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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 보홀 - 다양하고 색다른 필리핀의 매력 속으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7.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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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bu City & Bohol Island
다양하고 색다른 필리핀의 매력 속으로

바다 위 7,107개나 되는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50여 개 정도의 섬으로 간략하게 표시된 엉성한 지도 위에서도 익숙한 지명을 찾기란 쉽지 않다. 루손 섬에 점처럼 박힌 마닐라와 수빅, 자체가 점이 된 섬 보라카이, 커다란 섬을 차지한 팔라완. 그리고 세부가 있다. 우리에게 필리핀 휴양지의 대명사로 인식된 세부는 필리핀 사람들에게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땅이자 필리핀 제2의 도시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필리핀관광청 한국사무소 www.wowphilippines.or.kr
세부퍼시픽항공 www.cebupacificair.co.kr



Cebu City & Mactan Island 세부 & 막탄섬

휴양지의 매력을 넘어

막탄 국제공항에 내려 막탄섬의 리조트로 곧장 향하는 우리에게 막탄은 곧 세부이며, 세부는 곧 휴양지다. 번화한 수출항과 컨벤션 센터가 자리하고 9개의 종합대학, 35개의 전문대학이 있는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는 그래서 관심 밖에 머물기도 한다. 세부와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 막탄에만 세부를 가두기는 아깝다. 휴양지라는 틀에 가두기에 세부는 가진 게 너무나 많은 곳이다.


Sightseeing

세부를 알기 위해서는 세부의 역사와 만나는 게 중요하다. 세부의 역사를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야 하는 곳은 라푸라푸와 마젤란의 동상. 세계적인 탐험가로 잘 알려진 마젤란은 막탄에 발을 디디며 세부를 세계사에 등장시킨다. 때는 1521년. 개화와 포교라는 그의 거대한 명분은, 미안하지만 단지 그의 생각이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지금도 그를 ‘침략자’라 말한다. 침략자 마젤란은 추장 라푸라푸와 전투를 벌이다 죽는다. 1866년 그가 죽은 자리에 마젤란 기념비가 세워졌고 기념비 뒤쪽에 독립을 지켜낸 위대한 라푸라푸의 동상도 세워졌다. 해안을 따라서는 남성과 동물의 모습이 섞인 특이한 형상도 있다. 1565년 세부가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 전에 믿었던 토속신앙의 흔적이다. 그리고 세부 본섬에서는 스페인에 편입된 그들의 역사를 본다. 

세부가 스페인의 점령을 받기 시작한 해, 산토 니뇨 성당이 건립된다. ‘어린 예수’라는 뜻인 산토 니뇨라는 이름 그대로 성당 안에는 어린 예수 상이 보관돼 있다. 마젤란이 선교할 당시에 왕비에게 선물로 줬다는 상이다. 몇 차례의 큰 화재에도 상처 하나 없이 온전하게 남은 산토 니뇨는 세부 주민들에게 수호성인으로 숭배된다. 경건한 분위기의 성당 내부에는 신자들이 가득하다. 

산토 니뇨의 성령을 늘 가까이 두는 이들에게 여행자들은 20페소라는 적은 돈을 내고 기도를 대신한다. 성당 입구에 원색 옷을 입고 서 있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기도를 대신해 주는 이들이다. 기도는 산토 니뇨 성당과 가까운 마젤라스 거리의 팔각정에서 이뤄진다. 필리핀 최초로 가톨릭 신자가 된 라자후마본 추장과 그 부락민들이 세례를 받은 것을 기념해 1521년 4월에 마젤란이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세운 마젤란 십자가가 자리한 곳이다. 기도 후, 그들이 건넨 양초를 십자가 아래에 바친다. 

산 페드로 요새에서는 굴곡의 필리핀 역사를 본다. 필리핀을 점령한 스페인이 이슬람이라는 또 다른 침략에 대비해 만든 이곳은 시대를 달리하며 여러 세력들의 방문을 맞는다. 스페인 점령 말기에는 세부의 독립운동 세력이 이곳을 점령했으며, 미국 식민지 시대에는 군 막사가 세워졌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포로수용소로 쓰였으니 필리핀의 아픈 역사는 이곳에 모두 모여 있는 셈이다. 다행히도 지금의 산 페드로 요새는 세부의 다운타운에서 벗어나 조용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군데군데 눈에 띄는 대포의 흔적만이 이곳이 요새였음을 알려준다. 입장료는 어른 21페소, 어린이 13페소.

Shopping

라푸라푸와 마젤란 동상 옆에 자리한 재래시장인 막탄 슈라임 마켓은 막탄섬의 리조트나 호텔에 머무는 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르기에 그만인 곳이다. 말린 망고, 코코넛 지갑, 열쇠고리, 기타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와 신선한 해산물을 골라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자리했다. 5페소 동전을 넣고 이용하는 노래방 기계도 있다. 

세부 본섬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래시장인 카르본 마켓이 자리했다. 새벽 3시부터 밤 10시까지 시장이 형성되는데 새벽 시간에 찾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말린 과일, 육류, 해산물이 주거래 품목이며 옷을 파는 노점과 가게도 많다. 참고로 이곳에서 판매되는 옷은 모두 중고다. 

세부 비즈니스 파크를 끼고 자리한 쇼핑센터인 아얄라는 쾌적한 느낌이다. 쇼핑센터는 백화점과 몰로 구분된다. 백화점에는 의류, 구두, 액세서리, 주방 용품 등을 판매하는 매장이, 몰에는 의류 매장, 서점, 약국, 레스토랑, 영화관 등이 자리했다. 백화점은 슈퍼마켓 내부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오갈 수 있다. 개점시간은 오전 10시~밤 9시. 

루나 애비뉴에 자리한 SM 시티는 세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센터다. 의류, 구두, 액세서리,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매장과 슈퍼마켓, 레스토랑이 건물 전체에 넓게 퍼져 있다. SM 시티 1층에 자리한 아이스 캐슬(Ice Castle)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디저트인 할로할로를 맛있게 만들기로 유명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밤 9시.

Food

세부는 신선하고 당도가 높은 망고를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부 시티의 굴라스 거리에 자리한 타보 사 바나이가 가장 유명한 망고 시장이지만 어디에서나 손쉽게 망고를 맛볼 수 있다. 선물용으로는 말린 망고가 그만이다. 재래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7D와 R&M의 맛이 좋다. R&M이 7D보다 조금 드라이한 느낌이다. 

따갈로그어로 ‘섞는다’라는 뜻의 할로할로. 이름 그대로 아이스크림과 잼, 각종 과일을 넣어 섞어 먹는 할로할로는 필리핀을 대표하는 디저트다. 호텔 레스토랑 등지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지만 SM 시티 내 아이스 캐슬이 유명하다. 아이스크림으로 우베 아이스크림을 고른다면 더욱 좋을 듯. 우베 아이스크림은 필리핀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우베 할로할로 스페셜에는 우베 아이스크림과 우베 잼, 작은 크기의 스위트 코코넛인 마까뿌노 등이 들어간다. 79페소.
 
필리핀의 영웅 라푸라푸와 같은 이름의 생선인 라푸라푸는 주로 통째로 찌거나 튀겨 먹는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나지 않고 씹는 맛이 쫄깃한 게 특징. 고급 호텔의 뷔페에는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막탄 슈라임 마켓의 해산물 레스토랑에서는 2~3명이 즐길 수 있는 양의 라푸라푸가 500페소 가량 한다. 

아기 돼지를 대나무에 끼워 5시간 이상 훈제한 통 돼지 바비큐 요리인 레천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축제, 명절, 결혼식 등 가족과 지인이 모이는 특별한 날에 레천을 즐긴다고 한다. 여행자들은 호텔 뷔페에서 레천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Resort & Hotel

세부 시티에 자리한 마르코폴로 플라자는 329개의 객실을 지닌 대형 호텔이다. 다운타운과는 거리가 있지만 언덕 위에 자리해 좋은 전망을 지녔다. 풀 안에 비치 체어를 놓은 특이한 수영장도 괜찮은 편. 특히 필리핀 전통 요리는 물론 이탈리아,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선보이는 카페 마르코의 뷔페 요리가 일품이다. www.marcopolohotels.com 032-253-1111

파크래인 호텔은 다운타운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아얄라 쇼핑센터를 걸어서 오갈 수 있을 정도. 2007년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곳이라 깔끔한 내부도 자랑할 만하다. www.parklanehotel.com.ph 032-411-7000
막탄섬에서 한국인에게 단연 인기인 곳은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 & 스파다. 바다 빛깔이 그리 곱지 않은 막탄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리조트 가운데에 거대한 수영장을 조성했다. 수영장의 일부는 해수를 직접 끌어들여 만든 것이다. 리조트 건물은 수영장을 둘러싸고 단아하게 자리했다. plantationbay.com  032-340-5900


* 세부에서 보홀 가기 

비행기와 페리를 이용할 수 있지만 세부 공항에서 보홀로 바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페리가 편리하다. 세부 시티에 자리한 선착장에서 보홀의 타그빌라란(Tagbilaran)까지 뱃길로 1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 오션 제트(Ocean Jet), 위섬 익스프레스(Weesam Express), 슈퍼캣(Supercat) 등 3개의 회사에서 페리를 운항하며 요금은 편도 500페소, 왕복 800페소 정도다. 항구세 25페소가 따로 부가된다. 공항과 선착장이 자리한 타그빌라란은 보홀의 중심 도시지만 가장 높은 건물이 7층일 정도로 그리 번화하지는 않다. 



Bohol Island 보홀섬

빛 고운 바다와 원시 자연의 만남

역사적인 볼거리와 도심의 편리함, 최고 시설의 리조트와 호텔을 갖춘 세부와 막탄은 하지만 아쉽게도 고운 바다를 갖지 못했다. 바로 그 부족한 2%를 채워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보홀섬이다. 막탄에서 동남쪽으로 70km 거리인 보홀은 세부와 막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세부에서 페리를 타고 보홀로 가는 길, 청명한 바다가 보홀의 여정을 기대하게 한다.


Sightseeing

타그빌라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바다로 스며드는 강이 있다. 21km를 내달려 바다로 흘러드는 로복강이다. 바다와 만나는 지점까지 배를 타고 가진 못하지만 3km 구간을 크루즈로 돌아볼 수 있다. 이 구간의 강줄기는 폭우를 잠재울 정도로 잔잔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원시림의 명암이 그대로 드러나 운치가 배가된다. 크루즈에는 로복 출신 가수의 라이브 음악과 10여 가지의 현지 음식으로 구성된 뷔페가 포함된다. 30분여, 천천히 강을 거슬러 올라간 배는 작은 폭포가 자리한 곳에서 머리를 돌린다. 다이빙을 해 배로 뛰어드는 아이들이나 모금 공연을 하는 이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300페소. 

로복강 주변에서는 타르시어(Tarcier) 원숭이도 볼 수 있다. 어른 주먹만한 자그마한 몸 중에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나치게 큰 눈 때문에 안경 원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움직임이 적은 데다가 워낙 얌전한 성격 덕분에 타르시어 원숭이를 카메라에 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단, 사진 촬영을 할 때에는 플래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큰 눈에 걸맞게 동공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로복강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는 초콜릿 힐이 자리했다. 미국의 한 정치인이 갈색 초지로 덮인 이곳의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과 닮았다고 해 초콜릿 힐이라 이름했다 한다. 한국인이 먼저 이곳을 봤다면 고분 힐이나 오름 힐 정도의 이름을 가졌을 듯하다. 

단순히 모양 때문에 명성을 얻은 건 아니다. 놀라지 마시라. 봉곳이 솟은 초콜릿 언덕이 천 개가 넘는다. 모두 1,268개라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 이렇게 많은 언덕은, 과학적 분석에 의하면 융기 작용에 의해 생겨났다. 해수면 아래에 있던 지면이 솟아오른 것. 언덕에서 발견된 조개 화석이 입증 자료다.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거인이 만들어낸 눈물의 흔적이라는 설도 있다. 옛날 이 지역에 살던 아로고라는 거인은 다른 이와 결혼을 약속한 알로야라는 처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아로고에게는 관심도 없는 알로야. 끝끝내 알로야를 얻고 싶었던 아로고는 어느 날 밤, 알로야를 꼭 안아 납치한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너무나 꼭 안은 나머지 알로야가 숨진 거다. 아로고는 몇날 며칠 눈물을 쏟으며 슬퍼했고 그 눈물이 초콜릿 힐이 됐다나.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슬프다.


* 세부, 싸고 편리하게 간다

매일 열리는 하늘 길 덕분에 마닐라와 더불어 세부는 심정적으로 매우 가까운 필리핀이다. 이러한 거리를 세부 퍼시픽이 더욱 좁혔다. 세부 퍼시픽이 선보이는 인천-세부 간 최저 요금은 편도 8만원. 지난 6월1일 저가 항공사로 탈바꿈하며 국제선 노선에 제공하는 연중 최저 요금인 고 페어(Go Fare) 정책을 실시해서다. 기내식이나 담요 등은 제공되지 않지만 이동시간이 4시간여로 짧아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배고픈 이들을 위해 기내에서 컵라면, 음료, 맥주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인천-세부 주 7회, 부산-세부 목, 일요일 주 2회 출발. 수속 수하물이 없는 경우 6,000원 할인.
www.cebupacificair.com, 02-3708-8585~90

 

Resort & Hotel

팡라오섬의 바랑가이 타와라(Barangay Tawala)에 자리한 에스까야 리조트. 보홀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6성급 리조트로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묵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리조트는 총 15개의 빌라로 구성, 일부 빌라를 제외하고는 6m 정도의 개별 풀이 마련돼 있는 풀 빌라 형태다. 또한 모든 빌라 내에는 고급스러운 자쿠지가 마련돼 있다. 그 밖에 레스토랑과 나란히 자리한 메인 풀은 바다를 바라보고 선 인피니티 형태다. 바다와 풀의 경계가 아련해 멋을 더한다. 전용으로 쓰는 화이트 샌드 비치 또한 보홀의 명성 그대로 아름답다. 
www.eskayaresort.com 036-502-9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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