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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아이하라 마사아키-호주의 표정을 담아내는 이야기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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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아이하라 마사아키 
호주의 표정을 담아내는 이야기꾼


아이하라의 첫인상은 푸근했다. 약간은 해진 점퍼와 덥수룩한 콧수염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까지 그에게서는 유명 사진작가로서의 아우라보다는 여행가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광활한 호주 영토의 태곳적 풍경을 담아낸 그의 풍경 사진과 일면 대조적이기까지 했다. 푸근한 인상은 그의 동심어린 내면세계의 반영이었고, 그의 동심은 20년간 호주를 열병처럼 사랑하게 한 동력이었다. 오는 2월, ‘풍림광산(風林光山)’이라는 주제로 한국에서 첫 전시회를 갖는 사진작가 아이하라 마사아키를 호주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만나 봤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호주정부관광청 02-399-6500 www.tourism.australia.com


1988년 첫 여행, ‘태즈매니아 친구’가 되기까지

아이하라 마사아키(Aihara Masaaki)가 호주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일본 광고회사에서 8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자리를 박차고 호주 땅으로 홀연히 떠나 3개월 만에 1만8,000km에 이르는 거리를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한 것이다. 아이하라는 당시를 회고하며 “당시만 해도 호주에는 아시아인들이 많지 않아 여행 중에 만나는 호주인들은 나를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고 심지어 ET라고 놀리기도 했다”고 말한다.

비교적 안정된 광고회사에서 샐러리맨으로 근무했던 아이하라는 88년부터 꾸준히 1년에 2~3차례 호주를 여행하며 때로는 사막에서 별을 보며 잠을 자기도 하며 ‘자연인’으로서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이하라는 “당시 일본에서는 상업 사진이 아닌 풍경 사진은 주목받지도 못했고 주변에서는 호주 풍경 사진을 찍어서 밥벌이나 하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인 호주에서 만난 자연의 신비와 일출, 일몰, 달과 별이 빚어내는 장관과, 호주인들과 쌓인 우정 덕분에 지금까지 20년 동안 호주에 매료돼 사진을 찍어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하라가 태즈매니아섬과 인연을 맺은 것은 호주 여행을 시작한 지 꼭 10년만인 1998년. 원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독특한 섬의 풍경에 압도된 그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태즈매니아의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태즈매니아관광청으로부터 ‘프렌드 오브 태즈매니아(Friend of Tasmania)’로 임명되기도 했다. 오는 2월 종각 영풍문고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출품작 중 60%가 태즈매니아의 풍경사진일 정도로 그의 태즈매니아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초록·흑백 표현력 탁월한 펜탁스 ‘애호’ 

아이하라가 사진가로서의 꿈을 처음 갖게 된 것은 14살 무렵. 당시 니콘 F2 모델을 구입하기 위해 카메라숍에 들렀을 때 가게 주인은 물론 모든 주변인들이 어리다고 비웃기도 했지만 “평생 사진을 찍는 사진가가 되겠다”는 아이하라의 일념은 더욱 굳어졌다. 학창시절 주말이면 일본의 철도, 기차역을 다니며 사진을 찍던 그는 중형카메라를 구입할 필요를 느꼈고, 펜탁스67모델을 최초로 구입해 펜탁스의 독특한 색감에 자연 풍광과 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중형모델인 펜탁스645 등을 이용했으며 지금까지도 펜탁스 중형카메라를 이용해 호주의 다이내믹한 풍경을 담고 있다.

또한 지난해 펜탁스 측에서는 새롭게 출시한 DSLR카메라 K20D 모델의 프로모션을 위해 아이하라에게 카메라를 제공하고 호주의 전역을 촬영하도록 후원했다. 아이하라는 “펜탁스가 K20D 모델을 최초 출시했을 때 일본은 겨울이었고 호주는 한여름이었기에 초록 계열의 표현력이 뛰어난 펜탁스 카메라로 태즈매니아의 풍광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었다”며 “펜탁스의 또다른 강점은 흑백사진에 매우 강하다는 점인데, 호주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을 매우 생생하게 찍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아이하라의 개인 블로그(aiharap.exblog.jp)를 방문해 보면 펜탁스 K20D를 비롯해, 후지필름 S5pro, 니콘 F2, F3, D200 등 다양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들은 아마추어 및 일반인들을 ‘기죽이는’ 프로 사진작가의 모습보다는 인간적이고 소박한 여행가의 일상이 담겨 있어 방문자들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만들어 준다. 



2월 영풍문고서 첫 전시회 개최

일본, 호주, 독일, 미국 등에서 전시회를 가져 온 아이하라가 한국에서의 사진전을 고려하게 된 것은 약 3년 전부터다. 당시 독일 쾰른에서는 세계 최대의 사진박람회 ‘포토키나(Photokina)’가 있었고 아리하라는 후지필름의 후원으로 작품을 전시했는데 박람회에 참가한 많은 한국인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한국에서의 전시회를 권고했다고 한다. 이후 지속적으로 기회를 찾던 아이하라는 태즈매니아관광청 일본·한국지부 아담 파이크(Adam Pike) 매니저의 도움과 호주정부관광청, 노던테리토리주관광청, 펜탁스 측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회를 갖게 됐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풍림광산(風林光山)’으로 ‘풍’은 태즈매니아의 청량한 바람을, ‘림’은 세계자연유산인 태즈매니아의 자연을, ‘광’은 호주 대륙이 뿜어내는 열정을, ‘산’은 크레이들산과 울룰루, 에어즈록 등을 상징하고 있다. 아이하라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사무라이 정신을 상징하는 ‘풍림화산(風林火山)’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넌지시 알려준다.
한편 아이하라는 “향후 몇십년간은 호주를 더 여행하며 사진을 찍을 계획이고 궁극적으로는 달에 가서 달 사진을 찍고 싶다”며 소년 같은 바람을 밝혔다. 사진 철학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순한 풍경사진이 아니라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는 지구의 표정을 담아내는 것이 나의 작업” 이라며 자신을 “호주 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 이라고 표현했다.

전시회는 오는 2월6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각 영풍문고 갤러리에서 진행되며 풍경 사진 30점과 흑백 인물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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