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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바라키현-도쿄사람들이 아끼는 봄 여행지 이바라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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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토 매화축제를 맞아 가이라쿠엔의 매화가 활짝 피었다 2 매화나무 앞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미스 매화’3 히나 마쓰리로 유명한 마카베의 앙증맞은 기념품



도쿄사람들이 아끼는 봄 여행지 이바라키

도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로 두 시간, 이바라키란 곳이 있단다. 낯선 이름 때문일까? 도쿄 근교의 ‘그저 그런 동네’일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한 이유 말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막상 오래가지 않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실려 오던 은은한 꽃향기부터 소박한 들판을 지나다가도 눈을 번쩍 뜨이게 하던 웅장한 볼거리들까지. 도쿄사람들도 쉬쉬하며 아껴 찾는다는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이바라키현 상공노동부 관광물산과 ibarakiguide.jp/kr


봄을 알리는 화사한 축제의 향연

이바라키현의 미토시에 들어서는 순간,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향기가 코끝에 감돌기 시작한다. 봄의 전령사 매화가 피어난 것이다. 미토시가 ‘매화의 도시’로 유명한 것은 3,000그루의 매화나무로 가득한 공원, 가이라쿠엔(偕樂園) 때문이다. 매화의 종류만 100여 종이어서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향과 색이 다른 매화들이 차례로 피고 지며 봄의 시작을 알린다. 매화나무 숲을 걷다 보면 터질 듯 부푼 꽃망울부터 흰 꽃잎을 활짝 만개한 녀석, 그리고 분홍빛 꽃잎을 눈처럼 휘날리는 것까지 매화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꺼번에 만나게 된다.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열리는 가이라쿠엔의 ‘미토 매화축제’는 밤에도 계속된다. 해가 떨어지면 매화향기처럼 은은한 조명이 수천수만 송이의 꽃들과 산책로를 비춘다. 여기에 달빛까지 촉촉하게 내려앉으면 연인들과 여행자들의 감성은 흠뻑 젖어들게 마련이다. 산책로는 매화나무 숲을 통과해 공원 뒤쪽의 삼나무 숲과 대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한쪽으로는 잔잔한 호수가 건너다보여 봄이 아니더라도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에 속한다더니 과언이 아니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고 싶어질 만큼 탐스러운 집이 하나 나타난다. 1800년대에 지어져 문인들이 모여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며 풍류를 즐겼다는 고분테이(好文亭)이다. 일층에는 벽면을 매화, 대나무, 소나무 등의 테마로 꾸민 아름다운 방들이 있고,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서면 가이라쿠엔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문인이 아니더라도 시 한 수 읊조릴 법하다. 

가이라쿠엔의 꽃이 만발하기 전부터 옆 동네인 마카베에서는 ‘히나 마쓰리(축제)’가 열린다. 히나 인형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주로 외할머니가 손녀에게 선물하는 인형으로 전통의상과 얼굴 표정 등 장인들의 정교한 솜씨가 일품이다. 일본 곳곳에서 히나 마쓰리가 열리지만 마카베의 축제가 유명한 것은 100채가 넘는 집들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을 만큼 고풍스런 옛 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상업적인 냄새를 전혀 풍기지 않는 탓이다. 집집마다 들어가 히나 인형과 아기자기한 일본식 장난감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카베의 히나 마쓰리는 2월 4일부터 3월 3일까지 열리지만 오랜 역사와 푸근한 인정을 지닌 마을을 돌아보기엔 언제라도 좋다. 

가이라쿠엔┃입장료 무료  개방시간 오전 6시~저녁 7시(2월20일~9월30일),
오전 7시~오후 6시(10월1일~2월19일)  문의 029-244-5454
고분테이┃입장료 어른 190엔, 어린이 100엔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2월20일~9월30일), 오전 9시~오후 4시30분(10월1일~2월19일)  문의 029-241-6570



4 매화 이외에도 삼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가이라쿠엔 5 가이라쿠엔에서 만난 일본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 6 가이라쿠엔은 촛불과 조명으로 밤에도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7 정원을 향해 활짝 열린 고분테이의 마루


압도적인 웅장함에 넋을 잃다

이바라키현 남부의 들판을 달리다 보면 눈을 압도하는 풍경을 하나 만나게 된다. 들판 뒤쪽 숲 너머로 높다란 불상이 불쑥 솟아 있는데 흡사 우뚝한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불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높이 120m의 우시쿠 대불이다. 손가락의 두께가 사람의 키를 훌쩍 넘으니 그 크기를 짐작하고도 남을 터. 불상을 받치고 있는 기단과 연꽃 부분에는 3,000개의 황금빛 불상 등 환상적인 분위기의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거대한 청동조각들을 이어 붙여 우시쿠 대불을 건축(?)하는 과정도 사진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80m 높이의 불상 가슴 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가슴과 어깨, 등 쪽에 세로로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를 통해 계절마다 서로 다른 꽃을 피워내는 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현 북부의 다이고 지역에는 120m 높이의 폭포가 또 한번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일본 3대 폭포의 하나인 후쿠로다  폭포는 마치 커다란 계단처럼 4개의 단으로 이뤄져 있어 더욱 신비롭다. 입구에서 약 200m 길이의 지하도를 통과하면 가장 아랫부분에서 폭포를 올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수량이 많은 날이면 굉음과 함께 물보라가 들이쳐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2전망대로 오르면 폭포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야트막한 산 중턱에서 어찌 저토록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나올 수 있는지 바라보고 있는데도 신기할 따름이다. 

남쪽 바다와 가까운 가시마 지역에는 가시마 신궁이 오랜 역사와 높다란 삼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무술의 신을 모시고 있는 신궁의 건축물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남다르지만, 한낮에도 어둑한 삼나무 숲에서의 산책은 특별하다. 가장 오래된 삼나무가 1,200년 수령에 높이가 43m나 된다고 하니 태곳적 원시림에 들어선 느낌이다. 신들간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사슴 공원도 조성돼 있고, 운이 좋으면 일본 전통방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풍경도 만날 수 있다.
후쿠로다 폭포  입장료 어른 300엔, 어린이 150엔  관람시간 오전 8시~오후 6시(5~10월),
오전 9시~오후 5시(11~4월)  문의 029-572-4036
우시쿠 대불  입장료 어른 800엔, 어린이 400엔(4~11월), 어른 700엔, 어린이 400엔(12~3월)
문의 029-889-2931 




1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후쿠로다 폭포의 장엄한 풍경 2 우시쿠 대불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들 3 후쿠로다 폭포로 가는 200m 길이의 지하도 4 120m 높이의 우시쿠 대불


‘미인의 온천’ 물맛 좀 볼까? 

다이고 지역의 온천은 예로부터 ‘미인의 온천’이라고 불릴 만큼 피부에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아토피에 효험이 있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고. 30여 개의 온천이 있는데, 후쿠로다 폭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오모이데로망칸의 후쿠로다 온천이 유명하다. 후쿠로다 계곡을 끼고 있어 우거진 숲과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감상하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다. 다이고 현지의 신선한 재료들로 만든 식사도 맛깔스럽다.  문의 029-572-3111  홈페이지 www.ibako-hotels.co.jp


이바라키 여행 Tip

쇼핑, 어디로 갈까?

아미 프리미엄 아울렛  
일본 각지에 8개 체인점 보유하고 있는 아울렛으로 우시쿠 대불에서 가깝다. 미국 서해안의 도시를 본뜬 건물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하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는 쾌적하고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게 한다. 코치, 디젤, 갭 등 100개의 매장이 마련돼 있다. 2009년 7월에 문을 열어 아직 대표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점. 문의 029-829-5770  홈페이지 www.premiumoutlets.co.jp

가사마 공예의 언덕  
전통적인 일본 도자기 공예품을 비롯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낸 도예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장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도 마련돼 있으며, 옆에 있는 공방에서는 도자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가사마 공예의 언덕 맞은편의 이바라키현 도예미술관과 ‘전통공예와 새로운 조형 미술’을 테마로 한 가사마 예술의 숲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문의 029-670-1313  홈페이지 www.kasama-crafthills.co.jp

이바라키, 비행기로 직행!! 

지난 3월11일 이바라키 공항이 문을 열어 이바라키현과 도쿄 등 인근 지역으로의 여행이 더욱 편리해졌다. 하네다와 나리타 공항을 잇는 차세대 공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규모는 작지만 탑승 절차를 간소화해 출발 전 1시간까지 도착해도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탑승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비행기에 오르내리는 시스템이며, 1층에서 출발과 도착이 동시에 이뤄진다. 2층에는 송영대가 있어 시원하게 뚫린 창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가 인천-이바라키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오전 10시 인천을 출발해 12시 이바라키에 도착하며, 이바라키에서는 오후 1시에 출발해 오후 3시20분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문의 029-301-2761  홈페이지 www.pref.ibaraki.jp

먹을거리 & 살거리

멜론, 아귀찌개, 히타치아키 메밀국수, 재래 토종닭인 오쿠쿠지 샤모 등 이바라키현의 먹을거리와 살거리는 풍성하다. 이중에서도 섬세한 마블링으로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히타치 쇠고기와 우리의 청국장에 해당하는 구수한 낫토, 그리고 고구마를 큼직하게 썰어 한 달 가량 건조시킨 쫀득한 말린 고구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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