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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직업의 세계 ② 여행사 TC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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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면서 해외 여행하는 글로벌 외근직 TC

여행사에서 일하면 정말 오대양 육대주를 실개천 건너 듯, 밭이랑 넘나들 듯 마음대로 쏘다닐 수 있을까? 지난 호 직업의 세계를 열독한 독자라면 그 해답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여행사 일은 생각보다 방대해서 의외로 해외 나갈 일이 적다는 사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여행사에는 막강한 ‘글로벌 외근직’이 있으니 바로 ‘TC(Tour Conductor)’다. 이번 호에는 돈 벌면서 세계여행하는 유일무이한 직업, 하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직업 TC에 대해 알아 본다. 

  도선미 기자

우선 이 생소한 ‘직’은 무슨 일을 ‘업’으로 삼는 걸까? 간단하다. TC의 공식명칭은 ‘국외여행인솔자’. 말 그대로 인솔이 일이다. 여행객들이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예약하고 나면 그 이후는 전부 TC의 몫이다. 공항에서 여행객들을 소집해 보딩(Boarding)에서부터 출·입국 절차, 현지에서의 전 일정과 숙박·식사·관광지 상황을 체크하고 여행객들을 통솔하는 것이 TC의 일이다. 때문에 관광지를 설명하는 ‘가이드’와는 구분된다. 하지만 현지에 체류하는 교포들이 적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TC가 관광지 설명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해진 급여는 사실 없다. 여행사에 소속된 ‘전속TC’와 ‘프리랜서TC’로 구분되긴 해도 대부분이 기본급이 없는 계약직이기 때문. 차이점이라면 전속 TC는 소속 여행사의 일만 해야 한다는 점뿐이다. 실질적인 수입은 일일 출장비에서 나온다. 출장비는 경력보다도 능력에 따라 다르고, 출장 지역에 따라 다른데, 최저 3만5,000원에서 1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중국과 동남아 등은 현지에 가이드가 따로 있어 TC 역할이 적으므로 출장비도 낮은 반면, 일본이나 유럽 등은 TC가 관광가이드 역할까지 해야 하므로 출장비가 높다. 경우에 따라 손님들로부터 받는 팁과 손님들의 쇼핑 금액에서 커미션을 정산해 받기도 한다. 하나투어 등 일부 여행사에서는 경력이 높은 일부 TC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출장비와 함께 기본급을 받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된다. 많이 버는 사람은 한 달 수입이 2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이며, 적게 벌 경우 한 달에 5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출장 겸 해외여행은 비수기때는 한 달에 1번, 많게는 한 달에 5번이라고. 

결론은 TC는 철저한 능력직이라는 거다. 현직 TC들은 “언어 능력은 필수요, 문화와 역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서비스 정신과 통솔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능력만 갖추면 남녀, 나이, 학력 등의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직업이 TC다. 사실 최근 들어 여행사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라, TC로 취직하고 장기간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못 하는 언어와 특이 지역 등 틈새 시장에 대한 공략과 전문성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적성’이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하다면 당신은 제격이다. 돈 버는 게 목적이고, 쉽게 여행이나 다니자는 심보라면 무조건 다시 생각해라.

필살! 유형별 TC 되는 법! 

TC를 하려면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이나 TC자격인정증이 필요하다. TC자격인정증이 있으면 랜드사나 여행사에 소속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다.

공인외국어 자격증이 있다>>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따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은 TC자격인정증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학력과 연령, 국적 등의 제한은 없지만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이 필요하며(토익 760점 /JPT 740점 /HSK 8급 이상), 국사와 관광학개론 등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외국어로 진행하는 관광실무상식 면접에서 합격하면 된다. 올해 시험은 상반기(4월)과 하반기(9월) 2회에 걸쳐 실시된다. www.q-net.or.kr

여행사 근무 경력이 있다>>‘소양교육’과정을 통해 TC자격인정증을 따자

여행사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고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광공사나 롯데관광 등 여행사, 전국의 대학에서 실시하는 ‘소양교육’을 받으면 된다. 교육기간은 15시간이며 평가시험을 통과하면 TC자격인정증이 주어진다. 각 기관마다 연 5회 이상 개설하며 비용은 10만원이다. 롯데관광의 경우 자사 아카데미를 이수하면 채용시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한국관광공사 교육아카데미 02-729-9652│롯데관광인솔자아카데미 02-2075-3802

관광 관련 학과를 졸업했다>>‘양성교육’과정을 통해 TC자격인정증을  따자
관광 관련 학과 졸업생이라면 여행사에서 근무한 경험 없이 각 대학의 양성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된다. 교육기간은 100시간이며 시험에 통과해야 TC자격인정증이 주어진다. 약 2달 과정으로, 비용은 20만원이다. 전국의 55개 대학에 양성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올해는 학점운영제와 연계해 이를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mini interview   

현직TC 삼인방의 ‘TC는 내 운명’

김혜진 TC  36세/ 하나투어 전속/ 중국 전문/ 3년차

호텔에서 일하다가 여행이 너무 좋아서 TC를 하게 됐다. 비록 친구들에게 왜 좋은 직업 버리고 그 일을 하냐는 면박도 듣고, 재무 관리(?)도 제대로 안 되긴 하지만, 자유로운 내 직업이 좋다.  TC의 장점은 성수기가 아니면 한두 달 휴가도 낼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다는 점이고 단점은 바쁘면 한 달에 20일 이상 해외에 있어야 해서 인간 관계가 소원해지기 쉽다는 점, 불규칙한 수입 등이다. 하지만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고, ‘역마살’이 낀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직업이다.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일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중국TC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중국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 많고, 통관 문제가 생길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TC의 조건? 손님들에게 끌려다니지 않으면서 서비스에 충실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아닐까.

조성운 TC  38세/ 이트래블 전속/ 일본 전문/ 10년차

20대 후반부터 TC일을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는 현지에 별도의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단순한 안내에서 관광지 설명까지 아울러야 한다. 때문에 타지역보다 전문적이고, 출장비도 높은 편이다. 출장이 없을 때는 통역사로도 활동해 투잡도 가능하다. 10년 동안 하다 보니 일본 전역을 거의 다 가봤다. 적성에만 맞으면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점은 역시 스케줄이 언제 들어올지 정확하지 않아서 수입이 들쭉날쭉이라는 것. 내 경우 여행사가 아닌 랜드사(현지에 본사를 둔 여행사) 소속인데 불경기에는 여행사보다 오히려 랜드사에서 주는 일이 많다. 좋은 TC의 조건? 외국어 공부는 기본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으며 시대 상황을 쫓아가야 한다는 것!

손재욱 TC  46세/ 롯데관광 전속/ 유럽 전문/ 18년차

처음에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갖고 여행사에서 일하다가 해외여행 경험을 쌓고 싶어서 TC를 시작했다. TC의 장단점? ‘자기 시간’을 잘 활용하면 장점, 그렇지 않으면 단점이다. 유럽 역시 TC가 가이드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여행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TC를 줄이는 추세인데, 그렇더라도 전문성이 있으면 수요는 여전히 있다. 앞으로 동유럽이나, 북유럽, 지중해 등 개발 여지가 많은 여행지와 새롭게 주목받는 크루즈 등은  TC의 역할이 더욱 필요할 것 같다. 인정받는 TC가 되려면? 손님보다 언어 능력과 지식이 뛰어나야 하고, 무엇보다 손님들 사이에서 위치 설정을 잘 해야 한다. 너무 아래에 있지도, 위에 있지도 않으면서 팀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참, 또 한 가지 체력관리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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