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호주자유여행시리즈④퍼스*멜버른 9일 young couples-다이내믹 & 로맨틱오스트레일리아 재발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6.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퍼스*멜버른 9일 young couples'
다이내믹 & 로맨틱오스트레일리아 재발견


오지여행, 에코투어, 공정여행, 식도락여행, 와인투어…. 휴양과 이색문화의 체험만을 지향하던 여행이 실로 세분화 되어 가고 있다. 호주는 이러한 여행자의 욕구를 달래 주기에 충분히 넓고 다채롭다. 특히 이번 호주 스페셜리스트들이 제안하는 서호주+멜버른 여행이라면 앞서 열거한 여행의 다양한 카테고리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다. 

호주 대륙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서호주에서는 청명한 바람을 맞으며 대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대륙 동안의 퀸즈랜드주가 열대기후와 대 산호 군락을 자랑하고, 동남부는 시드니, 캔버라, 멜버른 등 문명화된 도시를 자랑한다면 지중해성 기후를 바탕으로 한 서호주는 말 그대로 ‘날 것’의 매력이 넘치는 땅이다. 

서호주의 ‘주도’퍼스를 중심으로 일일투어로 기암절벽 웨이브록과 프리미엄 와인 생산지 마가렛리버를 방문한다. 무공해 섬 ‘로트네스트’에서 자전거여행을 즐기고는 퍼스의 ‘자매도시’ 프리맨틀에서 카푸치노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나흘이 훌쩍 지난다. 

이제 대륙 반대편으로 향한다. 국내 항공을 이용해 멜버른에 도착해 바로 이동한 곳은 19세기 금광 개발 시대를 재현해놓은 소버린 힐. 직접 사금채취도 해보고 지하 금광을 따라 시간여행을 즐기고 소버린힐 인근에 있는 밸라렛 동물원에서 캥거루 먹이 주기 체험을 한다. 이제 300km 해안선을 따라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달리며 기암절벽 12사도상을 관람한다. 여정의 마지막은 유럽풍 건축물과 다양한 먹거리, 쇼핑센터를 갖추고 있는 ‘호주 문화의 수도’ 멜버른에서 로맨틱한 추억을 만들기. 남반구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에서 특산품을 사고, 시내 중심가 고층빌딩에서 100만불짜리 야경을 감상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모험과 낭만이 조화를 이룬 여행은 톡톡 튀는 젊은 커플에게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최근 퍼스와 멜버른은 허니문 여행지로도 점차 주목받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재발견’ 9일 일정표  (호주 현지 7일)
 1일(土) 인천-홍콩-퍼스
 2일(日) 조폐국, 다운타운 등 퍼스 시티 투어
 3일(月) 웨이브록 ‘아웃백’ 일일투어
 4일(火) 마가렛리버 일일투어
 5일(水) 로스네스트섬 자전거투어, 프리맨틀 시티투어
 6일(木) 멜버른으로 이동, 금광 유적 ‘소버린 힐’ 관광
 7일(金) 그레이트오션로드 드라이브, 멜버른 야경 감상
 8일(土) 퀸빅토리아마켓 등 멜버른 시티투어, 멜버른 출발
 9일(日) 홍콩-인천 

*이 상품은 자유여행상품으로 상기의 일정은 여행사 직원이 추천하는 목적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항공사 및 출발 일정은 시즌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인하트래블 |전혜은,  하나투어 | 김주헌

둘은 공통점 많은 커플이다. 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했고, 호주에서 생활한 경험도 있으며 현재 여행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헌은 워킹홀리데이로 1년간 호주에 있었고, 혜은은 자원봉사 프로그램 CVA(Conservation Volunteer of Australia)에 참가해 5주간 호주를 누볐다. 이들은 ‘둘만의’ 특별한 ‘두 번째 호주 여행’의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젊은 혈기로 동서남북을 누비며 진정한 호주를 만난 이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애정까지 더욱 애틋해졌다.


*호주정부관광청은 ‘호주스페셜리스트프로그램(Aussie Specialist Program, ASP)’을 통해 여행업계 종사자들 중 특히 호주지역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이들을 트레이닝하여 스페셜리스트로 선발, 그들이 제시한 자유여행일정을 선별해 일반 여행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여지를 제공한다. 올해의 ASP 일정 공모에는 총 6팀이 선정되었으며, 이들은 지난 4월13일부터 5월17일까지 직접 짠 일정에 따라 호주 각지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트래비> 기자들이 이들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으며, 총 6주간에 걸쳐 호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다양한 여행의 매력을 생생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모험과 감성의 호르몬이 넘치는 청춘들을 위한 여행지로서 호주는 부족함이 없다. 여기 호주를 잘 아는 당찬 커플의 여정을 좇아가 보자. 서호주에서 퍼스를 중심으로 아웃백 여행에 도전하며, 대륙 동남부로 날아가 ‘호주의 문화수도’ 멜버른에서는 세련된 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낭만에 취한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최승표 기자   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서호주  Western Australia

익숙함이 진리는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호주의 이미지는 동부 해안의 대도시와 휴양지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광대한 호주의 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오히려 대륙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서호주로 눈을 돌려 본다면 사막과 바다, 아웃백, 애보리진, 다양한 문화의 공존 등 ‘진정한 호주’를 맛볼 수 있다.


1st  Day 퍼스 Perth

도보여행으로 만나는 ‘진정한 호주’


이번 여행의 기점은 퍼스다. 서호주의 주도 퍼스는 ‘대도시’라는 수식어가 다소 어색할 정도로 도심 규모가 작지만 시드니, 멜버른 등 대도시가 갖고 있는 코스모폴리탄적 매력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퍼스에서는 동부 지역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 정도로 퍼스 시민들은 ‘진정한 호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퍼스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홍콩, 싱가포르 등을 경유하거나 호주 내 타 도시에서 국내항공을 이용해야만 한다. 

퍼스 도심 관광을 위한 준비물은 건강한 두 다리면 충분하다. 주요 관광지가 도심에 몰려 있어 도보로 이동 가능하고 무료버스 CAT(Central Area Transit)이 있으니 주머니가 가벼워도 걱정이 없다.  
도보여행의 첫 방문지는 퍼스문화센터. 서호주의 예술과 문화를 한번에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박물관, 아트갤러리, 퍼스현대미술관 등이 모두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니 여행자로선 고마울 따름이다. 

이어 방문한 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폐국 퍼스 민트로 금괴 및 각종 화폐를 제작하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젊음의 거리, 쇼핑몰과 각종 식당과 바 등이 밀집해 있는 센트럴시티로 향한다. 영국풍 건물들이 운치를 자아내는 런던코트 골목도 인상적이다. 

이토록 다채로운 도심을 뒤로하고, 퍼스의 상징인 스완강가로 향한다. 퍼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완벨타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대관람차에 올라 퍼스를 조망하며 잠깐의 오붓한 시간을 가진다. 커플은 일몰을 보기 위해 킹스파크 & 보타닉 가든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 진입로에 자리한 연인들을 위한 오솔길 ‘Lover’s Walk’를 따라 걸으면 로맨틱한 기분이 배가된다. 해가 진 뒤에는 다국적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해 있는 노스브릿지(North Bridge)에서 맛깔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도보여행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니 어느덧 하루가 저물었다. 


1 퍼스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킹스파크 2 퍼스의 새로운 아이콘 스완벨타워 3 스완강 주변에는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다 4 영국풍 거리 런던코트 5 세계 최초의 조폐국 퍼스 민트


"호주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많은 외국 친구들이 퍼스의 매력을 극찬했는데 직접 와 보니 꿈만 같아요. 단 하루 도보여행으로 역사유적, 박물관, 공원, 쇼핑 등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퍼스의 진정한 매력 아닐까요"

Aussie tip

퍼스 민트(Perth Mint)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폐국으로 금괴 제작과정부터 화폐 주조과정 등을 볼 수 있고, 이름과 날짜를 새겨 만든 메달을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입장료는 성인 AU$15.
www.perthmint.com.au
퍼스 대중교통
무료버스 CAT는 도심을 순환하고, 유료버스 트랜스퍼스(Trasperth)는 도시 곳곳을 촘촘히 연결한다. 요금은 구간에 따라AU$1.70~8.80.
전철은 퍼스 시내에서 프리맨틀, 공항 등 장거리 이동시 좋다. 요금은 버스와 같다.
www.transperth.wa.gov.au



2nd  Day 웨이브록 

아웃백, 원초적 자연과 조우하다

퍼스를 제외한 서호주를 여행하는 데 난점이 있다면 피너클스, 마가렛리버, 브룸 등 주요 관광지가 뚝, 뚝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고로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에 합류하기를 추천한다.
둘째 날 이른 아침, 아웃백 여행에 나선다. 기대했던 일정이었는지 커플의 눈에는 졸린 기색이라고는 없다.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대형 버스에 몸을 싣고 버스기사의 안내와 함께 출발한다. 

“이번 여행은 처음엔 좀 고생하는 콘셉트에요. 아웃백 여행은 젊을 때 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주헌, 혜은의 설명과 달리 버스 안에는 연세 지긋한 노부부들과 소수의 젊은 아시아 관광객만들 뿐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아웃백 체험은 트레킹이나 하이킹과는 달랐다. 그저 원초적 자연의 풍광을 느긋한 기분으로 즐기면 되는 것이었다. 

목적지 웨이브록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요크(York) 마을은 서호주 내륙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답게 개척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모닝 티와 함께 호주인들의 소박한 정서를 느껴 본다. 점심은 웨이브록 인근의 동물원에서 피크닉런치로 가볍게 때운다. 마침내 수억년의 세월에 걸쳐 빚어졌다는 웨이브록이 눈앞에 나타났다. 가로 약 100m, 세로 15m의 비경 앞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감동을 고스란히 안고 하마가 하품하는 모양의 암석과 동굴 속 애보리진의 벽화를 보고 나면 어느새 퍼스로 돌아갈 시간이다. 


6 마가렛리버에서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인 제너두(Xanadu) 7 서호주 남단, 인도양과 남극해가 만나는 케이프루윈에 위치한, 호주에서 가장 높은 등대 8 아웃백 여행의 핵심, 파도 모양의 기암석‘웨이브록’

Aussie tip

웨이브록, 마가렛리버 일일투어  퍼스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피너클스투어와 같은 현지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일일투어부터 장기 일정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영어 가이드가 동행한다. 일일투어 요금은 각각 웨이브록 AU$191, 마가렛리버 AU$197이며 점심 메뉴에 따라 추가되는 요금이 다르다.
www.pinnacletours.com.au


3rd  Day 마가렛리버

와인만큼 진하고 달콤한 풍경


오늘도 어제와 같은 오전 7시, 호텔 앞으로 집결해 버스에 올라탔다. 오늘의 목적지는 ‘와인’으로 유명한 마가렛리버. 아웃백이 사막지대인 대륙 동편에 있는 반면, 마가렛리버는 퍼스에서 남쪽으로 280km 떨어진 해변가에 위치한다.
마가렛리버는 호주인들도 주말 휴양지로 즐겨찾는 곳으로 다양한 등급의 리조트가 있을 뿐 아니라 카누투어, 돌고래 관람투어 등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많다. 2박 이상 숙박을 하며 휴양을 즐기는 이들이 많지만 주헌, 혜은 커플의 일정은 그렇게 여유롭지 못해 마가렛리버의 핵심만을 추린 일일투어로 만족해야 했다.

퍼스를 출발한 버스가 처음 도착한 곳은 제너두(Xanadu) 와이너리. 마가렛리버에는 30여 개의 양조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비교적 초기에 자리잡은 와이너리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 있고 저렴한 요금에 구매도 가능하며 일일투어 요금에서 AU$45를 보태면 와이너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주헌은 몇 가지 와인 맛을 보더니 분홍빛깔의 로제 와인에 꽂혔는지 주저 없이 지갑을 열었다. 당시 4월은 막바지 수확을 기다리는 포도들이 맺혀 있어 농장 사이를 누비는 기분도 남달랐다. 

와이너리 여행을 마치고 종유석으로 가득한 맘모스 동굴을 관람하고, 남쪽으로 더 내려가 인도양과 남극해가 만나는 케이프 루윈(Cape Leeuwin)에서 외롭게 서 있는 호주에서 가장 높은 등대도 구경한다. 다시 퍼스로 돌아오는 길, 일몰과 함께 절경을 연출하는 버셀튼 부둣가를 함께 거니는 여유도 누려 본다.  

"한국에선 값비싼 호주 고급와인을 직접 맛보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와이너리 투어는 가치있습니다. 드래곤 로제 와인이 AU$16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죠"

 


4th  Day 로트네스트 섬  

자전거로 즐기는 무공해 섬

퍼스를 거점으로 장거리 여행을 마쳤으니 다시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프리맨틀 선착장으로 가 쾌속정 티켓을 받아들고 배에 올라 향한 곳은 로트네스트 섬. 잔잔한 바다를 30분 가로지르며 다다른 섬의 해변에는 소형 낚시 보트들이 늘어서 있었고, 부두에는 자전거를 타는 인파로 붐볐다. 기이했던 풍경은 멀쩡히 깔려 있는 아스팔트 길에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트네스트 섬은 몇 대의 순환버스를 제외하고는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말 그대로 ‘자전거 마을’이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에코투어(Ecotour), 슬로시티(Slow city)가 제대로 구현된 무공해 섬이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빌린 커플은 지도 앞에 서서 두 시간 정도 소화할 코스를 구상한다. 해안 따라 언덕 따라 달리다 보면 테마파크에 온 듯한 기분이 들다가도 숲 속에서 뛰쳐나오는 동물 ‘쿼카’를 만나거나 소금호수 등을 보면 이곳이 살아있는 자연임을 깨닫게 된다. 짧은 자전거 여행이 아쉽다면 스노클링, 낚시 등을 즐기고 롯지에서 숙박하며 머무는 것도 좋다.


Aussie tip

로트네스트섬  퍼스와 프리맨틀에서 페리 ‘로트네스트  익스프레스’를 이용해 섬으로 이동해야 한다. 로트네스트  익스프레스를 통해 자전거까지 함께 빌려도 되고 섬에 도착해 대여해도 된다. 페리는 AU$ 53~69, 자전거 대여는 AU$ 23~25
www.rottnestexpress.com.au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 호텔  프리맨틀에서 가장 고급스러우면서도 지역색을 잘 간직한 호텔이다. 300여 객실을 갖추고 있고, 야외 풀장도 갖추고 있다.
www.ehf.com.au
퀘스트 하버 빌리지(Quest Harbour Village)  프리맨틀 서남부 챌린저하버에 위치해 있으며, 아파트먼트형으로 취사까지 가능해 가족여행객에게 적합하다.
www.questharbourvillage.com.au



1 로트네스트섬은 자전거를 타고 해안과 언덕을 돌며 소박한 풍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2 서호주 토종 커피숍, 돔(DOME) 3 섬을 찾은 여행객에게 친근히 다가오는‘쿼카’4 프리맨틀‘퀘스트 하버 빌리지’는 가족여행에 적합한 아파트먼트형 숙소다 5 식민지 시대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프리맨틀 6 주말을 맞아 거리축제로 들뜬 프리맨틀 시내


프리맨틀 

섬에서 돌아온 토요일 오후, 프리맨틀이 온통 들썩인다. 프리맨틀 마켓은 주말을 맞아 북적거렸고, 카푸치노 거리는 휴식을 즐기는 사람, 거리공연으로 대낮부터 시끌벅적했다. 퍼스의 ‘자매도시’로 불리기도 하고, 퍼스 시민들은 ‘그저 퍼스의 일부분’이라 폄하하기도 하지만 프리맨틀은 고유한 매력을 간직한 엄연한 또 하나의 도시다. 자유로운 항구도시 특유의 분위기와 사람들은 프리맨틀만의 매력이다. 

프리맨틀에는 고층건물이 없고 아기자기, 알록달록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유럽풍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19세기 식민지 시대의 오랜된 건물과 유적도 곳곳에 남아있다. 박물관과 미술관도 석회암을 쌓아 올려 외벽이 인상적이다. 여러 명소들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1931년에 세워진 프리맨틀 형무소. 1991년까지 실제 죄수가 갇혀 있던 형무소는 현재 매시간 가이드투어가 진행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입장료는 성인 AU$17.50부터이며 한국어 안내 서비스도 있어 더욱 편리하다. 

스타벅스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은 로컬 커피숍 돔‘(Dome)’과 피싱하버보트에 위치한 홍합요리 전문점 ‘머슬바(Mussel Bar)’는 놓치면 후회할 프리맨틀의 명소들이다.

멜버른  Melbourne

대륙 서편에서 다이내믹한 호주의 자연과 진면목을 경험했다면 이제 동부로 건너간다. 시드니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커플은 멜버른으로 향했다. 이미 멜버른의 매력을 경험한 바 있는 커플은 작은 골목길, 재래시장 풍경 등 소박한 공간마저도 미학을 갖춘 이 도시에서 호주 여행의 2막을 열고 싶은 것이다. 


7 소버린 힐은 19세기 골드러시 시대를 재현한 호주판‘민속촌’이다 8 소버린 힐에는 인근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하며 삶을 즐긴다 9 전통의상을 입은 마을 사람들과 기념 사진 한 컷! 10 평화로운 분위기의 오두막‘소버린 힐 롯지’


5th  Day소버린 힐 

백 투 더 골든 에이지!


멜버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19세기 골드러시 시대를 재현해 놓은 마을 ‘소버린 힐’로 향했다. 둘은 애초 렌터카로 이곳 빅토리아주에서의 여정을 소화하려 했으나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비롯한 일부 험난한 도로는 우측 핸들에 익숙치 않은 한국인들에게 모험이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하나투어 멜버른 지사의 가이드와 함께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2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밸라렛의 금광마을 소버린 힐은 우리 식으로 말해 민속촌이다. 1850년대 골드러시 시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중국, 유럽 등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당시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  많은 한국인들이 소버린 힐을 찾지만 2~3시간 필수코스만을 추려 간만 보고는 ‘별 것 없다’는 말을 하기 일쑤라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헌, 혜은 커플은 소버린힐을 보다 심도 있게 체험하고자 이곳에서 1박을 묵기로 결정했다.
뉴욕 베이커리에서 고소한 치즈를 얹은 닭고기 라자냐를 먹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금광 채취 현장, 대장간, 볼링장 등 여가장소는 물론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까지 19세기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이곳은 완벽한 과거 세계다. 야외에서 치러지는 다양한 연극이 있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 구경하기 힘들었다. 오히려 스산한 날씨 덕에 당시 ‘금’ 하나만을 보고 목숨을 건 노동에 삶을 내던진 밑바닥 인생들의 처절함이 피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저녁에는 빅토리아식 정찬을 즐긴 후 조명과 음향으로만 이뤄진 라이트쇼 ‘Blood on the Southern Cross’를 관람했다. 내용은 당시 광부들이 귀족들의 폭압을 견디지 못해 단합해 궐기하는 내용으로 이는 호주 민주화의 시초라고까지 평가받고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이날 묵은 소버린 힐 롯지는 목재로 지어진 오두막으로 소버린 힐은 물론 밸라렛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위치해 조망권이 좋고, 아침에는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알람 역할을 하는 자연친화적 숙소다.

Aussie tip

소버린 힐  2005년 호주관광상을 수상하기도 한 소버린 힐은 멜버른을 찾는 여행객의 필수 방문지이기도 하다. 입장료는 성인 AU$39.50, 라이트쇼 관람은 AU$47.50이다. 소버린 힐 롯지에서 숙박을 하면 종일 관광도 즐길 수 있다.
www.sovereignhill.com.au

6th  Day 그레이트오션로드

자연은 말없이 위대하다


소버린힐 롯지에서 단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아직도 19세기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도, 안개 낀 언덕 아래 마을 풍경도 모두 그리 보였다. 그만큼 소버린 힐의 인상은 강력했다.

숙소 내에 비치되어 있는 시리얼과 토스트로 가볍게 배를 채운 뒤, 향한 곳은 밸라렛 야생동물공원(Ballarat Wildlife Park). 호주에는 캥거루, 코알라, 이뮤 등 다른 대륙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유독 많은 탓인지 주요 도시마다, 이름도 모를 작은 마을마다 동물원이 즐비하다. 밸라렛 동물원은 그중에서도  동물의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덜 상업적인 분위기로 사랑받는 곳이다. 또 공원 설립자인 그렉 파커(Greg Parker)의 아들 스튜어트 파커(Stuart Park)가 가업을 물려받아 동물원을 경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수십마리의 캥거루들이 울타리도 없는 공원 내에서 자연스럽게 뛰놀다가 먹이를 주자 몰려들어 온순하게 받아 먹는다. 공원에는 코알라, 웜뱃, 태즈매니안 데블, 크로커다일 등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이 곳곳에 있고, 오후에는 뱀, 코알라 등의 쇼도 진행된다. 

다음 코스는 바다와 바람이 빚어낸 절경 그레이트오션로드. 밸라렛에서 남쪽으로 약 300km를 달려 도착한 곳은 포트 캠벨(Port Campbell)로 그레이트오션로드의 서쪽 관문이다. 일반적으로 멜버른 현지여행사를 이용해 시내에서 출발할 경우 해안도로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구경하게 되지만 밸라렛에서 내려온 까닭에 반대로 움직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 포트캠벨에서 피시 앤 칩스(Fish & Chips)를 먹고 수천만년전 형성됐다는 기암절벽과 바위 섬의 비경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아치 형태의 모형으로 남아있는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 이제는 8개만 남아있는 12사도상까지 저마다 뽐내는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히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에서 바라보는 12사도상은 절벽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차원이 달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필 이날은 비, 바람이 강하게 불어 햇빛의 각도에 따라 빚어내는 절경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거친 자연의 풍모를 느낀 것으로 만족스러웠다. 

Aussie tip

밸라렛 야생 동물원  소버린힐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입장료는 성인 AU$22, 어린이 AU$13.5.
www.wildlifepark.com.au
그레이트오션로드 헬기투어  디 엣지(the edge)라는 투어업체를 이용하면 포트캠벨, 런던브릿지 등에서 출발해 10~50분까지 상공에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AU$95~395.
www.theedgehelicopters.com 


1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그레이트오션로드의 12사도상 전경 2 밸라렛 야생동물원에서 즐길 수 있는 캥거루 먹이주기 체험 3 태즈매니안 데블 4 헬리콥터 안에서 찍은 기념사진 5 리알토타워에서 내려다본 멜버른 야경  6 멜버른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만남의 광장으로 유명한 플린더스 기차역 7 남반구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퀸 빅토리아 마켓 


7th  Day 멜버른
 

영 커플, 멜버른 스타일에 취하다


주헌, 혜은 커플의 ‘다이내믹 & 로맨틱’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멜버른은 그동안 다소 빡빡했던 일정을 정리하고 여유롭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은 도시다.
지금까지 들렀던 도시에 비해 ‘대도시’임이 분명하지만 멜버른 또한 도심을 순환하는 무료트램과 도보로 핵심 스폿들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시티투어의 시작은 남반구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퀸빅토리아마켓(Queen Victoria Market)’으로 시끌벅적한 시장통 분위기가 이국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겹다. 이곳은 의류, 기념품, 예술작품, 농산물, 식품 등 없는 것이 없는 만물상으로 요일마다 운영시간이 다르니 확인은 필수다. 4월 말, 한국의 가을날씨와 흡사한 탓에 혜은은 이곳 마켓에서 호주의 명물 어그(UGG) 부츠를 AU$25에 구입해 신었다. 주헌은 독특한 디자인의 벽걸이 시계를 구입했다. 

멜버른은 특별히 한국인들이 쇼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도시다. 이유인즉, 계절이 정반대여서 이월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면 한국에 와서 바로 입을 수 있는 것. 겨울에 접어드는 시점이었던 터라 마이어, 데이빗존스 등의 백화점부터 아울렛 DFO까지 여름 브랜드 의류가 반값에 넘쳐나고 있었다. 

멜버른은 디자인의 도시다. 작은 골목 하나에도 예술이 깃들어 있다. 멜버른 중심을 도도히 흐르는 야라강과 강 주변 풍경, ‘미사거리’로 유명한 그래피티 골목, 멜버른의 아이콘이자 만남의 광장인 플린더스 기차역, 멜버른의 새로운 개발단지 도클랜드 등, 이 모든 것들이 멜버른을 호주에서도 가장 세련되고 로맨틱한 도시로 만들고 있다.

고층 타워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유레카타워, 리알토 전망대는 멜버른 외곽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높이를 자랑한다. 이렇듯 로맨틱한 도시의 야경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주헌, 혜은 커플은 넘쳐오르는 행복을 주체할 수 없는 모양이다. 

긴 여정의 마지막 저녁은 트램카 레스토랑에서 장식했다. 1983년부터 운영된 트램카 레스토랑은 레일을 따라 멜버른 시내를 약 2시간 동안 오가며 수준 높은 호주산 스테이크와 함께 와인을 포함한 각종 음료를 무한 제공한다. 이탈리아 시실리 출신이라는 레스토랑 지배인은 시종 친절한 서비스와 성악가 못지않은 노래 솜씨로 손님들의 호응을 산다. 트램 안에는 유독 연인들이 많았다. 주헌, 혜은의 옆 테이블에는 아내의 일흔 번째 생일을 기념해 함께 왔다는 노부부도 있었다. 이토록 로맨틱한 도시에서, 그리고 정겨운 사람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두 사람의 여행은 더욱 빛을 발했다.

 

"멜버른은 도시가 반듯하게 구획되어 있어 지도 하나만 갖고 돌아다니기에 좋아요. 차이나타운, 그리스 골목 등 다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멜버른만의 매력적이지요"


Aussie tip

트램카 레스토랑   한 트램에 36명까지 수용 가능한 소박한 레스토랑이지만 멜버른, 나아가 호주를 대표하는 관광 아이콘이다. 1인당 가격은 점심 AU$82.5, 이른 저녁 AU$77, 풀코스 디너 AU$121, AU$137.5(금, 토요일)
www.tramrestaurant.com.au
유레카 타워  88층 높이로 바닥이 유리로 된 디 엣지(The edge)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경관이 일품이며 유료로 기념사진을 구입할 수 있으며 방문객은 디 엣지에서 개별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입장료는 AU$16.5, 디엣지는 AU$12 추가 .
www.eurekaskydeck.com.au 
리알토 전망대  55층 높이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발코니 전망대가 있으며 하나의 티켓으로 하루 두 번 입장이 가능해 멜버른의 밤, 낮 풍경을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다. 성인 입장료는 AU$15.5.
www.melbourne360rialto.com.au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