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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와테-히라이즈미, 헤이안시대의 극락정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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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는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사찰 쥬손지의 츠키미사카. 오래된 삼목나무가 울창한 산책길.

히라이즈미
헤이안시대의 극락정토


역사는 승리한 자에 의한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으로 전해지는 영웅들도 있게 마련이다. 중국 한나라를 건국한 유방에게 패한 항우의 초인적 모습을 기억하는가 하면, 유비·관우·장비·제갈량을 주인공으로 삼은 <삼국지연의>가 그러하다. 일본에는 요시츠네란 인물이 있다.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그는 아름다운 미소년으로, 뛰어난 전략가로, 비운의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일본인들의 동경에 힘입어 그는 최근에도 타키자와 히데아키를 비롯한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한 NHK 대하드라마 <요시츠네>와 국내에서도 정식 한국어판이 발매 중에 있는 만화 <차나왕 요시츠네>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요시츠네는 젊은 시절과 패퇴한 후에 일본 북동북 지방의 오슈에 의탁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지역에 번성했던 문화 히라이즈미 또한 색다른 매력을 지닌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이와테현 www.pref.iwate.jp


‘히라이즈미’의 역사적 배경 

일본 역사에도 전쟁과 분열의 시대가 있지만 언제나 그 중심에는 천황이 존재했고, 정치와 문화는 교토, 에도(도쿄) 등을 축으로 이어져 왔다. 반면에 헤이안 시대, 혼슈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오슈에서 독자적으로 번성했던 후지와라씨의 4대에 걸친 통치와 독자적인 문화는 일본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유적지인 이와테현의 히라이즈미에서는 일본적이지만, 교토 등에서 봤던 익숙함과 어딘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와테현은 12세기에 조성돼 오늘까지 이어져 오는 히라이즈미의 문화유적과 삼림 등을 또다시 후대에까지 지속 보호하기 위해 최근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헤이안 시대에도 그렇고 오랫동안 혼슈의 동북지방은 역사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불현듯 동북지역의 오슈가 번성한 배경에는 이 지역의 재력과 유능한 지도자가 있었다. 오슈는 금이 풍부해서 중국과의 무역 교환물로 이곳에서 채굴되는 금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다량으로 보유한 금을 중앙 조정에 고스란히 내어주기만 했다면 오슈는 단지 전원이 아름다운 일개 시골로 머물렀을 것이다. 11세기 말에 오슈의 지도자가 된 후지와라노 기요히라는 이 금을 이용해 힘을 기르고, 외부와 전쟁이 없는 약 100년간의 평화의 시대를 연다.

이러한 평화 속에 오슈의 독특한 문화를 꽃 피운 히라이즈미 문화는 후지와라씨가 꿈꾼 현세의 극락정토였다. 당시 일본에도 정토신앙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히라이즈미 문화는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극락정토로 왕생하기보다 현세에 극락정토를 만든다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 만들어진 쥬손지와 모츠지는 바로 이와 같은 사상이 잘 반영돼 있는 사찰들이다. 

기요히라에 이어 2대 후지와라노 모토히라, 3대 후지와라노 히데히라 등도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전국적으로는 타이라씨와 미나모토노 요시나카,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후지와라노 히데히라 등이 4강을 이뤘고, 요리토모를 견제하기 위해 그와 대립점에 있었던 요시츠네를 보호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4대 후지와라노 야스히라는 요리토모를 의식해 요시츠네를 죽였으며, 그 자신도 요시츠네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요리토모에게 멸망당한다.


1 곤지키도의 본당. 진짜 황금으로 도금돼 있는 이곳은 12세기 당시에 번성했던 히라이즈미 문화의 대표적 상징이다. 단 아래에는 후지와라 가문의 지도자 3인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2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 연인. 쥬손지는 불교사찰이지만, 신사 구역도 있다 3 쥬손지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아미타여래좌상 4 에사시 역사 테마파크, 후지와라 가문의 저택을 재현하고 있다 5 쥬손지 본당 6 건축물부분 국보 1호, 곤지키도 7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빈다 8 단풍의 계절을 맞이해 곱게 물든 쥬손지 9 돌을 쌓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10 하이쿠의 명인, 마쓰오 바쇼가 앉아 창작을 했다고 전해지는 전망대

세계자연·문화유산 후보 ‘히라이즈미’

오슈의 후지와라씨 4대에 걸쳐 형성된 히라이즈미 유적은 주요하게 대규모 불교 사찰인 쥬손지와 지금은 최소한의 유적과 터가 남아 있는 모츠지, 무료코인, 큐간지자이오인 정원, 긴케이산, 야나기노고쇼 유적지, 다카다치 기케이도, 닷코쿠노 이와야 비샤몬도 등을 포함한다.

쥬손지는 본래 천태종의 총본산, 히에이산 엔략쿠샤의 자각대사 엔닌이 850년경에 이와테현 남부에 위치한 칸잔 자락에 설립한 사찰이다. 법화경을 기본으로 밀교, 정토종, 선종 등을 교리로 한다. 후지와라노 기요히라는 11세기에 전란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극락왕생을 빌고자 1126년 대대적인 정비를 명하고, 다보탑, 대아미타당, 곤지키도 등 40여 개의 불당을 세웠다. 

모츠지는 모토히라와 히데히라 부자에 의해 새롭게 조영된 사찰이다. 쥬손지가 웅장한 풍모를 지니고 있다면, 모츠지는 섬세하고 미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점이 대조적이다. 히라이즈미의 흥망성쇠와 운명을 같이한 곳으로 후지와라씨의 멸망 이후에 화려했던 가람 중심부가 소실됐다. 하지만 사찰 내에 자리한 호수와 정토식 정원의 흔적은 여전히 특유의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 밖에 무료코인은 히데히라가 교토 우지의 뵤도인 호오도를 모델로 건립한 사원으로 아미타당을 중심으로 가람이 구성돼 있다. 모츠지와 마찬가지로 후지와라씨 멸망 후 소실됐으나, 당 터와 연못 터 등이 남아 있다. 큐간지자이오인 정원은 호토히라의 부인이 건립한 사원으로, 모츠지와 같은 정토식 정원이 조성돼 있다. 다카다치 기케이도는 미나모토노 요시츠네가 속세의 번뇌를 잊기 위해 즐겨 찾던 다카다치 인근에, 센다이 4대 영주 다테 츠나무라가 요시츠네를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히라이즈미역에서 내리면 쥬손지, 모츠지 등 주요 유적지를 순회하는 기간한정 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오는 11월30일까지 1일 승차권은 300엔이고, 1회 승차시에는 140엔이다. 단체 관광 및 차량 대여로 방문했다면 쥬손지의 경우 경내의 높은 지역에 해당하는 금색당에서 관람을 시작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택하면 체력적으로 한결 쉽다.


일본의 국보 1호 ‘곤지키도’

쥬손지는 오늘 날에도 천태종의 동북 대본산으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20여 개의 주요 불당과 보관소, 신사 등으로 구성돼 있어 전체를 둘러보기만 하는데도 약 2시간여 이상이 소요된다.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일본의 국보 1호 곤지키도, 즉 한자로 읽으면 금색당이다. 금색당이라는 이름처럼 당 내부에 들어가면 황금으로 입혀져 있는 휘황찬란한 불당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대체로 남대문이 국보1호임을 안다. 또 첫 번째라는 의미에 상징성을 부여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일본인들을 일본의 국보1호가 무엇인지 모른다. 일본 문화청에서 지정하고 있는 국보는 한국과는 다르다. 건축, 조각 등 분야별로 국보를 색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국보 1호로 알고 있는 교토의 반가사유상은 조각부분 국보 1호이다. 그리고 쥬손지의 곤지키도는 건축물 부분의 국보1호이다.
고대 인도인들은 극락정토를 금빛 세계로 인식했는데, 곤지키도는 금과 칠기공예, 자개 등의 장식으로 고급스럽게 구현하고 있다. 곤지키도는 쥬손지 내에서도 히라이즈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왔으며 헤이안 시대 문화와 불교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불당의 주인공은 가장 중앙 뒤편에 놓여 있는 아미타여래좌상이다. 온화한 표정과 부드러운 황금 피부 등이 기품을 느끼게 한다. 바로 양옆에는 관음보살입상과 세지보살입상이 각각 자리한다. 또 양옆으로 육지장보살입상이 위치하며, 정면에는 지국천과 증장천이 수호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불교양식과 비교해 보면 더욱 흥미롭다.

곤지키도와 쿄조, 본당을 내려오면, 요시츠네를 따랐던 대표적인 영웅으로 꼽히는 벤케이의 사당을 만날 수 있다. 또 쥬손지 입구 인근에는 벤케이의 묘도 위치한다. 벤케이는 본래 교토의 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무사의 칼을 빼앗는 괴인이었으나, 요시츠네에게 패한 후 한결같이 요시츠네와 함께한다. 이 일화는 요시츠네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전통극 등에서도 인기 소재로 쓰이고 있다. 

벤케이사당과 가까운 곳에는 또한 일본 전통시 하이쿠의 명인 마쓰오 바쇼가 앉아 시작(詩作)을 한 곳으로 전해지는 전망대가 위치한다. 사찰 입구부터 이곳까지는 언덕길이기 때문에 전망대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기에도 좋다. 언덕길은 400여 년 이상 된 삼목나무가 늘어서 있어 다소 숨이 차긴 해도 운치 있게 산책할 수 있다. 이름도 ‘달을 보는 언덕’이라는 의미의 츠키미사카이다.
관람시기 연중무휴. 아침 8:00~오후 5시(11월11일~3월까지는 아침 8:30~오후 4:30)  관람료 어른 800엔, 고교생 500엔, 중학생 300엔, 초등학생 200엔


1 종이에 각자의 소원을 담아 본다 2 일본의 대표적 시인, 마쓰오 바쇼 3 유적지에 자신의 이름 남기기. 직접 새기지 않고 종이에 써서 붙이는 모습이 이채롭다 4 모츠지의 연못. 당시에 유행했던 정토정원의 아름다움이 잘 나타나 있다


극락정토를 표현한 옛 정원

모츠지는 사찰로 지어졌지만 히라이즈미의 정토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히라이즈미의 멸망과 더불어 급격히 소실됐기 때문에 현재 남은 것은 옛 터와 연못 정도이다. 하지만 쥬손지와 비교되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경치를 축소해 자신의 뜰 안에 들여놓고 감상하는 일본정원의 기본원리를 바탕으로, 헤이안 중기 이후 보급된 정토 신앙 역시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정토정원이라는 양식으로 거듭난다. 뵤도인은 정토양식의 정점으로 남쪽으로 낸 문으로 들어가면 연못이 있고, 그 중앙에 섬을 만들고 무지개 다리로 연결한다. 유명한 교토의 금각사 역시 정토정원 양식에 따라 만들어진 건물이며, 모츠지 또한 교토의 정토정원을 모방하고 있다. 

모츠지 역시 한가운데 커다란 연못이 자리하고, 연못 한가운데에 인공섬이 위치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물 한가운데 자리한 돌 무더기로, 유독 튀어나와 있는 부분은 여성적 온화한 바다를 상징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돌들이 모여 있는 곳은 거친 바다를 각각 형상화한다. 이렇듯 돌덩어리 몇 개로 일본의 바다를 전체를 형상화하는 것을 시도했다. 

연못 한편에는 연못에 물을 대는 유수가 흐르고 있다. 유수에는 풍수에 따라 물이 흐르게끔 옥석을 배치해 놓고 있다. 당시의 다양한 사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 놓은 것인 만큼, 일본인들은 이를 감상하고 감탄한다. 꽃이 피고 단풍이 물드는 시기에는 귀족들이 유수에 술잔을 띄어 멈추는 곳에 앉은 이가 하이쿠를 읊조리고 술을 마시는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사찰 전체는 정토정원을 구현하고 있지만, 정작 본당의 본존은 약사여래이다. 이는 내세의 극락정토가 아닌, 현세의 극락정토를 추구하는 히라이즈미의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본에 전래된 불교 역시 토착신앙 등과 결합했는데, 가장 큰 고통인 병을 치유해 주는 약사여래야말로 현세에 가장 필요한 부처인 셈이다.
관람시기 연중무휴. 아침 8:30~오후 5시 (11월5일~4월4일에는 30분 일찍 닫는다)  관람료 어른500엔, 고교생 300엔 초중생 100엔


5 조각같은 게이비케, 장대에 의지해 배유람을 할 수 있다 6, 7 에사시 역사 테마파크, 후지와라씨가 정무를 보던 모습과 당시의 유물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후지와라의 역사공간을 재현

이와테현 에사시시에는 역사공원 에사시 후지와라노 사토가 테마파크로 조성돼 있다. 히라이즈미 문화를 일궈낸 후지와라 집안의 주요 건물들과 오슈에 의탁했던 요시츠네와 벤케이가 기거했던 장소 등을 재현해 놨다.
중앙에는 후지와라씨들이 오슈의 정무를 보던 정청이 위치한다. 또 건물의 왼편에는 요시츠네관과 벤케이관이 차례로 위치한다. 정청의 좌편에는 요시츠네와 관련된 다양한 장소들을 꾸며놨다. 정청의 뒤편으로는 정토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내실이 마련돼 있다. 또 내실에서 좀더 걸으면 곤지키도가 위치하는 등 히라이즈미를 전체적으로 축약하고 있다.
덕분에 이곳은 NHK 대하드라마 <요시츠네>의 촬영지로 사용됐을 뿐 아니라, 또 다른 대하드라마 <풍림화산>, 영화 <음양사>, <젠> 등이 촬영되기도 했다. 현재에도 내년 초부터 방영이 예정돼 있는 NHK 대하드라마 <천지인> 촬영이 한창이다. <천지인>은 동명원작 소설을 드라마화 하는 작품으로 전국시대 우에스기의 참모이자 지략가로 유명한 나오에 가네츠구의 생애를 다룬다. 츠마부키 사토시가 주인공 가네츠구역을 맡았으며, 친구인  이시다 미츠나리역에 오구리 슈운  등이 출연해 화제다.
관람시기 연중무휴. 아침 9시~오후 5시(11~12월은 오후 4시까지)  관람료 어른 800엔, 교교생 500엔, 초중생 300엔


자연이 빚어낸 조각품 ‘게이비케’

뱃놀이 하면 초호화 크루즈나 유람선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이다. 하지만 삶의 애환이 담긴 뱃사공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있고, 긴 장대 하나에 의지해 유유자적 움직이는 배가 있다. 이 배에 오르면 주변의 경치가 얼마쯤 느리게 지나가고, 뭐든지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으로부터 얼마쯤 여유로워진다.
강의 침식으로 생긴 약 2km의 게이비 계곡(케)을 따라 단애의 절경을 감상한다. 100m에 이르는 단애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훨씬 깎아지를 듯 높게 느껴진다. 미리 예약을 해, 도시락이나 간단한 간식 등을 배 위에서 즐겨도 좋다.
한참 계곡을 거슬러 게이비케의 끝에 다다르면 잠시 배에서 내려 산책을 하게 된다. 그곳에는 각각 ‘복’, ‘장수’, ‘운’, ‘인연’ 등이 새겨져 있는 기원의 조각을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구멍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 조각을 던져 넣기 위해 애써 보지만 꽤 먼 거리여서 쉽지만은 않다.
되돌아오는 길에는 뱃사공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도, 구슬픈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으로 통하는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관람시기 연중무휴 (악천후 시 운행 불가), 여름엔 오전 8:30~오후 4:30, 겨울엔 오전 9:00~오후3:00(일조에 따라)  관람료 어른 1,500엔, 고교생 1,200엔, 중학생 1,000엔, 초등학생 800엔, 유아 100엔


이와테현, 드라이브가 즐거운 길 

운전을 하지 않는 이상 차만 타면 잠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멀미 때문이거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무언가를 하기에 마땅치 않아서일 수도 있다. 이와테현은 아직 한국과의 직항노선은 개설돼 있지 않다. 때문에 이웃한 아오모리공항과 아키타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관광버스에 탑승한 후 목적지까지 2시간여 정도 걸린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을 때 평소와 마찬가지로 잠을 청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창밖으로 펼쳐진 예쁜 풍경에 잠이 싹 달아났다. 결국 운전석 옆에 위치한 보조석에 앉아, '아오모리공항→시즈쿠시이프린스호텔', '고이와이농장 부근', '시즈쿠시이프린스호텔→아키타공항' 가는 길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1 앗피고원리조트, 고이와이농장 이와테현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이와테산은 마치 남산처럼, 에펠탑처럼, 문득 창밖을 볼 때마다 보인다. 특히 시즈쿠시이프린스호텔과 고이와이농장 인근에서 보는 이와테산의 모습은 웅장하고 멋지다 

2, 6 시즈쿠시이프린스호텔→아키타공항 집 모양이 다르듯이 철교나 터널의 모습도 한국과 달라 찰칵 

3 시즈쿠시이프린스호텔→아키타공항 국도로 달리다 보면 군데군데 마을이 보인다.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전원 풍경의 실물을 보는 것 같다 

4 아오모리공항→앗피고원리조트 앗피리조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아오모리공항과 아키타공항 모두 접근성이 좋으며, 시내까지 나가기에도 좋다. 골프와 스키, 농장체험, 트레킹, 온천 등이 어우러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다 

5 고이와이농장 고이와이농장은 본래 허허벌판이었던 곳을 사람의 힘으로 개척한 곳이다. 낙농업과 농작물 재배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생산하는 우유, 치즈, 소프트아이스크림 등도 인기가 높다






Iwate Style

>>> 테츠쿠리(수공예촌)

이와테현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생산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테츠쿠리를 꼽을 수 있다. JR모리오카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며, 장인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특산품을 취급하고 있다. 모리오카 레멘(냉면), 난부 센베이, 전통 주조장 ‘난부 도지’ 역사관, 향토인형 차쿠차쿠 우맛코, 이와야도 서랍장, 직물공예품 등 수공예품을 생산하고 있어, 품질도 좋고 무엇보다 이쁘다.
tezukurimura.com



1 띠별로 만들어 놓은 앙증맞은 수공예품 인형 2 난부 주조 역사관 3 공방에서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며, 수공예품 특유의 매력이 있다 4 센베이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5 관광객들을 위해 철기로 만든 기념품

>>>  모리오카 레멘 만들기 

보통 일본 하면 라멘(라면)을 떠올리지만 이와테현에서 자랑하는 면음식으로 모리오카 레멘(냉면)을 추천한다. 이와테는 인기 벼 품종 히토메보레뿐 아니라 메밀과 밀 등 다양한 잡곡을 생산하고 있다. 모리오카 레멘은 한국의 냉면과 달리 밀가루와 녹말가루로 만들어 쫄깃쫄깃하다. 우리의 쫄면이나 중국 냉면이 생각나기도 한다. 오이와 무채, 달걀찜, 양지 외에도 김치, 파 등을 섞는 점도 이색적이다.
테츠쿠리에서는 모리오카 레멘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준비된 밀가루와 녹말가루 혼합물에 물을 섞고 치대어 반죽하는 것부터 면발을 뽑아내고 삶아 내는 작업 등을 모두 직접 해본 후, 각자의 취향대로 고명을 얹어 시식한다. 참가비 1인당 1,500엔 정도.

>>> 생활의 예술, ‘난부 주전자’

정수기와 전기포트로 뜨거운 물을 마시는 요즘, 주전자를 예전만큼 보지 못하게 된 것 같다. 더군다나 디자인의 요소를 강조한 주전자는 다소 요원하다. 온돌을 쓰는 한국과 달리 방 한가운데 화로를 배치해 난방을 하는 일본생활에서 주전자는 우리의 청자나 백자처럼 예술로 승화돼 왔다. 난부 봉건시대부터 발달해 온 주전자 조형 기술은 이와테현이 자랑하는 예술품이다. 주전자마다 각기 다른 모양과 색감, 다채로운 무늬들이 충동구매욕을 불러일으킨다. 난부 주전자로 물을 끓이면 철 성분이 물에 녹아 들어가 차맛도 좋아지고, 철분이 부족한 여성에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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