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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섬에서 섬으로 다섯 번의 꿈을 꾸었네 ①오아후,마우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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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섬으로 다섯 번의 꿈을 꾸었네

당신의 가슴 속에 그려져 있는 하와이는 어떤 모습입니까? 늘어진 야자수 아래서 훌라춤을 추는 여인들, 파도와 하나가 된 서퍼들로 붐비는 와이키키 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것만으로 하와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와이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매력을 간직한 여러 섬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발 밑에서 용암이 꿈틀거리는 빅아일랜드, 비밀의 정원 같은 카우아이, 로맨틱 아일랜드 마우이, 무공해 섬 라나이까지.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순간, 떠나온 섬에서의 시간이 꿈으로 갈무리됩니다. 이제, 당신을 상상 속 하와이와는 조금 다른 하와이로 초대합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7-0033 www.gohawaii.or.kr


오아후 Oahu
축복의 땅에 새겨진 섞임의 역사

하와이가 가까워졌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가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면서 그동안 까다로웠던 비자 발급 절차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장 가까운 미국’으로서 하와이가 주목받고 있다. IMF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10만명가량이 방문했는데 이후 까다로워진 비자 절차로 최근 절반 이하로까지 관광객이 급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경기만 풀리면 하와이 수요가 폭발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한다.

하와이는 미국이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하와이는 남태평양 137개의 섬으로 이뤄진 제도로서 올해 미 연방으로 편입된 지 정확히 50년째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주(州) 승격 50주년’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는 철저히 승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일 뿐, 뒤집어 보면 그 땅에 발붙이고 살던 거주민들이 침입자인 미국에 영구 식민지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미국의 한 부분’으로서 지금의 하와이를 삐딱하게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지금의 하와이는 미 본토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안전하며 상대적으로 인종 차별도 거의 없다. 그리고 미국적인 어떤 것보다는 하와이적인, 하와이만의 문화가 있기에 하와이는 미국이면서도 미국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TV를 켜보라. 24시간 하와이 전통음악만을 방송하는 채널도 있다. 한인방송이 지상파 채널로 방송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계 거주민은 백인에 맞먹는 수준이며 하와이 원주민보다 많다. 전체 인구 비율 중 아시아계가 56%로 가장 많다. 19세기 말부터 대거 이주해 온 농장 노동자들이 이들의 조상이다. 끔찍한 노동량에 시달린 우리 조상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금 파인애플, 사탕수수 농장 등은 임금이 싼 동남아, 남미로 이동해 갔다고 한다. 섬 전체가 농업단지에서 관광단지로 변모한 지금, 하와이는 다양한 인종이 가장 잡음 없이 어울려 살고 있는 미국이 되었다. 

하와이의 역사를 단출하게 정리하자면 화산 폭발이 출발 지점이 된다. 이후 폴리네시아 문화권의 사모아, 통가로 추정되는 부족들이 기근 혹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인지, 아니면 신대륙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주해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최초의 거주민이 되었고, 영국의 탐험가가 이후에 땅을 밟았으며, 선교사가 들어왔고, 하와이 섬의 추장 카메하메하가 최초로 하와이 왕국을 건설했다. 이후 백인들이 대거 이주해 와 농장을 조성했으며 19세기 말 미국에 합병됐다. 이민과 정복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 본토의 역사와 매우 닮아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하와이에는 이민과 정복의 역사로 인한 부작용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어울림과 관용의 미덕이 사람들의 표정에, 도심 곳곳에, 청명한 바람에 행복 바이러스마냥 퍼져 있다.

1 오아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 알리카이 디너크루즈 3 하와이왕국을 건설한 카메하메하의 동상 4 바람 산 누우아누팔리 전망대 5 와이키키 해변에서 휴식과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6 하와이 재래시장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7 오아후의 주요 호텔에서는 하와이 전통음악과 훌라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오바마, 새로운 하와이 스타

최근에는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덕분에 하와이가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를 알려면 하와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즐겨 찾던 여행지를 중심으로 한 여행 상품도 나왔으며 하와이관광청에서도 이를 추천일정으로 웹사이트(www.gohawaii.com/obama)에 게재해 놓기도 했다. 옷가게를 비롯한 각종 상점에는 어딜 가나 ‘상품화된 오바마’가 판매(?)되고 있어 하와이에서만큼은 최고 스타임을 증명하고 있다. 나아가 흑인임에도 다양한 인종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다양성을 적극 포용하는 그의 삶을 보고 알로하 정신(Aloha spirit)이 재조명 받고 있기도 하다. 

와이키키, 해수욕장 그 이상 

하와이에는 군사기지를 제외한 유인도가 8개 있으며 이 중 관광객이 출입할 수 있는 섬은 오아후, 빅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 라나이, 몰로카이로 총 6개다. 각 섬은 같은 나라 혹은 같은 주(州)라고 하기엔 다른 점이 너무 많다. 그 공기의 밀도와 땅의 기운마저도 각 섬마다 다르다.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발전되기 시작한 오아후는 가장 국제적인 면모와 다양성을 갖춘 섬이다. 종종 오아후는 하와이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와이의 주도인 호놀룰루가 위치한 오아후섬은 하와이 인구의 75%가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행정, 비즈니스 및 오락 시설의 중심지인 까닭이다. 한국 여행객들도 하와이의 많은 섬 중에서 오아후에만 머무는 여행에 익숙해져 있다. 와이키키 해변가에 있는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고 인근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즐기며 현지 여행사를 통해 하루 일정의 ‘섬 일주 관광’을 즐기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일정이다. 하와이가 동남아나 남태평양의 휴양지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여기에 있다. 동시에 하와이의 다른 섬에는 2% 부족한 시티 라이프가 오아후에 있으며 와이키키에 있다. 

와이키키는 해수욕장 그 이상이다. 몰디브, 타히티, 뉴칼레도니아의 바다가 좋다지만 아직까지 ‘비치’로서 와이키키의 위용과 비교되지는 않는다. 와이키키에는 일평균 6만5,000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해변에 줄지어 있는 호텔에는 3만4,000개의 객실이 있으며 450개의 레스토랑과 350개의 바와 클럽이 있다. 와이키키의 명성은 해변 그 자체보다는 이 같은 상업적인 요소에 의한 것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쯤에서 호텔 선택의 팁을 하나 제공한다면 호텔 가격은 철저하게 전망(view)에 의해 차등화된다는 점을 유념해 여행의 성격, 동반자와의 관계(?) 등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와이키키 해변에 인접한 호텔일수록 호텔 시설이나 전망은 좋지만 객실료는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중시하지 않는다면 칼라카우아 거리 건너편에 있는 저렴한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와이키키 해변에 줄지어 서 있는 고층 호텔들 사이 일방통행길인 칼라카우아 거리에는 수많은 쇼핑센터가 즐비해 여행객들을 또 한번 행복하게 한다. DFS 갤러리아 와이키키, 명품 브랜드부터 생필품까지 없는 게 없는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쇼핑과 하와이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로얄하와이안센터 등을 비롯해 다양한 가격대의 옷을 파는 의류점까지 없는 게 없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한다. 와이키키에서 트롤리버스로 30~40분 거리에 위치한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도 브랜드 의류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한국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와이식 재래시장을 찾고 싶다면 와이키키 중심가에 있는 인터내셔널 마켓 플레이스가 제격이다. 다양한 수제 기념품은 물론 하와이언 셔츠를 저렴하게 판매하며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코트도 있다. 혹시라도 가족, 직장 동료를 비롯해 해외여행 기념 선물을 챙겨야 될 사람이 주변에 너무 많아 고민이 된다면 월마트로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월마트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마카다미아너트, 코나 커피, 초콜릿, 하와이언셔츠 등 하와이 특산물을 대량 구매하기에 좋다.

해변 따라 섬 한바퀴 돌아볼까 

오아후에는 와이키키만 있는 게 아니다. 와이키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새로운 하와이를 만날 수 있다. 현지 여행사를 통해 일일투어를 이용해도 좋고, 보다 자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와이는 교통체계가 단순하고 길도 어렵지 않아 한국인들도 항공, 호텔, 렌터카로 결합된 ‘플라이&드라이브’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해변가를 따라 오아후섬을 도는 데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와이키키를 출발지점으로 잡았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일주를 시작하면 좋다. 높은 파도로 서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샌디 비치(Sandy beach) 외에도 섬의 동편에는 서핑 포인트가 곳곳에 있으며 열대어와 산호가 아름다워 스노클링 인파가 몰리는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 중국인 모자섬 등이 있다. 북쪽 해안에서는 하와이에서 가장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으며 한적한 올드 타운 할레이바에서는 소박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돌 파인애플 하우스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도 필수 관광지다. 

오아후 섬 전체를 조망하기 좋은 ‘바람산’ 누우아누팔리 전망대, 다이아몬드헤드 전망대, 진주만 등도 필수 방문지로 꼽힌다. 호놀룰루 항구에서 출발해 와이키키 앞 바다를 멀리 돌며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제공하는 알리카이 디너크루즈도 색다른 재미로 신혼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1 와이키키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 2 선셋비치에서 5m는 족히 넘어보이는 파도를 가르는 서퍼의 모습 3 와이키키 해변에는 서핑 강습과 대여를 해주는 곳이 즐비해 있다

서핑 하와이, 그냥 갈 순 없다

하와이는 서핑의 메카다. 하와이에 왔다면 누구나 서퍼가 되고 싶어진다. 국지성 소나기가 지나가고 적당한 바람이 불던 어느 오후, 한 번도 서핑을 경험해 보지 못한 본 기자, 손오공 구름 타듯 파도와 하나가 된 서퍼들을 보다가 어릴 적 <폭풍 속으로>에서 봤던 키아누 리브스의 야성적인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어느새 서핑보드를 대여소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론상 서핑은 매우 쉽다. 양팔로 노를 저어 파도가 강한 지역까지 이동한 후 몸을 거꾸로 돌리고 큰 파도가 올 때 무릎을 대고 일어나 옆으로 돌아 균형을 잡는다. 두 차례 실패 후에 서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파도와의 일체감을 느끼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혹 하와이에서 서핑을 즐길 계획이라면 2~3일은 즐길 각오로 가기 전부터 열심히 근력 운동을 해두는 게 좋겠다. 파도를 맞으며 깊은 바다로 나가는 동안 체력이 다 빠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또 하나 유의할 점, 오랜 시간 서핑보드에 피부가 마찰되면 벌겋게 부어오를 수 있으니 보드를 대여할 때 상의도 함께 대여할 것. 강습료는 동반 인원에 따라 40~100달러까지다. 서핑이 부담스럽다면 노를 저을 수 있는 카누서핑이나 스킴보드를 즐기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알로하 정신  Aloha Spirit

하와이를 찾는 여행객들은 애초 와이키키에서의 낭만적인 휴식을 꿈꿨으나 여행을 마치고서는 열병처럼 하와이인들에게 스며 있는 자유와 관용의 향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알로하 정신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며 수많은 외부인들과의 접촉으로 갖게 된 그들만의 여유이며 관대함이라 할 수 있다. 하와이에는 혼혈인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 섞임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발현한 것이 알로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하와이를 여행한다면 누구를 만나든 밝게 ‘알로하’라고 인사해 보자. 그들이 밝은 표정으로 답하는 것만으로 하와이식 소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1 한국인 아내와 함께 라나이에 거주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 리처드 씨 2 하와이에서는 반가운 사람에게 나뭇잎 레이를 목에 걸어주는 것이 전통이다 3 카우아이 커피농장에서 만난 플로이드 부부. 당시 그들은 한국 야구팀이 WBC에서 멕시코를 이겼다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4 마우이 라하이나에서 만난 여행자 테리가 야자수 잎으로 물고기 모형을 만들어 건넸다 5 카우아이 가이드 원 씨. 전형적인 하와이 원주민의 모습이다 6 마우이 쿨라마을에서 만난 하와이 원주민 7 라나이시티에서 만난 소년이 가족사진을 찍어달라며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8 라나이 커피숍 직원. 그는 라나이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다

마우이 Maui 
고래도 사랑한 로맨틱 아일랜드


오아후 섬에만 머문 여행객은 오아후를 하와이의 전부로 기억하지만 마우이에 하루라도 들러본 이라면 주저 없이 마우이를 가장 기억에 남을 뿐 아니라 꼭 한번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꼽는다. 평화로운 해변가와 청명한 공기가 남긴 잔상이 인공적인 오아후보다 강한 까닭일 것이다. 

흔히들 오아후를 제외한 섬들을 ‘이웃 섬’이라고 하며 많은 관광객들이 일일투어로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마우이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방대한 섬으로 ‘이웃 섬’이라는 수식어가 적합치 않다.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마우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는 오아후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반드시 1박 이상 머물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북적거리는 오아후에 있다가 마우이로 넘어온다면 다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마우이만의 푸근한 매력에 취할 것이다. 유수한 여행잡지와 여행작가들이 마우이를 ‘세계 최고의 섬’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마우이는 하와이주에서 크기는 빅아일랜드 다음으로 크고, 인구는 오아후 다음으로 많다. 마우이는 무공해 섬으로 유명한 라나이, 몰로카이의 행정을 포괄하는 마우이카운티로 불리기도 한다.

마우이에는 하와이 섬들 중 수영을 즐길 수 있는 195km의 가장 긴 해변이 있다. 섬의 모양은 거북이 같기도 하고, 여성의 상반신 같기도 하다. 이 중 최고의 휴양지는 북서쪽에 위치한 카팔루아, 카아나팔리 해변으로 최고급 리조트 단지를 갖추고 있어 하와이 주민들에게도 꿈의 휴양지로 꼽히는 곳이다. 카팔루아는 고품격 호텔과 ‘하와이 최고’, ‘미국 10대 골프코스’로 꼽히고 있어 골프 마니아들의 로망과 같은 곳이다. 카아나팔리는 1950년대까지 사탕수수밭이었으나 이후 최고의 리조트 지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카아나팔리 단지에만 웨스틴, 하얏트, 아웃리거 등 6개 특급호텔, 6,500개 객실이 갖춰져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곳은 신혼여행객들이 많이 찾기도 하지만 해변은 파도가 잔잔하고 백사장이 넓어 어린이들이 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가족여행객들도 많다. 

카아나팔리 해변이 파도가 잔잔한 것은 서쪽으로 라나이, 북쪽으로 몰로카이 섬이 조류를 분산시키고 있는 까닭이라고 전한다. 이 해변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일몰의 순간이다. 태양이 라나이섬 뒤편으로 넘어가는 순간 분, 초마다 형형색색으로 변화하는 하늘빛, 바다빛깔을 감상하는 것만큼 호사스러운 순간이 있을까? 

기자가 카아나팔리를 방문한 날에는 마침 혹등고래가 출몰해 수면 위로 다이빙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마우이관광청 톰 리스코(Tom Risko) 매니저는 “매년 12월에서 4월까지 고래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올해는 고래 떼들이 산란을 위해 알래스카에서 마우이로 대거 이동해 오고 있다”며 “마우이 앞 바다는 섬들이 많아 파도가 약하고 수온이 높아 고래들이 유독 많다”고 설명했다. 고래를 보다 가까이서 목격하고 싶다면 고래투어 전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고 카아나팔리 지구에 있는 웨일러즈 빌리지에 있는 고래 박물관을 들러 보는 것도 좋다. 

1 해질 무렵 야자수 늘어진 해변에서 즐기는 저녁식사가장 로맨틱한 경험이다 2 할레아칼라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은검초 3 마우이에서는 고래가 다이빙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4 카아나팔리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5 할레아칼라 쿨라에서 만난 바이커들 6 라하이나 항구에서 월척을 낚고 기뻐하는 사람.‘ 마히마히’라는 생선은 마우이 사람들의 주식이다 7 할레아칼라 정상 분화구 8 라하이나 타운스퀘어에 있는 반얀트리

라하이나, 옛 수도의 정취 ‘물씬’

마우이는 오아후에 비해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호텔 셔틀버스,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특히 섬의 서쪽 해변 30번 도로를 직접 운전하며 달리는 기분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마우이는 길이 복잡하지 않아 지도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쪽빛 바다를 가르고 떠오르는 혹등고래나 돌고래 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도 있다. 

올드타운의 정취가 느껴지는 매력적인 항구마을 ‘라하이나’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지역이다. 라하이나는 미 연방에 편입되기 전 약 150년간 하와이왕국의 수도였다. 19세기 중반에는 포경선의 기지로 번영했으며 이후에는 미 본토에서 들어오는 선교사들로 북적거렸다. 1960대부터 라하이나 시가지는 국립 역사 보호지구로 지정되어 개발이 제한되기 시작해 문화유산을 훌륭하게 보존시켰으며 덕분에 전세계 관광객들이 라하이나만의 복스러운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라하이나는 도보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중심가인 프런트 거리에는 소규모 갤러리 및 기념품 숍, 레스토랑, 아이스크림 가게 등 아기자기한 숍들이 있으며 국가 보물로 지정된 오래된 건축물들 또한 많다. 카아나팔리, 카팔루아에 특급호텔이 부담스럽다면 라하이나에 있는 저렴한 B & B(Bed & Breakfast)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프런트 거리에서 항구 쪽 방향에 위치한 타운스퀘어에는 100년이 넘은 반얀트리(보리수나무)가 있다. 기독교 포교 50년을 기념해 심겨진 나무가 현재는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내며 여행자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라하이나에는 유독 ‘나홀로 배낭족’이 많은데 그들과 어울려 담소를 나누는 것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광장 잔디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한 중년의 여행자에게 다가가 한국에서 왔다며 말을 건네자, 테리(Terry)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미국인은 “한국에는 서울, 부산, 포항 등에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도시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더니 야자수 이파리를 칼로 쓱싹 다듬더니 물고기 모형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혹시 몇 달러라도 달라고 할 줄 알았더니 그냥 선물이란다. 


세계 최대 휴화산에서 일출 보기
 

마우이의 자랑은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할레아칼라(Haleakala)다. 세계 최대 휴화산인 할레아칼라는 해발 3,030m로 백두산보다 높으며 둘레 34km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산 정상에 오르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고 길이 단순하니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태양의 집’이라는 산의 이름처럼 이른 새벽 출발해 일출을 감상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안전을 고려해 해가 뜬 후에 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지만 태양이 솜이불 같은 구름을 빼집고 나오면서 연출하는 형형색색의 장관을 놓치기에는 너무 아깝다. 렌터카를 가져가서 내려올 때 차를 몰고 와야 한다면 모르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것도 이색 체험인 만큼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할레아칼라에서 내려오는 길, 쿨라 마을에 들러 간단하게 식사와 차를 즐기며 여유를 누리고 1894년 문을 연 아리땁고 조그마한 쿨라 가톨릭 성당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할레아칼라에는 라벤더 농장, 양파 농장, 딸기 농장, 와이너리 등 자연친화적인 즐길거리도 많다. 산 정상에는 히말라야와 이곳에만 존재한다는 신비한 식물 ‘은검초’도 있다. 사람의 손이 닿으면 죽는다고 하니 구경만 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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