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태훈 칼럼-초식남, 건어물녀에대해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식남과 건어물녀란 말을 들어 보셨는지? 이 신조어들의 의미는 과거의 남성상과 여성상을 거부하는 생소한 두 신생(?)인류를 지칭하는 말들이다.‘ 초식남’은 2006년 일본의 컬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처음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단어로 성격이 양과 같은 초식동물처럼 순하고 혼자 있기를 즐기며 연애와 결혼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20~30대 젊은 남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는 기존의 남자다움을 내세우는 남성상(육식남)과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이들은 남성적인 스포츠 대신 패션이나 뷰티 등 여자처럼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주위 여성을 연애 대상이 아닌 친구로 여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건어물녀’는 2007년 7월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호타루의 빛>에서 나온 말로 직장에선 누구보다 매력 넘치고 유능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집에만 오면 아무렇게나 옷을 입은 채(주로 헐렁한 운동복) 마른 오징어 안주에 맥주 한 캔을 마시며 고독을 즐기는 여성을 일컫는다. 일에 지쳐 연애는 잊고 사는 여성을 가리켜‘연애 세포가 말라 건어물처럼 되었다’고해서‘건어물녀’라고 부르는 것.

이러한 신조어가 유행하게 된 것은 자신만의 세계를 즐기면서 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사회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IT 기술 발달로 혼자 놀 수 있는 전자 게임 등이 발달하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 없이 이루어지는 온라인상의 대인관계가 가능해지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일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에게 문자나 이메일로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통보함으로써 사람 관계의 진지함과 진솔함이 감소될 수있다. 이렇게 얼굴을 대면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점차 감소하면서 깊은 인간 관계를 형성할 기회 또한 상실해 가는 형국이다.

따라서 일견 꽃미남, 알파걸로 보여지는 초식남과 건어물녀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상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대인관계에 결핍을 보이는 현대 사회 속 고독한 인간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