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엔 책방골목, 먹자골목, 가구골목, 약국골목, 곱창골목 등 무슨 이름을 가진 골목이 참 많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이 곳 책방골목이 가장 인상적이다. 런던 중심지인 웨스트엔드에 가면 Charing Cross Road라는 유명한 책 거리가 있다. 차가 다니는 도로 양옆으로 BODERS, WATERSTONES, BOOKS, etc.같은 대형 서점체인에서부터 FOYLES같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점, 먼지가 두껍게 쌓인 헌책방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밀집해 있다. 이 곳 보수동 책방골목은 런던 채링 크로스에 버금가는 곳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국제시장 입구, 대청로 사거리 건너편에 있다. 역사를 찾아보니 1945년 8월 15일 광복 직후, 지금의 국제시장에 있던 주택가가 철거되면서 빈터로 놓여 있을 때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들을 난전을 벌려 팔던 것이 그 시작이란다.
뒤이어 미군병사들이 읽다만 헌 잡지와 책, 학생들이 보다만 헌 참고서가 모여들었다. 한편, 한국전쟁으로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에는, 피난민들이 귀중한 책들을 생계를 위해 팔았고, 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이 필요에 의해 사들이는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자 본격적인 가건물이 하나 둘 생기면서 지금처럼 헌책방 골목을 형성했다. 이후 개인이 가진 헌책들이 이 헌책방 골목에 모여들었고 간혹 희귀본이 나오면서 헌책방의 가건물은 보다 더 늘어났다. 당시에는 약 70채가 되는 책방으로 중고등학교 학생과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들었다.
( 참고 사이트 : http://www.busan.go.kr/busan_intro/sub01_02_03_03.htm )
지방자치제 시작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지역특산물이나 특색을 살린 지역축제가 넘쳐났다. 보수동 책방골목 역시 1996년 주민들이 번영회를 만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나둘 사라져 가는 책방을 살리고자 ´보수동 책방골목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참고사이트 : http://www.npc.or.kr/npc/maga/200105/0105_07.html )
골목 입구에는 책방골목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졌고, 헌책을 사고 파는 사람보다는 이 곳을 하나의 관광명소로 찾는 관광객이 더 많아졌다.
<국화꽃 향기>란 영화를 여기 보수동 책방골목의 한 서점에서 촬영했단다. 어느 서점인지 모르겠으나 ´느낌상´ 이 "고서점"이 가장 유력하다. 왜냐면 얼핏 서점 내부를 엿봤는데, 책들이 천장까지 빼곡히 쌓여있는 것이 내가 기억하는 영화 속 장면과 가장 비슷했기 때문이다.
보수동 헌책방 골목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대청로를 사이에 두고 앞에는 국제시장, 왼쪽으로는 부산근대역사관, 연안부두가 나온다. 그 중간에서 샛길로 빠지면 인쇄골목과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유명한 ´40계단´이 나온다.
<글/사진 = 앤비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