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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 프라방-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따라가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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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에 새벽해가 떠오르면 탁발 행렬이 펼쳐진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따라가다

루앙 프라방에서 오로지 빠른 것은 내 마음뿐이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자 떠나온 여행자이지만 산재해 있는 사찰들과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의 차분한 모습을 보는 것 이외에 즐길거리는 많지 않다. 하지만 루앙 프라방에서는 바로 그 고요함과 차분함이 어쩌면 여행의 목적이고 핵심이다. 화려한 야경이나 웅장한 유적지를 상상한다면 루앙 프라방은 정답이 아니다. 굳이 갖고 싶은 것도, 버리고 싶은 것도 없는 여행자라면 그곳에서 차분히 느림의 미학에 몸을 맡겨 보자.

글·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kr


Buddhism

수세기를 이어온 나눔의 물결‘탁발’


루앙 프라방(Luang Prabang)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교문화가 숨쉬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탁발’이다. 사전적 의미로 탁발은 ‘불교 수행자의 간소한 생활을 표방하는 동시에 욕심과 자만을 버리게 하며, 속인에게는 보시하는 공덕을 쌓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단지 불교 의식의 의미뿐만 아니라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나눔의 미덕을 보여 주기도 한다. 

매일 새벽 6시 무렵 루앙 프라방 전역에서 탁발 행렬이 펼쳐진다. 승려들은 어깨에 쇠로 만든 바리때를 메고 열을 맞춰 거리를 지나간다. 주민들은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들을 지나가는 승려들의 바리때에 조금씩 나눠 넣는다. 처음에 비어 있던 바리때가 어느새 밥을 포함한 다양한 먹을거리 등으로 가득 차게 된다. 단지 바리때에 음식이 찬다고 하기보다는 수백년간 이어진 나눔의 미덕이 가득 찬다고 하는 게 낫겠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승려들은 공양받은 음식을 또 다른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다. 탁발이 루앙 프라방에서 승려들의 수행 과정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다. 때문에 루앙 프라방에서는 길거리에서 걸식을 하거나 동냥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1 눈부신 금빛 문양이 돋보이는 왓시엥통 사원 2 탁발 행렬 3 루앙 프라방 사원 곳곳에서 조각된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 루앙 프라방 왕궁 박물관 5 왕궁 박물관 옆 왓마이 사원

불교의 도시 ‘루앙 프라방’

루앙 프라방은 ‘불상이 많은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이름이 붙여진 데는 사연이 있는데 이야기는 13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론(현재의 스리랑카)에 있던 ‘프라방’이라는 황금불상이 루앙 프라방으로 옮겨졌는데 그 자체만으로 이 지역의 명칭이 ‘무앙 시엥통’에서 루앙 프라방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도시의 이름을 바꿀 정도로 귀중한 ‘프라방’은 라오스에 온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난을 겪었다고. 1779년 라오스 남쪽에 위치했던 샴(지금의 태국)이 루앙 프라방을 공격했을 때 샴에게 빼앗겼다가 1839년 루앙 프라방에 반환됐는데 현재는 왕궁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렇게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루앙 프라방은 오래 전부터 불교문화가 융성했고 현재도 곳곳에서 그 깊은 신심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루앙 프라방에는 약 80여 개의 불교사찰이 도시 안에 산재해 있으며 수도승을 비롯한 승려들도 3,000~4,000명에 이른다.

불교문화가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보니 유네스코에서는 1995년 루앙 프라방 자체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하고 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높은 건물이 보이지 않는데 문화유산 등재 후 신축되는 건물은 2층 높이를 초과할 수 없다고 한다.

왕궁 박물관과 왓마이 사원   
왕궁 박물관은 라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시사방 봉(Sisavang Vong)’이 머물렀던 곳이다. 라오스 왕조가 몰락하고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1975년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현재 박물관에는 마지막 왕의 침실, 회의실, 식당 등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해 관람객들에게 개방하고 있고, 당시 왕이 사용했던 물건들과 왕실 경호원들의 무기, 여러 나라에서 라오스 왕조에 선물한 각종 물건들도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일본 등지에서 왕에게 선물로 보낸 근대식 자동차들도 전시 중이다. 특히 이곳에는 ‘프라방’이 보관돼 있는데 일반에 개방되고 있는 것은 모조품이라고. 
왕궁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하고 왕실의 예를 갖추기 위해 무릎을 가리는 긴 바지를 입어야 한다. 또 카메라 휴대 자체가 금지돼 있어 입장하기 전 왕궁 박물관 측에 맡겨야 한다.

왕궁 박물관 입구 오른쪽에는 ‘왓마이’ 사원이 있는데 만타투라트왕 시절에 지어진 5층 규모의 사원이다. 천장이 높은 라오스 전통양식을 따랐고 문과 기둥에 화려한 금장식과 부처의 모습이 새겨진 것이 인상적이다. 사원 안에는 ‘프라방’이 놓일 대대가 있는데 아직 정확한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

왓시엥통 사원   
루앙 프라방에는 80여 개의 사원이 있다. 담 하나만 넘으면 또 다른 사원이 나타나고, 한 사원을 나와 몇 걸음만 옮기면 또 사원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 많은 사원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사원은 ‘왓시엥통’이다. 루앙 프라방의 사찰들 중 가장 많은 승려들이 있다고 알려진 왓시엥통 사원은 영문 표기로 보면 사찰 이름 속에 담긴 뜻이 명확히 다가온다. 왓시엥통은 영문으로 ‘Golden City Temple’이라고 표기하는데, 말 그대로 금빛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사찰 내부를 들여다보면 벽면과 천장의 화려한 무늬가 여느 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왓시엥통은 그 화려함이 루앙 프라방 사원 중 으뜸이다. 하늘을 향해 높게 솟은 지붕과 지붕 가운데 놓인 금빛의 구조물은 루앙 프라방에서 융성한 불교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 승려들도 ‘급’이 있다?
루앙 프라방 거리를 다니는 승려들을 자세히 보면 승려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발견된다. 바로 법복의 차이. 양쪽 어깨를 모두 가린 승려는 20세가 넘은 정식(?) 스님이고, 한쪽만 가린 승려는 20세가 넘지 않은 수도승인 것. 그들을 부르는 이름도 다른데 전자는 ‘사투’, 후자는 ‘주어’라고 불린다.


KOICA 봉사단원 김기오씨
루앙 프라방에서 온 편지

라오스는 한국인들에게 아마도 아직까지 생소한 나라가 아닐까 생각한다. 라오스에 오기 전 주변사람들은 대부분 그곳이 어디냐며 오히려 나에게 되묻기도 했고, 심지어 ‘아프리카 어디쯤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라오스는 은둔의 땅이라 불리는 것 같다.

2008년 <뉴욕타임즈>와 한국의 어느 인터넷 홈페이지에 라오스에 대한 기사가 실린 이후로 라오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라오스 최대 관광도시인 루앙 프라방은 일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특별히 둘러볼 만한 유명한 관광지도 없는데 말이다. 가끔가다 이곳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나면 “루앙 프라방에서 가볼 만한 관광지는 어디냐”라고 묻는다. KOICA 봉사단으로 루앙 프라방에서 2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어디를 소개해 줘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또 소개해 준 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실망하고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앙 프라방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첫 번째는 휴식이다. 루앙 프라방 시내를 거닐다 보면 유럽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루앙 프라방 주변을 흘러가는 메콩강과 남칸강변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휴식을 누리는 관광객들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책 한 권을 꺼내 부러울 정도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메콩강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그림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보인다. 주인공들은 책 한 페이지를 읽고 석양 한번 쳐다보고 맥주 한 모금 마시기를 반복하면서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은 혼자만의 휴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두 번째 매력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을 경험한다. 루앙 프라방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오래된 우리의 시골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트럭을 개조한 픽업트럭(툭툭)이 버스를 대신해 운행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일 때문에 자주 가는 ‘빡깽’ 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루앙 프라방에서 북쪽으로 30여 분 정도 달리다가 다시 비포장도로를 30여 분 정도 가다 보면 조그만 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 있다. 그곳에는 옛날 우리네처럼 훈훈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어머니가 있고 코 흘리며 산과 들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식사시간에 방문할 때 같이 식사하자며 손을 잡아당긴다. 대부분의 라오스 사람들은 ‘카오니야우’라고 부르는 찹쌀을 주식으로 먹는데 대나무로 짜여진 밥그릇에 손으로 밥을 뜯어 주물럭 밥을 뭉친 다음 조금씩 뜯어 먹는다. 이럴 때면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그들이 불행한 것인지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내가 진정 행복한 것인지 자문하게 될 정도다.  
라오인들의 성격 때문인지 라오스의 치안은 동남아 주변국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 서로 말씨름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 정도로 치안은 좋다.  

*김기오씨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루앙프라방 기술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2007년 10월 이후 2년째 토목 관련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Mekong river

느림의 미학 ‘메콩강 유람’



1 메콩강변을 지나가는 라오스 여인 2 마을에서 만난 루앙 프라방 소녀 3 메콩강 유람중에 만난 물소들 4 메콩강을 달리는‘흐아노이’의 모습 5 루앙 프라방에서는 아직도 재래식으로 옷감을 짠다 6 전통 악기를 연주 중인 한 노인의 모습 7 팍오 동굴 초입


크루즈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휴식을 즐기기에는 만점이다. 메콩강에서 운항하는 배를 ‘흐아노이’라고 부르는데 라오스 말로 ‘천천히 움직이는 배’라는 뜻이다. 메콩강 크루즈에는 특이한 볼거리나 즐길거리들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엄마의 강’이라고 불릴 만큼 라오스 국민들의 탯줄과 같은 메콩강은 국민들의 생활상은 물론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객들은 루앙 프라방 선착장에서 흐아노이를 타고 팍오 동굴로 간다. 흐르는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유람선들은 힘차게 엔진을 가동해도 30km 남짓의 거리를 달리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사정이 이러니 성미가 급한 사람들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랜만에 여유를 만끽해 보자. 

메콩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모습은 없다. 단지 라오스 국민들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메콩강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 쉼없이 흘러간다. 강변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멱을 감는 어린이,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 강에서 물고기를 건져올리는 사람, 물소떼와 강변을 걷는 목동 등이 눈에 들어온다. 또 강물 위를 오르내리는 배들, 그 위에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여행객들과 인사를 나눠도 좋겠다.

라오스 전통주 ‘라오라오’  흐아노이를 타고 팍오 동굴에 가는 동안 첫 번째 기착지 ‘라오라오’를 빗는 마을에 도착한다. 라오라오는 라오스의 전통주로 알콜 농도가 50%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예부터 내려온 방법으로 술을 만드는데 그 방식이 우리의 소주 제조법과 비슷하다.

불상이 가득한 ‘팍오 동굴’  동굴의 기원은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호티사랏이란 왕자가 치앙마이 공주와 백년가약을 맺고 메콩강을 거슬러 돌아오다 이 동굴을 발견한 뒤로 성역화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태국 사신들이 라오스에 오거나 라오스 사신들이 태국에 갈 때 들렀다 가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동굴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불상들이 있는데  주민들이 자신의 소원을 빌며 이곳에 놓아둔 것들이라고 한다. 재밌는 것은 불상마다 각각 다른 부위에 순금이 발라져 있는데 루앙 프라방 전설에 따르면 불상을 가져다 놓은 사람이 자신의 신체 부위 중 아픈 부위에 금을 바르면 몸이 좋아진다고 한다.
팍오 동굴에서 바라보는 메콩강의 풍경도 일품이다. 강 넘어 병풍같이 시야를 가로막는 산과 그 산이 비치는 강은 한 폭의 그림이다. 팍오 동굴쪽 강변으로 길게 계류하고 있는 흐아노이의 모습도 이채롭게 다가온다. 입장료는 2만킵.

라오스의 문화를 짜다  팍오 동굴을 찍고 다시 흐아노이를 타고 루앙 프라방 선착장으로 향한다. 메콩강의 흐름을 타고 내달리는 흐아노이에서 맞는 바람은 더위를 날려 버릴 만큼 상쾌하다.
팍오 동굴을 출발해 약 1시간을 달려 한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에서는 베틀을 이용해 옷감을 만드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 전 우리네 어머니들이 직접 옷감을 만들던 모습과 흡사하다. 일렬로 늘어선 베틀에 각각 아낙들이 앉아 빠르게 손을 놀린다. 옷감을 짤 때는 배 모양의 ‘북’ 속에 씨실을 넣은 다음 날실 사이에 배를 교차시켜 만든다. 한참 동안 그녀들의 손놀림이 이어지면 어느새 라오스 전통 문양이 담긴 옷감이 완성된다. 특히 전통방식으로 생산되는 라오스의 비단은 생산량이 적고 품질이 좋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한다. 


●● 메콩강 크루즈를 즐기려면
왕궁박물관 뒤편으로 선착장이 있다. 우리나라 한강 유람선처럼 정기편이 운항되지 않는다. 다만 자유롭게 메콩강의 곳곳을 누비고 싶다면 흐아노이를 임대 하는 것도 좋다. 4~5시간 빌리는 데 30~40만킵 정도.


Night Life

해가 지면 시끌벅적한 ‘야시장’


어떤 도시를 가든 야시장의 모습은 활기차다. 낮 동안 조용했던 왕궁 박물관과 시사방 봉(Sisavang Vong)거리는 해가 지기 시작할 5시 무렵부터 상인들의 바쁜 몸짓으로 활기가 넘친다. 루앙 프라방에서 이동수단으로 널리 이용되는 ‘툭툭’에는 잠시 후 야시장에서 팔 물건들이 가득 실려 있다. 야시장은 내국인들보다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시장으로 보면 알맞다. 특히 야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프랑스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라오스가 1945년까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탓에 프랑스인들이 아직도 라오스를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야시장은 몽마켓(Mong Market)에서 시작해 약 200m 정도 이어진다. 노랑 백열등 밑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은 루앙 프라방 여행에서 감칠 맛을 더한다. 야시장에는 한국에 돌아갈 때 기념품으로 구입하기에 적당한 물건들이 많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 판매되는 물품들은 라오스의 전통 토산품들이 많은데 라오스 종이로 만든 등갓(燈)과 전통 문양이 들어간 스카프나 옷가지, 알록달록한 목걸이나 팔찌와 같은 장신구, 코끼리 문양이 인상적인 가방, 전통 인형 등이 판매된다. 

어떤 야시장에서도 그렇듯 루앙 프라방의 야시장에서도 흥정의 기술은 중요하다. 야시장의 상인은 보통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흥정하기는 쉽지 않다. 야시장을 돌다가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상인에게 손가락으로 사고자 하는 물건을 가리킨다. 상인들은 계산기로 가격을 입력해서 보여 주는데 라오스의 화폐는 단위가 크기 때문에 천 단위인지 만 단위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또 야시장이라는 특징 때문에 어두워 식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자세히 확인하자. 가격을 확인했다면 바로 흥정에 들어갈 것. 상인들은 보통 적정가격보다 높게 가격을 부르는데 물가 자체가 비싼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깎고 다른 물품을 더 받아 오거나 같은 물건을 덤으로 받아 오는 센스가 필요하다.


1, 3, 4, 5 야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건들 2 해가 지면 야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6 야시장 인근 노천 카페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7 푸시탑 밑에서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


●● 루앙프라방의 전망대 ‘푸시탑’

왕궁박물관 앞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푸시탑이 있다. 푸시탑은 루앙 프라방 중앙에 있는 푸시산 정상에 있는 탑으로 루앙 프라방 사방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루앙 프라방을 처음 방문한다면 그동안의 여독에 다소 피곤하더라도 푸시산에 올라갈 것을 권한다. 푸시산 입구를 출발해 걸어서 20~30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데 도시를 내려다보며 앞으로의 루앙 프라방 여행계획을 세워 볼 수 있다.

푸시탑에서 내려다보는 루앙 프라방은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배산임수의 명당자리다. 메콩강을 마주보고 서면 머리 뒤쪽에는 남칸강이 흐르는데 마치 강들 사이에 솟아 오른 요새 같은 느낌도 든다.
해질녘 푸시탑은 루앙 프라방의 일몰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으로 붐빈다. 입구에서 푸시탑까지 328개의 계단을 오른 사람들은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푸시탑 밑에 걸터앉아 석양을 감상한다. 산들 사이로 사라지는 태양과 붉은 노을이 반사되는 메콩강의 모습을 바라보자면 감히 ‘루앙 프라방 1경(景)’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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