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투르쿠*난탈리 - 반짝반짝 빛나는 두 도시 이야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8.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두 도시 이야기

춥고 긴 겨울을 지냈기 때문인지 핀란드의 여름은 유독 눈이 부셨다. 뜨거운 태양 아래 선명한 색감으로 펼쳐지는 풍경과 여유로운 사람들이 청아한 하모니를 노래하고 있었다. 핀란드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두 도시, 투르쿠와 난탈리의 하모니는 유독 소박하고 느긋하며 달콤했다. 

글  김영미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병구   취재협조  핀란드관광청 한국사무소 www.visitfinland.co.kr


Turku투르쿠

아우라강은 오늘도  흐른다
파리의 세느강, 런던의 템즈강, 프라하의 블타바강, 서울의 한강..... 강은 도심을 유유히 관통하며 도시의 풍경을 완성하곤 한다. 핀란드 남서부 해안 도시 투르쿠도 마찬가지다. 아우라강(Aura River)이 보드랍게 시내를 가로지르며 도시의 낭만을 노래한다. 약 70km를 흘러 온 아우라강은 투르쿠를 거쳐 수많은 섬을 품고 있는 아키펠라고해(Archipelago Sea)와 합쳐진다. 아우라강은 앞서 예를 든 강들과 달리 건너는 데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작은 규모지만, 투르쿠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아우라를 뿜어낸다.

6월 말, 여름이 막 시작된 투르쿠는 살짝 상기돼 있었다. 실제 유람선을 이용한 아우라강의 선상 레스토랑들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강변은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 햇볕을 쪼이는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 강변의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는 감미로운 재즈 연주가 연신 흘러나와 발길을 붙잡고 강변을 걷는 사이 ‘좁다’던 아우라강의 인상은 점차 ‘아담하여 운치 있다’로 바뀌며 생기가 감도는 낭만을 선사했다. 아우라강은 예술가들의 전시무대로도 활용된다. 투르쿠 예술가 협회는 Flux Aura 행사를 통해 아우라강변에 9월 말 까지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 행사는 투르쿠가 ‘2011년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된 2011년까지 전개될 예정이다.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투르쿠의 대표적인 볼거리 투르쿠성(Turun linna)은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다. 13세기에 건축이 시작된 투르쿠성 안에는 3개의 교회와 왕의 방, 여왕의 방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투르쿠성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는데 여름이면 널찍한 잔디밭에 노란꽃이 빠끔히 피어나는 싱그러운 휴식 공간으로 변신한다. 시내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버스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투르쿠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켓광장(Kauppatori)에서는 제철 과일, 야채, 기념품, 헌 책 등을 판매하며 프리마켓이 열리기도 한다. 마켓광장의 명물 중 하나는 기차 카페. 열차 한 량을 뚝 떼어내 옮겨 온 듯한 이 카페는 내부도 실제 열차와 똑같아 이색적이다. 마켓광장 인근에 위치한 마켓홀 역시 생선, 고기, 야채 등 각종 식재료를 판매하며 카페, 식당 등이 들어서 있어 둘러볼 만하다.


Travel Tip

가는 방법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 헬싱키에서 약 2시간(편도 32유로), 탐페레에서 약 2시간 소요. 버스 이용시 헬싱키에서 약 2시간30분, 탐페레에서 약 2시간45분 소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페리 이용시 약 12시간 소요.
투르쿠성 입장료 어른 7.5유로, 어린이 4.5유로
시내버스 2.5유로(티켓 발권 후 2시간까지 무제한 무료 탑승 가능)
홈페이지
www.turkutouring.fi

 


theme    pub  tour

ㅁㅁ가 펍으로 바뀌었어요!
바야흐로 본인의 기호와 입맛에 따라 색다르게 여행하는 테마여행이 대세다. 투르쿠 여행을 보다 풍성하고 색깔 있게 꾸며 줄 이색 테마를 제안한다. 학교, 약국, 화장실, 은행이라는 독특한 과거를 가진 펍을 돌아보는 ‘테마 펍 투어’다. 

01 The school맥주 마시는 학교
Panimoravintola Koulu

한때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했던 학교가 이제는 알코올을 소비하는 펍으로 변했다. 학교로 쓰이던 건물에 펍과 양조장,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이곳은 가게 이름도 학교를 뜻하는 핀란드어 ‘Koulu’. 운동장은 야외 테라스로 교실은 양조장 겸 식사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건물 안에는 풍금, 책상 겸 의자 등 학교에서 쓰이던 물건들이 군데군데 진열돼 있어 옛 추억을 흠씬 느끼도록 해준다. 일인용 책상에 앉아 마시는 맥주 맛도 독특하다. 비교적 넓은 운동장에는 테이블이 듬성듬성 놓여 있어 안락하고 시원한 음주 환경을 제공한다. 운동장에는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파는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Koulu는 핀란드 소형 양조장 중에서 가장 크다. 매년 약 17만리터의 맥주를 생산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여름철, 학교의 운동장에서 소비된다고 하니 이곳의 유명세를 알 만하다. Koulu의 맥주는 물과 보리, 홉, 누룩만을 사용하는 정통 독일방식을 따른다. 라이트 필스너 또는 다크 바이에른 종을 중심으로 한 여러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데, 계절별로 맛볼 수 있는 맥주가 다르다. 

주소 Erikinkatu 18  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새벽 2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새벽 3시  전화번호 +358-2-274-5757 www.panimoravintolakoulu.fi

 

핀란드에서는 Kossu를 마셔 보세요!

>>>  핀란드식 음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Kossu를 주문해 보자. Kossu는 핀란드식 보드카로  핀란드인들이 Kossu를 그들의 상징 중 하나로 여길  만큼 사랑받는 술이다. 정식명칭은 Koskenkorva Viina지만 줄여서 Kossu라 칭한다. 무색투명하지만 독특한 향이 특징이며 알코올 농도는 38도로 도수가 꽤 높다. 핀란드 사람들은 소주 한잔 분량으로 나오는 이 Kossu를 한입에 털어 넣는다.


02 The pharmacy이제 약국에서 술도 판다?!
Uusi Apteekki

1908년 투르쿠에서 두 번째로 개업한 약국의 이름은 Uusi Apteekki였다. 핀란드어로 새로운 약국(New Pharmacy)이라는 뜻이다. 1991년 약국이 폐업한 후 같은 공간에 1992년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가, 1993년 약국 펍이 개업하기에 이른다. Uusi Apteekki는 이번에 소개하는 4개의 투르쿠 테마 펍 중에서도 내부 인테리어가 가장 완벽히 보존돼 있어,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곳이다. 약을 넣어 놓던 작은 서랍들이 벽면을 따라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약국에서 사용하던 비품과 장식물, 스탠딩 테이블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Uusi Apteekki에는 단골 손님이 유독 많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펍’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약국 인테리어는 물론 바텐더도 16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한 것이 없을 정도다. 약국 펍에는 익숙하게 바텐더와 인사를 나눈 후 맥주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켜고 가는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약 12종류의 맥주와 위스키를 판매하며 투르쿠에서 핀란드식 펍 문화를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꼽힌다고. 약국 펍은 음악을 틀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음악 소리 대신 소님들의 두런두런한 수다소리가 실내를 채우고 있어 건조하지 않다. 

주소 Kaskenkatu 1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새벽 2시  전화번호 +358-2-274-5700
www.uusiapteekki.fi

 



03 The toilet공중화장실의 이유 있는 변신
Puutorin Vessa

이렇게 재치 있게 변신한 공중화장실이 또 있을까? 투르쿠에는 핀란드 최초로 공중화장실을 리모델링한 펍이 있다. 버스터 미널을 짓기 전, 버스 운전사와 승객들의 필요에 의해 1933년 푸토리광장(Puutori-square)에 지어진 공중화장실은 1986년 수명을 다하고 문을 닫았다. 그러나 공중화장실은 개·보수를 거쳐 아늑한 펍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광장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둥그런 건물은 문 앞을 테라스로 꾸며 놓지 않았다면 영락없이 공중화장실로 착각할 만큼 화장실스러운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광장 일부분을 널찍하게 사용하는 테라스와는 달리 Puutorin Vessa의 실내 공간은 그다지 넓지 않다. 한쪽 구석에 바가 있고 벽면을 따라 테이블이 둥그렇게 배치돼 있으며, 화장실은 아쉽게도 별 특색이 없다.

유머러스한 배경에서 시작한 펍답게 익살스러운 장식들이 눈에 띈다. 건물 중앙에 ‘화장실에서 등을 맞대고 볼일을 보는 남과 여’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볼일 보는 커다란 조형물 아래에서 맥주를 마시는 재미가 독특하다. 또 입구에 나무로 만든 요강, 어린이 변기 등을 서너 점 진열해 놓아 공중화장실 펍의 분위기를 돋운다. 

주소 Puutori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후 12시~자정, 일요일 오후 3시~자정  전화번호 +358-2-233-8123   www.puutorinvessa.fi

04 The Bank 은행에서 음주 업무 보세요
The Old Bank

이번엔 은행 자리를 꿰찬 펍의 이야기다. 1907년 지어진 이 건물은 본디 은행으로 이용됐었다. 1993년부터는 이름만 은행으로 남겨둔 채 바 겸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1층과 지하 1층 총 400여 석을 갖춘 대규모 펍은 핀란드 맥주와 투르쿠 지역 맥주를 비롯해 벨기에, 에스토니아, 스페인, 호주 등 전세계 약 150종의 맥주를 구비하고 있다.
 
입구에서 보면 일반적인 바처럼 보이지만 구석구석 은행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있다. 1층 구석으로 들어가면 옛날 금고의 둥그런 손잡이와 당시에 사용하던 책상 등을 볼 수 있으며, 지하 1층에는 마네킹까지 동원해 은행을 운영했던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재미난다. 

한 남자가 철창 안에 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있고 벽에는 현상금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또 다른 철창 뒤쪽에서는 한 남자가 곯아떨어져 있는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은행이 아닌 경찰서 같기도 하다. 위엄 있는 은행은 사라졌지만 The Old Bank는 현재 투르쿠 직장인들이 만남의 장소로 선호하는 인기 펍으로 재탄생해 은행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주소 Aurakatu 3  영업시간 일~월요일 오후 12시~자정, 화~목요일 오후 12시~새벽 2시, 금~토요일 오후 12시~새벽 3시  전화번호 +358-2-274-5700 www.oldbank.fi

01 아우라강에 드문드문 떠 있는 선상 레스토랑들은 강변의 낭만을 고조시킨다. 싱싱 페달을 밟으며 강변을 달리는 소녀의 미소가 유독 빛난다. Turku

02 핀란드에서 태양빛이 가장 잘 드는 마을 난탈리에서도 태양이 항시 떠 있는 집. 파스텔 톤으로 수수하게 칠해진 낡은 목조건물의 대문이 난탈리를 상징하고 있다. Naantali

03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강력히 추천 받은  아우라강변의 레스토랑은 과연 훌륭했다. 여름에만 한정적으로 문을 여는 Vaakahuone는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재즈와 스윙 연주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곳. 연주부터 무대매너까지 관록이 녹아 있는 재즈밴드의 연주는 자리에 있는 손님들을 자연스레 무대로 이끈다. 감미롭고 흥겨운 재즈선율에 취해 아우라강의 푸른 밤은 깊어 간다. www.vaakahuone.fi




04 햇빛이 풍성하게 내리쬐는 난탈리의 여름은 유독 선명하다. 항구를 따라 들어서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난탈리의 빛나는 바다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여름을 맞아 무밍월드를 찾은 가족들로 이 소담한 항구는 활기를 띤다. 무밍월드를 향하는 아이의 발걸음이 어찌나 가벼운지 날아갈 것만 같다. Naantali



05 파란 바다엔 흰 배들이 떠 있고 싱그러운 숲 뒤편엔 오래된 종탑이 오똑 솟아 있다. 흰 캔버스를 앞에 두고 우리가 상상하는 유럽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그린다면 이와 같을까. 여유롭게 돌아보아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 소담한 난탈리에서는 평화롭다는 수식어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무밍월드에서 바라본 난탈리 항구의 풍경
이다. Naantali




06
투르쿠역에 도착하면 ‘Turku/  bo’라 표기된 역명 때문에 헷갈릴 수 있다. 핀란드는 12세기부터 1809년까지 스웨덴 통치 하에 있었고 러시아의 지배를 거쳐 1920년에야 비로소 독립한 신생국이다. 투르쿠는 스웨덴과 가까운 입지로 인해 스웨덴 통치 시절 핀란드의 수도로 기능하며 번성했다. 핀란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동시에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투르쿠에서는 스웨덴의 흔적이 유독 눈에 띈다. 투르쿠에서는 스웨덴 통치 당시 명칭이었던 오보(  bo)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도시명도 ‘Turku/  bo’로 동시에 표기하고 있다. 최근 투르쿠 사람들은 캠페인을 통해 스스로를 오보리지널(   boriginals)라 부르기도 한다.
Turku

Naantali 난탈리

햇빛 쏟아지는 작은 마을
핀란드에서 태양빛이 가장 잘 드는 마을 난탈리(Naantali)는  ‘선샤인 타운(Sunshine town)’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난탈리는 핀란드인들에게 유명한 휴양 도시로,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위치해 있어 ‘핀란드의 여름 수도’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이 매년 여름 난탈리로 모여드는 이유는 여름에만 문을 여는 무밍월드(Moominworld) 때문.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해맑은 웃음을 가득 품은 어린이들과 들뜬 표정의 가족들을 난탈리 시내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난탈리 여행은 구시가(Vanha Naantali)에서 시작해 본다. 초여름의 난탈리 구시가는 따스한 햇살과 낡은 건물, 빛바랜 간판, 아직 본격적인 휴양철이 되기 전이라 비교적 한갓진 시내 분위기가 어우러져 기분 좋은 앙상블을 이루고 있었다. 15세기부터 마을이 들어선 난탈리에는 18~19세기에 지어진 파스텔톤의 목조건물들이 현존하고 있다. 이 앤티크한 건물들에는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상점이나 레스토랑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구시가는 현대적인 건물들이 주를 이루는 핀란드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 스타일이라 더욱 정감 간다. 아트 갤러리, 부티크 등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이곳은 사진발 잘 받는 포토제닉한 스폿으로도 이름 나 있다.

선샤인 타운 난탈리의 진가는 항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다 위에 유유자적 떠 있는 요트들과 해변에 옹기종기 늘어선 파스텔톤 건물들은 여유로운 휴양도시 난탈리의 정취를 완성한다. 햇빛 쏟아지는 여름날의 난탈리 바다에는 별이 뜬다. 햇빛이 수면 위로 부서지며 짙푸른 바다 위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별을 만들어낸다. 해가 서서히 저물어 수평선과 가까워질수록 바다에 뜬 별은 더욱 영롱하게 빛난다. 항구에는 소담하고 정겨운 난탈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밀집해 있다. 

난탈리를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여름이다. 무밍월드가 여름에만 문을 열 뿐 아니라 7월에는 대통령의 여름별장인 쿨타란타(Kultaranta) 정원에 약 3,000송이의 장미가 일제히 피어나기 때문이다. 또 매년 6월엔 난탈리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여름 내 수시로 난탈리 교회 정원에서 연주회가 열리는 등 여름의 난탈리엔 아름다운 음악 선율이 풍성하다.

이 밖에도 1483년 지어져 중세시대 가톨릭 성지순례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했던 난탈리 교회는 구시가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고풍스러운 종탑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Travel Tip

 
가는 방법  투르쿠에서 버스로 약 30분(편도 4.8유로) 
홈페이지  
www.naantali.fi


theme   Moominworld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 세상

핀란드를 여행하다보면 동글동글한 체형에 보드라운 털, 하마를 닮은 큰 코를 지닌 하얀 트롤 캐릭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핀란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베 얀슨(Tove Jansson)이 지은 무밍가족 시리즈의 주인공 무밍(Moomin)이다. 무밍가족 시리즈는핀란드 한 숲에 위치한 무밍계곡에 살고 있는 트롤 가족과 그 친구들이 겪는 다양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핀란드인들의 무밍 사랑은 각별하다. 1990년대 일본에서 104부작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무밍>이 제작되면서 핀란드 및 북유럽, 일본 등지에 무밍 붐이 일기 시작하자 핀란드인들은 급기야 동화 속 무밍을 현실세계에 고스란히 재현해 놓기에 이른다. 

난탈리 앞바다의 카이로(Kailo)섬은 무밍의 세계다. 작은 섬 전체를 무밍 테마파크로 꾸몄다. 무밍가족의 집, 무밍엄마의 부엌, 무밍아빠의 보트, 스노크의 잠수함, 경찰서, 소방서 등 동화 속 배경을 고스란히 옮긴 어트랙션만 26개다. 이 밖에도 무밍 관련 상품을 총망라한 기념품 숍, 무밍엽서와 무밍우표를 판매하는 우체국, 극장,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해변 등이 작은 섬 안에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일반적인 테마파크와 달리 무밍월드에서는 롤러코스터나 회전목마 같은 탈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이 몸을 움직여 마음껏 뛰놀도록 마련한 커다란 놀이터 같은 느낌이다. 그림 그리기, 보드 게임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들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파란색 외벽과 빨간 지붕이 귀여운 무밍의 집은 대표적인 어트랙션. 5층으로 이루어진 무밍의 집은 식당, 방, 거실 등이 사실적으로 꾸며져 있다. 무밍아빠와 무밍엄마의 결혼사진을 비롯한 무밍가족의 기념사진도 걸려 있다.

무밍월드만의 특징은 무밍 가족 캐릭터들이 펼치는 상황극. 무밍, 무밍아빠 , 무밍엄마 , 스나프킨, 미이 등 이야기 속 등장인물로 분한 캐릭터들이 캐릭터의 성격에 맞춰 행동한다. 캐릭터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놀이를 제안하는 등 즉흥적인 상황극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놀랄 정도로 집중하면서 캐릭터와의 놀이를 즐긴다. 

무밍월드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무밍 캐릭터들과 껴안기. 무밍이 나타나면 아이들은 쪼르르 달려가 안긴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무밍 캐릭터들을 꼬옥 껴안으며 동심으로 돌아간 듯 순수해진다. 무밍의 집 앞에서는 놀이판이 수시로 열리는데, 마침 진행된 공놀이는 참가자들이 동그랗게 늘어서 커다란 공을 굴리면 원 안에 있는 사람은 공을 피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아이들은 너도 나도 공놀이에 동참하고, 심통난 인상의 미이 캐릭터는 으레 화난 표정을 지으며 게임에 참가한다. 

무밍월드는 2005년 영국의 <The Independent on Sunday>가 뽑은 최고의 어린이 테마파크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밍월드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과 무밍을 몰랐던 사람들마저도 이야기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게 하는 앙큼한 재주가 있는 테마파크다. 

>>> 개장기간 매년 6월 중순~8월 중순(올해는 6월6일~8월23일)
개장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이용요금 1일권-20유로(입장, 무밍 공연 포함), 2일권-29유로(입장, 무밍 공연, 모험의 섬 입장과 왕복 배편 포함)
홈페이지 www.muumimaailma.fi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