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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감귤 드시러 제주에 옵서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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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드시러 제주에 옵서예”

제주에 도착하니 하늘이 잔뜩 찌뿌드드하다. 그러더니 이내 눈발이 날린다. 제주 하늘을 가득 메우고 눈발이 어지러이 흩날리지만 땅 위에는 쌓이지 않는다. 길가엔 키가 훌쩍한 야자수들과 감귤나무들이 즐비하고 눈 대신 땅에 떨어지는 건 감귤들이다. 툭툭 여기저기 바닥에 떨어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겨울 제주의 거리에는 눈이 소복히 쌓이기는 할까. 새콤한 감귤과 겨울 풍광이 유난히도 궁금한 한겨울의 제주를 찾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삽화 제스   
취재협조  감귤박물관 064-760-6400  www.citrusmuseum.com


감귤박물관

2005년 2월25일은 제주 감귤에게 있어 역사적인 날이다. 제주 감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감귤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된 건지, 그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 건지 제주 감귤에 관한 모든 정보를 총망라하여 한눈에 볼 수 있는 감귤박물관이 개관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신효동 월라봉 가는 길에 자리잡고 있는 감귤박물관에서는 그야말로 제주 감귤의 세계를 한눈에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감귤박물관은 테마전시실, 세계감귤원, 아열대식물원, 민속유물전시실, 기획전시실 등으로 나뉘어 짜임새 있게 운영되고 있는데 우선 테마전시실에는 감귤의 역사와 종류, 재배법 등과 지금까지 감귤 재배와 유통과정에서 사용되었던 도구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세계감귤원에서는 제주 감귤뿐 아니라 세계의 감귤 품종들도 만나 볼 수 있는데, 온실에 들어서면서부터 솔솔 풍겨 오는 감귤 향에 절로 흐뭇해진다. 이곳에는 140여 종 정도의 감귤 품종이 전시되고 있으며 제주 재래종은 그중 13종. 진짜 제주 품종은 병귤(열매가 호리병처럼 생겨 병귤이라 불리움)로 추정된다고. 

수많은 종류의 감귤나무를 구경하다 출출해지면 감귤로 쿠키와 머핀 등을 만드는 감귤체험학습장이 있어 체험 및 시식이 가능하다. 그 밖에도 감귤로 여러 가지 상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많이 알려진 감귤초콜릿과 감귤 향수 외에도 천금향이라고 부르는 감귤 치약도 있어 신기함을 금할 수 없다. 그 외에도 감귤을 응용한 여러 가지 상품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체험마당에는 체험학습장 이외에도 웰빙체험, 3D입체영상체험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현재 제주 전체 인구 중에서 45~50%, 서귀포에서 70%가 감귤업에 종사한다고. 그만큼  예전에는 감귤나무로 자식 대학 공부까지 시켰다고 해서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감귤박물관 주소 서귀포시 신효동 산 1번지(월라봉 공원 내)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  문의 064-767-3010~1 www.citrusmuseum.com  체험학습장 이용요금 4~5인 1팀 3,000원(머핀은 4인 1팀)  이용시간 오전 9시~10시30분, 오후 1시30분~4시(주말은 예약 필수)


아열대식물원

감귤박물관에서 언덕을 살짝 내려가면 아열대식물원이 보인다. 감귤박물관에서 함께 운영 중인데 그 규모가 작지 않다. 지난 12월1일 개관한 아열대식물원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바오밥나무, 원종고무나무 등 297종 7,000여 그루의 꽃과 과일나무를 비롯해 행잉파고라, 인공폭포 등을 갖추고 있다. 

커다란 온실, 유리로 된 식물원에 들어서면 햇볕이 쨍한 여름날의 기분이다. 바오밥나무와 고무나무 등 키가 큰 종들이 먼저 햇볕을 받고 서 있다. 여기서 제일 인기가 좋은 종은 키가 제일 큰 바오밥나무가 아니라 크기가 손톱만해 땅에 붙어 있는 ‘리톱스’라는 선인장. 손톱만 한 선인장에 꽃이 피면 그야말로 흙 위에 꽃이 뿌려진 것 같아서 관람객들에게 인기만점이라고. 아열대 식물 중에는 열매를 맺는 식물들이 많은데 바나나, 파인애플, 구아바 외에도 ‘빵나무’까지 오만가지 기기묘묘한 식물군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따뜻한 아열대식물원에서 달달한 열대의 과일향에 취하니, 이대로 서귀포 앞바다에서 수영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암기념관

제주 서귀포의 아름다움 때문일까. 서귀포 한자락한자락마다 예술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은 90 평생을 오직 ‘먹고 잠자고 쓰면서’ 3,000년에 걸친 서예고전의 재해석에 몰두했다. 이러한 그의 연구는 소암체(素菴體)로 표출되면서 그의 글 하나하나가 시처럼, 그림처럼 한 폭의 풍경이 되었다. 소암은 소전 손재형, 일중 김충현, 검여 유희강 등과 함께 한국 근현대 서단을 이끈 거장 중 한 사람이다. 그를 기념한 기념관이 2008년 10월4일 개관했다. 

그의 글씨를 보고 있자니, ‘달아달아’라는 글씨를 보는데 달이 떠 있는 것 같고, ‘OX’뿐이라는 글씨를 보는데 ‘인생은 ox이지’ 하는 생각이 들며 머리 속에 많은 생각들이 떠다닌다. 다시 보니  ‘OX뿐’ 이라는 글 아래 양주 ox 한 병이 자리하고 있다. 생전에 그가 가장 좋아한 술이란다. 그가 술 이름만을 쓰진 않았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한참 웃음이 난다. 벽에 온통 글씨들인데, 글씨들이 살아 움직인다. 얼마나 많은 생각과 마음이 담겼으면 글씨가 풍경 같고 마음 같을까.
주소 서귀포시 서귀동 157-2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064-733-6336

이중섭미술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많은 화가 이중섭은 서귀포에서 1951년 1월부터 12월까지 머물렀다. 이중섭미술관은 2003년 7월29일 개관했는데 미술관은 여러 곳에 흩어져 소장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이 돌아올 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중섭은 1평 남짓한 방에 네 식구가 함께 살면서 ‘서귀포의 환상’, ‘게와 어린이’,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미술관 앞쪽에는 그의 생가가 남아있는데 정말 손바닥만하다. 그래도 그곳에서 4명의 식구가 행복했다니 그의 삶 중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그의 그림들 중 게와 물고기 그림이 많은 건 15분쯤 걸어나가면 보이는 바닷가에서 아이들과 함께 게와 물고기를 많이 잡아 먹어서란다. 그토록 가족을 그리워하며 41세의 젊은 나이에 힘겨운 세상을 등진 그의 작품들을 그가 살았던 곳에서 볼 수 있어 사뭇 감동적이었다.
그의 자화상 앞에 서니 미술책에서만 봤던 그것과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그의 자화상인데 그 눈 안에 그의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것 같다.
주소 서귀포시 서귀동 532-1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문의 064-733-3555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

서귀포 동쪽에 자리한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는 올인하우스로 유명하며,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가 그대로 보존되어 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본래는 섬이었는데 육계사주로 인해 본토와 연결된 육계도이다. 그 가는 길에 옛날, 해녀들이 겨울에 불도 쬐고 옷도 갈아입던 ‘불턱’도 보이고 그 바다 색은 초록, 연두, 파랑 등 여러가지 색이 어른거린다. 섭지코지 올라가는 길은 왼쪽에는 온갖 들꽃과 풀들이 자라고 있고, 오른쪽에는 갈대와 바다가 어우러져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올인하우스의 십자가가 보일 때쯤 모습을 드러내는 봉수대와 바다 쪽의 하얀 등대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롭다. 

성산일출봉은 바다에서 올라온 산이다. 바위 봉우리가 99개로 그 넓이는 3만 평방미터. 오르는 길은 일출봉에 도착하면 거기가 하늘의 시작일 것 같은 기분이다.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제일 먼저 하늘에 닿을지도 모르겠다. 성산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응화구로 분화구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해안절벽을 따라 화산 분출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퇴적 구조들이 잘 관찰되어 화산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기도 하다. 성산일출봉은 한라산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성산일출봉 우뭇개 해안에서는 매일 오후 1시30분, 3시에 <해녀 물질>을 상시 공연하고 있다. 해녀 노래와 물질을 재현하고, ‘숨비소리’라는 해녀들이 바다 위로 올라와 토해내는 긴 숨소리도 들어 볼 수 있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약 5,600여 명의 해녀들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섶섬에 가고 싶다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먹을거리가 풍부한 제주는 그 어디에 가든지 성공한 여행이다. 그중 섶섬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섶섬은 숲섬이라고도 하는데 제주 자생식물들이 많이 자생하는 섬이기도 하지만, 고양이와 토끼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다. 도대체 고양이와 토끼는 섬에 어떻게 들어간 걸까. 짠맛 나는 바다를 헤엄쳐서 갔을까, 비가 많이 오는 날 떠내려 갔을까. 고양이들과 토끼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다. 다음에 제주를 다시 방문하면 꼭 섶섬을 가 보고 싶다. 이중섭미술관과 소암기념관에서 문섬, 범섬, 섶섬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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