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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 오만석 & 연기자 이지훈-두 남자가 만드는 오래된 풍금 멜로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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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이라는 악기는 왠지 모르게 포근하고 정겹다. 지금도 초등학교 교실에 풍금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잊혀졌던 어린시절 추억은 소박하고 정겨운 풍금 소리와 비슷할 게다. 1992년 이병헌(강동수 역), 전도연(홍연아) 주연의 영화로 소개된 후 2008년 뮤지컬로 찾아온 ‘내 내마음의 풍금’이 1월16일부터 새롭게 시즌 3로 관객들 맞이한다. 특히 이번 시즌 3에는 1대 강동수였던 오만석이 연출을 맡고, 2대 강동수였던 이지훈이 다시금 강동수로 열연해 우리의 추억 앨범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글·사진  박우철 기자



연기자에서 연출자로 변신한 사연

2008년 여름, 초연을 시작한 <내 마음의 풍금>에서 열연을 펼친 오만석. 이번에는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연출자로 무대 위가 아닌 무대 뒤에 서게 됐다. 초연이 있기 1년 전 오만석은 대본을 받고 그 자리에서 흔쾌히 강동수 역을 수락을 했을 만큼 <내 마음의 풍금>에 대한 애정이 컸다. 때문에 시즌 1을 마치고 관객의 입장에서 시즌 2를 봤을 때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오만석표’ <내 마음의 풍금>을 떠올렸다고 한다. 오만석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앞으로 뭔가 끈끈한 인연이 계속될 것 같았습니다. 다시 이 작품 속에 저의 감성을 녹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만석이 <내 마음의 풍금>의 연출을 맡게 된 사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극 <달고나> 초연 때 프로듀서와의 갈등(?)이 지금의 오만석표 <내 마음의 풍금>을 있게 한 것. 오만석은 <달고나>에서 맡은 배역이 만족스럽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공연 3주 전, 연습에서 이탈했는데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종헌이 취중담판에서 ‘연극 연출 각서’라는 회유(?)를 했었다고 한다. 김종헌은 아직도 그 계약서를 갖고 있다고 하면서 “그때야 술 한잔 하면서 했던 남자들 사이의 약속이었는데 실제로 (오만석이) 연출을 맡게 됐다”며 두 사람의 인연을 드러냈다.

“20대 선생님도 크고 있어요”

이지훈은 시즌 2에 이어 시즌 3에서도 강동수를 맡게 됐다. 한국 창작 뮤지컬로서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음악·장면들이 인상 깊었기 때문에 오만석 연출의 제안을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특히 극중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등장하다 보니 실제로 어린이들과 같이 연기하며 잊고 있었던 동심과 따뜻한 마음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번에 연기하게 된 강동수는 지난번 시즌 2와는 조금 다르다. 시즌 2에서는 주로 ‘16세 아가씨’ 홍연아가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홍연아는 물론 23세 강동수도 풋내기 교사에서 성숙한 ‘선생님’으로 커 가는 과정을 다룬다. 때문에 이번 극을 통해 배우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시즌 2와 변한 것은 한 살 더 먹게 된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지만 “동수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오만석 연출자가 배우 출신이다 보니 동수의 깊은 심정을 너무 잘 표현해 줘 이해하기도 편했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고 했다.


우리는 동심을 전하느니라!

선생님에게 ‘아가씨’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홍연이는 정말로 교실을 뛰어다니는 동네 여동생같이 발랄하고 귀엽다. 복도에서 뛰어다니다 체육 선생님에게 들켜 혼이 난 뒤 “뒤꿈치 들고, 두손은 뒷짐 지고 조용히 좌측통행”을 외치며 걷는 모습은 기자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웃음 짓게 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어린 시절의 학교생활과 정서는 뮤지컬 내에서도 관객들의 추억을 관통한다. 매일 쓰는 일기에 선생님이 답장을 해주는 일, 소풍갈 때 앞다퉈 선생님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은 시대는 다르지만 지난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내 마음의 풍금>은 160:1의 경쟁률을 통과한 정운선과 <쓰릴미>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김종욱 찾기>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강동수 역의 강필석, 시즌 2에 이어 새침한 양호 선생님 역을 말끔히 소화하는 임강희, 다수의 아역 배우들이 저마다의 감성으로 풍금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호흡 긴 뮤지컬 만들 것”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보기 드물게 시즌 3까지 공연되는 등 <내 마음의 풍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2007년, 초연이 시작되기 1년 전에 음악과 대본이 완성단계에 있었고, 작품 이외 필요한 각종 절차들을 진행했다. 그만큼 애정과 준비에는 각별한 신경을 쓴 작품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뮤지컬 중 하나라는 극단측 설명이다. 한국적 감성, 누구나 공감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 등 ‘함량 높은’ 뮤지컬로 계속해서 사랑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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