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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키타-“그들이 아키타로 간 까닭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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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깨비의 고향으로 알려진 오가반도에서 관람한 나마하게 공연 


“그들이 아키타로 간 까닭은?”

시작부터 블록버스터급 규모와 아시아와 유럽을 가로지르는 해외 로케이션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드라마 <아이리스>. 그중에서도 촬영팀이 첫발을 내딛은 아키타는 자연과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골마을이다. 세속의 근심이라곤 티끌만치도 묻어 있지 않을 것만 같은 아키타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첩보 전쟁. 방영이 거듭될수록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에 지금, 아키타가 들썩이고 있다.

글·사진  이민희 기자   취재협조  아키타현 akita.or.kr   
문의 아키타현 한국 코디네이터 사무소 02-3473-5822   스틸컷 제공 태원엔터테인먼트




2 다자와 호수‘다츠코’상 앞에서 촬영된 데이트 씬 3 아니 스키장의 광활한 모습 4 료칸 데이스이 내부 연회 모습 5 내륙종단철도 가쿠노다테역



다자와 호수

아름다운 물빛, 신비로운 이야기

20km에 달하는 둘레와 423.4m에 이르는 수심. 일본에서 가장 깊다는 다자와 호수는 미터법으로는 와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은 수심과는 다르게 선연한 청색 물빛으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삼나무의 싱그러운 초록과 손을 담그면 선명한 빛이 묻어날 것만 같은 붉은 단풍 그리고 순백의 설경 등 그 어느 때 찾아도 풍부한 표정을 자랑한다.

오롯이 바라만 보는 것 이외에도 고즈넉한 정취가 일품인 호수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버스나 자전거로 호주 둘레를 일주하며 차창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거나 유람선을 타고 수면 위를 매끄럽게 가르는 것. 그러다 보면 빛의 각도에 따라 푸른빛에서 보랏빛으로, 보랏빛에서 또 감빛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의 신비는 물론 아름다움을 소망하다 호수를 지키는 용이 되었다는 전설의 주인공, ‘다츠코 히메’의 동상도 만날 수 있다. ‘다츠코’상을 보지 않고는 아키타에 다녀왔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자와 호수의 최고 슈팅 포인트로 손꼽히며 최근 <아이리스> 스틸컷에 등장해 더욱 유명해졌다.

이 밖의 볼거리로는 ‘가타마에산 삼림공원’에서 바라보는 호반의 풍경과 고자노이시 신사를 꼽을 수 있다. 고자노이시 신사는 아키타의 영주가 큰 돌이 있는 곳에 자리를 만들고 호수를 바라보았다고 해서 ‘귀인의 바위(고자노이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유서깊은 역사도, 화려한 볼거리도 없지만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신사의 고고한 분위기가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호반 주변에는 온천과 스키장 고급 호텔들이 모여 있으니 이곳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며 ‘다자와코 허브가든’과 꿀을 테마로 한 ‘하치미츠야’를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외관에서부터 벌집을 연상시키는 하치미츠야에는 벌꿀을 테마로 한 잼, 시럽 등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아이템이 가득하다.

1 이스키아 호텔에는‘이병헌 룸’이있어 그의 흔적을 볼 수 있다 2 촬영을 위해 호텔 내에 만들었던 세트장 3 석양이 일품인 다자와 호수 전경 4 다자와 호수에 갔다면 꼭 봐야 할‘다츠코’상 5 레스토랑‘오라에’에서는 촬영에 사용된 음식을‘이병헌 메뉴’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6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자노이시 신사 7,8 가쿠노다테의 상인마을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우동,기념품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다



가쿠노다테

풍아한 멋이 살아있는 무사마을

도호쿠 지방의 작은 교토로 알려진 가쿠노다테는 3면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도시다. 마을 전체에 가득한 수양벚나무가 운치를 자아내고 중후한 느낌의 무사저택이 남아 있어 휴일이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이 도시가 생겨난 것은 17세기 초, 1620년 마을을 통치했던 아시나 요시카츠가 건립한 성을 중심으로 번성해 왔으며 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무사 저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는 옛날부터 ‘히요케(불막이)’라 불리는 광장을 경계로 북쪽의 부케야시키(무사저택)과 남쪽의 상인마을을 나눈 대규모 도시계획의 결과다. 덕분에 이시구로 가문과 아오야기 가문, 니시노미야 가문 등의 검은 담장과 거대한 고목이 드리운 거리를 걸으며 에도시대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택 가운데 몇몇은 박물관이나 찻집으로 이용되고 있으니 거리 구석구석과 마을 중심부를 흐르는 히노키나이강을 둘러본 뒤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히노키나이강은 특히 매년 봄이면 강의 제방을 따라 400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틔워 장관을 연출한다고. 길이만 2km에 이르는 천연 터널로 국가명승지는 물론 일본 벚꽃명소 100선에 선정된 벚꽃길이다.

무사거리 위쪽에 위치한 상인마을에는 아이스크림, 우동, 기념품 가게 등이 밀집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1853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된장, 간장 양조원인 ‘안도 양조원’은 놓쳐서는 안 될 머스트 스폿이다. 특히 1891년에 건립된 벽돌건물의 창고는 도호쿠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가쿠노다테 특유의 예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이것이 한류 스타의 힘!

이병헌과 김태희의 데이트 씬을 촬영한 ‘오라에(Orae)’는 모던한 느낌의 레스토랑이다. 파스타와 서양식 일식 요리도 훌륭하지만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다자와 호수의 전망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

 재밌는 점은 이곳에 ‘이병헌 메뉴’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리스> 촬영 당시 소품으로 쓰인 음식과 맥주를 묶어 ‘이병헌 세트’로 판매한단다. 레스토랑 내부에는 두 톱스타의 싸인이 담긴 사진 액자도 있어 한류스타 이병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류스타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호텔 ‘이스키아’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앞바다에 위치한 섬의 이름이기도 한 이스키아 호텔은 다자와 호수의 평화로운 풍경은 물론 넓다란 산책로까지 갖췄다. 총 39개의 객실 중 5개의 객실에서는 취사가 가능하고, 2개의 객실은 애완견을 동반할 수도 있다.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뉴토 온천마을에서 온천수를 공급받는 등 내세울 것이 많은 호텔이지만 올해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아이리스> 촬영이란다. 이곳에서 드라마를 촬영한 이후 일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호텔 안주인이 이병헌의 팬인지라 호텔 내에 만들었던 세트장과 이병헌이 사용했던 객실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것. ‘이병헌 룸’에서는 그가 객실에서 마시고 남긴 빈 와인병과 그가 사용했던 아령, 심지어 그가 피운 담배꽁초까지도 볼 수 있다.

가쿠노다테 must spot

무사저택 자료관│에도시대의 건축과 이 지방의 전형적인 서원양식을 볼 수 있다.
이와하시 저택(무료)│중류급 무사의 가옥으로 그 당시 방의 형태가 남아있다.
아오야기 저택(유료)│안채 건물과 문, 창고, 담 등 무가의 저택양식이 남아있다.
마츠모토 저택(무료)│학문을 장려했던 무가저택으로 건축연대는 1860년대로 추정된다.
가쿠노다테 가바세공 전승관│일본에서도 유일하게 이곳에만 내려져 오는 가바세공(산벚나무 껍질로 만드는 공예품) 기술과 이에 관한 자료, 실제 작업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내륙종단철도

아키타시 아니마치에 위치한 아니아이역은 여느 간이역처럼 푸근하고 한가로운 느낌이다. 파랑, 빨강, 노랑의 귀여운 열차들로 가득한 이곳에서 역시 <아이리스>의 한 장면이 촬영됐다.
아니아이역에서 무사들의 저택이 남아있는 가쿠노다테 까지는 열차를 타고 내륙종단철도를 한 시간 넘게 달려야 하지만 심심할 새가 없다. 추억의 비둘기호를 연상시키는 한량짜리 작은 열차, 열차 도시락‘에키벤’, 울창한 삼나무 숲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배경이 되기도 한 아키타의 정겨운 농촌과 산촌 풍경을 열차로 이동하는 내내 만나 볼 수 있다.



1,2 중후한 느낌의 무사저택이 즐비한 가쿠노다테 3,4 삼나무 숲을 가르며 달리는 재미로 가득한 내륙종단철도 5 열차 안에서 먹는 도시락이야말로 기차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오가반도

아키타에서 도깨비를 만나다

아키타의 서쪽에 위치한 오가반도는 저녁마다 그림같은 노을을 드리운다. 아키타 최고의 일몰 포인트로는 간푸산 정상에 있는 ‘간푸산 회전전망대’를 추천할 만하다. 360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바람이 불고, 갈대가 눕고, 해가 지는, 한 편의 파노라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오가반도는 나마하게(도깨비)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 중국 한무제가 데리고 온 5마리의 도깨비가 농작물과 여자들을 약탈하는 등 마을을 괴롭혔다는 것. 이에 마을 사람들은 도깨비들에게 하룻밤에 고샤도 당까지 천개의 계단을 쌓으면 딸을 바칠 것이고, 대신 이를 실패하면 마을을 떠나라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도깨비들이 999개의 단을 쌓아올린 뒤 마지막 1단을 쌓으려는 찰나 닭의 울음소리를 내는 기지를 발휘해 도깨비들을 쫓아버렸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나마하게와 관련된 행사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매년 12월31일이면 가면을 쓰고 도롱이(볏짚으로 엮어 만든 옛날 우의)를 걸친 청년들이 마을을 도는 민속행사가 국가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가 하면 이를 ‘나마하게 세도 축제’라는 화려한 볼거리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이때 행해지는 나마하게 공연은 실로 대단하다.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와 절도 있는 동작 그리고 실감나는 도깨비 탈에 눈을 떼지 못할 정도다. 곧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나마하게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말 것.

나마하게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나마하게 민속탈과 의상 등을 전시한 ‘나마하게관’이나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가신잔 전승관’을 방문하자.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아카가미 신사 오사당’은 다섯 도깨비를 모셨다고 전해지는 근세 사찰 건물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설에 등장하는 999단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6,7 360도로 회전하는 간푸산 회전전망대. 아키타 최고 일몰 포인트로 손꼽힌다 8 지금은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전통행사가 된 나마하게 공연 9,11 료칸 데이스이에서는 뜨겁게 달군 돌을 넣어 생선을 순식간에 익힌‘이시야키’요리를 맛볼수있다 10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해 있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료칸 데이스이


료칸 데이스이

오가반도 서쪽에 위치한 료칸 데이스이는 모든 객실이 바다로 향해 있는데다가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아키타의 석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다다미가 깔린 아늑한 객실과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료칸 데이스이의 또 다른 자랑은 이시야키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삼나무로 만든 나무통에 신선한 해산물과 뜨겁게 달군 돌을 넣어 급속으로 익혀 먹는 전골로 생선이 순식간에 익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된장을 넣어 간을 맞추면 구수한 전골이 완성된다. 오가반도 어부들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할 때 먹은 것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아키타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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