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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가족여행-비아레일 타고 떠난 재스퍼 액티비티 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4.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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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레일 타고 떠난
재스퍼 액티비티 여행

제철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만끽하는 방법으로 기차여행만한 것이 없다. 열차 밖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풍경들과 기차라는 공간만의 감성이 어우러진 기차여행은 고유의 낭만을 지니고 있다. 이번 캐나다 로키 여행은 천천히 그리고 선명하게 로키를 눈에 새길 수 있는 비아레일 캐나디언 노선에서 시작한다. 2009년 2월22일부터 2월26일까지 5일간 재스퍼에서 만끽한, 정씨 부자(父子)의 생생한 겨울 액티비티 여행기를 공개한다.

글·사진  정용권   자료제공 및 취재협조  비아레일 www.viarailcanada.co.kr


정용권은…
아웃도어 전문매체 <알파인뉴스> 대표. 백두대간, 네팔 아마다블람, 티베트 시샤팡마, 파키스탄 낭가파르밧,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세계의 고산을 등반한 산악인. 일간지 칼럼기고 및 SBS, MBC 등에 방영된 히말라야, 북극 원정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 자녀가 밴쿠버에서 유학 중이며, 허영만 화백과  캐나다 로키 트레킹을 하는 등, 캐나다와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이번 여행은 봄방학 시즌에 맞추어 온 가족이 캐나다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기획했다.
www.alpinenews.co.kr

1Day
밴쿠버 출발 → 비아레일 실버 앤 블루 클래스에서 숙박

느리고 아름다운 열차에서의 하룻밤

“아빠! 형!” 10시간의 비행 끝에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 내려서니 어디선가 우리 일행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작은놈 현준이 목소리다. 2년 전 뜻하지 않은 사고로 엄마가 가족 곁을 떠난 후 홀로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중2짜리 작은놈을 9개월 만에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캐나다 로키의 아름다운 도시, 재스퍼(Jasper)로 겨울 여행을 떠난다.

 밴쿠버에서 재스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특별히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비행기나 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오래 걸리지만, 기차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정을 선택한 것은 운전의 부담 없이 아들들과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여행의 목적지인 재스퍼까지 우리를 태워 줄 ‘비아레일(VIA Rail)’은 캐나다 국영철도로, 캐나다 전역 1만2,500km를 연결하며 여행자들이 편하게 여행하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이번에 이용하는 캐나디언(the Canadian) 노선은 태평양 연안에서 출발해 대서양 연안까지 산과 숲, 초원을 통과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평선을 선보이며 캐나다의 아름다움을 ‘느림보’로 체험하게 하는 이 노선은, 겨울철이면 아름다운 눈꽃열차로 변신해 인기 있다. 특히 에드먼튼과 재스퍼 구간은 ‘스노 트레인 투 재스퍼(Snow Train to Jasper)’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겨울여행의 백미로 꼽힌다고 한다.

비아레일에 오르자 턱수염이 인상적인 승무원이 “웰컴!”하고 외치며 우리에게 시원한 샴페인을 한 잔씩 건넨다. 객실에 짐을 정리하자 우리 일행을 태운 비아레일이 중앙역을 빠져 나간다. 2시간을 달렸을까, 이번 우리 가족여행에 동행한 이남기 선배가 “어? 아직 우리 동네네!”라고 한다. 선배의 집에서 밴쿠버 시내까지는 차량으로 40분이면 되는 거리라는데 2시간이 걸려서야 집 근처를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느리고 아름다운 열차 여행’의 시작이 예사롭지 않다.

객실에 들어서니 다양한 것이 보인다. 안락한 의자와 세면도구, 작은 화장실 그리고 널찍한 창문이 우리를 반긴다. ‘안락한 침대가 제공된다더니 대체 어디에?’ 싶었는데, 낮 동안 의자가 있던 공간이 승무원의 도움으로 침실로 변신한다. 열차 객실 제일 뒤 칸인 파크 카 라운지에는 다양한 음료수와 커피, 과일, 간식거리가 준비돼 있다. 작은놈 현준이는 과자에 눈이 가는지 연신 집어 먹는다. 

1등석인 실버 앤 블루 클래스(Silver & Blue Class)를 이용하면 통유리 돔으로 이루어진 파크 카(Park Car)에서 순백의 로키를 바라볼 수 있다. 과연 잠깐 실내를 둘러보니 기존 열차와 다른 시설이 눈에 띈다. 열차의 상단이 둥그렇게 통유리로 제작되어 좌·우 창문뿐 아니라 머리 위로도 주변 경치가 보인다. 쭉쭉 뻗은 나무숲과 어울린 순백색의 아름다움에 눈이 즐겁다. 캐나다 여행이 처음인 두 놈들이 창가에 바짝 앉아 눈을 떼지 못한다.

“아빠! 이거 드셔 보세요. 아주 부드러워요.” 현준이가 열차에서 제공하는 쇠고기 스테이크를 한 점 베어 준다. 부드럽다. 알버타(Alberta) 주의 쇠고기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부드러운 육즙이 살포시 배어 나오는 맛이 일품이다. 이에 곁들인 신선한 야채가 풍미를 더한다. 비아레일에서는 기내식처럼 미리 조리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차 안에 주방을 갖추고 바로 음식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도자기, 은식기, 린넨 식탁보가 준비된 멋진 식당차에서 신선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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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ay
재스퍼 도착

로키의 보석, 재스퍼와 만나다


밴쿠버에서 저녁 8시 30분에 출발한 기차는 다음 날 4시에 재스퍼에 도착한다. 로키의 보석, ‘옥(玉)’이라는 뜻의 재스퍼(Jasper). 캐나다에서 가장 큰 산악국립공원으로 그 넓이가 1만878km2가 넘는다. 크기만 넓은 것이 아니다. 카약, 낚시, 스키, 하이킹 등 아웃도어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재스퍼의 추위는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비아레일로 밴쿠버에서 재스퍼 가기!

· 매주 화·금·일요일 밴쿠버에서 저녁 8시30분에 출발해 다음 날 오후 4시에 재스퍼에 도착.
· 일등석인 실버 앤 블루 클래스 포함사항 
야간에 침대가 제공되는 안락한 침실, 무료로 제공되는 개인 샤워용품을 비롯한 샤워 시설, 전 일정 식사 포함해 캐나다의 모든 와인 리스트 준비, 파크 카의 라운지와 관측용 돔 사용,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돕는 담당자 상주, 기차여행 즐기는 법 안내(영화 감상, 와인 시음, 노래방과 기타 활동 가능), 수하물표(3개까지 무료), 승하차시 우선순위, 애피타이저와 와인이 준비된 환영 행사.

3Day
멀린 협곡 아이스워크


꽁꽁 언 멀린 협곡, 도보로 탐험하기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다. 겨울에 재스퍼를 찾는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는다는 ‘멀린 협곡 아이스워크(Maligne Canyon Icewalk)’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멀린 협곡은 만여 년 동안 계곡물이 흘러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 곳으로, 여름에는 계곡 전체가 풍부한 수량으로 넘치지만 겨울이 되면 물이 줄고 그곳에 얼음이 얼어 협곡 사이를 걸어서 탐험을 할 수 있는 이색지대다.  

“아빠, 저기 봐요. 사슴이에요, 사슴!” 현준이가 창문 밖을 보며 소리친다. 멀린 협곡을 가기 위해 눈발이 날리는 도로를 달리는 중, 한 무리의 엘크(Elk) 떼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다. 캐나다는 야생동물이 관광자원이 될 정도로 동물들이 인간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내고 있다. 현준이와 민기가 잠시 내려 가까이 다가간다. 엘크 무리들은 민기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놀라거나 달아날 생각을 않는다. 두 놈 모두 신기해하며 엘크를 쳐다본다. 

멀린 협곡에 도착해 신발에 징이 부착된 덧신을 싣고 협곡 사이로 내려선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느낌이 다르다. 발 밑 빙판이 매일매일 조금씩 얼어 가는 형태로 층을 이루고 있다. 어제 얼기 시작한 얼음은 슬러시 형태로 부서지지만 그 밑으로는 단단한 얼음이 받치고 있다. 여름철 세차게 흐르던 물에 깎여 맨들맨들해진 주변 바위들이 물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아빠, 여기 장난 아닌데요. 카메라만 대면 모두 그림이에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는 큰놈 민기가 처음 보는 주변경치에 카메라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 또한 3년 전 여름 협곡 위에서 세차게 흐르던 격류를 보았던 적이 있는데, 여름과 전혀 다른 겨울 풍경에 놀라움을 감추기 힘들었다.
아이스워크 가이드 투어 문의 Overlander Trekking & Tours  전화 780-852-0167  홈페이지 www.overlandertrekking.com


1 멀린 협곡을 가는 길에 만난 엘크 2 협곡 체험 전 신발을 갈아 신으면서 누구 발이 더 큰가 재고 있다 3 멀린 협곡에 새로운 얼음이 만들어지는 과정 4 스노슈잉을 위해 슈노슈즈를 착용한다 5 헬기에서 내린 후, 스노슈잉을 하면서 로키
를 걷는 중

4Day
스노슈잉 체험

눈 덮인 호수를 두 발로 걷다

이번에는 스노슈잉(Snow shoeing)을 위해 메디신(Medicine) 호수로 간다. 스노슈잉은 새롭게 부상하는 겨울스포츠로 스노슈즈는 우리 옛 조상들이 겨울철 눈이 많이 왔을 때 신던 설피(雪皮)라 생각하면 된다. 배우기 쉽고, 저렴하며, 웬만큼 눈이 내린 지역 어디서나 스노슈잉을 즐길 수 있어 눈이 많은 캐나다에서 스노슈잉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신발을 신은 채로 스노슈즈를 신고 고정을 시키면 눈에 빠지지 않아 걷기에 수월하다. 

메디신 호수는 겨울철이면 물이 빠져나가 호수가 거의 밑바닥까지 드러나기도 한단다. 그래서 스노슈잉 체험에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일단 스노슈즈를 신고 모두들 호수로 들어가 본다. 드넓은 호수가 모두 운동장이다. 무릎까지 빠질 것 같은 눈 위를 걷는데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다. 이남기 선배를 따라 일렬로 호수 중앙으로 나간다. 영하의 날씨에 온몸을 중무장한 현준이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잘도 걷는다.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민기는 아예 뛰어 본다. 푹푹 빠질 것 같은 새 눈을 찾아 강아지처럼 뛰는 폼이 서툴지만 파란 등산 재킷과 어울려 하나의 그림이 된다.

“민기, 현준, 이리 와 봐라. 여기 암모나이트 화석이 보이지?” 호수 중앙의 커다란 바위에서 이남기 선배가 두 아이를 부른다. “어디요?” “여기를 잘 봐.” 키만큼 큰 바위에 여기저기 작은 암모나이트 모양이 선명하게 보인다. 책으로만 보던 화석을 눈으로 직접 보니 현준이는 마냥 신기해한다. 산교육이라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스노슈잉 체험 문의 Jasper Adventure Centre Ltd.  주소 604 Connaught Drive, Box 1064  전화 780-852-5595   이메일 info@jasperadventurecentre.com

5Day
헬리콥터 투어 & 스노슈잉 체험


자연의 경이로움에 두근거렸던 15분간의 비행

헬리콥터를 타기 위해서는 차량을 빌려 2시간을 달려가야 하는데 이 길이 만만치 않게 아름답다. 이름하여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s Parkway)’.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소개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10곳 중 하나라는데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이 길은 232km에 걸쳐 로키 산맥의 심장부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유산들을 관통하며 신비로운 호수, 고대의 빙하, 굽이굽이 펼쳐진 계곡을 지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출현하는 야생 동물과도 조우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로다. 

아이스필드 헬리콥터(Icefield Helicopter) 사무실에 도착하니 조종사가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곧 이어 5인승 Bell 206B 헬리콥터에 올랐다. 의사소통을 위해 인터컴을 쓰자 특유의 헬리콥터 음이 들리면서 시동이 걸린다. 처음 헬리콥터를 타는 두 놈은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는지라 흥분된 모습이었다.
일행을 태운 헬리콥터가 사뿐히 이륙하여 빙하를 발아래 두고 볼 수 있도록 고도를 높였다. 산 정상이 바로 옆이다. 부조종사 자리에 앉은 민기는 창문뿐 아니라 바닥이 투명하게 뚫린 곳으로 보는 풍경이 색다른지 계속 “원더풀”을 외친다. 

15분의 비행 후 헬리콥터는 아무도 밟지 않은 계곡에 내려앉는다. 파란 하늘, 하얀 눈, 시냇물 소리와 쭉 뻗은 낙엽송. 한 장의 ‘크리스마스 엽서’가 우리들 눈앞에 펼쳐져 있다. “우리 스노슈잉을 한번 더 할까. 호수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야.” 능숙하게 스노슈즈를 신은 현준이가 조종사를 따라 계곡 속으로 먼저 들어간다. 민기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다. 

사각사각. 숲에서 걷는 스노슈잉은 호수에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오름과 내림이 있고 간혹 머리 위로 떨어지는 눈을 털어내면서 한 발 한 발 신설(新雪)을 밟는 묘미가 색다르다. 안으로 20여 분 들어가니 겨울이 가는지 계곡의 얼음이 중간중간 녹아 있고 얼음 밑에 물소리가 발음을 멈추게 한다. 가족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 로키의 품에서 보낸 이번 겨울은 어느 해보다 따뜻했다.
아이스필드 헬리콥터 투어 문의 Icefield Helicopter Tours  이메일 info2@icefieldheli.com  홈페이지 www.icefieldheli.com

비아레일 이용하기

캐나다 국영철도인 비아레일은 현대식 철도의 편안함과 편리함 속에서 캐나다 곳곳의 절경을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비아레일 판매 여행사
박경숙 여행사  02-3785-0127 www.oh-canada.co.kr
파로스 트래블  02-737-3773 www.hellocanada.co.kr 

■ 로키 여행 정보 문의
비아레일 캐나다 www.viarail.ca | 알버타 관광청 www.TravelAlberta.com,
재스퍼 관광청 www.jaspercanadianrock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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