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서울열전 14탄 이태원-서울 속 ‘작은 지구촌’ 이태원,반나절 안에 세계를 만나는 방법②사기, 걷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0.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원 사기
이태원 나들이, 쇼핑이 완성한다

세계의 맛집을 돌며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이제 쇼핑에 눈을 돌릴 차례다. 이태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콘은 역시 쇼핑이다. 일찌감치 쇼핑 타운으로 자리를 굳힌 바 있으니, 빅 사이즈 의류나 신발 등 이태원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한다. 이태원에는 짧은 거리에 비해 많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으며, 골목골목 구석구석을 짚어가다 보면 웬만해서는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물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다만 거리 곳곳에 호객꾼들이 많으니 이들에게 휩쓸리지 말 것.

황정일 기자, 김영미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구석구석 찾아 사는 재미

짧은 이태원 거리이지만 지나는 동안 수많은 골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안에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좁은 골목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다양한 물품들이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도록 유혹한다. 특히 예전부터 보세품으로 유명세를 탄 만큼 이른바 ‘물 건너 온’ 외제품을 값 싸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이태원에 와서 유명 브랜드만 찾는다면 자칫 우물 안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다 보면 신기한 물건들을 골라 살 수 있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입구를 지나자마자 양쪽에서 ‘이태원 패션 1번가’와 ‘골목 마켓’이 발길을 이끈다. 코스 잡기가 관건이다. 왼편부터 시작해 거리 끝까지 다니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수집해 본다. 해밀턴호텔까지 이르는 왼쪽 편에 외국 브랜드와 이색 물품들이 많다. 그리고 나서 길을 건너 다시 입구로 돌아오면서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쇼핑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태원시장에서는 수입보세의류를 구입할 수도 있고 이름을 새겨 주는 모자를 하나 장만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다. 십수년 전에 유행하던 야구점퍼 전문점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웬만한 빅 사이즈, 이태원에서 해결한다

이태원 쇼핑의 대명사로 자리한 것이 바로 큰옷 전문점이다. 이태원 거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마 빅 사이즈 의류점일 것이다. 큰옷 전문점. 거리를 지나면서 외부에 걸린 큼직한 옷을 힐끗 보는거 말고는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 2층에 위치해 있고, 입구에서 직원들이 손님몰이와 접근방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 “어디 가세요? 사이즈 맞는 옷 없어요!” 하며 다소 퉁명스럽게 말을 건넨다. 어차피 널린 게 빅 사이즈 점포인데 뭐 어때 했으나, 하나같이 취재나 촬영을 거부한다.

창고 같은 널따란 매장에 들어가 곳곳에 걸린 상상초월의 빅 사이즈 티셔츠를 몸에 대보며 마치 아이가 된 듯 차이가 나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상상을 했으나 현실이 되지는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엔 꼭 들어가 보리라 다짐을 하고 눈을 돌리니 이번엔 빅 사이즈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왕발전문‘모닝 슈즈’

큰 신발을 전문으로 하는, 그래서 이름마저 ‘왕발전문’인 빅 사이즈 슈즈 전문점 ‘모닝슈즈’. 작은 점포를 환하게 밝혀 두고 다양한 빅 사이즈 신발들을 진열하고 있다. 이미 몇몇 매체에 소개가 된 듯 방송 관련 입간판이 입구에서 손님들을 먼저 반긴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가릴 것 없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재미삼아 손발에 대 보기도 하면서 즐거워한다.

모닝슈즈에서는 구두를 비롯해 슬리퍼, 샌들, 그리고 캐주얼화 등을 판매한다. 이름처럼 왕발에 어울리는 등산화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사이즈만 ‘빅’인 게 아니라 품질에서도 ‘빅’이라는 것이 장점. 스니커즈, 힐, 부츠 등 고급 신발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신데렐라’가 누굴까 기다리고 있다. 신발 크기는 남성 285mm, 여성 255mm부터 시작된다.
영업시간  아침 10시~밤 9시  문의 02-797-6615

 

이태원 걷기
그곳에서는 걷기만 해도 즐겁다

굳이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이태원은 거리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독특한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아니 걸어 다니지 않아도, 어딘가 커피숍에 앉아서 은은한 커피 향에 취해 지나가는 행인들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서로 다른 피부색과 머리칼을 가진 각양각색의 외국인들이 오가는 모습 때문일까. 이태원 거리 한 모퉁이에 앉아 대로변을 주시하고 있노라면,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누리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부럽지 않다.


1 이태원에서는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이국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그를 즐기며 안정을 찾는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2 이태원 거리나 골목을 구석구석 걷다 보면 귀엽고 앙증맞은 벽화를 만날 수 있다. 거리 자체가 미술관이 된다 3 뒷골목 어느 식당에서 내어놓은 의자들이 사뭇 옛 정취를 풍긴다. 이태원에는 실제로 옛날 가구를 파는 상점거리도 있다 4 오직 하나 이태원에서만 볼 수 있는 ‘레게머리전문 미용실’ 5 커피숍에 한가로이 앉아 거리로 눈을 돌리면 각양각색의 이방인들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6 외국인들에게도 이태원의 오후는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쉬어 갈 수 있는 여유가 묻어난다 7 이른바 ‘반짝이 의상’으로 통하는 무대 의상들도 이태원에서 만나는 색다름이다‘. 과연 저걸 누가 입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시선을 돌리게 된다 8 어느새 어둠이 깔린 이태원 거리. 이태원은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부터 번쩍거리고 생기를 찾는다

★와인공장

해밀턴호텔 앞쪽 ‘흑인 거리’ 입구에서 재미난 공간을 만났다. 이태원 답사를 위해 인터넷으로 사전조사를 하던 중 찾았던 ‘와인공장’이다. 위치가 어딜까 궁금했는데 흑인 거리에 접어들어 자리하고 있다. 생각보다 작은 공간을 로버 자동차가 채우고 있었는데, 맞춤 주차장에서 와인을 파는 듯 독특한 분위기다. 오픈한 지 이제 2개월 남짓 됐다고.
가장 궁금한 점은 역시 어떻게 로버 자동차를 구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 주인장에게 물으니 “제가 낮에는 차를 팔거든요.” 한다. 낮에는 중고 수입차와 클래식 자동차 판매를 전문으로 하고 밤에 와인공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투잡스족’이다. 젊고 인물 훤한 주인장은 스스럼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며 와인의 맛과 함께 재미까지 덤으로 얹어 준다.

무엇보다 저렴하게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웬만한 와인 바와 비교해 가격대가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주인장은 자신 있게 절반 가격을 외치며 “와인공장이잖아요. 사실 와인 가격에 거품이 많은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요.” 한다. 자신이 와인을 무진장 좋아해서 싸게 와인 먹는 방법을 찾다가 와인공장을 차렸단다. 실제로도 와인을 하루에 한두 병씩 골라 즐긴다고. 하지만 와인 바의 이름이 와인공장이지 진짜 와인을 만드는 공장은 아니라는거. 대표 메뉴는 샹그리아, 와인에이드, 화이트와인을 차게 해서 담은 잔 와인. 한 잔에 5,000원이다.
위치 해밀턴호텔 앞 흑인 거리 입구 왼쪽  영업시간 낮 11시~밤 12시(금, 토요일은 새벽 2시)  문의 02-749-0427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