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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유여행 28탄_터키 이스탄불①비잔틴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시간을 달리는 이스탄불 여행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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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유여행 28탄
이스탄불편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박은지(29·보험사 근무)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애교 만점 아가씨. 여성스러운 외양과 달리 쾌활하고 튼튼하며 먹성까지 좋은 그녀는 궂은 날씨에도 예쁜 미소를 잃지 않는 든든한 여행 동지였다. <론리플래닛-터키편>을 구입해 응모 일정을 작성하는 열정,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를 파워포인트에 첨부해 사연을 응모하는 정성 등이 당첨의 비결이라는 그녀의 귀띔, 추후 도전자유여행 도전에 참고하시기를.
*이스탄불 도전자유여행의 또 다른 당첨자 이수정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동행하지 못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_ 실제 여행시기는 10월28일부터 11월2일까지, 3박6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_ 이스탄불에서의 일정은 독자와 기자가 함께 논의 후, 자유롭게 다니는 개별여행 스타일로 진행됐다.
_ 이번 여행은 독자들이 트래비와 내일여행이 함께한 도전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돼 다녀왔기 때문에 내일여행의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에 대한 경비부담은 제외됐다. 단, 식비 및 입장료 등 개인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_ 내일여행의 ‘이스탄불 금까기’상품은 터키항공 이용 3박6일 기준으로 99만원부터(세금 및 유류할증료 제외, 항공사 및 여행사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_ 기사에서는 편의상 독자의 존칭을 생략하고 ‘은지’로 칭한다.


비잔틴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시간을 달리는 이스탄불 여행기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표현은 로마든, 방콕이든, 서울이든, 대부분의 도시에 적용 가능한 흔한 수식어다. 하지만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명료한 말이 없으니 이 식상한 꾸밈말을 쓸 수밖에 없음을 이해 바란다. 비잔틴 시대부터 21세기 오늘까지가 컬러풀하게 공존하는 도시, 이스탄불에서 담아낸 은지의 4일간의 여행 이야기.    

글  김영미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강수경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터키항공 www.thy.com/ko-KR, 터키관광청 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Day 1 

제국의 찬란한 과거를 걷다   
course┃아야소피아→술탄아흐멧 자미→지하 저수지→톱카프 궁전→귀르하네 공원

이토록 양면적인 도시와의 만남

이스탄불은 양면적인 도시다.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유적이 어우러져 있고, 개개인의 자유와 이슬람교의 엄격한 율법이 상생하며, 도시 하나에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동시에 걸치고 있다. 때문에 이스탄불에서의 여정은 자연스레 비잔틴 시대부터 오스만 투르쿠 시대를 거쳐 21세기까지, 시간을 아우르며 이 양면성을 따라가게 된다.

은지는 이스탄불 관광의 중심지인 술탄아흐멧 지구부터 탐방키로 한다. 술탄아흐멧 공원은 아야소피아(Aya Sofya)와 술탄아흐멧 자미(Sultanahmet camii)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요리 보면 붉은 자태의 아야소피아가, 조리 보면 푸르른 색감의 블루모스크가 시야에 가득 담긴다. 은지는 굴곡의 역사를 지닌 아야소피아로 먼저 향한다.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537년 완공된 아야소피아는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이었지만,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이 땅의 주인이 되면서 4개의 미나레(Minaret)가 세워지며 이슬람 사원으로 전용됐고 오늘날은 내부의 모자이크 벽화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말 황홀하네요.” 아야소피아 내부의 웅장한 규모와 아름다움에 압도당한 은지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제국의 주인이 바뀐 1,50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킨 아야소피아는 두 종교의 상징들이 융화돼 있어 이색적이다. 이슬람교에서 숭상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아랍어로 새겨진 8개의 거대한 현판들과 그리스 정교회의 고고한 벽화들이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그리스 정교회의 상징인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의 벽화와, 이슬람교의 상징인 메카 방향을 나타내는 미흐라브(Mihrab)가 한공간에 위치한 것은 특히 오묘하다. 지구촌 분쟁의 씨앗이 돼 버린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어울려 있으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은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높다란 돔과 아치형 천장과 창문들, 104개의 대리석 기둥들, 화려한 모자이크, 빛을 머금은 스테인드글라스까지 꼼꼼히 눈에 새긴다. 

2층 갤러리로 올라가는 길, 관람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동판 가운데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넣고 손바닥을 완벽하게 한바퀴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기둥이다. 은지도 360도 회전을 노리며 손바닥을 돌려 보지만 쉽진 않다. 2층에서는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모자이크 성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덧칠된 회반죽을 벗고 금빛 모습을 다시 드러낸 성모마리아, 아기예수 등이 천년 세월을 거스른 채 관람객을 맞이한다.



 1 비잔틴 양식의 성당에 이슬람 사원의 상징 미나레가 더해진 아야소피야의 독특한 외관 2 손바닥을 360도 돌리면 소원이 이뤄진대요! 3 터키 여성들의 형형색색 히잡은 터키의 세속주의를 보여준다 4 술탄아흐멧 자미의 내부 5“ 딱 이스탄불 같죠?”술탄아흐멧 자미를 배경으로 찰칵 6 귀르하네 공원은 이스탄불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비잔틴과 오스만 엿보기

다음 코스는 술탄아흐멧 자미(Sultanahmet camii). 내벽을 장식한 2만여 장의 이즈닉 타일이 푸른빛을 띠어, 블루 모스크(Blue Mosque)라고도 불리는 이슬람 사원이다. 1616년 술탄아흐멧 1세가 지은 오스만 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높이 43m, 지름 27.5m의 대형 돔과 4개의 중간돔, 30개의 작은 돔으로 이루어져 있어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올록볼록 입체적이다. 이슬람교 사원의 첨탑을 뜻하는 미나레는 보통 4개 이하로 구성되는데 블루모스크는 유일하게 6개의 미나레를 지니고 있다. 아흐멧 1세가 알툰(황금)으로 첨탑을 지으라 명한 것을 기술자가 알트(6개)로 잘못 들어 6개를 지었다고 전해지는데, 유래야 어찌됐든 덕분에 술탄아흐멧 자미의 독창성은 배가 된다. 

내부 역시 화려하다. 아야소피아보다 깨끗하고 보존이 잘 돼 있다. 타일로 장식된 높다란 천장과 벽은 으리으리하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은은한 조명들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도가 실제로 행해지는 사원이지만 내부는 경건하면서도 자유롭다. “한편에서는 기도를 하고 한편에서는 남녀노소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광경이 묘한데요.” 이슬람교의 율법에 따라 짧은 치마나 바지, 민소매 티셔츠 복장은 입장이 금지되는데, 짧은 치마를 입었다면 입구에서 빌려주는 긴 치마를 착용할 수 있다. 술탄아흐멧 지구를 거닐던 은지는 깜짝 놀랐다. 스피커를 타고 뜻 모를 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기도문 ‘아잔(azan)’이 마치 돌림노래를 하듯 미나레에서 번갈아 울려 퍼졌다. 이방인 입장에서는 이 또한 터키의 이색적인 문화다. 

“이곳에 메두사의 머리가 있대요!” 은지는 일행을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Sarayi)로 이끈다. 비잔틴 제국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시민들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지하 물 저장고로, 오스만 왕조 때까지 사용된 주민들의 식수원이었다. 캄캄한 물 저장고에 늘어선 346개의 원기둥에 붉은 조명이 더해지니 신비롭다. 메두사의 머리는 안쪽에 거꾸로 박혀 기둥을 받치고 있는데, 기묘하다. 

톱카프 궁전(Topkapi sarayi)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자인 술탄들이 400년간 거주했던 궁전이다. 역대 술탄들의 눈부신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침실, 집무실 등과 86캐럿 다이아몬드 등 술탄이 사용·수집했던 각종 보석과 장신구, 무기 등이 전시돼 있는데, 그 화려함에 압도돼 입이 떡떡 벌어질 정도. 보스포러스 해협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서서 환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니 그 옛날 술탄이 된 듯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술탄의 부인들과 후궁, 여자 노예들이 모여 살던 남성출입금지구역 ‘하렘’을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입장시간을 참고해 시간을 배분하는 자유여행의 법칙을 간과했던 일행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은지는 여유롭게 톱카프 궁전과 이어진 귀르하네 공원을 산책했다. 넓고 싱그러운 공원 곳곳에 놓인 벤치는 이스탄불 연인들이 독차지하고 있는데, 히잡을 머리에 쓴 여인들도 서슴없이 애정행각을 나누는 모습에서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는 다른 터키만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아야소피아  개관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오후 4시까지 입장 가능)  입장료 20리라  술탄아흐
멧자미  개관시간 오전 8시~오후 6시(기도 시간 입장 금지)  입장료 무료  예레바탄 사라이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입장료 10리라  홈페이지 www.yerebatan.com  톱카프 궁전  개관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하렘은 오후 3시30분까지)  입장료 20리라  하렘 입장료 15리라 홈페이지  www.topkapisarayi.com


찬란한 역사의 땅, 터키

터키가 자리한 소아시아 반도는 아시아의 서쪽 끝이자 유럽의 동쪽 끝. 유럽에서는 아시아로, 아시아에서는 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한 길목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땅을 동방이라는 뜻을 지닌 아나톨리아라고 불렀으며 지중해, 에게해, 흑해에 둘러싸여 살기 좋은 터키는 인류 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한 역사와 문화의 땅이다. 

395년 로마 제국이 동과 서로 분리되면서 동로마 제국은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로 수도를 옮기고 비잔틴 제국이라 불리며 번성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 제국은 광대한 대륙을 지배했는데, 18세기부터 세력이 약해지고 1차 세계대전에 패전하며 영욕의 역사는 점점 흐릿해져 갔다. 결국 1923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터키공화국이 세워졌고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아시아반도의 수도로 기능했던 이스탄불을 대신해 앙카라로 수도를 정하였다. 영국의 문명사가 토인비는 터키를 일컬어 ‘인류 문명이 살아 있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했다. 실제로 터키에는 히타이트, 페르시아, 로마, 오스만 투르쿠 등의 유적이 산재해, 박물관에 보관할 수 없어 야외에 방치하고 있는 유물도 상당수에 이를 정도다.


Day 2

흥미진진 신시가 탐구여행 
course┃갈라타 타워→이스티크랄 거리→탁심 광장→추쿨추마 골동품 거리→토프하네 물담배 카페촌

21세기 이스탄불의 심장

어제부터 날이 흐리더니 급기야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생각지 못한 우중(雨中) 여행을 하게 되다니. 맑으면 맑은 대로 비나 눈이 오면 비나 눈이 오는 대로 그 시공간만의 운치가 있기 마련이라지만, ‘아브라카타브라(Abracatabra)’주문을외며 맑은 하늘을 기다려 본다.

이스탄불은 크게 술탄아흐멧 지구를 중심으로 한 유럽 대륙의 구시가와 이스티크랄 거리가 있는 유럽 대륙의 신시가 그리고 아시아 대륙 지역으로 나뉜다. 구시가에서의 과거 여행에 이어 오늘은 신시가에서 이스탄불의 현대를 돌아볼 차례. 첫 번째 목적지인 갈라타 타워(Galata kulesi)는 보스포러스 해협과 이스탄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포토제닉한 전망대를 보유한 곳이다. 트램을 타고 Karakoy에서 내린 은지는 익살맞은 그래피티들이 깜짝 출현하는 좁은 골목을 기분 좋게 오른다. 이스탄불은 ‘개와 고양이의 도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개와 고양이들이 많다.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무신경한 고양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걷다 보니 어느덧 갈라타 타워에 다다랐다. 하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는 날씨 탓에 전망대에서 본 이스탄불은 안개 속 도시인 듯 흐릿했다.

갈라타 타워에서 이스탄불의 명동이라 불리는 이스티크랄 거리(Istiklal Caddesi)까지는 걸어서 이동 가능하다. 가는 길엔 악기점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 기념품을 사기 위해 악기점에 들어간 은지는 친절한 주인으로부터 터키 전통 악기인 ‘바글라마(Baglama)’ 연주까지 덤으로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이 좋아 다시 찾게 되는 나라, 터키’의 진면목을 확인했던 순간이다. 

정겨운 골목을 지나자 이스티크랄 거리의 끝부분인 튀넬(Tunel) 광장이 나타난다. 터키인들의 민족주의가 유난해서인지 마침 터키 공화국 선포 기념일이어서인지, 거리엔 빨간 국기가 물결을 이룬다. 이스티크랄 거리의 명물인 빨간 트램이 떠날 채비를 하지만, 은지는 탁심(Taksim) 광장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이 거리는 이스탄불 쇼핑과 미식의 중심지답게 각종 가게들이 즐비한데, 몇몇 가게를 돌아본 은지는 “터키 물가는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네요~”라고 평가했다. 골목에 자리한 작은 카페에 들러 터키 전통 커피를 맛보고 생각보다 훨씬 씁쓸한 맛에 당황해 보는 것도 재미난다.

젊은이들이 가득한 이스탄불의 심장, 탁심 광장에 당도하니 빗줄기가 한층 거세졌다. 탁심 광장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목 좋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숨을 고른 일행은 근처 맛집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젊은 터키 커플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래요.” 은지의 선택은 탁월했다. 가니가니(Gani Gani Sark Sofrasi)는 전통 아나톨리아 스타일로 꾸며진 가운데 맛있는 터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예쁜 패턴의 카펫과 쿠션, 앤티크 소품들과 나긋한 조명이 운치 있는 공간이다. 

갈라타 타워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입장료 10리라  홈페이지
 www.galatatower.net  가니가니  주소 Taksim Kuyu Sokak 11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1시  가격대 케밥 9~12.5리라 Naumpasa 스페셜 20리라  홈페이지 www.naumpasakonagi.com


1 갈라타 타워 인근 골목에서는 그래피티가 그려진 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 터키 국기 나부끼는 튀넬 광장에서 3 이스탄불의 고양이는 사진기를 들이대도 절대 무신경하다

특색 있는 거리에서 나만의 보물 찾기

은지는 지도를 손에 들고 보물을 찾으러 나섰다. 이스탄불에서 웬 보물찾기냐고? 추쿨추마(Cukurcuma) 골동품 거리는 150개가 넘는 앤티크 숍과 중고 서점들이 몰려 있어 발품을 팔며 나만의 보물을 찾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앤티크 소품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신 못 차리겠는데요?” 이스탄불의 소호(SoHo)라 불리기도 하는 이 거리의 숍들에는 케케묵고 빛바랜 소품과 골동품들이 구석구석 들어차 있다. 

추쿨추마 골동품 거리에서 보아즈케센(Bogazkesen) 거리를 따라 내려가면 물담배 카페촌으로 유명한 토프하네(Tophane) 지역이 나온다. 이스탄불 곳곳에 물담배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많지만, 이곳은 물담배 카페들이 한 골목에 줄지어 입점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터키어로 나르길레(Nargile)라고 하는 물담배는 과일, 초콜릿, 카푸치노 등 다양한 향의 물이 담긴 유리병을 숯 위에 올려놓고 발생하는 수증기를 파이프로 들이마시는 것인데, 담배와 달리 니코틴이 없어 몸에 해롭지 않다고. 남녀를 불문한 손님들이 수다를 떨고 게임을 즐기면서도 기다란 파이프를 입에 연신 갖다 대고 희뿌연 연기를 듬뿍 내뱉는 광경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물론 다른 음료들도 판매한다. 
추쿨추마 거리 가는 방법  Beyoglu 지역에 위치.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도보 이동 가능
토프하네 가는 방법  트램을 타고 Tophane역에서 하차


4 토프하네 물담배 카페촌 인근에 위치한 사원 5 낡고 오래돼 가치 있는 추쿨추마 골동품 거리의 물건들 6 토프하네 물담배 카페

신시가의 분위기 만점 카페들

360 Istanbul
이스티크랄 거리의 빌딩 옥상에 자리하고 있는 고급 레스토랑 겸 바. 야외 테라스에서 골든 혼(Golden Horn)과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360도 뷰를 제공하며, 실내 공간은 분위기 있게 꾸며져 있다. 365일 내내 분위기를 찾는 현지인들과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기 스폿으로 저녁식사를 하려면 예약을 권장한다. 물론 간단하게 맥주나 커피 등을 마실 수도 있으니 의상을 갖춰 입고 한번쯤 기분을 내 보는 것은 어떨까. 다만 테이블이 너무 촘촘하게 놓여진 게 흠.
주소 Istiklal Caddesi 32  영업시간 오후 12시~새벽 1시 가격대 메인코스 20리라 이상, 맥주 10리라, 커피 6리라  홈페이지 www.360istanbul.comIstanbul

 
Modern Cafe
‘이스탄불 모던’이라 불리는 이스탄불 현대 예술 박물관(Istanbul Modern Art Museum)의 옥상층에 자리한 카페 겸 레스토랑. 커다란 하얀색 창고 같은 외관부터 모던하다. 통유리 너머로 푸르른 보스포러스 해협과 구시가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이곳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보스포러스의 노을을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따뜻한 날엔 테라스에서 바닷바람을 맞는 것도 낭만적이다. 각종 음료와 요리를 제공한다.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0시~밤 12시,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박물관  개관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7리라, 12세 이하 무료 
홈페이지 www.istanbulmodern.org

 


Day 3  

“시장에선 깎아야 제맛”
course┃그랜드 바자르→코라 교회→쳄벨리타쉬 하맘

보스포러스 해협 크루즈 탑승을 계획했던 여행 셋째 날, 이스탄불엔 장마처럼 굵은 비가 퍼부었다. “예쁜 사진은 둘째 치고 비바람 때문에 걷기조차 힘드니 어쩌면 좋죠?” 일행은 일단 ‘지붕이 있는 시장’ 이라는 뜻의 카파르 차르쉬(Kapar Carsi), 일명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 안으로 피신했다. 

그랜드 바자르는 1461년 완공된 아치형 돔 지붕 아래 60여 개의 통로에 약 5,000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이다. 보석류, 카펫, 향신류, 직물류, 도자기류 등 터키의 각종 공예품과 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좁은 골목들을 보다보면 결국 비슷비슷한 상품들이 반복돼 미로를 헤매는 듯한 기분이다. 이스탄불 대표 관광지인 그랜드 바자르의 물건은 ‘부르는 게 값’ 이라고 알려져 있다. 몇 차례 흥정을 거친 은지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상인이 부르는 값의 절반 이하로 불러 보세요. 처음 가격의 50~60%까지 할인받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조언한다. 은지와 기자 일행은 특히 터키 특유의 예쁜 무늬의 그릇,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에 큰 관심을 보여 “나중에 시집가면 여기 와서 소품 사 가야겠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그랜드 바자르의 카페 구역에서 애플티를 마시던 중 갑자기 실내가 깜깜해졌다. 비가 많이 온 탓에 바자르 전체가 정전이 된 것. 여행자로서 겪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흥미진진하다. 전기가 없던 15세기로 돌아간 듯 창문에서 스며드는 빛에 의지한 채 골목을 거닐어 보지만, 상품들을 살펴보기엔 역부족. 고운 파시미나를 사려던 계획을 뒤로한 채 코라 교회(Chora Church)로 발길을 돌린다.    

터키어로 카리예 박물관(Kariye Muzesi)이라고도 불리는 코라 교회는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유명한 곳. 코라 교회 역시 아야소피아처럼 오스만 제국에 의해 미나레가 더해지고 내부의 모자이크 성화에 회칠이 됐다. 현재는 복원을 마쳐 예수, 성모마리아와 관련된 모자이크를 볼 수 있다. 네모난 작은 돌조각이 촘촘히 박혀 하나의 성스러운 작품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감동이 더하다. 1328년 마지막 재건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투박한 벽돌 외관도 세월의 품격이 느껴진다. 구시가에서 조금 멀리 위치하고 있다.
 
“하맘이 어떤 건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터키 전통 목욕탕 ‘하맘(Hammam)’은 언제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이슬람교의 가르침과 관련이 있다. 은지가 찾은 곳은 1741년 지어진 Cagaloglu 하맘. 탈의를 하고 제공된 수건을 몸에 두른 후 목욕탕으로 들어선다. 둥근 홀을 둘러싼 대리석 아치들도 매력적이지만 별 모양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빛이 스며들도록 하는 천장의 둥근 돔이 특히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처럼 온탕이나 사우나에서 때를 불리는 과정 없이 물을 끼얹은 후 뜨뜻한 8각형의 대리석 위에 눕는다. 8각형의 변마다 사람들이 누워 있는 광경이 묘하다. 

터키 마사지사는 우리나라 때밀이 아주머니들에 비해 현저히 약한 세기로 몸을 한번 밀어 주고 코코넛 비눗물로 마사지 후 머리를 감겨 줬다. “목욕탕 건물은 훌륭하고 경험상 한번 해볼 만은 하지만 추천하기엔 너무 비싸네요.” 하맘의 이용방법과 가격대는 다양하니 참고할 것. 

그랜드 바자르  오전 8시30분~오후 7시 일요일 휴업   코라 교회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입장료 15리라
홈페이지 www.choramuseum.com  Cagaloglu 하맘  운영시간 남성 매일 오전 8시~밤 10시, 여성 매일 오전 8시~오후 8시  요금 때밀이+마사지 40유로  홈페이지 www.cagalogluhamami.com.tr 



1 그랜드바자르는 워낙 넓어서 구경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가요! 2 은지의 마음을 쏙 빼앗은 예쁜 전통 그릇들 3 코라 교회의 성화 모자이크 중 하나 4 코라교회의 모자이크는 완벽하게 복원돼 있고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Day 4  

보스포러스여, 안녕
course┃에미노뉘 항구→보스포러스 크루즈→갈라타 다리 야경

‘이스탄불에서 경험하고 싶은 것 1순위’였던 보스포러스 크루즈. 기상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루다가 여행의 마지막 날에야 드디어 탑승하게 됐다. 다수의 선박이 오고가는 에미노뉘(Eminonu) 항구는 갈라타 다리의 명물인 낚시꾼들을 구경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은지도 다리에 올라 우산을 길게 뻗고 낚시하는 시늉을 해본다. “고기는 못 잡지만 폼은 나지 않나요? 하하” 고기를 잡는 것보다 낚시를 하는 행위 자체에 목적이 있는 듯한 터키인들이 낚싯대와 함께 주루룩 늘어서 흐린 가을 바다를 응시한다. 여유만만 터키인답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다.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타고 주욱 나아가면 러시아와 맞닿는 흑해다. 선상에서 보는 이스탄불의 매력은 또 색다르다. 다른 항구도시와 달리 건물들이 해변이나 절벽 없이 바닷가에 바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발시 진행 방향 기준 왼쪽으로 앉으면 오스만 왕조의 마지막 별장이자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의 집무실로도 사용된 돌마바흐체 궁전, 바다와 어우러져 더욱 멋진 오르타쿄이 자미, 요새로 만든 성 루멜리 히사르 등, 훌륭한 건축물을 좀더 쉽게 볼 수 있다. 보스포러스 대교와 파티 술탄 메흐멧 다리를 지나면 종점인 아나돌루 카바으(Anadolu Kavagi)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요새에 오르면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푸르른 흑해가 펼쳐진다. 그림 같은 수평선을 이룬 바다가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진다. 과거에서부터 현대로, 다시 과거로 시간을 달렸던 은지의 이스탄불 여정이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촉촉하게 젖은 가을, 갈라타 다리만으로는 2% 부족한 에미노뉘 항구의 야경을 은은히 조명을 밝힌 예니 자미(Yeni camii)와 그래도 복닥이는 항구의 사람들이 빛내 준다. 이제 이 양면적인 도시에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이스탄불의 아름다운 사원과 풍경들, 친절한 눈으로 여행자를 반겨준 살가운 사람들, 눈에 훤히 보이게 바가지를 씌워도 얄밉지 않은 장사꾼들, 행인에게 무심한 길거리의 개와 고양이들, 4일간의 이스탄불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사소한 것 모두 또 만나기를. 교류슈류즈! 

보스포러스 크루즈 승선료는 어른 왕복 20리라, 편도 13리라.
에미노뉘 항구에서 오전 10시35분, 오후 12시, 오후 1시35분 세 차례 출발하며, 아나돌루 카바으에서 오후 3시와 오후 4시15분에 복편이 출발한다. 에미노뉘부터 아나돌루 카바으까지는 약 1시간30분이 소요되며 중간 정류장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도 있다



1 에미노뉘에서 출발할 때는 왼쪽에 앉으세요~! 2 그닥 큰 고기를 잡는다기 보다, 낚시 자체를 즐기는 듯한 갈라타다리 위의 낚시꾼들 3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타고 바라본 오르타쿄이 자미



은지의 여행 후기 

터키의 모든 것에게, 테쉐큐르 에데림!

이스탄불 시내에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터키 국기였습니다. 공휴일인 탓에 시내 곳곳에는 빨간 바탕에 빛나는 달과 별이 그려진 터키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지요. 새삼 ‘내가 터키의 심장 이스탄불에 와 있구나’ 다시 한번 실감하며, 이스탄불에서의 첫날 아침을 시작했답니다.

블루 모스크와 톱카프 궁전 등 ‘술탄아흐멧’ 구역의 모든 유적지는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지만, 으뜸은 단연 아야소피아 성당이었어요. 하늘 아래에 드리워진 거대한 돔과 창으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에서 느껴지는 장중한 평온함과 비잔틴시대 모자이크의 아름다움은 이루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튿날은 갈라타 타워를 시작으로 탁심 광장 등 신시가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술탄 지구가 역사 속에 고즈넉히 숨쉬는 과거의 이스탄불이었다면 탁심은 바쁘게 살아 움직이는 오늘의 이스탄불을 보는 것 같아 더욱 활기차게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남대문 시장과 닮은 그랜드 바자르는 아케이드 안쪽으로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처럼 상점들이 얽히고설켜 있었습니다. 호객을 하는 상인도, 구경을 하는 관광객도 어찌나 친근하고 재미있던지 가격을 놓고 실랑이를 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시장 전체가 정전이 되었지만 동요하는 사람 하나 없던 것도 신기한 광경이었고요. 저녁엔 터키 전통 목욕탕인 하맘에서 이색체험도 했지만, 한국의 공중목욕탕이나 찜질방과 비교해 가며 아쉬워하는 제 모습에 코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마지막 날은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르는 유람선 여행으로 대미를 장식했지요.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건축물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이스탄불의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매력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행 내내 날씨 운이 없어 비와 추위 속에 고생을 한 탓에 몸은 비록 고되고 힘들었지만,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스탄불 여행의 추억으로 가슴이 벅찰 정도입니다. 비록 짧은 여행 일정이었지만 5,000년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그곳에서 터키의 문화와 역사, 터키인들의 삶을 몸소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어요. 그 감격과 기쁨과 환희가 지친 일상의 활력이 됐습니다. 터키의 모든 것에게, 테쉐큐르 에데림! ^^


터키어 한마디

안녕하세요(Hello) 메르하바(Merhaba)
안녕하세요(아침인사) 귀나이든(Gunqydin)
안녕히 가세요  귈레 귈레(Gule gule)
다음에 또 만나요 교류슈류즈(Gorusuruz)
감사합니다 테쉐큐르 에데림(Tesekkur ederim)
실례합니다(Excuse me) 아페데르시니즈(Affedersiniz)
제 이름은 은지입니다  베님 아듬 은지(Benim adim Eunji)
커피 카흐붸(kahve)
차 차이(cay)
쇠고기 스으르 에티(sigir eti)
양고기 코윤 에티(koyun eti)
닭고기  필리치(pilic)/  타욱(tavuk)
생선 발륵(balik)
맥주 비라(bira)

 

 

은지의 여행 가계부

교통비 약 23리라/ 대중교통(트램, 버스, 메트로) 1회 1.5리라
식비 약 75리라
음료·간식비 약 40리라
입장료  약 45리라
하맘 40유로
보스포러스 크루즈 13리라
쇼핑 약 42리라

은지’s 쇼핑 리스트

 파시미나 20리라
 터키 전통 무늬 식탁보 10리라
 때타올 2리라x2=4리라
 카드지갑 1유로
 블랙티 1통 7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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