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ong Kong Life=Art
홍콩-Hong Kong Life=Art
  • 트래비
  • 승인 2010.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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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Life=Art

홍콩의 예술을 찾기 위해서는 굳이 케케묵은 박물관이나 괜시리 기죽이는 전시회를 찾을 필요가 없다. 홍콩의 예술은 생활 속에 있다. 거리에 있고, 음식에 있고, 호텔과 심지어 쇼핑몰에도 있다. 홍콩의 예술은 그래서, 재미있다.  

글·사진  도선미 기자   취재협조  홍콩관광진흥청 www.discoverhongkong.com/kor

 

Street & Shop

할리우드와 소호의 기발한 쇼핑

청담동의 가로수길을 떠올리게 하는 소호는 작은 프라이빗 키친과 소형 디자이너들의 아기자기한 숍들이 몰린 이색 거리다. 홍콩의 할리우드 거리 뒤편 오르막에 자리하고 있어 소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할리우드 거리가 동남아와 중국 각지에서 건너온 골동품상과 전형적인 아트갤러리 형태를 띤 복고풍 거리라면, 소호는 홍콩의 트렌드를 주도해 가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보다 자유분방하고 원색적인 분위기다. 말하자면 할리우드 거리와 소호 일대는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인 홍콩 문화의 특징이 가장 잘 구현된 곳이다.  


읽다 버린 구인광고도 가방이 된다  
Good Of Desire 

GOD(Good Of Desire )는 도발적이다. ‘낯익은 생활공간 속에서 모든 디자인을 끄집어낸다’는 게 GOD의 모토. 그건 ‘홍콩’이라는 공간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발상이다. GOD에서는 읽다 버린 구인광고와 붉은 ‘쌍희(喜喜)’ 글자 등 일상적 이미지들이 가방과 옷, 갖가지 소품에서 훌륭한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재탄생한다.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홍군들의  모습을 트렁크 팬티에 담거나, 매 시각을 딤섬으로 표현한 시계 등은 GOD의 유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석 디자이너이자 설립자는 더글라스 영은 영국에서 건축과 디자인을 공부한 수재. 그는 “필요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단순히 구매 자체가 즐거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GOD의 광둥어 이름은 쭈하오더(住好的)로 ‘더 좋은 공간을 추구한다’는 뜻이라는데, 그의 지론대로라면 더 좋은 공간이란 아마 더 ‘즐거운’ 공간이 아닐까?
GOD는 홍콩에만 4개 매장(코즈웨이베이 레이튼센터, 센트럴 할리우드로드, 침사추이 실버코드, 더 피크 갤러리아)이 있으며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JCCAC(The Jockey Club Creative Arts Centre)에 있는 GOD Street Culture Museum은 박물관 겸 숍이다.  홈페이지 www.god.com.hk

포티나의 몽환적 아지트  
초콜릿레인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머릿속에 몽글몽글 떠올리던 장남감 목록. 그 두서없고 신나는 상상을 끄집어내면 딱 초콜릿레인(Chocolate Rain Jewelry and Designs)의 간판처럼 될 것 같다.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의 이 가게는 공상을 좋아하는 아이 ‘포티나’의 세상이다. 바가지 머리를 한 일곱 살배기 소녀는 브로치와 목걸이, 팔찌, 가방 등 다양한 소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디자인 경력 10년차의 자니 린이 친구와 함께 운영하며,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바느질해 만들었다. 친절한 그녀는 손님들이 원하면 인형에 직접 이름을 수놓아 주기도 한다.
주소 A, G/F, 67 Peel Street

아이쇼핑주의자도 환영받는  
빈티지HK

지나가던 길에 언뜻 본 가게가 동선을 바꿨다. 비탈길 꼭대기의 이 부티크는 ‘빈티지’한 간판에 보색인 빨간색과 초록색을 매치시켜 외관을 완성했다. 의류·액세서리·조명·가구·선물 등 제품 종류가 다양한데 모두 빈티지거나 수입제품, 또는 홍콩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만든 수제품이다. 빈티지HK(Vintage HK)의 아티스트 그룹에는 건축가와 사진가, 작가, DJ, 디자이너 등이 동참하며 이 가게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공동으로 나눈다. 일종의 액세서리 갤러리인 셈.
“쇼핑은 구매가 아니라 아름다운 것들을 보는 즐거움 자체에 있다”는 게 주인장의 철학이기 때문에 다른 가게와 달리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물건을 사거나 말거나 절대 압박을 주지 않는다. 아티스트 역시 독창적이고 예쁜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주소 57-59 Hollywood Road, central



1, 2 GOD 할리우드로드 지점. 옛날 책을 모티프로 만든 핸드백이 인상적이다 3, 4 소호의 캐릭터숍인 초콜릿레인 5, 7 할리우드로드의 빈티지HK 6 할리우드로드 메인 거리. 다양한 아트갤러리와 골동품점을 만날수 있다


Dining&Design

요리와 사랑에 빠진 스타 디자이너들

맛있는 요리와 그 맛을 십분 살려주는 홍콩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거장 디자이너들을 홀렸다. ‘상하이탕’의 데이비드 탕과 ‘아네스베’의 아네스베는 내부 공간을 직접 꾸민 부티크 레스토랑을 열었다. 패션만큼 독창적인 분위기에 맛도 수준급! 한 끼 정도는 우아하게 폼을 잡아 보는 게 어떨까? 





1 아일랜드탕의 영국제 소스틀 2 아앨랜드탕에 가면 달콤한 푸딩을 맛보자 3, 4 아네스베 르뺑그릴의 버섯크림소스 요리와 케익. 식사가 아닌 차와 케익만 즐기러 오기에도 좋다

1930년대와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탕  
아일랜드탕

루이비통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 ‘상하이탕’은 1994년 디자이너 데이비드 웡 탕이 런칭한 명품 브랜드다. 흔히 ‘차이나 시크(China Chic)’, ‘마오 시크(Mao Chic)’로 불리는데 1930년대 상하이풍의 치파오와 차이니즈칼라를 세련되게 변형시킨 것으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입기로 유명하다.
디자이너 데이비드 탕은 홍콩 요식업계의 큰손이기도 하다. <차이나데일리>는 그의 종횡무진한 스타일에 대해 ‘탕의 제국’이라고 표현하면서 “스타일과 수준 높은 음식, 20세기 초, 상하이에 대한 향수를 결합시켜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소위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회원제 레스토랑 ‘차이나클럽’의 오너인 그는 재작년 일반인들을 위한 두 번째 레스토랑 ‘아일랜드탕(Island Tang)’을 오픈했다. 높은 천장과 가죽 의자, 선명한 전면 거울이 고풍스런 1930년대 홍콩을 재현하며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테이블 위의 크리스탈 소스병과 은제 찻주전자 등 소품도 데이비드 탕이 직접 영국에서 공수해 온 거라고. 

이 식당은 지난해 9월 <미슐랭 >평가단이 몰래 다녀간 후 별 2개를 얻었다. 그때 그들이 맛본 음식이 구운 게(Baked Crab Meat in Shell)와 랍스타 소스로 조리한 새우(Wok-fried King Prawn with Lobster Source) 그리고 북경오리(Beijing Duck)였다. 이중 기자가 시식한 것은 구운 게 요리. 신선한 게살을 초벌로 구운 후 게딱지에 넣고, 얇은 빵가루를 묻혀 튀긴 것인데, 크림과 치즈, 양파 등을 넣어 만든 담백하고 풍미 진한 소스가 부드러운 게살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맛을 냈다.

아일랜드 탕의 북경오리도 맛볼 만하다. 요리명과 달리 재료는 광둥오리를 쓴다. 주방장 경력 30년의 웡라이광 쉐프는 “광둥 오리는 가냘픈 북경오리에 비해 통통하고 기름집니다. 또 고기를 싸 먹는 전피가 베이징식에 비해 얇기 때문에 더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구운 게와 새우, 돼지고기 조림 요리 등 6가지 메인 요리와 디저트 망고 푸딩 포함 1인 400달러.
주소 222, The Galleria, No.9 Queen’s Road Central, HK

아네스베의 패션을 닮은 프랑스 레스토랑  
아네스베 르뺑그릴


홍콩 거리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좋아했던 디자이너 아네스베는 홍콩에 그녀의 첫 번째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아네스베는 <엘르> 에디터로 활동하다 디자이너로 행보를 바꾼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아네스베 브랜드는 198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난해한 디테일을 거부하고 심플하고 실용적인 것이 특징이다. 그녀는 영화에 애정이 많아 제작에도 참여했고, 향수(Le B)와 화장품도 런칭했다. 

특히 레스토랑 사업은 그녀의 순전한 ‘개인적 취향’으로 시작됐다. 아네스베 르뺑그릴(Agnes le Paingrille)은 홍콩 내 2개의 분점이 있는데 모두 프랑스 살롱을 연상케 하는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아네스베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센트럴 ifc몰 3층으로 가자. 의류매장과 카페가 레스토랑 ‘라 로지아(la Loggia)’와 함께 입점해 있어 한번에 둘러보기 편하다. 레스토랑은 아늑한 서재처럼 꾸며졌는데 벽면을 채운 아네스베의 흑백 사진들이 작은 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아네스베의 대표 요리는 프랑스에서 직수입해 온 해산물 요리로 특히 러시아산 못지않은 프랑스 캐비어가 일품이라고. 르뺑그릴이 프랑스어로 ‘빵을 굽는다’는 의미인 만큼 갓 구워낸 홈메이드 빵과 10여 종류의 디저트 케익도 맛있다. 
홈페이지 www.agnesb-lepaingrille.com


1 아일랜드탕 내부. 1930년대 홍콩을 재현했다 2 상하이탕 매장 전경 3‘ 영양있고 맛있는 요리’를 추구한다는 아일랜드탕의 웡라이광 쉐프 4, 5 아일랜드탕의 대표메뉴인 구운 게(Baked Crab Meat in Shell)와 해산물 수프(Seafood Hot and Sour Soup) 6 아네스베는 블랙과 화이트의 심플한 조화를 추구한다 7, 8 아네스베 르뻬그릴 라 로지아. 서재처럼 아늑하게 꾸며져 있다

Hotel & Mall

갤러리로 착각해도 좋아요

홍콩인들은 식당이나 쇼핑몰에서 예술 작품을 경매한다. 아트갤러리들이 호텔과 쇼핑몰, 식당으로 둔갑하고 있달까? 대표적인 장소로 쇼핑몰 K11과 호텔 랭함플레이스를 소개한다.

건물 전체가 거대한 아트갤러리 
K11

오래된 건물들로 향수를 자극했던 침사추이가 홍콩의 새로운 문화 메카를 표방하며 도심 재건에 들어갔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선보인 것이 바로 지난해 12월 그랜드 오픈한 신상 쇼핑몰, K11이다.
NWD(New World Development Company)에서 런칭한 K11은 ‘세계 최초의 아트몰’을 표방한다. 식물을 형상화한 설치 작품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K11의 세 가지 모토가 바로 ‘사람·예술·자연’이기 때문. 현대인들의 주된 소비 공간인 쇼핑몰에 예술과 자연을 융합시켜 보다 조화된 세계를 추구하자는 게 K11의 총괄 디자이너 안드리안 청의 철학이다. 

K11에는 총 100여 개의 상점과 20개 이상의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매층마다 쇼케이스 윈도우가 10개 이상이라고 한다. 한 가게 건너 한 작품씩 걸고 있는 셈. 개중에는 이미 판매돼 붉은 딱지가 붙은 것들도 볼 수 있다. 옷가게들도 알고 보면 소호에서 출발한 소매점이 많다. 개장 후 겨울까지는 ‘자연’을 테마로 한 전시가 진행됐는데, 조만간 새로운 전시로 교체할 예정이다.
주소 18 Hanoi Road, Tsim Sha Tsui, Kowloon

홍콩 컨템포러리 아트가 궁금하다면? 
랭함플레이스

2006년 <타임>매거진에서는 랭함플레이스(Langham Place)를 ‘호텔로 가장한 아트갤러리’라고 평했다. 그럴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이 호텔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중국 현대예술작품이 1,500여 개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 현대 예술품을 보유한 갤러리로 꼽힌다. 로비에서부터 곳곳에 걸린 작품들이 눈에 띄는데 운이 좋으면 기획 전시도 볼 수 있다고. 1층의 뷔페 레스토랑 역시 붉고, 샛노란 색상의 작품들이 화려한 느낌을 주며, 객실에도 그림이 걸려 있어 차분하고 격조 높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때문일까? 랭함플레이스는 <트립어드바이저> 독자들이 뽑은 ‘2010 베스트호텔’로도 선정됐다. 1,000명에 가까운 여행객 중 95%가 추천했단다. 

랭함플레이스에 묶는다면 6층 밍코(Ming Court)의 다이닝도 즐겨 보자. 홍콩요리 전문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2개를 주었을 만큼 솜씨가 좋다고. 랭함플레이스와 연결된 쇼핑몰도 인기이며, 레이디스마켓과 템플스트리트도 도보거리로 가깝다. 
홈페이지 hongkong.langhamplacehotels.com  



1, 2 K11은 세계 최초의 아트쇼핑몰을 표방한다. 자연과 인간, 예술의 조화를 테마로 했다 3, 4 홍콩의 대표적인 아트부티크호텔인 랭함플레이스. 객실마다 그림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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