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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차여행-철로 따라 흐르는 여행, 토스카나 · 움브리아② Siena,Pisa"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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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es in ToscanaⅡ 
Siena


중세시대에 멈추어 서다

시에나는 이탈리아인들 사이에서 ‘움벨리꼬(Umbellico)’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이탈리아어로 ‘배꼽’이라는 의미로, 이탈리아 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한 시에나의 위치를 말해 준다. 도시의 역사는 고대 에트루리아인의 건설에서 출발하지만, 중세시대 피렌체, 아레초 지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르네상스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그 당시가 시에나의 전성기였다 할 수 있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www.raileurope-korea.com,  
Grand Hotel Mediterraneo  www.hotelmediterraneo.com

시에나 여행의 ‘중심’ 피아자 델 캄포

‘캄포 광장’은 시에나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명소이다. 중세시대 이래 현재까지 시에나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푸블리코 궁전’, 높이 88m(피뢰침 높이까지 계산하면 102m)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탑인 ‘만자의 탑’을 비롯해 중세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둥글게 에워싼 넓은 부지의 광장은 관광객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광장은 부채꼴 모양으로, 9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4세기 당시 시에나 정부 중앙간부 9명을 상징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또한 캄포 광장에서는 1283년부터 시작된, 매년 7월2일과 8월16일 총 2회 개최되는 경마 경주가 아직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푸블리코 궁전 정면에는 1342년 만들어진 ‘가이아 분수(Fonte Gaia)’가 있다. 중세 당시 시민들의 식수대 역할을 했다는 가이아 분수 왼편 구석에는, 아직까지도 음용 가능한 지하수가 끊이지 않고 흐르며 오늘날까지 여행자들의 목을 축여 주고 있다.

토스카니 건축의 아름다움 두오모

캄포 광장에서 빠져나와 펠레그리니 거리(Via Dei Pellegrini)를 따라 왼쪽길로 가다 보면 곧 시에나의 두오모를 만날 수 있다.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 두오모는 피렌체와 마찬가지로 토스카니 지방에서 나는 파스텔톤 대리석으로 건축,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매력을 도도하게 뿜어낸다. 


1 시에나의 두오모. 현재 공사 중이다 2 푸블리코 궁전과 만자의 탑 3 피아자 델 캄포는 주민들의 쉼터로도 사랑받는다. 광장에 편하게 드러누운 연인들 4 피아자 델 캄포에 자리잡은‘가이아 분수’


시에나, 어떻게 갈까? 

피렌체 시내에서 시에나로 가는 직통버스도 있지만, 시간으로나 편리함 등을 고려하자면 역시 기차가 최상의 선택이다. 피렌체 중앙역(Stazione SMN)에서 시에나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 배차 간격은 하루에 5회 남짓이며, 특히 피렌체 출발시간 기준 막차가 오후 2시10분이므로  아침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시에나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편도 기준 1시간30분 남짓. 유레일패스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때에 따라 유레일패스 소지자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예약 티켓(Reservation Ticket)’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참고하자.


Italian Bar = Coffee Shop!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물처럼 자주 마시게 되는 커피. 하지만 현지에서 ‘커피’를 마시려면 ‘커피숍’이 아닌 ‘바’를 찾아야 한다. 커피는 물론 과자, 음료수, 버스티켓까지 골고루 취급하기 때문에 동네마다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숍이기도 하다. 또한 이탈리아의 맛있는 에스프레소는 좋지만, 쓰디쓴 그 맛에 적응하기 어려운 ‘초보 커피 마니아’라면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을 소량 올린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추천한다. 맛은 다소 중화되었으되 에스프레소 특유의 커피 맛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가격은 에스프레소와 거의 동일한 1.5유로 안팎으로 저렴한 편.


Cities in ToscanaⅢ 
Pisa


피사에는 사탑‘도’ 있다

‘피사의 사탑’. 학창시절 내내 과학 교과서에서 보아 왔던, 갈릴레오의 ‘자유낙하의 법칙’ 페이지에서 빠지지 않는 그 이름. 그래서인지 으레 ‘피사’라는 지역 자체와 ‘사탑’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작금의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피사? 사탑만 덩그러니 있는 그 동네 말이지? 굳이 시간 내서 갈 필요 없어~”라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피사에는 사탑‘도’ 있는 거라고. 자칫 ‘피사의 사탑’이라는 유명세에 혹해, 이 지방의 또 다른 즐길 거리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이다.

눈부신 대리석의 아름다움 사탑·두오모·세례당

피사역에서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20여 분 남짓 달렸을까, 고만고만한 건물들 위로 비쭉 솟은 탑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얼핏 보아도 꼭대기가 비스듬한 것이, 바로 피사의 사탑임을 식별할 수 있다.
피사의 사탑은 피사 두오모 동편에 자리잡은 종탑이다. 1173년 건축을 시작, 약 200여 년에 걸친 공사기간 중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도 ‘아슬아슬한’ 기울기를 유지하고 있는 피사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이채로운 사실은, 바로 옆에 자리잡은 두오모나 세례당 건물은 멀쩡한 반면에 피사의 사탑이 세워진 그 지반만이 침식지형이라는 점이다. 

물론 측량기술이 미약했던 당시로서는 미처 간과했던 건축상의 ‘실수’였을 테지만, 그 약한 지반이 피사의 사탑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니 아이러니하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지반 침식이 이루어져, 건물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사탑 안으로 입장하는 데는 15유로가 넘는 무시무시한 입장료를 감내해야 하며, 매일 입장인원도 제한되어 있어 내부 투어는 감행하기 쉽지 않다.

사탑 바로 옆에 자리잡은 피사의 두오모는 로마네스크 양식을 띠고 있다. 또한 그 성당 바로 옆으로는 둥근 모양의 세례당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들 세 건물이 자리잡은 곳은 ‘캄포 데이 미라콜리(Campo dei Miracoli)’, 즉‘기적의 언덕’으로 불리우는 광장으로 푸른 잔디밭으로 뒤덮여 인근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1 피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사탑이다. 사탑, 두오모, 세례당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2 피사의 사탑을 에워싼 성벽 3 세례당이 있는 잔디밭 광장‘기적의 언덕’ 4 피사의 메인 거리인 오베르디에는 다양한 숍이 입점해 있다 5 이탈리아에서 가장 작은 성당, 성 마리아 까시 6 피사시청사 7 피사 벼룩시장 8 야외 청과물 시장

피사에서 ‘쇼핑의 물결’에 휩싸이다  오베르디 거리·노점 시장 

정말 예기치 않게 맞닥뜨린 ‘사고’와도 같았다. 대도시인 피렌체도 아니고, 인구 10만 남짓의 자그마한 소도시 피사에서 쇼핑의 유혹에 시달리게 되다니! 시작은 피사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할 수 있는 오베르디 거리였다. 고풍스런 건물들 안에 입점한 숍의 쇼윈도우마다 여기저기 나붙은, ‘살디(Saldi, 세일)’, ‘메타 프레쪼(Meta Prezzo, 반값)’의 행진은 쇼핑에 그다지 관심없는 여행자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뒤돌아볼 만큼 강렬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피사는 피렌체에 비하면 ‘시골’에 가까워서, 물가가 싼 편이야”라는 귀띔이 아니더라도, 기자의 발길은 분명 숍 안으로 마법처럼 끌렸을 터이다. 마침 겨울 세일의 끝 무렵이어서인지, 가격만 보면 숍 안의 물건들을 몽땅 쓸어 버려도 성에 차지 않겠다.  ‘환율’과 ‘자금’의 압박에 끊임없이 짓눌려 오던 기자이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없을 게 분명한 탐스러운 옷들을 사들이느라 적지 않은 출혈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는….

좁은 시내 곳곳의 야외에 펼쳐진 벼룩시장, 청과물시장 역시 현지 장터의 분위기를 십분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보기를 권한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큼지막하게 써붙인 속옷, 양말, 의류 등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현지 주민들의 식탁을 풍성히 채울 채소, 과일들로 가득한 청과물 시장 역시 백미. 밭에서 갓 따온 듯 신선한 야채들이 탐나기는 하지만,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없는 여행자의 신분으로는 자칫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를 보충할 과일이 제격. 흥정 끝에 강렬한 주황빛의 귤 한 봉지를 사들었다. 겉보기로는 꼭 오렌지 같지만, 속살은 귤을 닮았다. 두툼한 씨를 툭툭 뱉어가며 먹는 그 맛이 일품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작은 성당 성 마리아 까시

피렌체에서 피사로 이어지는 아르노 강. 피사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변 어귀에는 마치 강가에 ‘매달린’ 듯한 자그마한 성당이 있다. 마치 장난감 블록으로 오밀조밀 쌓아올린 듯한, 이 조그만 건물의 정체는 이탈리아 전국에서 가장 작은 성당인 ‘성 마리아 까시’이다. 웬만한 주택 한 채만큼의 크기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성당이지만,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릴 당시의 면류관을 보존하고 있는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숏다리 궁전? 피사시청사

피사역으로 돌아가는 길, 역에서 멀지 않은 피사시청사를 들렀다. 시청 건물 내에는 대가들의 모작을 모아 둔 예술전시회가 한창이다. 고풍스럽지만 그다지 눈에 띌 만큼은 아닌 시청 건물의 존재감을 ‘확’ 키워주는 것은, 다름 아닌 시청 건물의 이름. 이탈리아어로 ‘짧은 다리’를 의미하는 ‘감바초르티 궁전(Palazzo Gambacorti)’이라니! 누가 지었는지,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명 센스가 유독 돋보인다.

피사, 어떻게 갈까?

피렌체 중앙역(Stazione SMN)에서 피사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배차 간격은 30분~1시간으로 비교적 자주 열차가 있는 편이다. 유레일패스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으며‘예약티켓(Reservation Ticket)’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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