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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관 상무부 에릭 헌트 참사관 - 미국, 테마여행 으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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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관 상무부 에릭 헌트 참사관
미국, 테마여행 으로
 
더욱 다채롭게

“미국은 광대한 영토만큼 전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테마여행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상무부에서 관광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에릭 헌트 참사관(Erik Hunt)은 2시간 남짓 인터뷰를 하는 동안, 느릿한 말투로 여행지로서의 미국의 다양성을 설명하며 미 국토 전체를 훑었다. 그는 직업적인 사명감으로 미국 관광을 홍보하지 않았다. 주말이면 한국의 곳곳을 여행한다는 ‘여행 마니아’로서 한국인들이 미국의 숨겨진 매력들을 발견하길 진정으로 바랐다. 특히 공학 전공자로서 건축 기행의 매력을 설명할 때 그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비자 면제로 활짝 열린 미국 

미국 여행이 쉬워졌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가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면서 그동안 까다로웠던 비자 발급 절차 없이 전자여권만 있으면 90일 동안 미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미국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을 중심으로 유학, 이민, 친지 방문,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방문객이 대다수였으나 앞으로는 순수하게 여행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헌트 참사관은 “미국은 전세계인들이 동경하는 여행 목적지이지만 그동안 한국인 중에 여행 자체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앞으로 버스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수박 겉핥기식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보다 오랜 기간, 다양한 지역, 테마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관광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헌트 참사관은 대사관 내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여행 마니아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된 2시간 남짓, 캘리포니아부터 알래스카까지 가이드북을 외는 듯 미국의 구석구석을 거침없이 소개했다. 이제 막 여행을 다녀와 설렘을 주체 못하는 여행자의 면모까지 느껴졌다. 

없는 게 없는 테마여행 천국 

헌트 참사관은 미국이 여행지로서 다른 나라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으로 ‘다양성’을 강조했다. 넓은 땅덩이 곳곳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의 본고장’으로서 미국은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류가 아닌 ‘원조’ 테마파크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미국에서만 가능하다. 헌트 참사관은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브로드웨이 진입을 준비하는 극단의 공연을 뉴욕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볼 수 있다는 팁(Tip)을 주기도 했다. 

장시간 이동으로 지루한 버스여행 외에도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용한 여행도 미국에서는 가능하다. 최근 한국에서도 대중화되고 있는 크루즈 여행의 경우, 알래스카와 캐리비안 해변은 가장 매력적인 루트로 꼽힌다. 헌트 참사관은 “해양 크루즈 외에도 미시시피 강을 3일간 유람하는 리버 크루즈도 색다른 매력”이라며 “LA에서 시애틀까지 이어진 해안철길을 달리는 코스트스타라이트(Coast star light) 기차 여행, 캠핑카 여행을 즐기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오레곤주 포틀랜드, 콜로라도주 애스팬,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등 산악지대는 트레킹과 수준높은 스키를 즐기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트 참사관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인연으로 건축기행에 대한 남다른 조예를 보였다. 특히 미국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건축물을 관람하는 것은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계곡 위에 지어진 집, 낙수장 



“라이트의 ‘ 낙수장’과 같은 유기적 건축물을 관람한다면 색다른 미국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라이트는 19세기부터 1959년 사망 시까지 시카고, 뉴욕, 피츠버그, 캘리포니아 등에 수많은 예술적인 건축물을 디자인했다. 그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계곡 위의 집 ‘낙수장(Fallingwater)’은 한국 건축학도 사이에서 필수 연구대상으로 꼽히며 많은 건축학 관련 도서에도 교과서처럼 소개되고 있다.

피츠버그 출신의 대부호 카프만(Kaufmann)은 당시 ‘연기의 도시’라고 불리던 도심을 떠나 자연친화적인 곳에 별장을 짓기 원했고, 라이트에게 디자인을 의뢰했다. 라이트는 30여 개의 폭포수가 지나가는 계곡 위에 주택을 지어 당시 사람들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히 폭포가 잘 보이는 경관보다는 집의 일부로 폭포와 암석을 조화시킨 라이트의 자연친화적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2007년 한 해에만 145만명이 다녀간 낙수장은 현재 펜실베니아주의 환경 단체에서 관리 및 보존을 맡고 있다. 

헌트 참사관은 “낙수장 외에도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도 그가 디자인한 것으로 나선형 층계구조는 그 당시 매우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며 “자연친화적, 인간친화적인 낮고 넓은 건물들을 주로 디자인한 라이트만의 ‘유기적(organic) 건축’을 관람한다면 기존 여행과는 색다른 미국 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산사 즐겨찾는 여행 마니아

한국 생활 올해로 2년째. 헌트 참사관은 시간이 날 때면 아내와 함께 전국의 사찰을 방문해 이색 문화를 체험하고 등산을 즐긴다. 올해 휴가를 제주도로 계획했을 정도로 한국 여행에 푹 빠져 있다. 헌트 참사관은 “서울 생활도 좋지만 지역 문화와 그곳 사람들의 느긋한 생활을 최대한 가까이서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며 “다양한 음식, 건축물 등 한국은 마치 미국처럼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면 부산에 로얄캐리비안의 대형 크루즈도 운항하고, 점차 세계적인 호텔들도 들어오고 있어 한국의 관광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며 전문가다운 고견을 내놓기도 했다. 

*낙수장

피츠버그는 펜실베이니아주 남단에 위치한 공업도시로, 우리나라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으로 샌프란시스코, LA, 시카고 공항으로 들어가 다시 미 국내선을 이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낙수장 관람료는 성인 18달러이며, 웹사이트(www.fallingwater.org)를 참고하면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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