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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철민-박철민씨, 착한여행이 뭔가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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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의 새로운 화두는 공정여행, 책임여행, 착한여행이다. 지구별 여행자 중 한 사람으로서 지구를 보존하고 현지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여행하자는 운동이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 새로운 여행법이 무언지, 착한여행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박철민씨에게 들어 본다.

글·사진  김영미 기자   자료제공  착한여행 cafe.naver.com/greentravel

동물 보호 위해서 착한여행 한다구요?

배우 박철민은 이른바 ‘명품 조연’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인지도와 인기를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한 그는 연극 무대와 영화판에서 다져진 감칠맛 나는 연기력으로 <뉴하트>, <베토벤 바이러스> 등 드라마에서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고유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착한여행 홍보대사’인 배우 박철민을 찾아간 곳은 영화와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도 그가 2년여 동안 꾸준히 서고 있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의 공연장이었다. “아시안브릿지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조카 덕분이었어요. 착한여행의 취지에 적극 동의했거든요. 뜻이 너무 예쁘고 좋더라구요. 내 이름을 빌어 착한여행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홍보대사를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그가 착한여행에 적극 동참한 또 다른 이유는 ‘동물의 왕국’ 때문이다. “자연 다큐멘터리는 꼼짝 않고 봐요. 동물들의 삶과 평화, 머리 굴리지 않고 오직 생존만을 위해 사는 치열함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매, 부엉이, 독수리 등 맹금류를 특히 좋아하구요. 삶의 공간들을 잃어 가고 있는 짐승들에게 안락한 삶을 살 권리를 돌려줘야 합니다.” 친환경적으로 여행을 하는 착한여행은 결국 동물들의 생활터전을 지키는 환경보호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동물들에게 깨끗한 공기, 숲, 자연을 돌려주는 활동의 일환으로 그는 지난 7월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탄소 상쇄 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비행기를 이용하며 본인이 발생시킬 탄소에 대한 상쇄 비용을 기부하며 ‘연예인 탄소상쇄기금 기부자 1호’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그는 “착한여행이 더욱 대중화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능한 한 열심히 참가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지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착한여행

박철민은 지난 7월 착한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해 베트남에 다녀왔다. 대학생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층으로 구성된 14명의 여행팀과 함께했다. 그들이 찾은 곳은 베트남 반젠 마을. 수도 하노이에서 야간열차를 이용해 9시간이 소요되는 사파에서도 자동차로 45분이 소요되는 마을이다.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베트남 정부와 국제 시민단체에서 책임여행지로 개발해 관광을 부업으로 하면서 보다 향상된 삶을 살도록 조성해 놓은 곳이다. 

착한여행의 방법 중 하나인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을 이용하고 현지인의 삶을 경험하는 일’은 흥미로웠다. 홈스테이 시설은 샤워시설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함이 많지는 않았다.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베트남의 맛있는 음식들을 실컷 맛보고 직접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 특산물도 소외된 약자들이 만든 제품을 소개받아 구매했다. 자기 이름을 단 나무를 심고 마을을 트레킹하며 소수민족의 일상을 함께하기도 했다. 

“그들의 문화와 식생활,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지출한 경비가 고스란히 베트남 사회와 도움이 필요한 약자들에게 직접 전해진다고 하더라구요. 즐거움과 뿌듯함을 동시에 얻는 여행,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동안의 패키지나 자유여행과 다른값진 체험들과 현지인들을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는 그의 설명은 착하려고 노력해  보지 않았던 나의 여행들을 되돌아보게 했다.

착한여행이란?  

비영리단체(NGO) 아시안브릿지(Asian bridge)에서 진행하는 공정여행 프로그램인 착한여행은 여행자가 지구촌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현지의 경제·사회·문화·환경을 존중하고 보존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여행하는 것을 뜻한다. 직접 여러 가지를 체험하면서 여행자와 현지인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여행이기도 하다.

착한여행의 주요 원칙 

-Buy Local
: 현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식당, 여행사를 이용하고 현지의 공정무역상품 기념품을 이용한다. 

-Carbon Offset : 항공기 이용에 대해 탄소 상쇄 기금을 기부하고, 친환경적인 숙박시설과 현지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호텔에 물품 재활용을 요청하는 등 친환경적인 여행을 한다.

-Log-on Inside : 가이드북에 나와 있지 않은 여행지를 찾아가 보고, 현지의 전통문화공연을 관람하고 재래시장, 공익단체 등을 방문해 보는 등 현지를 이해하는 여행을 한다.

여행이란 만남이다

휴식, 재창조, 에너지 충전 모두 만남을 통해 시작된다. 얼마 전 영화를 찍으러 통영 인근의 욕지도에 갔었는데 서울과 욕지도의 여름 끝자락은 전혀 다르더라. 그곳의 햇빛과 온도, 공기, 사람, 특산물, 동물, 음식, 햇빛, 바람 등을 만나면서 촬영의 피곤함도 덜했다. 여행은 만남으로써 시작되고 빛난다.      
- 박철민

박철민만의 착한여행 이야기



이번 베트남 착한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일까. “한 꼬마가 타이거 맥주가 그려진 민소매 티셔츠를 팔고 있기에 하나 샀거든요. 다른 곳을 갔다 오는 길에 그 아이가 농을 쓴 여자 티셔츠를 팔기에 하나 더 샀어요. 그랬더니 그 꼬마가 우리팀이 어디를 갔다가 나올 때마다 다른 민소매 티셔츠를 보여주는 거예요. 저녁식사 장소가 꽤 먼 거리였는데 꼬마의 정보망이 어찌나 대단한지 인상적이었어요. 세 번째는 아이 것, 네 번째는 여자 것까지… 살 수 있는 민소매 티셔츠는 다 샀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온 가족이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지요. 하하.” ‘현지인이 판매하는 물품을 구입한다’는 착한여행 방법론을 제대로(?) 실천하고 온 그였다. 

이번 베트남 여행은 그에게 특별했다. 처음 경험한 착한여행이기도 했지만 생애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여행팀보다 하루 일찍 출국해야 했던 그는 가이드도 동행도 없이 홀로 1박2일을 보내야 했다. 짧은 영어 때문에 긴장하면서 도착한 하노이에서 출국을 앞두고 한 끼의 식사를 해결 해야 하는 상황. 베트남 요리에 푹 빠져 있던 그는 마지막 한 끼까지도 맛있게 먹고자 식당을 찾았다. 대화도 안 통하는 식당에 들어가 눈치코치로 시킨 음식은 영 입맛에 맞지 않았다. 음식을 제대로 주문하지 못한 게 어쩐지 부끄러워, 잘못시킨 것을 들킬까 봐 조금씩만 먹고 나오기를 세 차례. 세 번의 실패 끝에 손님으로 바글바글한 식당에 들어가 모두들 먹고 있는 음식을 시켰다. “이름도 모르는 그 요리는 이제껏 먹었던 음식 중에 최고였어요!” 외국에서 혼자 힘으로 현지인들만의 맛있는 음식을 맛봤던 경험은 그에게 커다란 추억으로 남았다. 

드라마, 영화,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쉼 없이 활동 중인 박철민은 이번 겨울 EBS <세계테마기행>을 통해 의미 있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아빠와의 15박16일 여행은 엄청난 재산이잖아요. 큰딸하고의 마지막 긴 여행이라 생각하고 추진 중이예요.” 하지만 딸이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라는 중요한 시기라 신중하게 생각 중이라고. 진지한 그의 표정 가운데 큰딸과의 여행길을 상상하는 아버지의 설렘이 살며시 내비쳤다. 색깔 있는 그의 연기처럼 박철민의 색깔만으로 채색된 여행, 동물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현지인들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그만의 착한여행을 브라운관을 통해 보게 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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