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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칼럼 - 여름을 이기는 음식궁합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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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말이 있다.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는 말인데 한방에서는 음식과 약을 별도의 개념으로 논하지 않는다. 즉 음식도 그 사람에게 잘 맞으면 약이 될 수 있고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계절도 한여름 중복이 지나고 일년 중에 가장 덥고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삼복이 맞물리는 더운 여름철이 되면 제일 먼저 보신탕과 삼계탕을 떠올리는데 이 또한 잘 먹으면 약이 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되는 음식이다. 

삼복 더위가 찾아오면 조금만 움직여도 열이 오르고 갈증이 나면서 찬 것만 찾게 된다. 바깥의 기운이 더워지면 인체는 어떻게 반응할까? 몸속에 양기(陽氣)는 더운 기운을 따라서 인체의 바깥쪽으로 내달리게 된다. 때문에 몸 속에는 더운 기운은 없고 찬 기운이 많아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입은 찬 것만 찾게 되니, 속은 차고 겉은 더운 현상이 더욱 가중된다. 몸속의 냉기가 심해지면 양기를 바깥으로 더욱 몰아내게 되고 양기가 허해지니 무기력하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보신탕이나 삼계탕은 이럴 때 쓰는 음식이다.

 개나 닭이라는 동물은 화기(火氣)가 많은 동물인데, 거기다 인삼이나 마늘, 찹쌀, 대추 같은 더운 성질의 약재와 음식을 가했으니 성질이 얼마나 덥겠는가? 속이 냉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몸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밖으로 내달리는 양기를 안으로 깃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보신탕, 삼계탕으로 누구나 여름을 잘 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이치가 어찌 한 가지 방법만으로 다 해결이 될 수 있겠는가? 만약 여름에 더욱 속이 더워지는 사람이라면, 삼계탕, 보신탕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앞의 경우가 소음인이라면, 이런 경우는 소양인이다.
 
원래 화기가 많은 소양인들은 여름이면 열에 열이 가해져서 더욱 힘들어 한다. 똑같이 늘어지고 힘들어 하더라도 몸속이 냉해지고 양기가 허해지는 것과는 경우가 다른 것인데, 이는 겉으로 몸이 추워하고 더워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이런 체질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양기를 돋아 주는 더운 음식보다는, 몸속의 열을 적당히 소변으로 빼 주고 몸에 진액을 보충할 수 있는 시원한 녹차 한잔이나 메밀냉면 한 그릇이 여름을 이기는 지혜일 수 있다.


정기영 선생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비만학회, 부인과학회, 대한알러지학회 및 대한약침학회 회원이며 현재 경희 봄한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www.bom_di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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