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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겨울배낭 특집-part3. 배낭초짜 vs 배낭고수들의 난상토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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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우리가 궁금해하는 배낭여행의 모든 것
초짜 vs 고수들의 난상토크 

배낭여행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뭐니 해도 주변의 ‘여행담’이다. 선후배와 친구들이 들려주는 아찔하고도 영화 같은 여행기는 한번쯤 동일한 추억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든다. 해외여행 좀 해봤다는 재야의 여행고수들과 해외 경험 전무(全無)한 초짜 준비생들이 만났다. 여행에 왕도가 어디 있겠냐만은, 탁자 주변으로 빙그르 둘러앉아 나눈 모두의 대화는 다른 어떤 정보보다 값지고 생생했다. 그야말로 <트래비> 독자들의 가려운 곳 긁어주는 거친 난상토크! 대본도 콘티도 없는 그들 각자의 배낭여행기가 펼쳐진다.              

에디터  박나리 기자

고수2 김영미 |
유럽배낭여행 1회
기자라는 직함보다 여행자 본연의 자세를 고수하려는 <트래비> 1년차 에디터. 유럽배낭여행 경험은 단 1회에 그치지만, 여행 전문지 기자로서의 본업을 살려 누구보다 열심히 토론에 임했다.

고수1  박종규 |
유럽배낭여행 5회 이상
인하대학교 해양학과에 재학 중인 올해 스물넷의 청년. 제대 직후인 지난 9월에도 유럽을 다녀왔을 정도로 자타공인 ‘배낭여행의 달인’이다. 그의 홈페이지(www.jjongpig.com)에서는 일목정연하게 정리된 여행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섬세하고 철저한 준비성까지 갖춘 진정한 여행고수.

에디터  박나리 |
유럽배낭여행 3회

2002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내일여행의 ‘Free and Easy 21일’ 상품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이후 매해 여름이면 배낭을 메고 한 달씩 유럽으로 떠났다. 북유럽, 동유럽 등 지역을 나눠 한 도시를 오래 머무르길 지향하는 <트래비> 기자.

초짜2 서종윤 |
해외여행경험 전무
서비스업에 몸담고 있는 스물여섯 ‘스쿠터 맨’. 제대 후 국내 자전거 일주를 계획했으나 자금의 압박에 못 이겨 계획으로 그친 상태다.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이제는 시간 때문에 정작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비운의 예비 여행자.

초짜1  이모민 |
해외여행경험 전무
사차원 세계에 푹 빠진 스물여섯 방송작가. 남들과 똑같은 여행이 싫어 차일피일 미루다 정작 재학시절 여행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최근에 방송 일을 쉬며 여행계획을 세웠지만 귀차니즘이 발동해 포기하기도. 언젠가 흔치 않은 곳으로의 떠남을 기약 중인 까탈스런 예비 여행자.


에디터  정말 해외여행 경험이 전혀 없나? 20대 초반 배낭여행 한두 번은 의례이기 마련인데.
초짜1   목적도 없이 무작정 끌려가고 싶진 않았다. 왠지 ‘대세’에 따르기도 싫었고.
에디터 하긴. 나도 그 ‘대세’에 휩쓸려 유행처럼 배낭여행을 떠나긴 했다.
고수1  나도 배낭여행 상품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가이드를 잘 만났던 듯. 설명도 참 친절해서 옆에서 계속 쫓아다니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에디터  우리가 흔히 배낭여행 하면 유럽을 떠올리는 이유는 뭘까.
고수1  아무래도 자유롭고 시설도 잘 되어 있으니까.
고수2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까, 했으니까. 커다란 배낭가방은 일종의 로망이다. 나만의 집에 침낭이며 옷가지를 잔뜩 이고 길 위로 나서기엔 유럽만한 데가 없는 것 같고.
초짜1  이번에 직장을 잠시 쉬면서 여행을 가볼까 했었다. 근데 도무지 첫 여행이라 엄두도 안 나고.
고수1  의외로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민박 같은 곳을 이용하겠다면야 해당사항이 없지만, 만일 호텔에서 묵을 생각이라면 상품이 훨씬 저렴하다.
초짜1   패키지여행을 안 해봐서 궁금한 점이 많다.

고수1  여행사 상품은 개개인의 여행습관에 따라 고르는 것이 좋다. 상대적으로 개별여행보다는 제약이 좀 따르지만, 한편으로 본인이 ‘난 그런 거 상관없고 런던 가서 어디어디 둘러 볼 거다’ 싶으면 오히려 ‘호텔팩’ 같은 걸 이용하면 좋고.
초짜1  (머리를 저으며)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문제야.
에디터  맞다. 그거 인터넷 여행자카페 들어가 게시물 클릭 하는 것도 보통 눈 아픈 게 아니다. (일동 웃음) 고수들은 여행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고수1  가급적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려고 하는 편. 여행사보다 숙박(민박 제외)이나 항공권이 더 저렴해질 수는 없으니까. 어떤 경우는 유레일패스랑 항공권을 묶어서 가격을 다운해 주기도 하고.
초짜2  벌써부터 머리 아파오는데?
고수1  사람들이 ‘패키지’라 하면 무리지어 몰려다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여행사 상품이라는 게 참 다양하다. 그렇게 깃발 들고 인솔자가 동행하는 패키지도 있고, 그게 배제된 호텔팩 같은 것도 있고.
고수2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어. 의외로 다양한 여행사 상품이 많은데.
고수1  여행사 상품을 꼭 이용하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한 번씩이라도 보라는 거지. 유럽처럼 도시는 많고 여행은 한 달씩 장시간 이뤄지는데, 처음엔 절대 감이 안 온다. 그럴 때 여행사 상품들을 살짝 참고하면 준비하는 데 수월하지 않을까. 이러니 꼭 무슨 내가 여행사 영업사원 같네. (일동 웃음)
에디터 첫 배낭여행으로 어딜 가고 싶나. 

초짜1  터키. 일단 터키만 한 달 정도 둘러보고 싶다. 무작정 휴양지에서 늘어지는 건 싫고 그렇다고 오지로 가긴 살짝 겁도 나고. 무엇보다 다녀온 사람들이 추천을 많이 하더라.
초짜2  그리스. 군대 있을 때 후임이 사진을 하나 보여 줬는데 너무 예쁘고 멋졌다.
에디터  결국 여행 동기를 유발하는 최초, 최대의 효과는 ‘사진’ 인가. <트래비> 독자들도 런던이나 파리에서 벗어나 남들이 잘 안 가는 도시를 기사화해 달란 요청을 많이 한다.
고수1  이미 그런 곳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정형화된 측면이 있으니까.
고수2  남들에게 그 도시들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 버린 탓도 있다. 
초짜1  이렇게 오랫동안 참았는데 이제와 파리 갈 순 없잖나. (비장한 듯 구먹을 불끈 쥐며) 지키고 싶은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고수1  파리라면 남들 잘 모르는 카페나 주변 같은 데를 인터넷 열심히 찾아 가는 거지.

에디터 배낭여행 경비로는 어느 정도 생각하나.
초짜1  경비보다 사실 여행 기간 잡는 걸 더 못하겠다.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기간 같은 건 얼마나 될까.
고수1  보통은 한 달짜리 배낭여행을 선호하는 것 같다. 보통 여행사 상품이 21일, 30일, 45일 일정으로 나오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유럽에서는 ‘유레일패스(유럽을 하나로 묶어 주는 철도패스)’를 이용하면 저렴한데, 그게 보통 7일, 15일, 21일 이런 식으로 상품이 나눠진다. 속 쓰린 얘기지만 여행일정은 돈에 비례할 테고.
고수2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저렴한 여행만 지향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고수1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쓰고 결국 남는 게 없다면 안 되겠지.

에디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하게 여행경비를 줄일 만한 팁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고수1  절약을 하려면 몸이 고생해야 하고 머리도 복잡해진다는 걸 먼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항공권 구입시 경유편을 이용하는데, 8~10시간을  기다려 10만원 절약한다면 그걸 탄다. 뒤집어 생각하면 1시간당 만 원짜리 아르바이트 아닌가. 생각을 전환해야 된다. 또, 공짜 여행기회나 여행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 예를 들어 국제학생증 사용기를 홈페이지에 올려 당첨되면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경쟁률은 5대1쯤 될까. 근데 이런 걸 알려면 본인이 관심이 많아야 된다.
에디터  유럽의 민박집들은 아침과 저녁식사를 주는 경우가 많다. 보통 저녁식사가 6~7시 사이에 이루어지는데, 그 시간을 놓치면 못 먹는 거고. 어떤 친구들을 들어와 저녁을 먹고 다시 야경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간혹 그대로 밥을 먹고 하루 일과를 일찍 끝내는 친구들도 있던데, 시간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수1  가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낄 땐 아끼더라도 쓸 때는 좀 써야 하는데. 유레일패스도 잘만 활용하면 할인혜택이 있거든. 근데 책자를 줘도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 버린다. 그런 거 하나라도 챙기는 습관이 돼야지. 

에디터  여행지에서의 주의사항이랄 게 있을까.
고수1  우리 남자들, 여행지에선 여자분들을 조심해야 한다. 짐꾼으로 이용될 수 있거든. (일동 웃음)
에디터  비슷한 얘기지만, 여행지에서는 인간관계가 참 중요한 것 같다.
고수2  여행은 결국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니까.
고수1  만약에 친구끼리 싸운다면 그건 딱 하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도 대부분 배려의 부재에서 온다. 대신에 좌측우측 통행 이런 게 반대인 런던 같은 곳에서 우리가 반대로 간다, 그런 건 욕 안 먹는다. 그건 당연히 습관이 다른 여행자들을 자기들이 이해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니까.

초짜1  난 솔직히 영어도 걱정이다.
고수1  언어 문제로 주눅이 든다면 여행지에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할 때가 있다. 내가 봤는데 그쪽이 잘못했다 싶으면 강력하게 항의하고 요구할 줄도 알아야지. 뭔가를 보상받기 위해 더 화를 내라, 그게 아니라 정말 이게 아니다 싶을 때 언어로 주눅이 들면 그런 것도 못하게 된다.

에디터  끝으로, ‘배낭여행은 □□□다’.
에디터  나에게 배낭여행은 특권이었던 것 같다. 다닌 사람보다 못 다닌 사람들이 더 많던 그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 영웅담처럼 읊조릴 수 있던 특권.
초짜1  (잠시 뜸을 들이다가) 배낭여행은 낯설게 되는 것?
일동  음, 맞는 것 같네.
에디터  근데 낯설음 잘못 느끼면 주눅 드는 거지. (일동 웃음)
초짜2  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그냥 물음표 같아.
고수1  내겐 거울 같은 거예요, 배낭여행이란. 나를 돌아보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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