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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사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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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사케

일본 청주 ‘사케’의 인기가 무섭다. 일본에서의 사케 수입은 최근 5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나며 국내 주류 시장의 7% 가량을 잠식했다. 우리가 일본에서의 막걸리 인기에 관심을 가지듯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의 대중화된 사케 열풍을 보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일본식 선술집도 대중화된 사케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워낙 종류가 많다 보니 사케의 선택과 주문은 여전히 쉽지 않다. 3월의 꽃샘 추위를 피해 따끈한 ‘사케’ 한잔을 떠올리는 당신에게 사케 선택의 ABC를 정리했다. 

  김기남·김영미 기자   사진  박우철 기자 

 

사케 고르기 ABC

sAke
사케는 쌀로 만든 일본 청주

청주, 정종, 사케, 니혼슈 등을 구분하는 일은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전혀 어렵지 않다. 청주는 쌀, 누룩, 물을 원료로 빚어서 걸러낸 맑은 술을 말한다. 우리의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많이 등장하는 백화수복이나 한때 인기를 끌었던 청하 등이 모두 청주의 일종이다. 사케는 일본식 청주를 뜻하는 고유명사로 일본 전역 2,500여 개의 양조장에서 저마다의 사케를 만들고 있다. 
흔히 말하는 정종(正宗, 마사무네)은 일제시대 때 한국에 공장을 세우고 대량으로 판매된 사케의 여러 상표 중 하나다. 워낙 판매량이 많았던 탓에 나이 드신 분들을 중심으로 청주의 대명사처럼 잘못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이 밖에 외국 술과 구별하기 위해 소주, 청주 등 일본의 전통주를 모두 총칭해 니혼슈라고 했으나 현재는 일본의 청주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laBel
알면 보인다 ‘라벨 읽기’

와인과 마찬가지로 사케의 라벨을 보면 사케의 등급이나 맛과 향 등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알코올 도수나, 원재료, 정미비율, 제조자의 명칭 등은 법으로 라벨에 반드시 표기토록 돼 있으며 특정 명칭주 등급이나 저장년수, 수상기록 등도 표시돼 있다. 사케 뒷면에는 맛을 짐작할 수 있는 니혼슈도(日本酒度)나 아미노산도 등이 기록돼 있는 경우가 많다. 니혼슈도의 + (가라구치, 辛口) 수치가 높을수록 드라이하고 쌉쌀하고  - (아마구치, 甘口)의 수치가 높다면 순하며 부드러운 맛이다.
 
Class
쌀을 많이 깎을수록 고급 사케  

사케의 등급은 쌀을 깎고 남은 비율(정미율)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쌀을 많이 깎아 만든 술을 고가의 상등급으로 친다. 쌀 가운데 전분이 사케의 향을 좌우하기 때문으로 쌀을 50% 이상 깎아낸 다이긴죠는 최고급 사케로 구분된다. 1990년대 초반 일본이 발표한 ‘특정 명칭주’란 새로운 사케 명칭에 따르면 정미율에 따라 다이긴조, 긴조, 도쿠베쓰혼조조, 혼조조로 구분하며 여기에 양조 알코올(주정)을 더하지 않고 쌀과 물, 누룩으로만 만든 술에는 준마이라는 용어를 추가해 8가지로 구분한한다. 정미율 50% 이하에 순쌀로만 만들었다면 준마이다이긴조 등급이 되는 식이다. 이 기준에 들지 못하는 사케는 모두 보통주라는 뜻의 후쓰슈로 구분되는데 후쓰슈는 각종 화학조미료나 산미료, 당분 등의 첨가물이 들어간다.







‘사케 소믈리에’의 사케 Q&A

사케에도 원샷이 있나요?

‘소믈리에’는 프랑스어로 ‘맛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 ‘사케 소믈리에’는 한마디로 일본술 전문가를 뜻한다. 일본에서 일 년에 한 번 치러지는 일본술 전문 자격시험인 ‘기키사케시(きき酒師)’를 취득해야 사케 소믈리에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사케 소믈리에는 열 손가락 안으로 꼽을 정도. 그중 한 명인 린카이 이용숙 사장은 현재 요코소 재팬 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 전문가이자 2003년 기키사케시 사케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한 일본술 전문가이다. 이용숙 사장에게 사케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물었다.

Q. 사케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A. 일본의 사케는 절에서 유래됐어요. 과거에는 쌀과 논 등이 자본이었기 때문에 쌀이 화폐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했거든요. 쌀을 술로 만들면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술이 지역의 힘을 대신하기도 했지요. 쌀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절에서는 누룩, 효모 등을 발효시켜서 오늘날의 사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후 스님들이 책을 읽고 머리를 쓰면서 주조 공법을 다양화해 양과 맛을 높였지요.
나라현의 쇼라쿠지라는 절이 사케를 만드는 곰팡이가 시작된 곳인데, 지금도 누룩곰팡이 만드는 시설이 보존돼 있어요. 오늘날 나라 등에 설치된 술 효모 연구소에서 누룩곰팡이를 배양해 일본 전역에 공급하고 있는데, 효모를 기계화해 연구·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일괄적인 맛을 내기 어려웠던 사케의 맛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최근 세계적으로 사케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케의 현대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Q. 일본에서 정통 사케를 맛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A. 정답은 ‘일본 전역’입니다. 지역마다 먹을거리, 풍물 등 각기 특색이 있잖아요. 그중 일본의 지역 술인 ‘지사케(地酒)’는 관광객이 그 지역의 풍물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예요. 물과 쌀이 유명한 니이가타나 일본 술의 반 이상이 생산되는 고베 등의 지역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2,000개의 지사케 도가가 있어요. 47개 현 어디를 가든 그 지역의 술이 있는 거죠. 때문에 ‘일본 여행을 가서 타 지역의 술 마시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말도 있어요.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되는 그 지역의 술이 가장 맛있고 값이 저렴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도쿄에도 도쿄도에서 생산한 지사케가 있답니다.

Q. 사케를 쉽게 고르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일반적으로 마시는 보통주는 저렴해서 젊은 층들이 애용합니다. 쌀로 만든 기본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어요. 여기에는 준마이급이나, 혼죠급 등이 속해요. 특별한 날에 마시는 프리미엄급 사케는 긴조(정미율 50% 이하) 등급이 있습니다.
와인은 숙성기간과 빈티지에 따라 급이 달라지지만, 사케는 도정률로 품질을 판단할 수 있어요. 도정률은 쌀을 얼마나 깎아내는지를 뜻하는데, 퍼센트(%)가 낮을수록 고급이지요. 도정을 하면 할수록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Q. 사케에도 ‘원샷’이 있나요.

A. 사케 시음은 오감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해당 사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귀로 마셔요. 그리고 눈으로 술의 빛깔과 투명도를 살피고, 코끝에 잔을 가져가서 향기를 마십니다. 입으로 향을 느낀 후 휘파람을 부는 것과는 반대로 안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후룩’ 사케를 짧게 들이켜야 해요. 향이 코로 전해지도록 입 안에서 사케를 굴린 후 마셔 보세요.
사케의 향은 쌀 자체에서 나는 향기입니다. 속쌀이 발효되면서 꽃, 과일, 사람 등 다양한 향을 내는 거지요. 그래서 사케를 마시기 전에 어떤 과일의 향기인지, 무슨 꽃의 향기인지 상상하는 과정도 즐거워요. 이런 과정들 때문에 사케는 여성들과 잘 맞는 술이라고도 하죠.
이렇듯 색과 향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셔야 하니, 사케를 즐기려면 원샷은 절대 금물이랍니다.


 

사케 소믈리에 이용숙이 추천하는 서울에서 사케 잘 하는 집

오가노주방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사케와 맛깔난 일본식 수제 어묵을 즐길 수 있는 일·한식 퓨전 레스토랑.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1-34 제성빌딩 2층  문의 02-514-0058
★쇼진   우리나라 최고의 사케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곳. 일본명문사케협회로부터 인정받은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서초구 반포동 90-12 전빌딩 1층  문의 02-591-4649
★진까스  돈가스 전문점이지만 덮밥, 튀김 등 다양한 일본음식을 취급하며 저녁 시간엔 사케와 맥주를 곁들여 먹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소 서울 중구 명동2가 94-1  문의 02-777-0741
★도쿄 사이카보  이곳엔 사케 소믈리에가 있다. 사케 소믈리에로부터 추천받은 사케와 그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일본의 맛을 제대로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
주소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7-19 영명빌딩 1, 2층  문의 02-5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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