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벳 -순결하고 아름다운
동티벳 -순결하고 아름다운
  • 트래비
  • 승인 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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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벳, 순결하고 아름다운

아직도 티벳을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로만 생각한다면, 그 이유로 조만간 가기엔 너무 먼 거리를 탓하고 있다면, 티벳에 대한 그대의 관심은 이미 낙후돼 있다. 굳이 라싸를 택하지 않아도 쓰촨성 부근의 ‘캄(Kham)’지역에서도 충분히 티벳의 정기를 느낄 수 있다. 평범한 여행에는 질려 버린 그대를 위해 이 이상하고 순결한 땅, 티벳의 동토(東土)를 열어둔다. 

글·사진  도선미 기자   취재협조  아시아나항공 www.flyasiana.com


투뵈, 토번, 시짱. 이 단어들은 모두 히말라야 근처의 고원지대, 세계의 지붕이자 달라이 라마의 고향인 티벳을 다르게 이르는 말이다. 티벳의 동쪽으로는 칭장고원과 쓰촨성과 접경을 이루는 ‘캄’(Kham) 지역이 있다. 현지에서는 캄파 또는 캉빠라고 부르고 정식 행정단위는 간즈장족(티벳족) 자치주이나 외부에서는 ‘동티벳’이라는 명칭이 많이 쓰인다.  

동티벳이라고 해서 혹시 무늬만 티벳이 아닌가 의심하는 눈초리들도 있지만 이 지역은 인구의 70% 이상이 장족으로 1950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소수민족자치주다. 아직 티벳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던 몇해 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독특한 동녀국 문화를 소개해 이슈가 되기도 했고, 가장 최근에는 차마고도의 시원지로도 방송을 탔다. 

여행자들의 동티벳 순례길은 주로 간즈주의 주도인 캉딩에서 시작된다. 청두 쌍류공항에서 캉딩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남짓, 버스로 7시간이 걸리는데 주머니 사정이 허락되는 한 하늘길을 이용하길 권한다. 서슬 푸르게 시린 하늘과 꼿꼿이 볏을 세운 불모의 산들, 황량한 대지 군데군데 보석처럼 박힌 만년설과 비취색 호수. 한편의 아이맥스 영화처럼 펼쳐지는 창밖의 황홀경은 ‘순결하고 아름답다’라는 ‘캄(Kham)’의 의미를 토씨 그대로 전달한다.   

캉딩공항에 내려서면 여행자들은 시험하듯이 첫숨을 길게 들이쉰다. 중국에서는 라싸 다음으로 해발고도가 높은 공항(4,270m)이 캉딩공항인데 정말로 고산병이 오는가 긴가민가해서다. 하지만 첫숨이 수월하다고 방심하긴 금물. 동티벳은 평균 해발고도가 우리나라 한라산급이다. 바다와 가깝고 높은 산이라야 해발 2,000m도 채 안 되는 ‘맨땅’ 한반도에서 반평생 살아온 사람들은 당연히 고산병에 약할 수밖에 없는 노릇. 고산병 증상은 대체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 생긴다. 두통이 오거나 최면이라도 걸린 듯 졸음폭풍이 쏟아지는 게 대표적인 증상. 최대한 천천히 걷고 물을 많이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며 심한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텅빈 또는 가득찬 풍경에의 몰입 타공사 

여행은 자고로 앞이 무겁고 뒤가 가벼운 게 좋단다. 동티벳 역시 이동 거리가 길어 지치기 쉬운 타공사, 단빠를 먼저 둘러보고 캉딩 시내 근처의 무구쵸(캉딩정가 풍경구), 포마산은 뒤로 미루는 것이 한결 가뿐하다. 

캉딩공항에서 타공사가 있는 타공초원까지는 고슬고슬한 풀로 뒤덮인 초지가 오래 이어진다. 손등처럼 얄팍하게 엎드린 언덕 위로는 온천지가 새파란 하늘인데, 종종 그 사이를 메우는 오색 물결이 있다. 다름아닌 티벳불교, 라마교 문화권이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룽다와 타르초다. 만국기처럼 걸어놓은 것이 룽다, 깃발처럼 세워 놓은 것이 타르초인데 둘다 경전이 깨알같이 적힌 다섯 색깔의 천쪼가리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흰색은 티벳의 식수가 되는 눈을, 초록색은 티벳의 푸른 물을, 파란색은 시린 하늘을, 노란색은 풍요로운 대지와 곡식을, 빨간색은 열렬한 불심을 뜻한다. 읽을 사람도 없는 이 천조각을 허허벌판에 공들여 세워 놓은 이유가 뭘까? 

그건 룽다와 타르초를 읽는 것이 사람이 아닌 바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경전을 읽지 않고 다만 듣는다. 얇은 천이 바람에 한번 흔들릴 때마다 거기 새겨진 말씀이 셀 수 없이 읽힌다고 믿기 때문에 글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바람이 읽어 주는 말로 불도를 닦을 수 있고, 보살이 될 수 있고, 신을 경배할 수 있다. 티벳어인 룽다가 ‘바람의 말’을 의미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룽다 외에도 물레나 크고 작은 원통 안팎에 경전을 새겨 돌리는 전경(轉經), 법륜(法輪, 마니차) 등도 흔히 볼 수 있는 ‘묵언 수행’ 방법이다. 이곳 초원의 고요는 그래서, 텅빈 동시에 가득 팽창해 있다.  

타공사에서는 고요보다 한층 경건한, 스님들의 나직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타 종교에서는 기도가 소리없이 이뤄지지만 티벳 불교에서는 ‘언어’가 신비하고 창조적인 힘을 갖는다고 여겨 음송을 중시한다. 특히 ‘옴 마니반메 훔’ 같은 특정 어구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어 곳곳의 절벽과 바위, 전경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풀이하면 ‘옴, 연꽃 속의 보석이여, 훔’이라는 뜻으로 옴과 훔은 뜻이 없는 주술적인 말이다. 

타공사는 티벳불교의 주종파인 황교(겔룩파)의 모태가 된 연화교의 시조를 모신 것으로 유명하다. 천여 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면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에 가지 못했어도 같은 효과를 본다고 믿는데 그 이유는 바로 연화전에 모신 석가모니 상이 조캉사원의 것과 동일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연화보살이라고 불리는 이 불상은 황교의 트레이트 마크인 말갈기 모양의 노란 모자를 쓰고 있다. 불상은 티베트 전성기의 왕인 송첸캄뽀와 혼인한 당 태종의 딸 문성공주가 티베트로 올 때 가져온 것이라고 전해진다. 

연화전 옆에 있는 천수관음전도 흥미롭다. 천수관음보살은 관세음보살의 여섯 가지 모습 중의 하나인데 민간 전설에 의하면 그녀는 원래 고대 묘장국의 셋째 딸, 묘선공주로 어려서부터 불교에 심취해 비구니가 됐다. 왕은 여러 번 회유하며 말렸지만 딸이 말을 듣지 않자 절을 허물고 승려들을 내쫓았다. 왕의 폭정을 알게 된 천신은 묘장왕의 전신에 농창이 생기는 병을 주었다. 백방으로 겨우 수소문한 끝에 왕은 혈육의 손과 눈으로 만든 약을 써야 함을 알고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 부탁했으나 그녀들은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 버렸다. 오히려 묘선만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부친을 위해 한쪽 손과 눈을 내줬고, 왕은 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 일에 감동한 석가모니께서는 묘선 공주에게 중생을 고난에서 구제하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주었다고 한다. 중국에는 천(千, qian)의 발음이 ‘온전함’을 뜻하는 전(全, quan)과 비슷해 “석가모니께서 온전한 두 개 손과 두 개 눈을 주라고 말한 것이 실수로 천 개 손과 천 개 눈이 된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타공사 입장료 30위안

 

미인은 어디로 가고 단빠

타공초원을 빠져나와 단빠로 가는 길부터는 풍경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평탄한 초지가 끝나고 어느새 울창한 협곡으로 접어드는데 동티벳 여행 최고의 난코스인 이 40여 킬로미터의 길은 도로사정이 안 좋아 엉덩이에 굳은 살이 배길 각오를 하고 버텨야 한다. 다행히 중간에 장자지에와 비슷한 절경을 지닌 홍석탄(紅石灘)이 잠깐의 눈요기가 된다. 

단빠로 가는 길엔 모험이라는 말이 썩 어울린다. 불편함과 험난함, 위험에 대한 불안은 그곳에서 만날 신비와 놀라움을 생각하면 오히려 설렘으로 바뀐다. 비포장 길을 꼬박 5시간이나 줄창 달려 뒷목이 뻐근해질 즈음 가파른 산골짜기를 가로지르는 대도하가 보이고 양 절벽에는 산 하나를 본거지로 용케도 산비탈에 지은 집들이 보인다. 바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갑거 마을이다. ‘가융장족이 지은 갑거라는 집’이라는 뜻으로 흔히 ‘갑거장채’라고 하는 이 가옥은 139여 채가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산 하나를 본거지로 삼는데 보통 7부 능선 이상부터가 마을이라 20여 분 동안 산길을 뱅글뱅글 돌아서 올라야 한다. 산길은 일방통행길인 데다 39인승 이하의 중형버스만 다닐 수 있을 만큼 좁다. 산쪽에서 내려오는 차와 마주치는 낭패를 피하려면 올라가는 차량이든 내려오는 차량이든 미리 산 위나 산 아래 안내소에 전화를 넣어야 한다. 하지만 민간용 차는 통제가 안 되기 때문에 종종 맞대면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바깥쪽 차량에 타고 있다면 아마 식은땀이 ‘삐질’ 날 거다. 난간도 없거니와 전복되면 구를 것도 없이 그저 대도하로 다이빙이다. 

아찔한 20분의 여정 끝에 도착한 산 정상 1호 마을은 해발 1,900m인 산 아래와 비교해 해발 3,000m로 고도 차가 심하다. 자연히 버스에서 내리면 고산 증세로 두통이 심하게 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2호 마을, 3호 마을까지는 각각 20분 거리로 오솔길을 따라 산책이 가능하다. 듬성듬성 이어진 갑거장채는 나무와 돌과 흙 세 가지 재료로만 만든 웰빙 하우스. 집은 보통 3~6층의 복층 구조로 이뤄져 있고 문이 4개나 된다. 과거 외부의 침략을 많이 많았던 민족이라 주변을 경계하는 습관이 건축양식에도 반영된 것이다. 이는 마을 곳곳에 세워진 망루에서도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동절기용 이불이나 말린 곡식 등을 보관하는 공동창고로 쓰인단다. 

단빠는 ‘미인국’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과거 칭기즈칸에 의해 멸망한 서하왕조의 후손들 중 남자는 모두 죽임을 당하고 왕가의 여인들만 포로가 돼서 몽고로 끌려갔는데 도중에 도망치며 숨어든 곳이 바로 이곳, 험난하기 짝이 없는 단빠 협곡이다. 이들이 세운 동녀국에는 여황제였던 서하왕조 태조의 피를 이어받아 미인들이 많았다고 전하는데 현재는 젊은 처자들이 대부분 대도시로 나가 있어 진위를 확인하긴 힘들다고 한다. 집집마다 민박을 하고 있어 하루 30위안 정도에 현지 숙박이 가능하며 10위안을 더 내면 집 내부도 볼 수 있다. 단빠에는 이 밖에도 3각, 5각, 8각, 13각으로 이뤄지고 길이도 10m에서 60m에 이르는 티벳 망루와 동녀국 유적 등이 있다. 



사랑이 꽃피는 도시 캉딩

잘 알려진 여행지도, 잘 먹고 잘 사는 도시도 아닌 캉딩이 의외로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순전히 <캉딩정가(情歌)>라는 한 곡의 민요 때문이다. 우리 말로 풀면 ‘캉딩 사랑 노래’쯤 되는 이 노래는 70년대에 세계 10대 명곡으로 꼽혀 우주선에 실리기도 했다. 높고 구성진 음색이 인상적으로 이씨 소녀와 장씨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어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전설에 의하면 오랜 옛날 히말라야의 초모룽마를 수호하는 자시저런마라는 호수의 여신이 있었단다. 그녀는 고모 선녀가 사는 무야공얼산에 가길 좋아했다. 무야공얼산은 현재의 캉딩과 루딩 사이에 있는 산이다. 하루는 고모선녀가 자시저런마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고 초모룽마와는 다른 캉빠의 산수를 즐겨 보라고 권했다. 캉빠를 여행하던 중 동쪽 산 얼음 호수에 도착한 자시저런마는 시녀에게 명해 호수 동쪽을 향해 다섯 가지 빛깔의 화살을 쏘고, 서쪽 호수에는 불꽃 화수분을 놓으라고 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얼음이 녹아 바다처럼 큰 호수가 생겨났고 그 오른쪽에는 설산이, 왼쪽에는 세찬 폭포가 은하처럼 흘러 들어 강과 골짜기를 형성했다. 이튿날 태양이 솟아, 바다 호수를 오색빛깔로 비추었는데 그 빛이 영원히 변하지 않아서 사람들은 이곳을 오색해라고 부르게 됐단다.   

자시저런마는 오색해를 좋아해서 이곳에 궁전을 짓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야라 강변에서 온천욕을 하고 싶어 변장하고 마을에 내려왔다가 산적에 납치당할 뻔한 것을 한 대장장이 소년이  구해 준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지만 인간과 신이라는 장벽 때문에 멀리서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이야기와 오색해 주변의 훌륭한 풍광을 소재로 만든 곡이 바로 <캉딩정가>다. 

‘사랑’이라는 테마를 내세운 관광지들은 캉딩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포마산과 남무사, 무구쵸, 오색해 일대는 <캉딩정가> 전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 이 같은 명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무구쵸는 ‘캉딩정가풍경구’로 이름을 고칠 예정이고 <캉딩정가> 첫구절에 등장하는 포마산에는 정인연못(情人池), 정인광장(情人坪), 정인호텔(情人酒店) 같은 포인트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마법의 숲 포마산 

캉딩 시내에서 버스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포마산은 자시저런마를 기리기 위해 몇백년 전부터 시작된 경마대회에서 그 명칭이 유래됐다. 해발고도가 2,700m인데 케이블카를 타고 길상신원 앞까지 간 후, 산정상의 곡불사(浴佛寺)까지 산책하는 코스가 추천할 만하다. 소나무 숲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주변에는 룽다가 치렁치렁 걸려 있어 마치 마법의 숲에라도 온 듯한 인상을 준다. 가는 길에는 운동장만큼 넓은 정인광장에서 ‘말을 할 줄 알면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걸을 줄 알면 춤을 출 수 있다’고 할 만큼 기재가 뛰어난 장족 아가씨들의 노래와 춤을 만날 수 있다. 티벳 양식으로 만들어진 둥글고 흰 탑, 영운백탑도 독특한 인상을 준다. 우리나라의 직선적인 탑과는 달리 모든 선이 곡선으로 이뤄진 이 탑은 보는 것만으로 넉넉한 마음을 품게 한다. 탑 주위를 왼쪽으로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도 있다. 곡불사까지는 다소 가팔라지는 산길을 올라야 한다. 날씨가 좋다면 캉딩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전망 포인트다.   

포마산 입구에는 간즈주무형문화박물관도 있다. 3층짜리 전통 가옥을 개조해 만든 장족민속박물관인데 각각의 방을 의복문화관, 농경문화관, 불교문화관 등으로 구성했다. 장족문화가 낯선 만큼 관람의 재미는 크다. 공예전시관에서는 장족 여인이 직접 직물을 짜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전시된 다기를 관람, 구매할 수도 있다. 또한 별도의 기념품점도 있어 탕카와 장족 특유의 천주(天珠), 은제수공예품 등 진귀한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또 1층 홀에는 다양한 차와 장족 특유의 수유차를 맛볼 수 있는 카페도 있어 쉬어 가기에도 좋다. 이외 포마산 근처 도보 거리에는 티벳사원인 남무사와 금강사가 둘러볼 만하다.
 
포마산 입장료 50위안  케이블카 30위안  박물관 30위안  승마 체험 45위안




식인 물고기가 사는 호수 무구쵸 

2010년 정식 개방될 예정인 ‘캉딩정가풍경구’는 현재의 무구쵸 호수를 중심으로 칠색해, 두견협, 약지온천, 무구쵸(야인해) 등 4개 소풍경구로 이뤄진다. 구채구와 자주 비교되곤 하는데 그 스케일이나 절대적 아름다움은 어떨지 몰라도 칠색해의 풍광과 고산두견화가 만발한 협곡 트레킹, 약지온천에서의 온천과 무구쵸 호수에서의 수상보트 관광 등 즐길거리는 월등히 많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캉딩시내에서 30여 분 떨어진 외진 곳이고 대중 교통편이 없어 가는 길이 불편하고 편의시설 등의 공사도 덜 끝나 아직은 어수선하다.  

풍경구 입구에서 환경버스를 타면 각각의 소풍경구에 정차한다. 최정상인 무구쵸 호수는 해발 3,780m에 수심은 48m, 깊게는 78m 가까이 된다는데 여전히 점점 크고 깊어지고 있다고. 일설에 의하면 호수에는 식인물고기가 산다는데 어떤 사람이 물에 빠졌다가 나오자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는 소문도 있다. 보트를 타면 호수 피안의 선착장 두 곳을 거치고 바닷가처럼 모래사장이 형성된 ‘황금해안’으로 돌아온다. 황금해안 주변에는 돌무더기로 쌓은 탑이 있는데 ‘옴 마니반메 훔’ 같은 만트라를 적은 석판으로 만들어졌다. 해마다 6월이면 이 돌탑 주위를 말을 타고 12바퀴를 돌면서 한 해의 축복을 빈다고 한다. 산을 내려갈 때는 계곡의 물소리를 동행 삼아 두견협의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  

매표소에서 멀지 않은 약지온천은 물 온도가 최고 90도 가까이 된다. 족욕탕의 온도가 60도인데 10분만 담그고 있으면 종아리의 알이 풀리고 살이 부들부들해진다고. 하지만 열매는 어떨지 몰라도 인내는 써서, 단 몇십초도 참기 어려운 걸 어쩌랴. 온천욕보다는 건위천에 익힌 노른자 반숙을 먹으며 신선 놀음하는 시간이 즐겁다. 반숙 달걀을 먹는 법은 우선 5~10분 정도 건위천 샘에 담근 후 달걀의 양 꼭지에 구멍을 뚫어 흰자를 빨아 먹는다. 깨끗이 마시고, 껍질을 두동강 내면 동글게 뭉친 반숙 노른자가 나온다. 물론 제대로 된 반숙을 만들려면 몇 번의 실패는 필수다. 이 밖에 눈을 씻는 면목천은 제갈공명이 남국의 맹획을 잡으러 왔다가 더운 날씨에 눈병에 걸린 병사들을 이 물로 씻기자 말끔히 치료됐다는 데서 유래됐다. 

무구쵸 입장료 220위안 (보험료 3위안은 별도)
셔틀버스 이용 시간 오전 7시30분~오후 6시10분(마지막 하행버스는 무구쵸에서 오후 6시, 칠색해에서 6시30분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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