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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빅토리아-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도 Victoria, British Style in Canada"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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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도
Victoria
British Style in Canada

흔히 빅토리아를 가르켜 ‘영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꽃의 도시’라고 말한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도(州都)인 빅토리아에는 영국의 빅토리아 및 튜더 왕조 시대를 방불케 하는 중후한 건축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어딘지 촌스런 밴쿠버섬 남단에 이처럼 우아하고 품위있는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아담한 도시인 빅토리아는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면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힌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여행칼럼니스트 허용선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www.travelcanada.or.kr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관광청 www.hellobc.co.kr

캐나다는 광활한 면적의 국토를 가지고 있어, 1인당 차지하는 땅의 면적이 매우 넓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국토를 가진 캐나다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있다. 장엄한 록키산맥, 신비스런 에메랄드 빛 호수 그리고 사람과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보기에도 정답게 느껴진다. 

 캐나다 서쪽관문인 밴쿠버는 태평양에 위치한 항구도시인데 앞 바다에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약 20배 정도의 크기인 밴쿠버섬이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밴쿠버섬으로 가기 위해 여객선 페리호에 승선한 필자는 배의 크기와 내부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놀랬다. 많은 승객이 탈  뿐만 아니라 배밑에는 크고 작은 5백대 정도의 차량이 승선하는데 엄청난 무게에도 떠 가는 것이 신기했다. 타고 내리는 시간 역시 신속했는데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솜씨 같았다.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의 섬들 가운데서 가장 크다는 밴쿠버섬에는 흥미로운 곳이 상당히 많다. 밴쿠버섬에서 인상적인 도시는 영국보다 오히려 더 영국스러운 곳이라는 빅토리아다. 빅토리아 시내는 걸어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다운타운 자체가 작기 때문에 특별히 중심가라고 할 만한 데도 없지만, 더글러스 스트리트(Douglas St)에서 제임스 베이(James Bay)에 걸쳐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관광객이 붐빌 때는 시끌벅적해진다.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다운타운과는 달리 교외의 이름난 관광명소로 가려면 버스나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 다운타운에는 자전거 대여점이 몇 곳 있으므로, 시간이 넉넉한 경우 자전거를 빌려 교외로 나가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빅토리아가 도시로서 기초를 마련한 것은 1843년, 모피 무역상인 허드슨 항만 회사가 이곳에 교역소를 설치한 것에서 비롯된다. 그후 1849년에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이곳을 식민지로 정하면서 1862년에는 빅토리아란 지명을 얻게 된다. 1856년과 1858년에 밴쿠버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캐나다 서부에 골드 러시의 붐이 일었다. 그 당시 남쪽과 북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인 빅토리아는 자연스레 금광을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의 중계 장소가 되면서 급격히 발전하게 되었다. 빅토리아는 캐나다에서 기후가 가장 따뜻하며, 강우량이 적어 언제나 쾌적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날씨 덕택에 빅토리아는 은퇴한 사람들의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를 말해 주는 역사적 도시인 빅토리아에서 볼 수 있는 주 의사당 등의 고풍스런 건물과 선명한 빨간색 2층 버스, 오후의 티 타임 등은 영국으로부터 유입된 문화이다.


1 페어먼트 엠프리스 호텔 2 신선한 농작물을 거래하는 빅토리아의 주말시장 3 항구 옆의 노점상 4 영국풍의 고 건물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건물은 빅토리아의 주 의사당이다. 전형적인 영국풍의 건축물인데 담쟁이 덩굴에 뒤덮인 페어먼트 엠프리스 호텔과 더불어 빅토리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이다. 넓은 꽃밭을 전경으로 하여 중앙에 높은 돔이 솟아 있는 이 건물의 정면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중앙의 돌 위에 서 있는 것은 조지 밴쿠버의 동상이다. 건물 외관도 훌륭한 영국식이지만 내부도 상당히 잘 꾸며져 있다. 1, 2층의 내부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역사가 그려진 대형 캔버스가 있으며, 홀에는 영국 여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스텐인드글라스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멋진 휘장이 새겨져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의사당 설계는 현상 공모에 붙여졌는데, 당시 약관 25세의 프란시스 라텐브리의 작품이 당선되었다. 1893년에 착공되어 1897년 10월에 완성된 의사당 건물을 짓는 데에는 약 92만 달러 정도의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었다. 의사당 내부의 견학도 가능하므로 정해진 시간 내에 언제든 영국풍의 건물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밤이 되면 의사당 전체가 아름답게 빛난다. 건물 윤곽을 따라 4,000개 정도의 전구가 훤히 밝히고 있어서 캄캄한 밤하늘에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성 같은 모습은 매우 환상적이다. 주 의사당 견학 투어는 20분마다 하고 있고, 소요 시간은 30분이다. 

 엠프리스 호텔은 1905년에 문을 연 캐나디안 퍼시픽 철도 계열의 호텔로 빅토리아 시내에서 쉽게 눈에 띄는 건축물이다. 벽면 전체가 담쟁이 덩굴로 뒤덮여 유럽의 오래된 성을 연상시킨다. 내부의 호화로움은 말할 것도 없고, 전체적으로도 사치스럽기 그지 없다.  1층의 티 라운지에서는 우아한 영국풍의 분위기 속에서 찻잔을 기울이면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눈다. 

로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립 박물관에는 이곳의 역사 및 종족, 자연, 문화 등 모든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그 옛날 이 지방에 살았던 카우칭 인디언을 비롯한 여러 종족이 만들어낸 문화가 잘 전시되어 있다. 독특한 가면이나 옛 물건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이곳에선 인디언 문화 컬렉션이 무엇보다 훌륭한데 전인미답의 멀고 먼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캐나다의 역사를 상세히 재현해 놓고 있어 지난 역사를 연구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빅토리아 교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광활한 정원에 사시사철 꽃들이 피는 다양한 양식의 정원이 아름다운 부차트 가든이다. 빅토리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연간 1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원래 이 지역은 시멘트 회사의 소유지로 시멘트 가루가 뒤덮여 있던 황폐한 땅이었으나, 1904년 부차트 부처가 이 땅을 사들여 오늘날과 같이 가꾸어 놓은 것이다. 지금도 이 공원의 소유주는 부차트 부처이다. 지면보다 낮은 곳에 초록색 잔디를 깔고 그 위에 갖가지 꽃과 나무들을 심어 놓은 성큰 공원은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이다. 이 밖에도 세계 곳곳의 장미들을 한데 모아 놓은 장미 정원, 물고기 모양의 연못 주위를 튤립·수선화·물망초 등의 꽃으로 가득 채운 이탈리아 정원 등이 있어 즐거운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

햇빛이 많고 기후가 온화한 빅토리아에는 영국을 비롯한 세계의 부유층 노인들이 몰려와 살고 있다. 일부 노인들은 자가용 헬리콥터나 수상 비행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유한 생활을 한다. 노인들에게 이곳은 휴양지이므로 혼잡해지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실제로 주정부에서 밴쿠버에서 이곳까지 다리를 건설하려고 했다가 노인들의 거센 반대로 철회한 적이 있었다. 다리가 놓여지게 되면 자연히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질 것을 우려한 노인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1 빅토리아 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2 가족나들이  3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의사당 내부  4 인디언들의 토템폴  5 빅토리아의 한 레스토랑

허용선 (여행칼럼니스트)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사진 개인전 7회, 1977년 전국대학미전 문교부장관상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보도 관련 공로 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세계 90개국, 700여 곳을 취재했다.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 겸 여행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78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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