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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주년 기념-트래비 기자들이 공개하는 ‘나만의 특별한 여행지’⑥하와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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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Hawaii   최기자의 특별한 그곳
새로운 로망을꿈꾸게 하는 섬,하와이


비록 행복한 여정 중에 있을지라도 더 즐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조바심이 날 때가 있다. 하와이 여행이 그랬다. 다녀온 지 두 달이 흘렀는데 어느덧 새로운 하와이 여행을 꿈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다음에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궁색한 여행을 하고 싶다. 늘그막에 사랑하는 이와 손을 꼭 잡고 해변을 유유히 걷고도 싶다. 그곳이 꼭 하와이여야만 하는 이유는 그곳의 바다와 바람과 사람을 겪어 본 자만이 알 것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1 아직까지 화산활동이 진행 중인 빅아일랜드는 사막성 기후로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2 마우이 항구도시 라하이나의 한적한 풍경 3 하와이에서는 라이브 연주를 즐길 수 있는 펍이 많다 4 하와이의 상징과도 같은 와이키키 해변



최근  하와이 여행을 통해 두 가지 로망이 생겼다. 하나는 50ℓ가 넘는 배낭을 메고 최소한의 비용만을 챙겨 하와이로 떠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늘그막에 아내와 단둘이 아파트먼트형 숙소에 묵으며 요리를 해먹고 느긋하게 해변에 앉아 파라솔 아래서 독서를 하는 것이다. 

지난 3월, 하와이 5개 섬을 숨가쁜 일정으로 다녀왔다.‘휴양지의 대명사’로서 하와이는 부족함이 없었다. 하나의 풍경을 지나칠 때마다 그 풍경은 이내‘그리움’이 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언제 갈지도 모르는 하와이 여행 견적을 내보기도 했다. 항공료와 숙박비, 교통비용, 식비를 포함한 일체의 체제비용을 계산해 본 것이다. 당장 갈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배낭여행이다. 지금까지 배낭여행 하면 유럽이 원조이고 태국, 인도 등이 ‘스테디셀러’였으나 머지않아 예언컨대 하와이도 배낭여행 목적지로 부상할 것이다. 늘어지게 쉬다가 오는 것이 적합한 휴양지를 무엇하러 생고생하며 궁색한 배낭여행을 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와이키키 해변가의 전망 좋은 고급 호텔에서 묵는 것만이 하와이 여행의 정석이라고 할 수는 없다. 

 8일간 오하우, 카우아이, 빅아일랜드, 아우이, 라나이 5개 섬을 돌아봤기에 각 섬의 매력을 충분히 느꼈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섬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통해 여행은 충분히 풍성했고 하와이에 대한 새로운 로망이 욕망처럼 솟아났다. 자기 키의 반만한 배낭을 메고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나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활보하는 여행객들이 그들이다. 마우이에서 라나이로 향하는 페리 안에서 만난 독일여행자도 그중 하나다. 장장 6개월간 미국 전역을 여행하다가 종착지로 하와이를 여행하는 중이던 그녀로부터 얻은 하와이 배낭여행의 팁(Tip)은 캠핑장을 활용하는 것과 전세계 여행자들이 공유하는 무료 민박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이는 최근 새로운 여행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공정여행’, ‘책임여행’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한번쯤 꼭 실천해 보고 싶다.

캠핑장에서 침낭에 몸을 말고 자거나 모르는 이의 집에 얹혀 자는 것이 두렵다면 부담없는 가격의 B & B(Bed & Breakfast)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형태의 여행을 꿈꾼다면 마우이 섬이 적격으로 항구도시 라하이나 타운에 머무는 것이 좋다. 하와이 왕국의 최초 수도 역할을 했던 라하이나는 도시 곳곳에 왕국 시절의 유물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갤러리, 기념품 숍들이 줄지어 있고, 소박한 분위기의 펍과 레스토랑도 많다. 

다시 한번 마우이를 간다면 찬찬히 도보여행을 하고도 싶고, 자전거를 빌려 해변길을 따라 달리고도 싶다. 그러다가 아리따운 해변을 만나거든 쉬었다 가기도 하고, 지난 여행 때 배우다만 서핑도 다시 해보고 싶다. 또 할레아칼라산에서 제일 긴 내리막길 60km를 자전거를 타고 활강해 보고 싶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마우이 섬 북서쪽 카아나팔리나 카팔루아 지역에 밀집한 리조트 단지에서 숙박을 하는 곳도 좋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체인 호텔이 밀집해 있으며 해변은 라나이 섬과 몰로카이 섬에 둘러싸여 있어 파도가 잔잔해 신혼여행, 가족여행객들이 충분한 쉼을 누리기에 좋은 공간이다. 

젊은 부부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와이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도 부럽지만 인생의 황혼녘에 접어든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거리를 걷고 나란히 해변에 누워 여유를 누리는 것도 로맨틱하다. 나이 지긋한 부부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면 ‘불륜 아니면 재혼 커플’이라는 삐딱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오해받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다정히 살아낸 사람과 여행하는 것도, 그리고 그곳이 하와이이길 바라는 것도 아름다운 일 아닌가.

* 느슨한 기타 선율, 나의 여행 동반자

여행 짐을 챙길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옷도 아니고, 비상약품도 아닌 음악이다. 구닥다리 저용량 MP3 플레이어와 노트북에 여행지에서 들으면 좋을 법할 음악을 구겨 넣는 것이다. 최근에 오랫동안 나의 여행지 음악 리스트에 머물러 있던 앨범은 다미엔 라이스의 <O>와 리즈 라이트의 <The Orchard>다. 전자는 아일랜드 포크, 후자는 미국 소울풍 재즈로 장르는 다르지만 우울하면서도 애잔한 창법과 정갈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공통적으로 꽤나 서정적이다. 여행지에 가서도 시간이 허락된다면 ‘음악’과 관련된 시간을 꼭 보내려 한다. 가령 악기점에 가서 그 지역만의 독특한 악기를 구경한다든가(싸면 산다), 사고 싶던 기타의 시세를 확인하곤 한다. 술은 못하지만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펍을 좋아한다. 지난 3월 하와이 카우아이 섬의 작은 펍에서 3인조 재즈 밴드가 연주하던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어찌나 달콤하던지.   

* 메뉴가 애매할 땐 새우요리가 ‘안전빵’

맥도날드가 아니고선 같은 서양권 혹은 동양권 국가라 해도 같은 메뉴를 칭하는 이름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대충 메뉴에 곁들여진 설명만 보고 음식을 주문하고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터득한 나름의 노하우라면 어딜 가든 새우 요리를 시키면 비교적 맛이 평균적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쇠고기 스테이크도 무난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 탓에 입맛이 없고, 메뉴가 애매할 땐 새우 요리를 최고로 꼽는다. 최근 하와이와 호주에서 먹었던 새우 요리는 매우 평균적인 맛을 내주었다. 이름은 ‘Scampi’와 ‘Garlic Prawns’로 달랐으나 맛은 흡사했다. 특히 하와이 오아후 섬 북부 카후쿠 지역에서 밀집해있는 새우 트럭에서 먹었던 마늘 양념의 새우 요리는 지금도 생각만 하면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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