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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섬에서 섬으로 다섯 번의 꿈을 꾸었네 ②라나이,카우아이,빅아일랜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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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7-0033 www.gohawaii.or.kr

라나이 Lanai 
파인애플 농장, 럭셔리 섬으로 변신


하와이에서 가장 무공해한 공간에서 쉼을 누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프라이빗 아일랜드(Private Island)’ 라나이로 떠나 보자. 라나이는 마우이카운티에 속한 섬으로 인구 3,200명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며 오아후에서 항공편으로 방문할 수도 있고 마우이에서 페리를 이용하면 보다 저렴하게 갈 수 있다. 하와이 사람들 중에도 방문해 본 이가 드물 정도로 ‘프라이빗’한 섬이다. 

한때 라나이는 섬의 대부분이 파인애플 농장으로 전세계 유통량의 20%가량을 생산해 냈다.그러나 농장 소유주인 돌(Dole)사의 데이비드 머독(David Murdoch) 대표는 1990년대 초 사양산업에 접어들던 농장 경영을 접고, 자회사인 캐슬앤쿡(Castle & Cook)의 투자로 럭셔리 리조트 포시즌스를 건축하면서 ‘섬의 용도’를 180도 변경시켰다. 머독은 이 섬의 98%를 소유하고 있다. 공항과 항구, 원주민이 거주하는 2%의 영토를 제외한 섬 전체가 개인의 소유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섬 인구 3,200명 중 780명이 포시즌스호텔 직원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포시즌스 마넬레베이호텔과 롯지 앳 코엘레, 이 두 개의 호텔로 럭셔리한 프라이빗 섬으로 탈바꿈에 성공한 라나이는 1998년 빌 게이츠가 신혼여행지로 섬 전체를 빌리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마넬레베이호텔은 아시아 및 폴리네시안 스타일과 유럽풍 인테리어를 가미시켰으며 롯지 앳 코엘레는 영국, 스코틀랜드풍 인테리어와 아시아 분위기의 건축물을 가미한 정원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당연히 숙박비는 매우 비싸다. 그래서인지 라나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굳이 숙박을 하지 않고 일일투어만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라나이공항에서 만난 브라우니 윌리암스라는 노년 여성은 라나이 여행이 두 번째라고 했다. 호놀룰루에 거주한다는 그녀는 “라나이 포시즌스호텔은 부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자신이 거기에 해당한다고 귀띔했다.


1 하와이 어디에서든 날만 맑다면 쏟아질 듯 한 별을 볼 수 있다 2 라나이시티에 있는 커피숍. 직접 로스팅한 커피 맛이 일품이다 3 라나이의 명물, 클레이 사격 4 라나이 사람들은 다른 어느 섬 사람들보다도 순수하다 5 포시즌스롯지 앳 커엘레. 스코틀랜드풍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6 포시즌스 마넬레베이 7 평화로운 분위기의 라나이 섬 풍경



무공해 섬에서 누리는 소박한 여유


라나이에는 없는 것이 많다. 교통신호가 없고, 그 흔한 스타벅스, 맥도날드도 없다. 당연히 대형 쇼핑센터도 없다. 주유소는 하나만 있고 라나이시티 한가운데 있는 감옥에는 죄수 한 명만이 수감되어 있다. 감히 무공해 섬이라고 할 만하다. 

이토록 심심해 보이는 섬에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을까? 마우이에서 라나이로 이동하는 페리 안에서 만난 리처드씨는 자신의 아내가 한국인이라며 한국 여행객들에게 친근감을 표했다. 그는 정신과 의사인 아내와 1명의 한국인 교사가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그의 말은 틀렸다. 포시즌스호텔에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이 한 명 더 있었다. 

어찌 됐든 심심해 보이기만 하는 이 무공해 섬에서 사람들은 럭셔리 호텔에 머물러 있는 것 말고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 리처드씨는 4륜구동차를 빌려 섬 전체를 돌아보는 것과 사슴, 염소를 사냥해 보기를 권했다. 포시즌스호텔 총지배인 부부는 섬 주변을 산책하고 사냥, 골프 등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전혀 심심하지 않다고 한다.   

사냥을 하려면 마우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절차가 까다롭다. 그렇다고 즐길 것이 아주 없느냐 하면 그렇진 않다. 클레이 사격장에서 사격을 즐겨 보는 것도 좋다. 가격은 성인 기준 150달러 수준이다. 이외에도 포시즌스호텔이 소유한 골프코스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도 좋다. 또 포시즌스호텔에 숙박한다면 무료로 대여해 주는 해양 스포츠 장비를 이용해 한적한 마넬레 해변에서 스노클링, 카야킹 등을 즐길 수도 있다.    

라나이에서는 우리나라 시골 읍내보다도 소박한 라나이시티가 가장 번화한 지역이다. 이곳에는 1박에 80달러 수준의 저렴한 호텔도 있으며 캠핑장도 있다. 다운타운이라는 수식어가 초라할 정도로 작은 라나이시티의 가장 큰 매력은 경계심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조그만 기념품 가게에 들르거나 지나는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보라. 포장되지 않은 알로하 정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라나이에는 럭셔리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라나이로 이동하는 페리에서 만난 독일인 마누는 6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여행하고 마지막 여행지로 하와이를 선택했다고 한다. 은행원과 마사지 테라피스트, 두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그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이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항구에서 그녀와 헤어진 뒤 다음날에는 라나이시티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캠핑장에서 묵었다는 그녀는 하와이안 커피를 음미하며 책을 읽고 있었다. 하와이 여행, 저런 식으로 자유롭게 즐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숙박은 어떻게 하고, 여행 경비는 얼마나 들었는지 꼬치꼬치 물었다. 그녀처럼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여행지에서 자유로운 여행자를 만난 것만으로도 내 영혼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스며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카우아이 Kauai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 

에덴동산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섬 전체가 온통 초록으로 덮여 있는 카우아이는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카우아이에는 모든 것이 풍성하다. 실제로 카우아이는 하와이 섬 중에서 지금까지도 옥수수, 사탕수수, 커피농장 등이 가장 많이 남아 있으며 워낙 토질이 좋아 “빗자루를 심어도 자랄 것이다”는 이야기도 있다.

카우아이는 하와이에서도 가장 북쪽에 자리한 최고령 섬으로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이 가장 먼저 도착한 곳도 이곳 카우아이다. 카우아이는 또한 평화로운 섬이다. 하와이 원주민 가이드 원(One)씨는 “카우아이는 가장 개발이 덜 되었으면서도 이주민이 많지 않은 섬”이라며 “또한 경찰서가 주말에 문을 닫을 정도로 범죄 없는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카우아이섬 내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곳은 와이메아 캐년으로 마크 트웨인은 이곳을 ‘태평양의 그랜드캐년’이라 칭했다. 이외에도 장엄한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 칼랄라우 계곡도 헬기투어 장소로 유명하다.

카우아이는 <블루 하와이>, <주라기 공원> 등 숱한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으며 최근 콜비 카레이(Colbie Caillat) 등 주목받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도 촬영지로도 인기 높다. 무비투어라는 현지 여행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영화 촬영지만을 둘러볼 수도 있다. 하와이관광청 한국사무소 구정회 과장은 “하와이 섬들 중에서 사진 결과물이 가장 아름답게 나오는 섬이 카우아이”라고 설명했다. 

카우아이 또한 ‘플라이 & 드라이브’ 여행이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농장, 정원, 협곡뿐만 아니라 포이푸 해변 등은 다른 섬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 천천히 원하는 곳을 돌아보는 렌터카 여행이 적격이다. 

흔히 하와이 커피 하면 빅아일랜드의 코나 커피가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하와이에서도 가장 많은 커피를 재배하는 지역은 카우아이다. 섬 남부 앨런 항구(Port Allen) 인근에 위치한 카우아이 커피컴퍼니에서는 무료로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시음해 볼 수 있으며 가볍게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는 것도 좋다. www.kauaicoffee.com


1 카우아이 커피농장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2 트리터널. 우거진 나무 사이를 드라이브 하는 기분이 일품이다 3 태평양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와이메아 캐년 4 하와이 어린이들의 크고 검은 눈망울은 유독 사랑스럽다 5 카우아이는 하와이에서도 가장 많은 커피가 재배된다


빅아일랜드 Big  island
화산은 숨을 멈추지 않았다


빅아일랜드의 정식 명칭은 ‘하와이’이지만 애칭인 빅아일랜드가 오히려 섬의 정식 명칭처럼 인식돼 있다. 이 섬은 애칭처럼 매우 크다. 제주도의 7배 크기로 하와이 나머지 섬을 합친 것의 두 배 크기라고 하니 그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와이제도에서 최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가장 늦게 형성되기도 했다. 그 탓일까? 이 섬은 아직까지도 혈기왕성한 청년처럼 화산을 내뿜고 있다. 

빅아일랜드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코나와 힐로로 크게 구분된다. 섬이 워낙 크기에 국제공항도 두 군데에 있다. 코나는 사막성 기후를 띄고 있으며 힐로는 적당한 강수량으로 열대 기후를 보인다. 이처럼 하나의 섬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간직하고 있기에 향후 관광지로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하와이에 눈이 내리는 곳이 있고, 스키장이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는가? 빅아일랜드에는 해발 4,000m가 넘는 마우나케아산이 있는데 이곳은 세계적인 천체 관측소로도 유명하며 1~3월까지는 눈이 내려 스키를 즐길 수도 있다. 힐로에 위치한 화산국립공원은 마우이 할레아칼라와 함께 하와이 2대 국립공원으로 꼽힌다. 

이번 여정에서는 코나를 중심으로 머물러 있었다.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는 호텔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시설을 갖췄으며 호텔 내에 트램과 보트가 다닐 정도로 규모가 큰 것이 테마파크를 연상시킨다. 돌고래를 직접 만져 보며 조련해 볼 수 있는 돌핀퀘스트 프로그램은 힐튼의 자랑거리다. 가격은 성인 기준, 190달러 수준이다.   


6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는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7 화산지대로 덮인 코나 곳곳에서는 흰 돌로 이름을 새겨놓은 풍경을 볼 수 있다 8 코나는 건조한 사막성 기후로 하와이 내에서도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9 하와이 국화 일리마가 해변에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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