 이는 면적이 1만여 평방킬로미터에 달할 정도로 꽤 넓은  민도로섬의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주변을 대략 둘러본 후, 본격적으로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물 속에서의 액티비티라고는 수면 위를 허우적대는(?) 스노클링 경험이 전부였던 기자에게는 초급 과정인 ‘오픈 워터 다이버’ 코스가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셈. ‘바다를 코앞에 두고 수업을 들어야 한다니!’ 물놀이를 유독 좋아라 하는 기자로서는 좀이 쑤실 법도 했건만, 3일이라는 ‘짧고도 긴’ 과정을 수료한 끝에 무난히 오픈 워터 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스쿠버 다이빙의 경우 특수장비와 지식이 요구되는 터라, 자격증이 없이는 아예 다이빙을 시도할 수조차 없다(일부 체험다이빙 별도).

Open Water Diver Licence Course



Lesson 1  교재교육

지정 교재로 강사에게 직접 수업을 듣는 과정. 총 5강으로 이루어진 파트 중 4강까지만 교육을 받는다. 영문판은 물론 한글판 교재도 완비되어 있다.

Lesson 2  비디오교육

각 파트별 내용을 시청각으로 자세히 해설해 주는 비디오 시청이 교육과정에 필히 포함되어 있다. 한글 자막이 나와 있는 경우도, 나와 있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내용이 쉬우므로 이해하기에는 그다지 불편함이 없다.

Lesson 3  제한수역(수영장) 다이빙

본격적으로 바다에 나가기에 앞서 수영장에서 실전스킬을 체험해 보는 과정이다. 총 1~2회 가량 실시하며 긴급상황에서의 대처법, 수신호 등을 연습한다.
 
Lesson 4 비치 & 보트 다이빙

실제로 바다에 나가서 수중생물을 관찰하는, 다이빙의 ‘백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이빙은 크게 해변에서 입수하는 비치 다이빙과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깊은 수심으로 바로 입수하는 보트 다이빙으로 나뉜다. 오픈 워터 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회 이상의 실전 다이빙 과정을 체험해야 한다. 그리고 다이버 단계별로 한계 수심이 있는데, 오픈 다이버의 경우 제한수심은 최대 18m이다.

Lesson 5 테스트·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을 전부 마무리한 후에는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1차로 각 단원별 10문제씩, 총 40문제가 주어지며 2차로는 전체 내용을 총괄하는 문제 50개를 풀어야 한다. 전부 객관식이고 교재에 나오는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므로 짧은 시간이지만 패스하는 데 큰 어려움은 겪지 않을 듯. 자격증은 바로 발급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로 테스트 결과를 송부한 이후 본부에서 직접 발급되므로 약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그 사이에 다이빙을 할 때 필요한 90일 유효의 임시 자격증을 발급해 준다. 정식 자격증은 우편으로 받아 볼 수 있다.

*기자가 취득한 다이버 라이센스 발급기관은 PADI로, 교재 및 교육과정은 PADI의 오픈 워터 다이버 기준이다. 각 기관별로 교육절차는 다소 다를 수 있다. 오픈 다이버 라이센스 수강료는 교재·장비 대여료 포함 380달러.



기자가 직접 체험한
Scuba Diving Enjoy Point 5

1. 불편하면 참지 말 것! 

스쿠버다이빙 강습 중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바로 ‘다이빙은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Fun Diving’을 모토로 하는 비기너 과정부터 물 속에서의 불편한 상황을 꾹~참고 고행(?)하는 기분으로 다이빙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기자의 케이스를 예로 들자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수심 5~10m 부근에서 귀에 통증을 느낄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런 경우 즉시 강사에게 SOS를 날려 하강을 멈추고 압력평형(코를 막고 숨쉬기, 턱을 좌우로 움직이기 등이 있다)을 시도하는 등 상태가 나아진 후에 다시 다이빙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100% 맞춤형이 아닌 기성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모든 다이버들은 크고 작은 ‘장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모든 경우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스쿠버다이빙의 ‘궁극적인 목적’은 ‘Have Fun!’임을 잊지 말고 일단 느긋이 즐기는 자세로 임하시길.

2. 점검, 또 점검 

공기탱크, BCD, 레귤레이터, 웨이트 벨트, 오리발, 스노클…. 이름조차 낯선 스쿠버 장비들을 갓 접하면 으레 기가 질리게 마련. 하지만 수심 몇십미터를 넘나드는 속에서 안전과 호흡을 동시에 책임지는 장비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입수 직전까지 호흡기가 잘 작동하는지, 공기는 충분한지, 계기판 작동에 이상은 없는지 끊임없이 체크하자.

3. 도수가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자 

시력이 나쁜 사람의 경우 바다 속 전경을 선명하게 구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릴지도 모르겠다. 바닷물에서는 제품손상 및 안구충혈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콘텍트렌즈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 다이브숍에서는 100% 시력이 매칭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도수가 들어간 스노클 마스크를 구비해 두고 있으므로 다이빙시 미리 요청하는 것이 좋다. 양쪽 시력이 마이너스인 기자도 도수가 있는 마스크를 착용, 산호초의 작은 돌기까지 선명히 관찰할 수 있었다.

4. 바다보호, 자연보호

스킨스쿠버 복장을 처음 갖춰 입고 거울 앞에 선 기자의 뇌리에 스친 감상은…. “음~망태 하나 들고 전복 캐러 가면 딱이겠네!” 비록 제주도 해녀를 연상케 하는 물질복장(?)이지만, 다이빙 중 바다 속에서는 모래 한 알도 들고 나와서는 안 된다. 조개·가재 등 식용을 위한 수중생물 채취가 금지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들고 나와도 되는 것은 바다 속에 가라앉은 플라스틱, 비닐봉지 따위의 환경오염 요소들뿐! 가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Feeding’ 체험을 할 때도 있는데, 그때에도 먹이를 담았던 용기는 반드시 회수해 와야 한다. 보다 깨끗하고 풍성한 바다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민도로섬의 몇몇 다이빙 포인트의 경우 아예 어업활동이 금지된 지역이 있을 정도.

5. 다이버들의 최대 적은 스티븐 스필버그?!

‘안전 강박증’인 기자가 스쿠버 교육 당시 가장 먼저 강사에게 한 질문은 “스쿠버다이빙, 정말 안전한가요?”였다. 이런 류의 질문에 익숙한 강사의 달변에 따르면, 다이빙은 스포츠 카테고리 중 무려 ‘등산보다 안전한’ 스포츠에 속한단다. 몇몇 영화를 통해 자리잡은 고정관념과 달리, 거의 모든 수중생물은 수줍음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므로 위험도가 현저히 낮다고. <죠스>와 같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은 절대 연출되지 않는다니 안심하시라.


피크닉, 그리고 워킹투어
소박했던, 행복했던 민도로에서의 한나절


발가락 사이로 사각대며 밟히는 새하얀 모래알, 시리도록 투명한 바닷물, 그 위에 한가로이 떠 있는 작은 보트…. 필리핀의 풍경은 지극히 휴양지스럽다. 다이빙 포인트가 산적한 혜택받은 섬, 민도로에서는 이처럼 ‘그림같은’ 풍경을 접한다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더해, 옛날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생활 모습까지 덤으로 엿볼 수 있다면 말 그대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 모게따 비치 인근의 섬 풍경 2 해변에서 갓 만들어 먹는 바비큐 요리는 맛이 일품이다 3 모게따 비치와 인접한 또다른 휴양 포인트, 코코 비치 


햇살 좋은 어느 날 아침,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섰다. 뱃머리가 향하는 곳은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모게따 비치. 화이트 비치, 코코 비치 등 민도로섬의 유수 휴양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소 중 하나이다. 또한 배를 타고 불과 5분 이내의 바닷속에서 대왕조개를 볼 수 있는 매력 만점의 다이빙 포인트이기도 하다.

모게따 비치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배를 타고 나가서 가볍게 스쿠버 다이빙으로 ‘몸을 풀었다’. 바닷 속에서 몇십분간 헤메고 돌아오니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세 배가 헛헛해진다. 타이밍 좋게도 야자수 밑에서는 닭고기, 돼지고기가 석쇠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었다. 머리에서 대강 물을 털어내기가 바쁘게 바다 옆에 준비된 피크닉 장소로 달려간다. 테이블보 위에는 어느덧 푸짐한 바비큐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져 있다. 갓 구워내 뜨끈한 고기요리는 매콤한 필리핀 고추, 양파 등의 야채와 곁들여 먹으니 담백한 맛에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80~90년대의 농촌환경을 연상케 하는 필리핀에서는, 가축을 전통적인 옛 방식으로, 자연 속에 풀어놓고 방목하기 때문에 육질이나 맛으로 볼 때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최고! 

양쪽으로 아름다운 풍광의 바다와 열대우림을 끼고 앉아서 느긋이 식사를 끝마쳤다. 든든히 한 끼를 챙겨먹은 후에는 바로 눈앞에 펼쳐진 해변을 산책해도 좋고, 얕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가벼운 수영을 즐겨도 좋다.

눈 깜짝할 새 흘러가버린 시간을 아쉬워할 새도 없이, 다시 보트를 타고 사방비치로 복귀했다. 오후에는 사방 비치와 인접한 마을과 등대를 둘러보기로 했다. 높지 않지만 산 속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천상 튼튼한 두 다리로 길을 나서야 한다. 산 속 마을의 모습은 옛 모습에 가까운 시골 풍경이다. 집 바깥에 주렁주렁 걸어 놓은 빨랫감, 대나무와 야자잎으로 엮은 전통가옥, 도르래도 없이 손으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하는 소박한 우물가. 고개를 돌려 보면 길가에 가로수처럼 흔히 심어져 있는 나무들 위로 바나나, 야자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마을을 거쳐 탁 트인 산기슭에는 시난디간 등대가 세워져 있다. 지대가 높은 편이라 민도르섬 주위 풍경을 둘러보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구등대와 신등대, 두 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둘 다 5m 안팎의 자그마한 규모이다. 계단이 바깥이 돌출되어 있는 구등대 건물에는 올라가 볼 수도 있는데,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바람이 세게 불라치면 아찔한 ‘스릴감’마저 든다.


4 등대에서 내려다 본 민도로섬 풍경 5 사방비치 인근에서 망태로 성게를 잡는 어부 6 전형적인 민도로섬 마을 모습 7 클래식한(?) 외관의 구등대 건물

다이빙, 이 안에 다~있다 Song of Joy

사방비치의 중심지에 위치한 리조트 ‘송오브조이(Song of Joy)’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이빙 전문 리조트. 자체 다이브숍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리조트 내에 전문 다이빙 풀도 갖추고 있으며 PADI 다이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다이빙 마니아들에게는 최적이다. 1,400페소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객실가격도 장점. 현지주민은 물론 외국인도 즐겨찾는 한식 레스토랑이 인기다.
위치 Sabang Beach, Puerto Galera, Mindoro Island  문의 043-287-3136 홈페이지 www.soj.kr

필리핀에서 만난 사람들 PEOPLE

민도르섬 여행의 묘미를 백배 살려 준 일등공신으로서 첫순위에 꼽을 수 있는 요소는 단연 ‘사람들’이다. 다이버 마니아들에게는 입소문 짜~한 지역이라지만, 아직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지역인 것이 사실인 터라 ‘손때가 덜 묻은’ 현지 주민들의 미소가 인상적이다. 아주 특별한 민도로 사람들과의 짧지만 긴 만남.

★ 무려 4,000회를 웃도는 입수경력을 보유한 진정한 마스터, 송윤호 강사는 다이버들 사이에서도 고수로 인정받는 송오브조이의 ‘간판’ 강사이다. 필리핀은 물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넘나들며 난파선 수색 등 다양한 경력을 자랑한다. 알고 보니 기자와 동향이어서 더욱 각별했던 그는, 필리핀에 정착한 지 어언 6년이 넘어 ‘민도로 주민’이 다 되어 있었다.

★ 낯선 외모와 복장에 커다란 카메라까지 둘러멨으니, 어찌 신기하지 않으리오. 마을을 전전하는 기자를 빤~히 쳐다보며 “포토!”를 외쳐대던 아이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까지 불러모아 순식간에 무리(?)를 형성하면서 환한 웃음을 빠뜨리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난 후 “땡큐”, “바이바이” 인사를 빼먹지 않는 천진난만함이 눈에 밟힌다.

★ 필리핀에서 최고로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는 단연 농구. 야자수 기둥에 배스킷만 매어놓은 필리핀표(?) 농구골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까마득한 어린이부터 사춘기 청소년까지, 정원이 채 차지 않아도 한데 어울려 농구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어느 마을의 주택 담장 안에서 만난 꼬마는 시원해 보이는 아이스티 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혼자여서일까, “사진 찍어 줄까?”라는 기자의 꼬드김에 수줍은 미소만을 지어 보이는 소녀. 하지만 눈길만은 카메라 렌즈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프니 투어
덜컹대는 차창 너머로 ‘섬 풍경’을 보다

오늘은 사방 비치 인근에서 많지 않은 관광 명소 중 하나인 타마라우 폭포를 둘러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타마라우 폭포는 사방 비치에서 차로 40분 정도로 다소 먼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어떻게 갈까’ 고민하다가 반짝 떠오른 해결책은 바로 필리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 지프니(Jeepny)이다.

부릉부릉~. 뿌연 회색빛 매연을 내뿜으며 은빛 차체에 시동이 걸린다. 지프차를 개조해서 더운 열대기후에 알맞게 사방이 뻥 뚫리게 틔워 놓은 지프니에는, 많게는 몇십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끼어 타기도 한다. 지역별로 구간을 정해 두고 이동거리에 따라 정해진 요금을 받는, 버스처럼 운영되기도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차 한 대를 통째로 대절하여 원하는 코스에 따라 맞추어 이용하기도 한다. 지프니를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이동거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략 1,000~2,000페소 안팎. 필리핀의 물가를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가격대이다. 

산 넘고 길을 따라 지프니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생각보다 유쾌하다. 에어콘을 트는 대신, 뻥 뚫린 차창을 따라 쌩쌩 들어오는 자연 바람이 드세게 머리칼을 흩날린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덜컹대며 달리기를 40여 분 남짓, 드디어 타마라우 폭포와 조우했다. 10여 미터에 달하는 높이에서 3, 4줄기에 걸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새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폭포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폭포물이 모여 조성된 웅덩이에 자연 풀장을 조성해서 수영장 및 피크닉 장소로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당’이다. 성인 1인당 20페소의 입장료를 받는다.

Must Eat in Philippines!

열대과일  후덥지근한 동남아의 기후는 여행하기에는 그다지 쾌적한 환경이 아니지만, 달콤한 과일들이 여물기에는 최상의 조건! 바나나, 망고, 야자열매 등의 과일은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발길에 채일 만큼 흔히 볼 수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자연적으로 익었을 때 따 먹는 과일의 맛은, 방부제 범벅의 ‘인공적인’ 맛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선사한다.

칼라마시 ‘필리핀 라임’이라고 불리우는 칼라마시는 과육이 약간 주황빛을 띠는 이외에는 겉모습도 라임과 꼭 닮았다. 레몬의 몇십 배에 달하는 비타민이 듬뿍 들어 있어 영양 만점인 데다 다이어트에도 좋아 여성미용에 최고란다. 칼라마시 역시 열대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 필리핀에서 저렴한 가격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착한’ 과일 중 하나인데, 주로 즙에 물을 희석해서 주스로 마시거나 술에 타 먹는다. 아주 신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생으로 먹어도 된다. 수퍼마켓 혹은 면세점에서 설탕을 가미한 칼라마시 원액을 판매한다.

Nightlife in Sabang Beach!

민도로섬의 전체 인구를 통틀어도 불과 48만 정도이니, 면적에 비해서는 그다지 번잡한 지역은 아닌 셈이다. 사방비치는 그중에도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니만큼 대중적인 관광지는 아니어서, 시내도 한번 둘러보는 데 5분이면 충분할 만큼 자그마한 편. 물론 나이트라이프가 잘 발달한 필리핀의 명성이 무색치 않게, 맥주·칵테일 등의 주류를 가볍게 마시며 라이브 공연, 포켓볼 등을 즐길 수 있는 바는 그 좋은 시내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춤을 추거나 공연을 보고 싶다면 ‘성인용 댄스쇼’를 보여 는 디스코텍 역시 여럿 있으므로 가볼 만하다. 하나에 10페소 정도로 저렴한 꼬치구이, 말만 잘하면 할인혜택을 덤으로 받을 수 있는 마사지 역시 필리핀에서 맛보고 체험해 볼 만한 ‘강추’ 아이템!



1 타마라우 폭포 2 지프차를 개조한 필리핀의‘국민교통수단’지프니 3 지프니 내부 4, 6 뿌에르또깔레라 항구의 여유로운 풍경 5 타마라우폭포 자연풀장 7, 8 뿌에르또깔레라 시장의 수산물코너와 정육코너

타마라우 폭포 전경을 감상한 이후, 다시 지프니에 올라타고 뿌에르또깔레라로 향했다. 외부에서 드나드는 유동인구 및 규모만을 보자면 사방비치를 웃도는 규모의 항구도시. 꽤 오랜 기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역사의 흔적이 남아, 스페니시(Spanish) 계통의 ‘뿌에르또깔레라’라는 명칭으로 불리운다. 크고 작은 보트가 빼곡히 정박한 고즈넉한 항구의 풍경은 다이버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사방비치와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항구 주변에는 꽤 큰 규모의 뿌에르또깔레라 상설시장(Public Market)이 세워져 있다. 총 3층에 걸쳐 정육, 야채, 신선식품 등 다양한 식재료를 판매하는데 그중에서도 인근에서 갓 잡아올린 신선한 생선들이 가득한 수산물 코너가 인기가 높다. 

뿌에르또깔레라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닭싸움’. 소정의 돈을 거는 일종의 도박게임 형태인 닭싸움은 매주 금, 일요일 오후 2시부터 뿌에르또깔레라 닭싸움장에서 개최된다(토요일에는 인근 갈라판 지역에서 개최). 가장 큰 규모의 닭싸움은 일요일에 열리는 경기로, 인근 주민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몰려들어 성업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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