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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남경주 - '남경주'를 여행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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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erent Thinking’ 남경주의 남다른 허니문을 엿보다

스타와 열혈팬으로 시작된 남경주·정희욱 커플. 7월11일 결혼식을 올렸지만 남경주의 빠듯한 공연 스케줄 때문에 20일이 지나서야 허니문을 떠날 수 있었다. ‘Different Thinking(다른 시각으로 사고하기)’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그에게 바다가 아닌 산이 중심이 되는 발리의 우붓(Ubud) 지역은 그야말로 베스트 초이스였다. 

자연과 도시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우붓의 시내는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엽서 사진’이 된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갤러리와 상점들은 토속적이면서도 세련미가 있고 마치 밀림 속 앵무새의 화려한 색처럼 우붓 특유의 원색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특히 그가 묵었던 로열 피타마하리조트는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로 사람이 그 거대한 산을 리조트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시간을 내서 리조트 구석구석을 둘러봤는데 흠 잡을 데가 없어요.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곳, 자연미가 살아 있는 생동감, 그 모든 것들의 조화까지 완벽한 리조트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인간의 능력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걸어 다니며 리조트 곳곳의 신기한 조각, 아름다운 공기에 취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천혜의 자연 조건 안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어진 리조트와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느꼈다.
“‘편리함’만 추구하는 삶이 아닌 자연과 전통을 동시에 보존하는 창의적이고 훌륭한 아이디어는 공연을 하는 배우로서 여러모로 도움이 됐어요. 여행을 통해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창의력을 깨달았다고 할까.”

2년 전 미국도 가보고 20대 후반에는 인도와 스리랑카도 가봤지만 우붓 같은 곳은 처음이었다. 아융 강에서 래프팅을 할 때에는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며 느꼈던 태고의 신비가 느껴졌다. 거친 아융 강, 밀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래프팅의 스릴을 설명할 때 그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만으로도 당시 그의 여행이 어땠을지가 짐작이 간다. 

운동을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고 독서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도 있다. 휴식은 재도약을 위한 인생의 배양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충족시키는 것은 여행이다. 여행은 체험과 세심한 관찰로 세상을 조감하며 삶과 사랑과 사람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남경주 가로되, “불혹, 불가능은 없다”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제 마흔 셋, 불혹의 나이다. 무대 위에서 격정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여야 하는 뮤지컬. 혹시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후배는 없는지 짓궂은 질문을 했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죠. 나이에 맞게 해야 할 일들도 너무 많아요. 시간의 흐름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 시간들은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20대 초반 토니 역을 지금 마흔이 넘은 자신이 하는 것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후배에게 그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지킬박사와 하이드>나 <헤드윅>의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지만 그는 그에게 더 어울릴 수 있는 다른 작품을 선택했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도 많은데 무턱대고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후배가 해도 잘할 것 같은 역할이 아니라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Crazy for You>나 'I Love You'에 출연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거죠.”

언제 운명처럼 인생의 대표작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기회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 이처럼 그에게 인생은 예측할 수 없어 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나이 드는 것마저도 즐겁다.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사랑은 비를 타고>. 선배 뮤지컬 배우이자 그의 형 남경읍씨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최정원씨와 함께라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들인 공을 모두 차지하려는 소수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저작권 소송이 걸리는 등 그 작품을 둘러싼 안타까운 현실이 속상하다고 토로한다. 

“진짜 노력한 사람들에게 대가가 돌아가는 사회를 고민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하이데거의 말처럼 현대인들이 타락해서 비본래적 인간이 됐지만 본래적 인간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사회가 되겠죠.”


뮤지컬 'I Love You', 그의 무대를 여행하다


그에게는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 뮤지컬 'I Love You' 이 작품을 하는 중에 결혼을 했고 작년 20만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 관객동원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뮤지컬 속의 남경주는 일상의 남경주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뮤지컬스러운’ 말투와 동작으로 온 몸에 힘을 실어 춤과 연기를 펼친다. 눈동자, 코의 모양, 호흡, 손가락 하나하나로 캐릭터를 표현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는 순간에도 몸동작 하나, 표정 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뮤지컬이 끝난 후 관객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깜짝 ‘프러포즈’를 하는 이벤트가 마련됐다. 남경주가 이 커플에게 전하는 한마디. 

“향기란 결국 신산고초(辛酸苦楚)를 겪고 어렵게 꽃이 핀 후 생기는 것입니다. 두 분의 사랑도 그러한 역경과 고난을 겪고 값진 결실을 이뤄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향기를 만들어 내는 거겠죠. 앞으로도 영원히 아름답게 살며 사랑하시길!”

단 세 번의 만남이었지만 남경주를 통해 짧지만 긴 여운이 느껴지는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다. 올겨울에 만나게 될 그의 차기작 <에비타>도 많은 관객들에게 그런 깊은 여운을 남기겠지.  

★☆남경주가 꿈꾸는 여행★☆

히말라야, 티벳, 네팔, 몽골, 아마존 밀림 등 다소 위험하고 고단하겠지만 ‘자기’를 깨울 수 있는 영혼과 맞닿을 수 있는 여행지를 꿈꾼다. 또 함께 'I Love You'에 출연하는 정성화, 정상훈과 함께 여행한다면 무척 즐거울 것 같다. 처음에는 개그맨 출신인 점에 선입견을 가졌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그들의 모습에 감동했고 서로 책 읽는 취향도 비슷할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라면 역동적이고 재밌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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