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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탐방 - “잊을 수 없는 바로 그 맛 아입니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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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탐방

“잊을 수 없는 바로 그 맛 아입니꺼”

‘부산 하면 딱 떠오르는 음식’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회를 떠올린다. 하지만 부산엔 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업종의 식당들이 모여 있는 음식 골목만 해도 도시 구석구석 참 많은 곳인 만큼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음식 명소들도 참 많다. 여기에 항상 긴 줄을 서서 먹어야 할 만큼 유명한 곳까지 더하자면, 부산은 과히 맛집들의 천국이라 할 만도 하다. 

그 매력에 빠져 1년 전부터 부산 최고의 맛집을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수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소문보다 실망이 더 큰 곳도 있었고, 소문나지 않은 잊지 못할 맛집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동안 직접 답사해 왔던 곳들 중에 꼭 다시 한번 더 찾아가 먹어 보고 싶을 만큼 잊을 수 없는 맛집들을 소개한다.
에디터  오경연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명성 횟집 since 1968
부산의 2대 명물 ‘회’와 ‘오뎅’이 만나면

부산에 오면 가장 먼저 먹고 싶어하는 ‘회’와 국내 오뎅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부산  오뎅’. ‘명성 횟집’은 한번에 그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맛집이다.

식당 한 편에 붙은 메뉴판을 보고, ‘생선회+오뎅탕’이라는 메뉴를 시키면, 회 한 접시와 오뎅탕이 나오고 굴과 멍게 한 접시가 서비스로 나온다. 여기에 간장, 막장, 초장, 오뎅소스 등 총 네 종류의 소스와 쌈 등이 함께 나온다.

회 한 접시에는 광어, 우륵, 게르치가 함께 나오고 그 회와 서비스로 나온 굴과 멍게를 각종 장에 찍어 먹으면 되는데, 사실 이 집 메뉴의 주인공은 ‘오뎅탕’이라고 할 수 있다. 회 맛이야 싱싱한 횟감만 고르면 거기서 거기겠지만, 이 집이 인상적인 진짜 이유는 회와 함께 먹는 바로 이 오뎅탕 때문이다. 어찌 보면 오뎅탕을 먹으러 와서 회도 함께 먹는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다.

이곳 오뎅탕은 우리가 흔히 아는 꼬치어묵에만 의존하는 한국식이 아니라 각종 다양한 재료들을 첨가하는 일본식에 가깝다. 그렇게 이 오뎅탕에는 토란, 낙지, 어묵, 유부주머니, 미역, 곤약, 배추고기말이, 두부, 계란, 스지, 소라 등 십여 가지가 넘는 재료들이 첨가되어 건더기는 건더기대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고 국물은 국물대로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낸다. 회 한 점 먹고, 오뎅탕의 건더기 한 점 건져 소스에 찍어 먹고, 달콤하고 담백한 오뎅탕 국물 한 모금 떠 먹고, 그 삼박자가 연결되어야 비로소 환상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맛이 된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 2동 207  전화 051-468-8089  추천메뉴 생선회+오뎅탕  3만5,000원(2~3인 기준)/ 회초밥+오뎅탕  2만5,000원(2~3인 기준)




겐짱카레since 2006
 달콤한 카레의 유혹

점심시간만 되면 줄서서 먹을 각오쯤은 당연히 해야 되는 유명한 일식 카레집이 있다. 바로 일본인 주방장 요시다 켄지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일식 카레 전문점 ‘겐짱카레’. 일본에서 정년퇴직 후, 3년 전 아내와 함께 부산에 와서 이 식당을 열었다. 조금은 낯선 일본식의 달콤한 카레 맛에 반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이미 이 일대에서는 아주 유명한 맛집으로 통하는 곳이다. 보통의 카레 맛과는 다른, 달콤함을 겸비한 그 맛은 정말이지 반할 만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일본식 카레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재료들은 모두 일본에서 공수해 오고 있다고. 카레에 곁들여 먹는 고로케, 생선까스, 돈까스도 갓 튀겨 내어 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고, 밥과 카레 위에 얹어 나오는 살짝 익은 계란 후라이의 맛도 일품이다. 김치와 절인 무가 찬으로 간단하게 나오며, 국으로는 미소시루가 나온다.

아직 한국말을 못하는 주인 부부의 일본어 인사말을 들으며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를 보면, 마치 일본 여행 중에 어느 작은 식당에 불쑥 들른 것 같은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빙을 해주는 한국인 도우미의 도움으로 주문과 계산은 한국어로 할 수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4가 42-2  전화 051-461-0092  추천메뉴 돈까스 카레 5,500원, 고로케 카레5,000원, 생선 카레 5,000원






백년전통곱창since 1998

연탄불에 익어 가는 추억의 곱창 

영화 <친구>를 통해 소개된 부산의 명물인 문현동 곱창 골목에 위치한 ‘백년전통곱창’. 이 집 곱창은 삶은 후 양념을 해서 초벌구이를 한 뒤에 손님상으로 내어 와 마지막으로 연탄불에 구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게 완전히 구워진 곱창은 23가지의 재료를 혼합해 만들어진 이 집만의 특별한 곱창소스가 곁들여져 그 맛이 완성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돼지곱창의 부위는 대창, 염통, 오돌이(암뽕), 애기보 4가지로서 각기 다른 맛을 내고 있어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집의 메뉴에는 곱창과 갈매기살, 단 두 종류가 있는데, 갈매기살 또한 곱창에 견줄 만한 맛을 낸다. 곱창과 마찬가지로 초벌구이를 거쳐 손님상으로 내어오는 갈매기살 역시 8가지의 재료를 혼합해 만든 전용 소스가 별도로 있다. 특히나 곱창 소스는 기본 틀은 그대로 두고 계절마다 바꾸어 주고 있다고.

‘백년전통곱창’에 가면 꼭 먹어 보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슬러시 소주’다. 적정한 온도로 적정한 시간을 얼려야만 맛있는 슬러시 소주가 된다며, 그 비법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인장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했다. 슬러시 소주는 술잔에 따르는 즉시, 녹기 전에 한 입에 털어넣어야지 제 맛이라 한다. 





주소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 4동 861-1  전화 051-633-6847  추천메뉴 곱창 6,000원, 갈매기살 8,000원, 슬러시소주 3,000원 








내 껍데기 돌리도  since 2003
잊지 못할 그 맛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곳. 기다림에 지쳐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되는 곳. 고기가 떨어지거나 오후 9시가 되면 어김없이 간판에 불이 꺼지는 곳. 그렇게 간판 불이 꺼지면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 곳. 절대 손님이 고기를 뒤집어서는 안 되는 곳. 참 많은 수식어를 가진 삼겹살 전문점이다.   

이 식당의 주인장은 매일매일 질 좋은 고기만을 골라 들여 온다. 그리고 좁은 식당 안 다섯 개의 테이블을 돌아가며 고기가 다 구워질 때까지 고기를 직접 관리한다. 혹여 중간에 손님이 직접 고기를 뒤집기라도 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여기까지가 고기 맛의 비결이다. 질 좋은 고기에 고기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고기를 잘라 주고 구워 주는 것. 그렇게 연탄불에 잘 구워진 고기를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출신의 부인이 만든 특제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삼겹살에도 전문가의 손길이 묻어나면 이런 맛이 나는구나’하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이 집이 진짜 사랑받는 이유는 고기를 먹고 난 후에 시켜 먹는 ‘된장라면’이다.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고기 맛보다 이 ‘된장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 집만의 진짜 별미다. 된장라면을 먹고 난 후부터는 된장찌개만 보면 라면사리를 넣고 싶은 충동이 한동안 들었을 만큼, 정말 잊지 못할 맛이다.
된장라면이 나오고 나면 더 이상 추가고기는 시킬 수 없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다음 사람들을 위해 된장라면을 다 먹고 나면 지체없이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불과 다섯 개의 테이블만 있을 만큼 좁은 공간에서 장사를 하고, 매일같이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반복하지만, 확장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확장을 하게 되면 손님들의 고기 관리를 직접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소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 1160-8  전화 051-316-2723  추천메뉴 돼지껍데기 4,000원, 생삼겹살 5,000원, 된장찌개 3,000원, 라면사리 1,000원




뜨락   since 2006
단돈 5,000원에 맛보는 진수성찬

단돈 5,000원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이 정성스럽게 내어주는 찬들이 한상 가득 차려지는 쌈 전문점이다. 주문을 하면 숭늉이 가장 먼저 나오고 다음으로 반찬이 나오는데, 찬들은 모두 딱 먹을 만큼만 깔끔하고 먹음직스럽게 담겨져 나온다. 그 다음으로 선택에 따라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가 나오는데, 그렇게 5,000원짜리 진수성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지면  찬이며, 찌개며, 쌈이며 어느 하나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 또한 이 집의 핵심 반찬을 꼽자면 어떤 메뉴를 시켜도 항상 기본 찬으로 올라오는 고등어조림. 푹 고아내 양념이 잘 스며들어 부드럽게 잘 익은 고등어와 살살 녹아 내릴 것만 같은 무, 그리고 거기에서 배어나오는 달콤 짭짜름한 국물, 이 삼박자가 만들어내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이면, 시원한 식혜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저렴한 가격에 이만큼 융숭한 대접을 받고 나면 그 누구든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뜨락쌈전문점’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식사 시간이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먹어야 할 만큼이나 인기 있는 맛집이다. 그 진짜 이유는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과 손님들을 위한 세심한 정성, 그리고 마치 중독될 것만 같은 맛을 가진 고등어조림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서가 아닐까.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519  전화 051-806-9098  추천메뉴 뜨락쌈 정식, 순두부쌈 정식 각 5,000원





원조할매국밥 since 1962
48년의 전통을 이어온 가마솥 쇠고기 국밥

부산 최고의 명소로 불리는 해운대에 가면, 족히 수십년은 훌쩍 넘은 전통으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유명한 쇠고기 국밥집들이 모여 있는 거리가 있다. 일명 ‘쇠고기 국밥 골목’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 오래된 전통만큼이나 이곳은 이미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져 해운대를 찾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꼭 한번은 들렀다 가는 해운대의 또 다른 명소로 통한다.
해운대 쇠고기국밥 골목에서도 일명 ‘진짜 원조’로 통하는 식당이 바로 ‘원조할매국밥’이다. 1대 김연순씨에서 시작, 그의 며느리와 손녀까지 무려 3대째 장인정신으로 48년의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곳이다. 휴일 없이 하루 24시간을 운영하니 48년 동안 한 번도 가마솥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셈이다.

단돈 3,000원이면,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진한 국물 맛의 얼큰한 쇠고기 국밥 한 상이 차려진다.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의 배부른 한  끼 식사로는 안성맞춤인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마솥에서 바로 떠낸 그 국밥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따라나선 시장통에서 맛본 쇠고기 국밥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후식으로는 요구르트 한 병이 제공되는데,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비운 뒤 맛보는 달콤한 요구르트 맛의 조화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612-2   전화 051-746-0387  추천메뉴 쇠고기국밥 3,000원, 선지국밥 3,000원




송정할매집 since 1980
바닷가포장촌에서맛보는기가막힌전복죽


완도, 제주, 울진등전국적으로유명하다는전복죽집을여러곳찾아다녀봤지만, 아직 이 집만큼 전복죽을 잘하는 집은 찾아내지 못했다. 그만큼 전복죽이맛있는집이다. 이곳은주소도전화번호도건물도없는그냥포장촌이다.

 부산송정해수욕장에서차로10분쯤떨어져있는곳에연화리라는작은어촌마을이있는데, 그바닷가한쪽에해산물들을전문적으로파는포장촌들이길게늘어서있다. 그중한집이바로‘송정할매집’이다.올해로72세가된할머니가며느리와함께운영하고있는데, 해녀출신인주인할머니는젊은시절이곳연화리로시집을와서물질해잡은것들을여기바닷가에서팔기시작한것이그시초라고한다. 장사를시작한지만50년, 이집의최고인기메뉴인전복죽은20년전부터팔기시작했다고하니, 전복죽의역
사만20년이되는셈이다.

전복죽은 주문하는 즉시 오픈되어 있는 공간에서 살아있는 싱싱한 전복으로즉석에서만들어지기시작한다. 그렇게갓만들어져뜨거운죽은냄비째로손님의식탁위로나오는데, 각자한그릇씩떠서후후불어먹는그맛. 적당한질감에 담백하고, 고소하고, 씹는 맛까지 더하니 천하일품이 따로 없다. 주말에 가면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한다. 대기자 명단에 전화번호를 남겨 놓고 근처바닷가구경을하고있으면, 순서가돌아올때쯤직접전화를해주는서비스도해준다.

전복죽뿐만 아니라 모둠해물, 자연산 전복회, 산낙지도 이 집의 인기 메뉴다. 여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해산물들은 무엇보다 저렴하고 싱싱하다는것이가장큰매력이라할수있겠다.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해변 포장촌 전화 011-886-6168 추천메뉴 전복죽 1만원, 모둠해물 1만원, 전복회 1만5,000원, 산낙지 1만5,000원


그 외 부산의 대표 음식 골목들

부산에는 같은 업종의 식당들이 모여 있는 음식 골목들도 참 많다. 그 대표적인
골목들에는 어느 집을 들어가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맛을 낸다. 시간적 여유
가 된다면 부산의 음식 골목들도 함께 돌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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