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의 계절에 만난 안성
입추의 계절에 만난 안성
  • 트래비
  • 승인 2009.09.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ory-안성

입추의 계절에 만난 안성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 곳에 위치한 안성은 그 가까운 거리가 무색할 만큼 도시와는 전혀 다른 운치를 선사하는 곳이다. 수많은 호수와 하천, 넓게 펼쳐진 들판과 목장 풍경은 해가 질 무렵에는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그냥 걸어도 좋을 이곳에 예술과 문화의 향기까지 물씬 풍기니 더위가 한풀 꺾이는 이 계절 더욱 생각나는 곳일 수밖에. 가벼운 마음과 차림새로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에디터  이민희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  데모스미디어 02-395-3933

 




story 1
안성+예술

복거마을
호랑이를 만나러 가는 길

복거(福巨)마을은 그 원래 이름보다도 ‘호랑이가 살던 마을’이라는 애칭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호랑이 출몰지역이라도 되나’하던 궁금증은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호랑이가 살던 마을’은 행정안전부의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안성시와 두리마을 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시행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미술 마을로 호랑이가 살던 시절의 자연환경과 자연친화적이며 여유롭던 삶에 대한 그리움, 인간성 회복을 기원하며 호랑이를 테마로 꾸며진 공간이다. 이곳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주민들도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마을을 꾸며 소박함과 아름다운 정서가 더욱 빛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을 곳곳에서 마을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작업은 마을에 더 큰 활기를 가져왔다 하니 이것이야말로 주민이 주체가 되는 생활현장 미술공간이라 하겠다. 

마을은 그리 크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듯 걸어도 좋고 마을 근처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으니 그곳에서 자전거를 빌려 한바퀴 유유히 돌아보아도 좋을 성싶다. 마을에는 실로 다양한 미술 작품들이 숨어 있다. 먼저 마을 이름을 호랑이로 형상화한 마을 초입을 지나 마을 회관 앞마당에 들어서면 회관 건물에 발자국만 잔뜩 남기고 옥상에 떡하니 올라가 있는 호랑이를 만날 수 있고, 널찍하게 꾸며진 광장 데크에 걸린 불에 구워낸 마을 지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마을 주민들이 그린 그림과 옛 사진으로 꾸며진 광장 데크 구석구석을 다 감상했으면 본격적으로 마을 탐방에 나설 일이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큰 호랑이 조형물을 시작으로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모습과 크기의 호랑이 찾아보기는 ‘호랑이가 살던 마을’의 무엇보다 큰 재미다. 이 모든 것은 원래의 배경과 미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꾸며져 있다. 여염집 담벼락에는 곱게 꽃 그림이 수놓아져 있기도 하고 감나무 집 담벼락에는 호랑이가 감을 먹으려는 듯 익살스럽게 혀를 낼름대고 있기도 하다. 

마을 길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난간은 호랑이 얼굴과 꼬리를 그려 넣어 귀엽고, 폐가에 가까웠던 집에는 담배 피는 호랑이 그림을 민화처럼 그려 넣어 허름하고 오래된 집이 애초에 그렇게 설정되었던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렇게 하나하나 보물찾기 하듯 마을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마을 산책이 끝나 간다. 이렇게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곳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복거 마을이 안성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전원 속 호젓한 미술공간

‘소나무’는 안성시 미양면 계륵리에 자리잡고 있는 대안미술공간이다. ‘대안미술공간’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로는 쉬이 이곳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스튜디오와 실내외 전시 공간, 작업 혹은 체험 공간 등이 한자리에 모인 자연 속 미술공간이라 하면 되겠다. 

영국 유학 후, ‘숨쉴 수 있고 여럿이 공유할 수 있는 예술 공간’을 찾던 차에 한적하고 아늑한 안성에 터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 관장님의 설명이다. 그 바람처럼 현재 소나무는 실내의 갤러리뿐 아니라 넓은 잔디밭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미술학교를 열어 천연염색, 현대미술 등 다양한 주제의 체험활동을 통해 일반인들이 미술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입주 작가인 전원길씨의 스튜디오에서는 직접 작가와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소나무의 매력이다. 

소나무는 열린 미술공간이라는 그 자체의 의미를 넘어서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예술가와 일반인들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감동을 주는 ‘나는 예술가를 만나러 안성에 간다’, 다양한 사람들이 ‘평화’, ‘통일’, ‘사랑’과 ‘행복한 세상’을 기원하는 각각의 작은 작품들을 만들고 조각조각 이어 붙여 대형 조각보를 만들고 전시하는 시민평화예술운동 ‘평화의 조각보’, 아름다운 미술 마을 만들기 ‘호랑이가 살던 마을’이 그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이다. 소나무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시간표 등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전원 속에서 여유롭게 전시회를 보거나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신선한 예술적 감흥을 느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위치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계륵리 232-8   문의 031-673-0904 www.sonahmoo.com

 



story 2
안성+전통


남사당 공연 바우덕이의 자취를 찾아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남사당패의 신명나는 놀이판과 아슬아슬한 줄타기 장면은 아직도 또렷하게 뇌리에 남아있는 인상 깊은 장면들 중 하나다. 그 흥겹고 신나는 남사당패의 고향이 바로 전통문화의 도시 안성이다.

안성에 들러 남사당놀이를 안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인데 마침 안성 남사당전수관에서 바우덕이 풍물단이 매주 토요일마다 공연을 펼쳐진다고 해 그곳을 찾았다. 공연 시작 30분 전이었는데도 야외공연장은 이미 공연을 기다리는 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군데군데 외국인들도 보였다. 1시간이 넘는 공연이라 다소 늘어지진 않을까 싶던 마음은 금세 기우가 되었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줄을 타는 어름산이가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다가도 남사당놀이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금세 웃음이 터지게 하는 등 그 재주가 여간 대단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풍물단의 재주도 재주지만 이를 보는 관객도 그저 앉아서 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웃고 추임새를 넣으며 정말 즐거운 ‘한마당’을 만들어낸다. 

줄을 타는 공연이 끝난 후에는 풍물놀이와 살판(땅재주 놀이), 접시를 돌리는 버나놀이, 보는 이를 가슴 졸이게 하는 무동놀이, 상모놀이 등이 계속해서 흥을 돋우고, 그 흥이 최고조에 이를 때 관객들과 하나 되어 함께 풍물을 울리고 춤을 추는 난장의 시간을 갖고서야 공연은 막을 내린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상기된 얼굴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어둠이 깔린 공연장을 떠난다.



칠장사 전설을 품고 있는 천년고찰

칠현산의 신록 속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칠장사(七長寺) 경내에 들어서자 한적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한눈에도 긴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예스런 사찰 건물과 누각에서 편안히 한낮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나른한 듯 늘어져 있는 강아지, 경건하게 소원을 비는 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즈넉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듯했다. 

칠장사라는 이름은 혜소국사가 이곳에 머물 때 7인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사찰의 창건은 멀리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긴 시간만큼 얽힌 전설도 많아 입담 좋은 문화해설사의 이야기보따리에서 나오는 임꺽정, 궁예, 박문수 이야기에 경내를 둘러보던 이들도 걸음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전설들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경내에서 그 이야기들을 그려낸 벽화도 찾아볼 수 있다. 칠장사에는 인목대비가 하사한 국보 296호, 오불회괘불탱화가 있으나 사월초파일 하루만 대웅전 앞에 내건다고 한다. 사뭇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절 위 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보물 488호 혜소국사비와 나한전을 만나게 되는데 낙방을 거듭하던 박문수가 서른둘의 나이에 나한전에서 부처님께 유과를 올리고 장원급제 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탓에 아직도 수험생의 부모나 고시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영창대군의 모친 인목대비가 남편과 아들의 명복을 빌러 다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칠장사는 이렇게 전설이 있어 더 신비롭고 그 역사만큼이나 푸근한 사찰이다.

위치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764  
문의 031-673-0776 www.chiljangsa.kr





-----side1-----

남사당 공연

장소 안성 남사당전수관 야외공연장
기간 4월18일~10월31일 매주 토요일(10월3일 추석 공연 없음)
시간 종목별 공연 죱 오후 3시~4시, 종합 공연 죱 오후 6시30분~8시(8월29일까지 오후 7시~8시30분), 전통 문화 체험 교실 죱 오후 4시30분~5시30분(유료)






-----side2-----

안성마춤 갤러리, 맛과 멋의 어울림

품질로 인정받는 안성의 농산물 브랜드 ‘안성마춤’의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안성마춤 갤러리’는 단순한 식당을 넘어 한번쯤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깃집 분위기 대신에 ‘맛과 멋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이라는 문구에 맞게 깔끔하고 정성스러운 식사와 함께 전시와 공연을 맛볼 수 있다. 까다로운 품질관리 덕분인지 식탁에 올라온 정갈한 반찬들은 어느 하나 모나게 튀지 않으면서 입맛을 돋우고, 안성마춤 한우는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감탄을 자아낸다. 지인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곳. 가격은 안성마춤 한우 꽃등심 200g이 2만9,000원, 안성마춤 한우 모듬 200g이 3만2,000원 정도이며 식사메뉴 등도 다양하다. 


위치 안성시 공도읍 승두리 598-47  문의 031-658-3966
www.anseongmcgallery.com
문의 031-678-2518 www.남사당.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