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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카와현-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가나자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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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가나자와

일본 이시카와현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인 가나자와시는 연간 7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이름난 관광도시다. 17세기 무렵 만들어진 전형적인 중세풍의 도시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쟁이나 대규모 천재지변을 겪지 않아 시내에는 유서깊은 곳이 잘 보존되어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여행칼럼니스트 허용선


가나자와는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이고 교통의 요지다. 시가지의 중심에는 가나자와성 공원과 겐로쿠엔(일본 3대 정원의 하나)이 있고, 이를 둘러싸듯이 번화가(고린보·가타마치, 무사시, 가나자와역 주변)가 자리하고 있다. 인구가 45만6,000명 정도인 아담한 도시인 가나자와에선 수많은 전통 공예와 예능이 전승되고 관광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는 곳도 있어 오감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일등 가신이었던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가 이곳에 입성한 이래 280년 이상에 걸쳐 마에다가(家)가 가가 지방(현재의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을 지배하였고, 그 당시 가나자와성이 마에다가(家)의 거성이었다. 현재 화재에 의해 소실된 천수각은 재건되지 못했지만 다른 성곽 건물은 여러 차례 재건되었고, 이시카와(石川) 문은 1788년에, 산짓켄나가야(三十間長屋)는 1858년에 재건되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마에다가 시절 가나자와성은 해자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외벽의 총안 등이 설치되어 있어 외부 침입에 대비한 요새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한편, 하얀 납기와, 하얀 회반죽에 기와를 붙인 문양의 벽 등 여전히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일본 3대 공원 중 하나인 겐로쿠엔은 가나자와시의 중심부인 가나자와성 인근의 고지대에 자리한 일본식 정원이다. 넓이는 11.4ha. 가가 마에다가가 여러 대에 걸쳐 완성한 정원으로, 그 규모와 아름다움 면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다이묘(大名) 정원의 하나다. 겐로쿠엔은 정원 가운데에 커다란 연못을 파고 군데군데 동산과 정자를 세워 그곳을 거닐면서 전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적으로는 커다란 연못(가스미가이케)을 파서 넓은 바다로 삼고 그 안에 불로불사의 신선이 산다고 알려진 섬을 배치하여,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기원하고 있다. 하나의 정원 안에 모두 겸비하기 어려운 6개의 경관, 즉 광대함와 유수함, 기교와 고색창연, 수천(水泉)과 조망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겐로쿠엔(兼六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4대 300년에 걸쳐 마에다가가 가나자와를 통치하면서 쌀 수확에 의해 얻어진 재력을 문화와 학문 장려에 쏟음으로써, 금박, 가가 유젠(염색) 같은 전통 공예와, 다도·노가쿠 등의 전통문화, 나아가 가가요리·화과자 등의 음식문화 등 수많은 격조 높은 문화가 꽃을 피웠다. 오늘날까지 그 문화들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금박 공예 역시 일본에서 가나자와가 최고 기술을 갖고 있으며 16세기 말부터 제조가 시작되었다. 금박은 금을 극한상태까지 늘린 것으로, 두께는 만분의 1~2mm 정도이며, 손가락으로 만지면 없어져 버릴 정도로 얇다. 가나자와에서는 금박은 금에 소량의 은과 구리를 섞은 것을 압연기로 얇게 펴고, 또 특수한 종이에 끼운 후, 여러 차례 기계로 두드림으로써 최종적으로 만분의 2mm 정도까지 늘인다. 요즘에는 국산 금박의 99%, 또 은박이나 플라티나박(箔)은 모두 가나자와산이며, 이를 총칭하는 ‘가나자와박’은 국가 전통적 공예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금박은 사찰 건축이나 불단, 불구의 장식뿐만 아니라 그릇이나 장식물 등의 공예품에 널리 사용된다. 시내의 금박 공예점에서는 도기나 목제 그릇, 장식물, 액세서리 등의 금박 공예품 외에도, 금박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 종이를 사용한 화장 종이, 금박이 들어간 화장품, 또 금박이 들어간 식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금박 제조과정이나 그릇 등에 금박을 붙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점포도 있다. 

‘유젠’이란 기모노용 견직물을 전통 공법으로 염색하는 기법 또는 제품을 말하는데, 교토의 교(京) 유젠과 가나자와의 가가(加賀) 유젠이 유명하다. 가가 유젠은 사실적인 화조풍월의 도안을 가가 5채(彩)라고 불리는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며, 도안 그리기, 풀 붙이기, 모양 채색, 찌기, 풀 떼어내기 등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마침내 유젠 옷감이 완성된다. 화려하고 섬세한 그림이 아름다운 가가 유젠은 고급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나자와 시내에는 가가 유젠 작업공정을 견학하고, 염색과 기모노 입어 보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독특한 가나자와의 향토음식 

가나자와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의 보고로 맛있는 식재료가 많아 여러 가지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다. 11월 하순에 천둥 번개가 많이 치고 날씨가 추워지면 기름기가 오른 방어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데, 무와 함께 조린 ‘방어조림’ 등은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순무에 방어 살을 끼워 넣어 절이는 ‘가부라즈시’는 가나자와의 특산품이다. 이시카와현에서는 11월6일부터 게에 대한 조업금지가 풀려, 그때부터 오미초시장에서는 가게마다 새빨간 대게가 일제히 선을 보인다. 가나자와에서는 대게 수컷은 즈와이가니, 그보다 작은 암컷은 고바코가니라고 부른다. 맛있는 어패류 덕분에 가나자와에는 생선초밥이나 회전초밥 가게가 많으며, 그 맛은 전국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나자와시내에는 3곳의 찻집거리가 있는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히가시 찻집거리다. 찻집이란 예능기생들이 무용이나 연주를 공연하며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로, 에도시대에는 게이샤의 춤이나 음악을 즐기는 장소였다. 지금도 시내의 요릿집 중에는 게이샤와 어울려 일본식 방에서 일본정원을 감상하면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고급 요정도 있다. 히가시 찻집거리로 들어서면 나란히 늘어선 2층 목조 건물들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곳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가나자와는 교토, 마쓰에와 함께 일본 3대 과자 생산지로 꼽히는 곳이다. 에도시대(1603~1867) 때 마에다가가 다도를 장려하였기 때문에, 이 다도에 빠뜨릴 수 없는 과자 산업도 더불어 발달했다. 화과자는 쌀과 팥, 설탕 등의 원료를 고도의 기법으로 가공하여 사계절 풍물을 묘사하는 모양으로 만들어낸 것이며, 설이나 결혼 등 경사스러운 날을 위한 특별한 과자도 발달했다. 가나자와의 과자 중에는 38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는 유명 상표의 과자도 있고, 양과자의 원료와 기법을 도입한 과자 등 다양한 화과자를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화과자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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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가는 길 인천국제공항에서 고마쓰 공항까지 약 1시간35분 걸린다(주 4회 운행).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셔틀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음식점이나 숙박시설 등 기타 자료는 일본 정부관광국(JNTO)에서 구할 수 있다.
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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