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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자유여행시리즈 독자편-엉뚱 부부, 재명과 정의 This is Real Australia!"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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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 부부, 재명과 정의
This  is Real  Australia
!

호주자유여행시리즈의 완결판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과 세련된 문명이 어우러진 서호주에서 시작한다. 이번 여행의 주인공이자  결혼 2년차 부부, 재명과 정은 모든 일정이 끝난 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몇 나라를 돌아본 느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만큼 광활한 땅 서호주야말로 자연이 살아 숨쉬는 브룸과 피너클스, 서호주의 수도 퍼스, 천국의 섬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아늑한 항구 도시 프리맨틀 등 호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Real Australia’임에 틀림이 없다.

  이민희 기자   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엉뚱 부부’의 서호주 5박7일 일정표
 
1일  인천 출발(기내박)
 2일 브룸 도착 및 투어
 (차이나타운, 갤러리 투어, 선 픽처스)
 3일 브룸 투어 2일차(케이블 비치, 선셋 낙타 타기)
 4일 브룸 출발-퍼스 도착(브룸 타운 비치, 몬순 갤러리 & 브룸 맛초 양조장, 퍼스 머레이 & 헤이 스트리트 몰 쇼핑,   런던 코트, 스완 강, 노스브리지)
 5일 피너클스 데이 투어
 (카버샴 야생 공원, 남붕국립공원, 화이트 샌딩)
 6일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데이 투어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프리맨틀)
 7일 퍼스 출발-인천 도착


special thanks to 재명 & 정

“해외? 신혼여행으로 푸껫에 간 게 처음이었으니 이번이 딱 두 번째다. 게다가 영어는 쥐뿔도 못하는데 홍콩과 퍼스를 거쳐 브룸까지 알아서 오란다. 흡사 ‘미션 임파서블’을 떠올리게 하지만 겁날 건 없다…!”
거칠 것 없고, 무서울 것 없는 ‘막강’ 신혼부부이자 호주자유여행시리즈 완결편의 주인공 재명과 정은 ‘독자’이기보다는 ‘여행 동지’에 가까웠다. 낯선 에디터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도, 밤마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팩소주와 로컬 맥주를 차려 놓고 방으로 초대를 한 것도 이들이었으니. 덕분에 잠시나마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떨치고 서호주를 누비는 4명의 여행자 중 한 명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Broom
Empire  of  the  Sun

서호주 서북부의 가장 큰 도시 브룸. 이곳에서의 시간은 ‘환상’으로 기억된다. 의식을 위협하는 태양의 질주, 길들여지기를 거부한 붉은 대지, 시선을 흔드는 아지랑이…. 이에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낄 무렵이면 인도양의 쪽빛 여울물이 갈증을 적셔 주고 바람의 그림자가 심심한 위로를 전했다. 정처 없는 걸음이 지난하게 느껴질 때면 우리는 아무 그늘에나 드러누워 언제까지고 오수에 빠져들면 그만이었다.
Route  차이나타운-갤러리 투어-선 픽처스(1일차)-케이블 비치-선셋 낙타 타기(2일차)-타운 비치-몬순 갤러리 & 브룸 맛초 양조장(3일차)

강렬한 그러나 아름다운

총 14시간의 비행 끝에 만난 브룸의 첫인상은 간결하다. 태양은 뜨겁고 대지는 거칠다는 것. 공항을 나섬과 동시에 붉은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아스팔트를 대신하고 백여 미터에 한번씩 점점이 박힌 건물은 하늘보다 땅에 가깝다. 문명보다 야생에 근접하니 서호주 서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 ‘여기가 브룸이군요!’라는 정의 짧은 감탄사엔 의외성과 호기심이 묻어났다.
 
브룸의 여행지는 공항을 중심으로 서쪽의 케이블 비치(Cable Beach)와 동쪽의 차이나타운(China Town)으로 나뉜다. 하지만 각각의 끝인 케이블 비치와 차이나타운까지의 거리는 약 10km, 택시를 타더라도 AU$20이 채 나오지 않는다. 이 말인즉슨, 이곳에서만큼은 조급하게 걸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토양의 붉은 색채를 중화시키는 너른 잔디밭도, 브룸을 감싸안은 인도양의 옥빛 물결도, 심지어 <어린왕자>에서 뿌리로 별을 뚫어 버린다던 ‘무서운’ 바오밥 나무도 태양에 지친 여행자에겐 훌륭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이를 두고 정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땅’이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Inside BROOM

처음 만난 도시를 체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운타운을 누비는 것. 번화가로 꼽히는 차이나타운에서 브룸은 ‘야생의 땅’이 아닌 ‘예술가의 도시’로 모습을 달리한다. 아담한 차이나타운 내 비좁은 골목, 허름한 건물에 숨겨진 갤러리들은 하나같이 자연적이고 토속적인 색채를 띤다. 그 중에서도 게코 갤러리(Gecko Gallery)와 쇼트 스트리트 갤러리(Short st. Gallery) 등은 애보리진(호주 원주민)의 돗 아트(Dot Art)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차이나타운에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자 오후 내내 한적했던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낮 동안 굳게 닫힌, 그래서 ‘오늘은 상영을 안 하나’하는 걱정을 불러일으킨 선 픽처스(Sun Pictures)가 불을 밝혔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기네스북에도 오른 야외극장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1960년대 극장에서 직접 사용했던 오리지널 35mm 영사기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포스터, 액자 등이 향수를 자극한다. 태양을 삼킨 어둠, 만공에 가득한 별빛, 바람결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브룸에서의 첫날이 그렇게 저물어 갔다.
게코 갤러리 www.geckogallery.com.au
쇼트 스트리트 갤러리 www.shortstgallery.com.au
선 픽처스 www.sunpictures.com.au




망중한(忙中閑)의 즐거움

브룸에서의 둘째 날, 일찌감치 다운타운을 섭렵한 일행이 향한 곳은 케이블 비치. 삭막한 대지에 목마른 여행자에게 22km의 긴 해변과 인도양의 찬찬한 물결은 오아시스와 진배없다. 잔디 이곳저곳에 아무렇게 누워 잠을 청하는 이, 야자수 그늘에 기대어 기타를 치는 이, 저글링에 심취한 이…. 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낮잠 또한 브룸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케이블 비치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선셋 낙타 타기(Sunset Carmel Ride)다. 1m가 훌쩍 넘는 낙타 등에 타고 내릴 때는 더할 나위 없는 스릴이, 불덩어리가 바다로 녹아드는 듯한 노을에선 진한 감동이 배어나니 이것이야말로 ‘케이블 비치 100배 즐기기’가 아닐까.
퍼스로의 비행을 앞둔 셋째 날 오전은 타운 비치(Town Beach)에서 수영을 즐긴 뒤 숙소 근처 브룸 맛초 양조장(Broom Matso’s Brewery)에서 새콤한 망고 맥주로 갈무리를 했다. 한낮의 열기를 잠재우는 데는 역시 시원한 맥주만한 게 없지. 사실 ‘할 것도, 볼 것도 없을까 봐 걱정’이었던 브룸이었다. 하지만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영화와 어디서든 지는 태양, 언제든 잘 수 있는 낮잠이 이토록 특별했던 이유는 아마도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과 자유로운 영혼이 살아 숨쉬는 땅, 브룸이었기 때문일 거다.


1 타오를 듯한 붉은 색채를 띤 브룸의 대지 2 오랜 비행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한 재명과 정 3 파도 하나 없는 잔잔한 파도가 인상적이었던 타운 비치 풍경 4 야자수와 사람이 어우러진 케이블 비치 5, 6 애보리진의 돗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들 7 케이블 비치의 하이라이트, 선셋 낙타 타기 8 오랜 세월을 짐작케 하는 야외극장

Broom & Pearl

인도양이 시작되는 곳이자 호주의 마지막 아웃백인 킴벌리(Kimberley)로 통하는 관문인 브룸. 언뜻 보기에도 이방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주민의 땅’, 브룸은 일찍이 진주잡이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1861년 대형 진주조개가 발견된 이래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 것. 1914년까지만 해도 진주 조개잡이 배만 400척이 넘고 주민이 4만명에 이르는 등 호황을 누렸다. 이때의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진주를 채취하다 숨진 일본인을 기리는 묘지가 시내에 있는가 하면 도심 한가운데 차이나타운이 들어선 것도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
윌리크릭펄팜 투어(Willie Creek Pearl Farm Tour)에 참가하면 진주 양식장을 둘러보거나 직접 진주를 구입할 수 있으며 차이나타운 중심가에 위치한 펄 러거(Pearl Luggers)에서는 진주잡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윌리크릭펄팜 www.williecreekpearls.com.au
펄 러거 www.pearlluggers.com.au

 

Broom's Visitor Center

브룸은 일찍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니만큼 지도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공항 내에 구비된 <Broom Visitor Guide> 책자엔 지역 정보, 각종 투어 프로그램, 레스토랑, 버스 시간표 등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브룸 여행의 든든한 조언자가 되어 준다. 또 차이나타운에 있는 비지터 센터(Visitor Center)를 방문하면 현지에서 투어 상담 및 예약을 할 수 있으며 더욱 자세한 지도도 구입할 수 있다.


Perth
Sketch  of  a  Rainy  Day

‘일년 내내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만 알았던 퍼스에 도착한 첫날, 비를 만났다. 때는 마침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었고, 우리는 퍼스에서의 첫날밤을 축하하며 가볍게 맥주를 마신 뒤. 우산 따위가 있을 리 만무했지만 상관없다. 자켓을 덮고 뛸 태세를 갖춘 뒤 ‘하나, 둘, 셋!’. 그렇게 4명의 여행자는 세찬 퍼스의 빗줄기 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직 다 떨치지 못한 브룸의 열기를 날려 보내기라도 하듯.

Route  머레이 스트리트 몰 & 헤이 스트리트 몰, 런던 코트, 스완 강, 노스브리지

걸어서 도시 한 바퀴

브룸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어느새 계절은 바뀌었고 시선을 가로막은 빌딩이 ‘서호주의 주도, 퍼스’임을 알린다. ‘왠지 시골에서 갓 상경한 기분이 들지 않아요?’ 공항을 벗어나 재명이 처음 던진 말처럼 교차로에 신호등 하나 없던 브룸에 비하면 퍼스는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임이 분명하다. 

퍼스의 중심부는 크게 밤 문화를 선도하는 노스브리지(Northbridge)와 자연과 도시 문화가 어우러진 퍼스 시티(Perth City)로 나뉜다. 하지만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가벼운 산책 삼아 도시 유랑을 즐길 수 있다. 3일간 브룸에서 야생의 기운을 담뿍 받아 온 일행이 처음 선택한 여행지는 ‘퍼스의 쇼핑 1번지’로 손꼽히는 머레이 스트리트 몰(Murray St. Mall). 한 블록을 사이에 두고 헤이 스트리트 몰(Hay St. Mall)과 여러 아케이드로 연결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쇼핑몰인 마이어(Myer),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를 비롯한 각종 쇼핑몰과 상점 등이 늘어서 있다. 호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로컬 브랜드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해 여행객들의 머스트 스폿(must spot)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단, 금요일 저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점이 오후 6시면 문을 닫으니 이곳에서 지름신을 맞이할 생각이라면 서둘러야 할 듯.

굳이 쇼핑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런던 코트(London Court)다. 퍼스의 관광지라 하기엔 과할 정도로 100m가 채 안 되는 비좁은 골목에 불과하지만 1930년대 영국 스타일을 고스란히 본뜬 건물들은 충분히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겨울철 잇 아이템(it item)인 어그 부츠는 물론 영국에서 건너온 듯한 앤티크 소품과 에스닉 스타일의 탐나는 기념품이 어찌나 많은지, 정과 재명은 한참이나 거리를 서성이며 쇼핑타임을 만끽했다.

이토록 사랑스런 퍼스의 밤

런던 코트를 지나 불과 두 블록만 내려가면 퍼스 시민들의 일상을 더욱 윤기 있게 만드는 스완강(Swan River)을 만난다. 깊고 푸른 물길에 투영된 햇살, 강변을 더욱 이국적으로 만드는 야자수, 흑조가 노니는 풍경. 하지만 여행자에게 가장 부러운 것은 이 모든 풍경에 완벽하게 녹아든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이다. 스완강의 석양을 배경 삼아 조깅을 즐기는 이들과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의 행렬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들었던 감촉이 되살아나고 생활의 독이 씻기는 기분이니. 이런 풍경에 동참하고 싶다면 직접 자전거를 빌려 스완 강변을 달려 보는 것도 퍼스 여행의 새로운 시도다. 헤이 스트리트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 더 싸이클 센터(The Cycle Center)에서 하루에 AU$15에서 AU$20 정도면 빌릴 수 있다.

스완 강변에 있는 스완 벨 타워(Swan Bells)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악기’로 불린다. 외형도 마치 종을 엎어 높은 듯한데 실제로 영국 필드 처치(Fields Church)에 있는 고대의 종 모양을 본뜬 것으로, 총 18개의 종 중에서 12개의 종은 런던 필드 처치의 세인트 마틴으로부터 기증됐다고. 매일 정오엔 18개의 벨 소리가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퍼스의 밤은 유난히 어둡고 한산하니 나이트라이프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서호주의 주도라고 해서 ‘언제 어디서든 흥겨운 펍과 클럽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밤에 깨어나는 노스브리지는 퍼스 사람들의 주말 저녁을 책임지니, ‘거리에서 자취를 감춘 사람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었군요!’라는 정의 감탄사가 결코 과하지 않다. 

다운타운에서 불과 십여 분. 다운타운과 노스브리지의 경계점인 퍼스역을 지나면 쾌적하고 아늑한 퍼스의 이미지는 반전을 거듭한다. 속삭임으로 가득한 노천 레스토랑과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오는 바, 각기 다른 콘셉트를 지닌 펍…. 노스브리지야말로 싸늘한 밤공기마저 뜨겁게 달구는 퍼스의 핫 플레이스(Hot Place)이자, 밤을 잊은 여행자에겐 신나는 놀이터가 아닐 수 없다.

스완 벨 타워 개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하절기), 오전 10시~오후 4시(동절기) 입장료 어른 AU$11, 어린이AU$8 홈페이지 www.swanbells.com.au


1 영국으로 공간이동을 한 듯한 런던 코트 2 낮보다밤이아름다운 노스브리지 3 스완강에서는 조깅을 즐기는 시민들을 쉽게 볼수있다 4 스완 벨 타워를 배경으로 찰칵! 5 낭만과 자유가 묻어나는 퍼스의 거리 6 노스브리지에서도 유서 깊은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소렌토’7 외국서적을 맘껏 볼 수 있는 엘리자베스 중고서점


CAT(Central Area Transit)
퍼스의 도심 속 관광지를 빠르고 현명하게 돌아보는 방법, 바로 ‘프리 버스’에 있다. 여러 도시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간혹 일정 구간에서 버스나 트램 등을 무료로 탈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퍼스는 무려 3개 노선이 시내의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며 여행자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는 것. 일명 캣(CAT)이라 불리는 프리 버스엔 진짜로 고양이가 그려져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레드 캣과 옐로 캣은 퍼스의 동서를 횡단하며 퍼스 민트(레드 캣)는 퍼스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수비아코(옐로 캣) 등을 잇는다. 도시를 종단하는 블루 캣은 남쪽의 스완강과 북쪽의 노스브리지를 오갈 때 편리하다. 오후 6시20분까지만 운행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운행 간격은 노선과 요일에 따라 상이하다. 노선표와 타임테이블은 웰링턴 스트리트(Wellington St.) 코너에 위치한 인포메이션 센터나 버스 스테이션, 퍼스 트레인 스테이션 등에서 구할 수 있다.

 

Photo Sketch

Pinnacles
Art  of  Nature

피너클스를 볼 수 있는 남붕국립공원(Nambung National Park)은 퍼스에서 무려 250km.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품을 보기 위해선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하지만 직접 그 광경을 목격하는 순간 달려온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1, 2 1만5,000개의 석회암이 누런 대지에 흩뿌려진 광경은 서호주이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광활한 사막에서 불어오는 거칠 것 없는 바람. 그래서 일찍이 원주민들은 이를 두고‘바람이 불어오는 강’이라고 불렀나 보다.

3, 4 남붕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카버샴 야생 공원(Caversham Wildlife Park)에서는 코알라와 캥거루, 이뮤 등을 울타리 밖이 아닌 코앞에서 만날 수 있다. 호주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또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우리 캥거루는 언제 보냐’며 에디터를 고문했던 재명은 그제서야 활짝 웃어 보였다.

5, 6 카버샴 야생 공원과 남붕국립공원을 잇는 긴 여정은 신나는 액티비티로 마무리가 된다. 나무 보드판을 깔고 앉아 눈 대신 모래로 뒤덮인 언덕을 활강하는 기분은 말 그대로 유쾌, 상쾌, 통쾌하다. 브레이크도 없고 자칫 잘못하면 모래사막을 뒹굴기 일쑤지만 여행자들은 지치지도 않고 다시 모래 언덕을 기어 올라갔다.



Rottnest  Island
Paradise  of  Bicycles


서호주는 퍼스를 기점으로 삼아 하루, 이틀 정도 데이 투어를 다니는 게 일반적이다. 그중에서도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는 여행객은 물론 퍼스 시민들도 사랑해 마지않는 홀리데이 여행지로 손꼽힌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까지는 퍼스에서 1시간30분, 프리맨틀에서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으니 웨이브 록(Wave Rock),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등에 비하면 ‘가뿐한’ 편이다.

1 섬 여행은 자고로 푸르른 창공과 청아한 물빛이 성공을 좌우하는 법. 아침부터 흐릴 듯 말 듯, 개일 듯 말 듯한 날씨는 마음까지 조바심나게 했다. 게다가 그날따라 파도가 높았는지 요동을 치는 배에서 한참동안 울렁증을 앓고 나서야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안착. 폐부를 찌르는 바람과 먹구름 걷어낸 말간 하늘이 시작부터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2, 4 이 섬에서는 자동차를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한 교통수단은 자전거와 순환버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시린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도로와 트레킹을 방불케 하는 가파른 숲길을 교차하며 모험을 즐긴다. 그러다 보면 리틀 암스트롱 베이와 포르포이즈 베이 등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의 깊은 속내를 만나는 것쯤이야 시간문제.

3 호주를 처음 여행하는 재명과 정 부부는 이곳으로두 번째 신혼여행을 온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5, 6 톰슨 베이에서 순환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목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뮤지엄(Rottnest Island Museum)이 있어 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오전 10시45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문을 열며 별도의 입장료가 없는 대신 ‘골드 코인 프리(Gold Coin Free)’제로 운영되니 AU$1이나 AU$2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7, 8 거주하는 사람이라곤 섬 관리인 정도인 이 땅의 주인은 쿼카(Quokka)다. 쥐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 때문에 처음 이 섬을 발견한 네덜란드인들은 섬의 이름을 ‘Rat’s Nest(쥐의 집)’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실은 캥거루과 같은 유대류에 속하며 이 섬에서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Fremantle
Oh, My  Freo!

진자기 이 작은 항구 도시를 알았다면 매일 저녁 이곳으로 달려왔을 게다. 진귀한 물건들로 가득한 마켓, 어스름한 저녁이면 하나둘 불을 밝히는 항구, 밤공기에 얼어붙은 체온을 녹이는 카푸치노 등 작지만 알차고, 활기차지만 낭만적인 프리맨틀. 서호주에서의 마지막 밤이 유독 아쉬운 건 만나자마자 안녕을 고해야 했던 프리맨틀과의 작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Route  프리맨틀 마켓-피싱 보트 하버-카푸치노 거리


1 낮엔‘여유’로, 밤엔‘낭만’으로 다가오는 카푸치노 거리 2 없는 게 없는 프리맨틀 마켓은 금, 토, 일, 월요일과 공휴일에만 문을 연다 3, 4, 5 프리맨틀 마켓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


나른한 오후에 스미는 진한 커피향

서호주인들이 ‘프레오((Freo)’라 부르며 편애하는 프리맨틀에 도착한 건 늦은 오후,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1829년 이민자들이 처음 발을 들이기 시작한 프리맨틀은 지금까지 축적한 오랜 시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19세기에 유럽국가에서 유행했다던 콜로니얼(Colonial)풍 건물로 가득하다. 흡사 중세로 향하는 뒤안길에 들어선 기분. 그 길 너머엔 역시 19세기에 지어진 오랜 역사의 프리맨틀 마켓(Fremantle Market)이 있다. 우리나라 동대문을 연상케 하는 재래시장으로 개성만점의 옷과 모자, 핸드메이드 기념품, 신선한 과일 등 상점의 수만 150여 개에 이른다. 주말마다 마켓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도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

항구 도시 특유의 자유로움에 낭만을 더하는 것은 나른한 오후에 스미는 커피향이다. 프리맨틀 중심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카푸치노 거리(Cappuccino Strip)엔 유럽식 노천카페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겨울 해가 인도양 너머로 기울면 마켓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 거리를 배회하던 연인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아 카페로 향한다. 코끝 시린 지금이야말로 체온을 녹여 줄 커피가 간절할 터. 온몸에 부드럽게 퍼지는 커피 한 모금에 마음은 난로를 지핀 듯 따뜻하고 환해진다.
프리맨틀 마켓 www.fremantlemarket.com.au 


커피, 어디서 마실까?

낯선 여행길, 마음 편한 휴식처로는 카페만한 곳이 없다. 하지만 카푸치노 거리엔 ‘너무도’ 많은 카페가 있어 자칫 선택의 기로에서 괴로울 수도 있겠다. 이때 가장 만만한 곳은 ‘서호주의 스타벅스’로 군림하는 ‘돔 카페(Dome Cafe)’. 퍼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프리맨틀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선 어김없이 돔 카페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맛과 질에서 떨어지느냐? 천만의 말씀!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착한 카페’다. 커피 외에도 샌드위치, 포테이토, 머핀 등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많아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좀더 격식 있는 분위기를 원한다면 ‘머천트 티 & 커피(Merchant Tea & Coffee)’가 좋겠다. 영국의 유명한 티 전문 브랜드로 프리맨틀 카푸치노 거리와 퍼스의 머레이 스트리트에서 만날 수 있다.

 

 


Epilogue

JUNG’s letter
Travie와 함께 떠난 West Australia!

반복되는 일상, 지루한 시간들에 작별을 고하고 떠난 호주. 어떠한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일찍이 동양인이 접하지 못한 미지의 도시를 탐험했던 특별한 여행.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일간의 여정이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브룸은 도시의 답답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했던 곳이었어요. 시계와 신호등이 없는 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에메랄드빛 파도…. 지금껏 우리가 속해 있던 시공간 속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했지요. 특히나 브룸은 독특한 붓 터치가 인상적인 미술품으로 가득한 갤러리, 22km의 광활한 백사장을 자랑하며 눈부신 노을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케이블 비치 그리고 무더위를 모두 날려 버릴 만큼 시원한 야자수 그늘을 선물로 주어 우리를 쉬어가게 했답니다. 브룸은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여행지지만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호주 자유여행에서 만난 두 번째 여행지 퍼스. 브룸과는 다르게 차가운 공기로 우리를 떨게 한 도시. 한 나라에서 두 가지 계절을 만날 수 있어 첫인상부터 남달랐어요. 유럽풍 건물과 호주인들의 생활과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 또한 브룸에서는 맛볼 수 없던 또 다른 호주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었죠. 

여행이라는 것은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만날 때’와 ‘그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가르침을 받을 때’ 가장 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퍼스는 그런 짜릿함의 절정을 보여준 곳이었답니다. 현지인은 물론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호주의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던 데이 투어에서의 즐거움, 꿈에 그리던 런던 코트에서의 여유로운 시간, 호주의 밤거리를 누비며 여행의 즐거움을 마음껏 느꼈던 퍼스에서의 특별한 추억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곳이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우물 안을 탈출해 대자연을 만나게 되는 것도 꼭 한번 경험해 봐야 할 일이기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 일상탈출은 그저 남의 얘기라고만 생각했던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누구보다 특별하고 어느 때보다 즐거웠던, 트래비와 함께한 여름휴가 이야기~!
앞으로 더욱 더 많은 분들이 드넓은 호주에서 여행의 즐거움과 일상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길 바라며 올 여름 트래비와 호주정부관광청에서 받은 이 선물과 감동,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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