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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베르너 쏨베버 상무참사관 부부-쏨베버 부부의 서울 살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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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베르너 쏨베버 상무참사관 부부
쏨베버 부부의 서울 살이

오스트리아 청년과 필리핀 처녀는 1983년 아부다비에서 만나 운명적으로 결혼에 골인했다. 대사관 부부의 생활은 글로벌하다. 홍콩에서 2세를 얻고 상하이를 거쳐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기를 어언 8년째. 옆 동네 삼청동을 속속들이 알고 남산을 뒷마당처럼 거니는 쏨베버 부부에게, 어쩌면 여행과도 비슷한 그들의 삶을 물어 봤다. 

글·사진   김영미 기자   취재협조  오스트리아관광청 한국사무소 www.austria.info


홍콩, 상하이 그리고 서울 

대한민국 전역을 달아오르게 했던 붉은 악마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베르너 쏨베버(Werner Somweber) 상무참사관은 한국에 부임했다. 베르너 쏨베버와 에이미 쏨베버(Aimee Somweber) 부부는 1989년 홍콩에서 시작해 상하이를 거쳐 서울까지, 줄곧 아시아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중 어느 도시가 가장 좋더냐”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베르너는 “아들이 태어난 곳이기에 더욱 특별한 홍콩은 음식이 아주 맛있고 홍콩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피크(The Peak)를 특히 추천하며, 상하이는 푸동 지역에 거대한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는 역동적인 변화의 시기를 지켜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서울은 수평적이다. 높은 빌딩이 많지만 낮은 건물들도 있고, 시내 중심에도 자연이 넓게 자리했다는 게 인상적”이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청계천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요소가 부족합니다. 템플스테이, 스키 등을 더 발전시키고, 독특한 경험 거리를 개발해 더 많이 홍보해야 합니다”라며 한국의 강점을 이용한 관광 제안도 덧붙였다. 

티롤리언 베르너, 난타를 추천하다

베르너는 겨울 레포츠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티롤(Tirol)이 고향이다. 티롤리언(Tirolean)답게 훌륭한 스키어였던 그는 열다섯 살부터 서른 살까지 무려 15년간 취미 생활과 아르바이트를 겸하며 스키 강사를 하기도 했다. 고향 얘기를 꺼내자 표정이 상기된다. 그는 “티롤은 스키 등 겨울 레포츠와 아름다운 산, 신선한 공기, 그냥 마셔도 무방한 깨끗한 호수를 즐길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도시”라고 한껏 자랑했다. 그래서 그가 한국에서 자주 찾는 여행지는 스키를 맘껏 탈 수 있는 용평과 강원랜드다. 

서울 생활 8년차, 지인들이 서울에 여행을 온다면 꼭 해야 할 일로 그는 무얼 꼽을까. “<난타>를 꼭 보라고 합니다. 동생도 <난타>를 보고 아주 좋아했어요. 경복궁과 덕수궁, 남산, 설악산도 좋고요. 요즘은 클림트 전시회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정도 규모로 치러지는 클림트 전시회는 아마도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테니까요.”


필리피노 에이미, 한국 음식과 매듭에 빠지다

에이미에게 자주 가는 곳이 어디냐고 묻자, 그녀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 러브 동대문!”이라고 답한다. 바느질, 귀걸이 등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한국에서 새로 익힌 취미에 푹 빠져 있다. 바로 한국 전통 매듭 만들기이다. 2007년부터 친구들과 함께 ‘매듭 그룹 레슨’을 받으면서 차곡차곡 쌓인 매듭 실력은 전문가 못잖다. 집 안 문고리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알록달록한 매듭은 척 보기에도 만들기 어렵고 까다로워 보였다. 

에이미의 한국 음식 사랑 또한 각별했다. “서울은 미식을 즐기기에 아주 훌륭한 도시에요. 음식들이 가볍고 매콤하면서 기름지지 않아서 좋아요. 수프(Soup)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랍니다”라며 해장국과 육개장, 갈비탕, 설렁탕 등 좋아하는 음식 목록을 줄줄이 나열한다. 또 매주 한 번은 삼겹살을 먹고, 막걸리를 좋아한단다. 급기야 그녀는 기자도 모르는 맛집까지 추천하기도 했다. 

쏨베버 부부는 남산을 사랑해

지리적 여건상 매일 삼청동을 들르는 베르너 부부는 삼청동이 변모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목도했다. 아는 사람만 아는 한적한 공간이었던 삼청동이 발전해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거리로 바뀌었다. 제법 긴 그 세월을 서울에서 살면서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꼽으라니 부부는 동시에 ‘남산’이라 답한다. “휴일에는 주로 남산을 걷거나 정원을 가꾸며 시간을 보냅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 하는 남산 산책은 최고예요.” 

듣고 보니 서울 사람들에게 남산은 ‘등잔 밑’이다. 지금이라도 가까이 두었기에 진면목을 몰라보기 쉬운, 서울의 보물 남산으로 가볍게 산책을 나갈 일이다. 아마 쏨베버 부부처럼 남산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먼저 서울의 봄을 만끽하고 있을 테다. 봄 기운 충만하고 예쁜 꽃이 만발했으니 더욱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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