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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칼럼-다이어트 최적기, 가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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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클리닉을 운영하다 보면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생리가 중단된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시중에 떠도는 다이어트 식품만을 섭취하면서 정상적인 식사는 거의 하지 않아 단기간에 급속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지만 체중 감량과 함께 '무월경'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 것이다. 물론 생리가 끊어지면 임신도 할 수 없다. 

요즘은 길을 가다 보면 '1개월에 8kg 감량 보장'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종종 보게 된다. 참으로 어이없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50kg 나가는 사람을 8kg 빼 주겠다는 것인지, 70kg 나가는 사람을 8kg 빼 주겠다는 것인지. 그러나 살찐 것 때문에 비참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그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살빼기 전쟁 속에서 수년 이상 몸부림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들이 단순무지하게 감행하는 첫 시도는 바로 '굶기'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선택은 미래에 펼쳐질 자기 인생을 '다이어트 노이로제' 속에서 발버둥치게 만드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굶기'는 폭식을 유도하고, 근육은 줄이고 지방은 늘리며, 신진대사는 저하시키는 비극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더군다나 근육이 줄어들면 힘도 빠진다. 그럴수록 꿈쩍거리기 싫어지고 활동량은 점점 줄어들어 사태가 계속 심각해지는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에너지 섭취가 줄어들면, "자, 우리 이제 수입이 줄었으니 아껴 쓰자!"라고 소리치면서 절약 체제를 형성한다. 그러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에너지 섭취가 재개되면 남는 에너지가 더욱 많아져 지방으로 비축되는 양도 더욱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요요현상이다.
밥 대신에 먹으라고 하는 다이어트 식품도 값만 비쌀 뿐, 역시 굶기 다이어트의 아류이다. 이는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밥 먹지 말고 한 가지만 먹으라고 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도 역시 굶기 다이어트의 편법일 뿐이다. 포도, 사과, 감자, 토마토, 바나나 등 한 종류의 과일만 먹으라는 다이어트, 고기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 국수 다이어트, 죽 다이어트, 두유 다이어트, 분유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등 정상적인 방법에서 벗어나야만 할 수 있는 해괴한 다이어트법들이 죄다 그렇다. 돈은 별로 안 들고, 잠깐 반짝이는 효과는 있지만 요요현상과 불균형한 영양섭취로 인하여 몸만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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