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완도에서 숨은 보물 찾기
전남 완도-완도에서 숨은 보물 찾기
  • 트래비
  • 승인 2009.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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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숨은 보물 찾기

우리는 아직 완도를 모른다. 고백하건데 나 역시도 두 번째 여행에서야 그 참맛을 알았다. 봄이면 유채꽃 흐드러진 청산도가, 여름이면 초록의 보길도가 천연의 푸르름을 자랑하고 사시사철 싱싱한 먹거리가 유혹하는 곳이 바로 완도임을. 한번 봐서는 모를, 완도의 숨은 보물찾기가 시작됐다.

글·사진 이민희 기자   취재협조  완도군청 www.wando.go.kr

봄이 오는 길목   완도난대수목원

서울에서 약 세 시간. 두 번째 완도 여행의 관문인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겉옷을 벗고 기지개를 폈다. 서울의 잔뜩 찌푸린 하늘과 차가운 바람, 우울한 빗줄기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이곳 남도의 하늘은 시릴 듯 푸르렀고 바람은 갓난아이의 숨소리인 양 새근새근 귓가를 간질인다.

간만에 느끼는 ‘화사함’을 좀더 만끽하고 싶어 택한 첫 코스는 완도 난대수목원. 상황봉 후사면에 위치한 완도 난대수목원은 상록활엽수로는 세계 최고, 최대 집단 자생지다. 수목원 옆으로 산에서 흘러내린 초록 물빛의 계곡이 흘러 수목원이라기보다는 마치 휴양림에 들어선 기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난대성 식물이 주를 이뤄, 하나같이 푸근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수선화, 목련, 삼지닥나무가 자칫 심심할 법한 초록에 한껏 색을 덧칠하고 있다. 

식물원 길을 산책하듯 오르다 보면 중간중간 사계정원, 수변데크, 허브식물원 등을 만날 수 있다. 길 끝에는 열대·아열대식물원과 선인장·다육식물원 등의 온실이 있어 수목원 탐방의 반환점이 되어 준다. 코코스야자, 카나리아야자 등의 야자나무와 금호, 펜타금 등의 선인장류, 코끝을 자극하는 로즈마리, 라벤다 등의 허브류를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갈 길이 멀다면 온실을 끝으로 되돌아 나오고, 내친김에 난대숲 탐방과 백운봉, 상황봉 등산에 도전하고 싶다면 다시 신발끈을 동여맬 것. 난대숲까지는 약 2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백운봉과 상황봉의 경우 4~5시간의 여유를 두는 게 좋다. 

위치 전남 완도군 군외면 대문리 산 109-1  이용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하절기),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원  문의 061-552-1544 wando-arboretum.go.kr


1, 2 완도난대수목원은 가장 먼저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 정도리 구계등 가는 길. 이 길 너머에 푸른바다가 펼쳐져 있다 4 완도난대수목원에서 만난, 색이 고운 선인장 5 <해신> 촬영장엔 전통 놀이기구가 있어 줄다리기, 널뛰기 등을 할 수 있다 6 이곳에 서면 촬영장과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역사의 순간을 만나다   드라마 <해신> 촬영장
 
완도대교를 지나 우회전, 7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 <해신> 촬영장을 만날 수 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마는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실제 그가 태어나고 자란 완도에서 전체 분량의 약 60%를 촬영했다. 그저 허허벌판, 망망대해였던 이곳에 드라마 세트장이 지어진다는 소문이 돌자 마을 사람들은 그저 어리둥절했단다. 그때만 해도 드라마 촬영장이 관광지로 ‘화려한 변신’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완도 하면 으레 장보고 또는 드라마 <해신> 촬영장을 떠올릴 정도로 ‘명소’가 되었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단출한 초가, 처마 끝에서 미동도 없이 단잠에 빠진 짚신의 행렬, 마루 아래 하릴없이 기대 선 낡은 농기구까지…. 여느 곳에서 보던 민속촌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너른 앞바다의 물결 따라 햇살이 부서지는 이 작은 마을은 꽤나 정겹다. 사극을 좋아하고 드라마를 챙겨 본 이라면 드라마 속 장면과 실제 촬영장 곳곳을 오버랩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선착장과 객관, 저잣거리, 군영 막사를 꼼꼼히 둘러보며 그 옛날 장보고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완도에서는 해상왕 장보고의 영웅적인 모습을 기리고 신해양시대를 맞아 매년 ‘완도장보고축제’를 개최한다고 하니 이맘때 다시 완도를 찾아도 좋을 듯. 올해는 5월2일부터 3일까지 ‘해신의 바다에서 춤추는 빛의 환타지’를 주제로 열렸다.

위치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 650-1  이용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800원(주차료 별도)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문의 061-550-5155 tour.wando.go.kr/seagod


7 처마 끝에 매달린 짚신 8 완도타워에서 바라본 야경 9 파란색, 분홍색, 흰색 등 계속 색을 달리하는 완도타워

시간이 머무는 곳   정도리 구계등
 
<해신> 촬영장을 나와 마을로 들어섰다. 지명도 모를 마을 곳곳을 헤집던 차량이 갑자기 멈춰 선다. 이곳이 구계등이란다. 알기로는 구계등은 분명 해안가인데 눈앞에 펼쳐진 건 빽빽한 숲. 그것도 숲을 이룬 나무들이 하나같이 흙이 아닌 자갈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참나무, 떡갈나무 등 40여 종의 상록수와 단풍나무가 우거진 방풍림이다. 마을의 논밭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벌써 수백년의 시간 동안 마을을 거센 바닷바람과 염분으로부터 지켜 왔다고. 자갈에 부서지는 발자국 소리가 생경해 묵묵히 앞만 보고 걷자 숲 너머로 푸른 바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너른 해안가를 덮은 것 역시 뽀얀 모래가 아닌 갯돌이다. 크고 작은 갯돌이 ‘억수로’ 깔려 있는 이곳은 구계등(九階燈). 이는 ‘9개의 계단을 이룬 비탈’이란 뜻으로 갯돌 층이 바다 속까지 아홉 개의 계단을 이룬다고 해서 붙여졌단다. 해변의 갯돌은 크든 작든 ‘모난 녀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하나같이 매끈하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파도에 닳고 닳은 건지 이들의 역사가 1만여 년이라고는 하지만 도대체 그게 어느 정도의 시간일지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처음엔 이들도 바위였지만 하루 이틀 파도에 제 살을 내어주고는 결국 이렇게 조막만한 모습이 된 것이다. 허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물결따라 밀려오고 떠내려갈 때마다 ‘차르르~ 차르르~’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위치 전남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152 외

완도의 밤을 밝히는  완도타워

밤만 되면 고요하다 못해 적막해지는 여느 소도시와는 다르게 완도의 하늘은 밤에 더 곱고 화려한 빛을 띤다. 그 주인공은 완도의 명물로 거듭난 완도타워로 밤마다 환상적인 레이저 쇼를 벌이며 잠 못드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
작년 9월, 다도해 일출공원에 세워진 완도타워는 첨탑까지 76m로 지상 2층과 전망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엔 특산품 전시장과 전시홀이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2층은 포토존과 완도의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 놨다. 전망층에서 내려다본 완도는 온통 무지개 빛 별천지. 직접 올라 보지 않고는 수수하기만 했던 완도가 이다지도 매혹적이고 화려한 모습이었는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음이다. 맑은 날엔 영암 월출산과 제주도까지 볼 수 있단다. 

완도타워가 세워진 다도해 일출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스폿이다. 완도의 수려한 해양 경관이 굽어보이는 산 중턱에 있어 사시사철 맑은 공기와 산책로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다정원, 꽃비정원, 미소정원 등 테마별로 특색있는 공간을 연출한 것도 눈에 띈다.

위치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 산 105-6  이용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운영시간 오전 9시~밤 10시(하절기)  문의 061-550-5484, 5492 www.wandotower.go.kr


1, 2 타워 내부에는 완도의 자랑인 최경주 선수의 모형과 각종 볼거리들이 많다 3 청산도 가득 피어난 유채꽃 4 고산 윤선도 선생의 손길이 묻어 있는 세연정


완도 여행의 정점  청산도 & 보길도
 
77번 국도를 따라 완도 일주를 끝냈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청산도와 보길도를 보지 않고서 완도에 갔다왔다 말할 수 없음은 ‘아무도’정해 놓지 않았지만 ‘누구나’ 공식처럼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던가. 그러니 우리의 완도 여행도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청산도는 들판을 가득 메운 유채의 향연으로 매년 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완도에서 뱃길로 약 40여 분을 가야 하지만 봄을 맞으러 가는 이의 마음에 지루함이란 찾아볼 수 없다. 눈가에 퍼지는 맑고 투명한 물빛에 설레고 또 설렐 뿐이다. 짙푸른 하늘과, 하얀 실크를 펼쳐놓은 듯 부드러운 구름, 순결한 바람. 청산도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풍경 또한 청순하고 산뜻하다. 얼기설기 이은 검은 돌담을 따라 피어난 유채는 또 어떻고. 분명 누군가 샛노란 물감을 뿌려놓고 달아난 것만 같다. 유채 언덕이 끝나는 지점엔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이 그림처럼 버티고 섰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산들산들 유채와 어우러져 나들이에 나선 이들에게 동화 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여름의 문턱에 선 지금은 보길도가 제격이다. 이맘때면 초록빛으로 촉촉한 예송리 상록수림과 당장이라도 뛰어들고픈 은빛 모래가 아름다운 예송리 해수욕장이 여름을 재촉한다. 보길도 여행에서 빼놓은 수 없는 코스는 윤선도 유적지. 연못을 둘러싼 고즈넉한 숲의 정경에 반한 고산 윤선도 선생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세연정을 짓고 손수 연못을 가꾸었단다. 이곳의 정취는 어느 여름밤 또는 이른 새벽에 더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한낮의 열기가 잦아진 숲길은 고요하고 청명하며 부지런한 새들의 지저귐이 아련하게 들리는 새벽녘엔 이슬에 젖은 초록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체험, 삶의 현장

“이곳은 완도 전복 양식장! “ 

취재 내내 전복회, 전복물회, 전복찜 등을 맛보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는 바다에서 막 건져 낸 ‘살아있는 전복’이었다. 완도 청정 앞바다에 자리한 전복 양식장 취재를 통해 그 생생한 현장과 싱싱한 맛까지, 전복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누가 뭐래도 패류의 왕, 전복

전복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음식’의 대명사로 불리운다. 그 옛날 진시황이 불로장생에 좋다 하여 구해 먹었다는 설이나, 산후 일주일 안에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고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 또 환자의 회복식으로 즐겨 쓰이는 것만 봐도 ‘귀한 음식’임과 동시에 ‘기특한 음식’이 아닌가. 이런 전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곳, 바로 완도다. 가는 곳마다 ‘건강의 섬 완도’라더니 괜한 말이 아니었다. 전복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맛과 영양에서 이를 따를 수 없으니.

현재 완도 전복은 해상 가두리에서 수중 양식되는데, ‘셀타’라는 기구에 붙어서 먹이를 먹고 성장한다. 최근 언론에서 이를 두고 ‘전복 아파트’라고 지칭한 것을 계기로 완도에서도 ‘전복 아파트’라고 부른다. 실제로 취재차 나선 청산도 지리어촌계의 양식장에서 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네모반듯한 틀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흡사 아파트와 같다. 한 ‘아파트’당 약 2,000마리의 전복이 ‘살고’있으며, 이곳에서 전복은 약 삼년 반 동안 양식된다고.

쫄깃하고 짭쪼름한 바다의 맛

크레인이 올라탄 요상한(?) 배로 갈아타자 이윽고 ‘아파트’ 내부가 공개됐다. 이 정체불명의 크레인이 아파트에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를 넣고 그물망도 걷어 올린다고. 크레인이 기계음을 울리며 아파트를 향해 돌진하자 그물이 다치지 않도록 사람들의 손길이 바빠지더니 이내 거대한 그물망이 딸려 올라온다. 애꿎은 다시마만 비죽비죽 새어 나온 것이 얼핏 봐서는 전복인지 다시마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그물을 벗자 아파트 벽면에 촘촘히 붙은 전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진기한 풍경이다. 없어서 못 먹는, 아니 비싸서 못 먹는 전복이 이렇게나 많다니!

맛도 육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바다에서 건져 올려 바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오도독 씹히는 식감과 짭쪼롬한 바다 향기와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의 조화. 생각만으로도 또다시 입가에 침이 고일 지경이다. 안타깝게도 양식장은 일반 여행객에겐 공개되지 않지만 완도군 인터넷 숍에서 싱싱한 완도 전복을 구입할 수 있다. 1kg당 5만원선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전복은 4월에서 5월까지 알을 품었다가 6월경 산란을 시작한다. 즉 딱 이맘때가 제철이란 말씀. 알을 밴 전복은 산란하기까지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있어 전복회, 전복죽, 전복물회, 전복찜 그리고 샐러드까지 어떻게 먹어도 최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완도군이숍 080-555-8999(고객센터)
 www.wandogunesh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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