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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단옷날과 창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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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28일은 음력으로 5월5일 단옷날이다. 현대에는 의미가 많이 퇴색한 명절이지만 농본주의 사회였을 때에는 풍작을 기원하던 제삿날로 절편을 만들어 먹고 여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명절이다. 

석창포는 <신농본초경>을 비롯해 동양의학 서적 첫머리에 늘 실려 있는 약초로 약초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치는데 두뇌를 총명하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하고 오래 먹으면 늙지 않고 신선이 된다고 전해 오는 약초이다. 

<도장(道藏)>에는 석창포의 약성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석창포는 온갖 물풀의 정기가 모인 것으로 신선이 되게 하는 영약이다. 쌀뜨물에 담가 하룻밤을 두었다가 껍질을 벗기고 말려 곱게 가루를 만든다. 이 가루 한 근을 찹쌀 죽에 넣고 끓여 꿀을 넣고 반죽하여 오동나무 씨만하게 알약을 지어 자루에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어 말린다. 이것을 날마다 아침에 20개씩 먹고 저녁에 잠자기 전에 30개씩 먹는다. 한 달을 먹으면 늙지 않고 추위와 더위를 타지 않는다'. <선신은서(仙神隱書)>에는 또 이렇게 적혀 있다. ‘석창포 화분을 책상에 두고 밤을 새워 책을 읽어도 등잔에서 나오는 연기를 석창포가 다 빨아들이므로 눈이 피로하지 않다. 아침마다 잎 끝에 맺힌 이슬로 눈을 씻으면 눈이 밝아져서 오래 지나면 한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천금방(千金方)>이라는 중국 의학책에는 ‘1촌에 아홉 마디가 있는 석창포를 백일 동안 그늘에 말려 가루를 내어 한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 세 번 먹는다. 오래 먹으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머리가 총명해지며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적혀 있다.

한방에서 석창포는 맛이 맵고 따뜻하며, 방향성이 있다고 본다. 방향성 있는 약들은 대체로 잘 통하게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석창포도 습기가 쌓인 것을 풀고 담이 쌓인 것이나 구멍이 막힌 것을 뚫어 준다. 또 위로 뜨는 성질이 있어 우리 몸의 맑고 가벼운 기운을 위로 잘 오르게 하여 눈이나 귀를 밝게 하고, 뇌와 정신을 맑게 한다. 그래서 석창포는 가슴에 습하고 탁한 기운이 쌓이는 병증에 사용하는데 코막힘, 복부가 차올라 답답한 것, 시력 및 청력감퇴, 기억실조, 건망증 등의 증상에 좋은 효과를 보여 수험생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은 위한 처방에 주로 사용하는 약재이다.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비만학회 회원이며 현재 해답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031-444-4060  www.haeda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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