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박해일 & 김혜수-그와 그녀가 엮어내는 1930년대 경성 스토리
영화배우 박해일 & 김혜수-그와 그녀가 엮어내는 1930년대 경성 스토리
  • 트래비
  • 승인 2008.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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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박해일 & 김혜수

그와 그녀가 엮어내는
1930년대 경성 스토리


우스꽝스러울 만큼 촌스러운 뽀글머리, 얼굴 윤곽에 착 달라붙는 ‘몽실이 스타일’의 단발머리도 박해일과 김혜수라는 스타 위에 덧씌워지면 세련된 복고풍으로 탈바꿈한다. 관록있는 두 연기파 배우가 나란히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 <모던 보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일제 강점기의 문제적 신세대 ‘이해명’과 팔색조 비밀에 싸인 여인 ‘조난실’로 분한 그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는 스크린에서 어떤 그림으로 완성됐을까.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윤경미   스틸컷 제공  All That Cimema


취재진들로 가득한 <모던 보이> 제작보고회 무대 위로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수, 박해일이 차례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개봉박두’의 따끈한 신작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터여서인지 배우들의 얼굴에는 유독 흥분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기색이다. 두 배우 모두가 다른 작품을 고사하고 1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모던 보이>에 매달렸다니 ‘유독’ 공을 들인 작품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김혜수, 팔색조 여인의 옷을 입다

<모던 보이>의 제작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전, 시나리오 내용을 먼저 접하고서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는 김혜수. 이후 정지우 감독이 작품의 감독으로 결정되자마자,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흔쾌히 캐스팅에 응했단다. “평소 정지우 감독님과 꼭 한번 작업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거든요. 정작 촬영을 진행하면서부터는 한 장면도 쉽게 가지 않는 꼼꼼한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에 고통스럽기도 했지만요(웃음).” 조난실은 <모던 보이>의 스토리 흐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이다. 댄스단 리더, 양장점 디자이너, 재봉사, 가수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름과 애인을 ‘거느린’ 수수께끼의 캐릭터이다 보니 준비작업이 많이 요구될 수밖에. 김혜수는 이번 작품이 한마디로 ‘배움’으로 점철된 스케줄이었다고 고백했다. “우선 유창한 언어구사를 위해 영어, 일본어를 공부했구요, 전문적인 댄서 수준에 이를 만큼 강도높은 스윙재즈 강습을 받아야 했죠. 게다가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있었으니 발성연습도 따로 해야지…. 제 성량이 풍부하지 못한 편인데, 다행히 제 음색에 맞는 곡을 골라 주셔서 무난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김혜수는 모던보이 OST에 삽입된 <색채의 블루스>, <개여울>등을 직접 불러 호평을 받았다.

오로지 박해일을 위한 캐릭터 ‘이해명’

‘이해명’이라는 인물이 영화의 무대인 1937년 경성에서도 ‘튀는’ 캐릭터로 설정된 터라 박해일은 꼼꼼한 고증을 거친 끝에 완성된,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웨이브끼가 도는 독특한 헤어스타일은 동시대에 활동하던 시인 백석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이해명은 당시로 치자면 강남권에 사는 부유층 청년 정도로 보면 될까요? 부족한 것이 없으니 역사적 상황에 관심도 없고 그저 자신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좁은 안목’의 캐릭터죠. 그랬던 그가 사랑에 눈을 뜨면서 자연스레 시대의 조류에 휘말리고, 그에 따라 생각이 바뀌어 가는 과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때로는 파스텔톤 양복을 좍 빼입고 여자들에게 유들유들  수작을 거는 가벼움으로, 때로는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서 경성 구석구석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진지함으로 다가서는 이해명의 캐릭터는 박해일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연상하기 힘들 만큼  잘 들어맞는다. 


1937년, 경성의 재발견

일제강점기었던 1930년대는 비록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불안정하고 불안했었지만, 반면 예술적인 측면으로는 문화가 한창 무르익고 발전해 가는 시기였다. 이 같은 문화적 풍요로움을 영화 속에서 ‘꽃피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제작진의 일화는 남다르다. 당시 경성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였던 경성역 정도만이 사료에 남아 있을 뿐, 나머지는 동시대 다른 지역의 자료를 참고해서 하나하나 완성시켜 갔다고. 또한 <모던 보이>는 이제까지 제작된 국내 영화들 중에서 최대 규모로 CG작업을 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모던 보이>의 화두는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무관할 수 있는가’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던 ‘모던 보이’ 이해명이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그가 추구하던 ‘행복’이 시대의 현실과 맞닥뜨리며 서서히 변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의 정지우 감독은 <사랑니>, <해피 엔드>에서 익히 증명된 꼼꼼한 이야기 전개, 유기적 장면전환의 ‘기법’을 <모던 보이>에서도 여실히 보여 준다. 두 배우와 감독 모두 입을 모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밝힌 ‘문제적 작품’의 평가는, 이제 관객의 몫으로 넘어갔다.



"박해일씨는 배우 입장에서 볼 때에도 철저한 프로에요.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촬영 현장에서 보여주는 해일씨의 열정과 연기를 보고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웠답니다."



"캐스팅 당시 김혜수씨가 상대역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쾌재를 불렀었죠(웃음). 꼭 한번은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번에 영화를 함께하면서 역시 김혜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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