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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차여행-철로 따라 흐르는 여행, 토스카나 · 움브리아 ③Assisi"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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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www.raileurope-korea.com
Grand Hotel Mediterraneo  www.hotelmediterraneo.com


City in Umbria 
Assisi

성 프란체스코의 성지(聖地), 그리고 골목길

아시시는 가톨릭 신도들에게 있어 성지순례의 주요 코스로 각인되어 있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창설자인 성자 프란체스코, 그리고 성녀 클라라의 고향이자 주 활약무대였기 때문. 물론 ‘가톨릭’이라는 테두리 밖을 벗어나서 보더라도 아시시는 멋진 여행지이다. 수바시오산 중턱, 고도에 자리잡은 이 도시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을 꼽자면, 바로 소소한 동네의 뒷골목이라 하겠다. 금방이라도 성장(盛裝)한 중세인들이 걸어나올 것만 같은 골목골목은 아직까지도 과거의 ‘힘’을 충만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세계 화폐가 있다”  아시시 역내 바

피렌체와 같은 토스카나 영토 내에 있는 피사, 시에나에 비하자면 아시시는 비교적 ‘장거리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시간 반 남짓 동안의 여독을 풀 겸, 아시시 역 안에 있는 바에 들렀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익숙해져 버린,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홀짝이며 무심코 바라본 바의 리셉션 위쪽에는 세계 각지의 지폐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권의 화폐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우리나라 돈도 있을까?’ 괜한 호기심이 동해 곰곰이 살펴보니, 아직까지는 큰 유명세를 치르지 않아서일까 눈에 띄지 않았다. 커피값을 치르며 천 원짜리를 함께 내밀었다. 손짓발짓으로 ‘화폐 컬렉션’에 넣어 달라고 하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위에 붙여 둔다.  아시시역을 찾을 예정인 독자라면 한번쯤 눈여겨봐 주시길.


아시시의 두오모  성 루피노 성당

산 중턱에 자리잡은 아시시 시내로 들어가려면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다시 이동해야 한다. 10여 분 남짓 흘렀을까, 이윽고 갈색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올린 성채가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려, 성벽 안쪽 아시시 시내로 들어선다. 제일 처음 조우한 건물은 아시시의 두오모인 성 루피노 성당. 1140년, 움브리아 고유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건물로 3세기 당시 주교였던 성 루피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성자 프란체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세례를 받은 것으로 잘 알려진 성당이기도 하다.


성녀의 성당 성끼아라 성당·전망대

성 프란체스코의 추종자이자 ‘제2회 프란체스코 수도회’인 ‘클라라회’의 창설자, 성녀 클라라를 기리기 위해 건축된 성 끼아라 성당. 건축양식 역시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의 양식을 일부 모방하여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에는 성녀 클라라의 시신이 안치된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가톨릭 신도 및 성직자들의 발길이 연중 내내 이어진다. 성 끼아라 성당 앞으로는 탁 트인 광장이 있는데, 그 왼쪽으로 아시시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1 중세시대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시시의 전경 2 아시시 역내 바. 잘 찾아보면 천 원짜리를 발견할 수 있다 3 성 루피노 성당. 2월 현재 내부 공사중이어서 입장할 수 없었다 4 성 끼아라 성당 전망대 5 성 끼아라 성당 외관 6 시청 광장의 미네르바 성당 7 지오토 천장 벽화 너머로 시청 탑이 보인다 8 성 프란체스코의 부모상 9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외관



 아시시의 중심부
시청 광장·미네르바 성당·지오토 천장벽화 

아시시의 중앙부에 위치한 시청 광장, ‘피아자 델 코무네’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시시의 오랜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광장 오른편에는 13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청 탑이 있으며, 바로 옆에 로마풍의 신전 건축물 위로 십자가가 세워진 이채로운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 신화의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를 모시는 신전으로 지어졌으나 현재에는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이다.
시청 탑과 미네르바 성당을 등지고 맞은편을 보면 역시 중세풍으로 건축된 여러 관공서 건물을 접할 수 있는데, 그중 한 천장에 지오토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성자가 자란 곳 끼에사 누오바

끼에사 누오바는 비교적 자그마한 교회 규모에 비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이채롭다. 이탈리아어로 ‘신교회’라는 의미인 ‘끼에사 누오바(Chiesa Nuova)’는 성 프란체스코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살던 거주지였다. 성당 바로 앞에는 성 프란체스코의 부모를 기리는 동상과, 고대 로마시대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우물터가 남아 있다.


성자가 잠든 땅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건물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빼어나다.
사방을 에워싼 벽과 까마득히 높은 아치형 천장, 어디를 둘러보아도 프레스코화로 촘촘히 덮여 있다. 중세 당시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혔던 지오토, 로렌체티, 치마부에 등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레스코화는, 단지 그림을 꼼꼼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기독교사(史)를 짐작케 할 만큼 정밀하게 제작되었다. 성당 내부는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서도 드물게 ‘촬영 금지’ 구역이다.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지하에는 성 프란체스코의 유해가 안치되어 순례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매혹의 공간 아시시 뒷골목

결코 아시시의 ‘조연’이 아닌, ‘주연’급으로 단연 추천하고픈 명소는 아시시 구석구석에서 흔히 조우할 수 있는 골목길이다. 울퉁불퉁 거칠게 완성된 듯한 아시시의 뒷골목은 특별한 목적이나 주제 없이, 거닐기만 해도 여행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소박한 매력을 듬뿍 선사하기 때문이다.

아시시, 어떻게 갈까?

피렌체 중앙역(Stazione SMN)에서 아시시역까지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 배차 간격은 하루 5회 남짓으로 비교적 편수가 많지 않으므로 미리 타임테이블을 체크한 후 역에 나갈 것을 추천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30분~2시간50분 안팎으로, 아무래도 다른 주(洲)로 이동하는 것이다 보니 다른 지역들에 비해 이동시간이 긴 편. 유레일패스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예약티켓(Reservation Ticket)’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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