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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자각증세 없는 우울증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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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민배우 최진실이 자살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고로 우리 곁을 갑자기 떠난 연예인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충격들도 시간이 흐르면 쉽게 잊혀져 갔다. 그러나 최진실 경우, 정치권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공방과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 자살이 늘어나는 등 나라 전체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태이다. 최진실이 그토록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녀가 20년간 우리와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국민배우’였기 때문이다. 최진실의 자살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 중에서 최진실과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 3040세대들이 가장 힘이 들 것이다. 

우리와 가까이 있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죽게 되면 우리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게다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죄책감을 심하게 느끼면서 자기 자신을 자학하게 된다. 판단력 저하와 함께 자살을 보다 쉽게 생각하며 ‘톱스타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는데 나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부정적인 파급력을 막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우울증 체크와 치료라 하겠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듯이 우울증 환자는 본인 스스로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자발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울증이 심해 자살을 시도하였던 환자들 중, 심층적 치료를 권유하였지만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정신과 진료와 약물 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인하여 병식이 없는 우울증 환자가 치료 받기를 거부하고 가족들도 덩달아 이에 동조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울증이 심한 경우라 하더라도 일반 내과적인 증상과 달리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한 기능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방심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가족이 그전보다 얼굴 표정이 어둡고 화를 잘 내면서 수면의 질이 감소한 상태라면 우울증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정신과 상담을 통해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면 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이런 조처들을 통해 자살 확률 또한 낮출 수 있다.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wellm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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