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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 해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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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종(種)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의료 환경은 이러한 훈련과정을 철저히 차단시키고 있다.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뇌의 시상하부에 체온조절중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체온조절중추는 몸의 온도가 낮아지면 근수축과 떨림을 통해 체온을 끌어올리고 온도가 높아지면 땀을 흘려 체온의 방출을 늘려 체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몸은 항상성이 깨진 병적인 상태에서는 체온을 올려 대사율을 향상시키고 상황이 종료되면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한다. 특히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의 침입이나 세균의 침입이 있을 경우 체온이 1℃만 상승하여도 대사율은 12%가 상승하므로 체온은 면역체계 활성화의 준비단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체온을 올려 면역세포의 증식과 활동력을 올려야 하는데 해열제로 번번이 제동을 걸면 외사(外邪)는 점차 깊숙이 침입을 하여 증상이 악화된다. 

해열제로 억눌렀던 면역기능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바이러스의 개수가 많아지고 침투가 깊어져 더 많은 열을 끌어 올리게 되는데 해열제를 반복적으로 투여하다 보면 해열제의 용량을 늘려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 순간이 온다. 

한의학에서는 해열제에 해당하는 약재를 쓰기 전에는 발산풍한약(發散風寒藥)인 성질이 따뜻한 약재로 오히려 몸을 덥게 하여 체온을 올리는데 외사(外邪)를 모두 제압하면 올라갔던 체온은 땀을 흘리면서 저절로 풀리게 된다. 

신종플루의 전염력이 기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분명 차이가 있으나 사망률은 일반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변종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치료약과 백신개발을 위한 인류의 노력을 무색케 하는 시점에서 결론은 면역력의 중요성으로 귀결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감기가 유행하겠지만 감기 초기에는 해열제의 남용보다는 뜨거운 물 한잔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평소 허약체질이나 고령, 여타 질환의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한방적인 치료가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바이러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인류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바이러스를 극복하며 생존할 것이다.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비만학회, 대한한방부인과학회, 회원이며 현재 해답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031-444-4060  www.haeda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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