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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⑥ 길거리 음식-그래 이 맛이야! 길거리 맛이야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4.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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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s On The Road
그래 이 맛이야! 길거리 맛이야 !

음식 먹는 재미로 치자면 길거리 음식만한 게 없다. 양이 부담스럽지 않아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어 볼 수 있어 좋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음식점에 들어가려면 단단한 각오와 용기가 필요하지만 현지인들이 즐기는 생생한 별미들을 도전해 볼 만하다. 트래비 기자들이 출장 중에 만난 길거리 음식들을 소개한다.  
 
에디터 트래비

도선미기자의 원조를 능가한 홍콩 에그타르트!
장소 홍콩 할리우드 거리   가격 5HK$(약 7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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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본 기자는 음식 칭찬에 상당히 박한 편임을 밝혀둔다. 타이창베이커리(泰昌餠家) 에그타르트는 홍콩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다녀온 분들이라면 익히 들어 봤거나 먹어 봤을 거다. 이 에그타르트에 대한 총평은 참으로 앙큼하다는 것! 손바닥만한 계란빵이 그 맛 하나로 홍콩을 대표하고 있다니, 처음에는 의심도 했다. 아마 <론리플래닛> 같은 데 한번 소개되고 나서 너도나도 가다 보니 유명세를 탔겠지. 별맛 있겠어?

…별맛 있었다. 정말이지 한 입 베어물면 몇 번의 저작질도 필요없이 목구멍으로 술렁 넘어갈 정도로 부드럽다. 아니 달콤하고 담백한 그 맛을 그렇게 쉬이 목구멍으로 넘기기 아쉬울 정도다. 이런 표현은 절대 과하지 않다. 사진을 보면 군침부터 돌고, 단 게 땡길 때 불현듯 떠오르는 그 맛! 정말이지 앙큼하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 크리스 패튼도 그 맛에 빠져 이 집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원조인 영국보다도 뛰어난 맛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다. 홍콩섬 할리우드거리 교차로에서 왼쪽 센트럴 방향에 있다. 


김선주 기자의 동남아에서는 열대과일이 ‘남는 장사’
장소 베트남 나트랑   가격 저렴하고 푸짐함

가치의 크기는 상대적 희소성에 좌우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당신이 탐닉해야 할 대상은 바로 그 상대적 희소성이 큰 것들일 게다. 먹을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낯설고 생경할수록 더 끌리기 마련이다. 동남아 여행지에서 만나는 열대 과일들이 특히 그렇다.

사과, 배, 수박, 포도,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등 익숙한 과일일지라도 동남아 여행지에서는 색다른 맛과 향기를 선사한다. 하이라이트는 그곳에서 맛봐야 제 맛인 열대 과일들이다. 코코넛, 망고, 망고스틴, 람부탄, 두리안, 파파야, 리치…. 형형색색, 가지각색 현지 열대 과일들이야말로 후텁지근하고 무더운 동남아 여행에서 맛보는 최고의 거리 음식이다. 저렴하고 양도 많으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10월 무렵 베트남 나트랑의 재래시장 모습이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알게 됐지만, 이때는 어렴풋한 기억을 따라 스스로 찾아갔다. 그래서 더 달콤하고 향긋했다.


이지혜 기자의 양꼬치와 미지근한 맥주 한 캔
장소 중국 베이징   가격 1개 2위안(약 320원)

중국의 식재료는 워낙 다양하기로 유명하지만, 모험심이나 경험을 위한 먹을거리보다는 역시 그 자체로 훌륭한 양꼬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혹자는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손사래를 치기도 하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그 맛은 차돌박이나 서로인에 비할 만하다. 유목 민족들이 즐겨먹는 양꼬치, 당연히 식당과 같은 실내에서 먹어서야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양꼬치의 제 맛이라면 역시 후끈 달아오른 여름 땡볕이 한풀 꺾인 저녁 무렵 후통에서 즐길 수 있다. 위생이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누군가는 배앓이로 고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맛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왕이면 중국 스타일로 미지근한 맥주를 곁들이면 좋다. 간혹 냉장고에 넣어놓은 맥주를 파는 곳도 있지만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맥주를 차게 마시지 않는다.

최승표 기자의 이스라엘식 웰빙 샌드위치
장소 이스라엘 사해 주변   가격 콜라 포함 30셰킬(약 9,000원)

이스라엘만큼 먹거리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던 지역도 없었던 것 같다. 평소 아무거나 ‘감사히’ 먹는 잡식성이라 어느 나라에 가서든 음식에 대한 적응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자부했는데 이스라엘은 조금 달랐다. 엄격하게 토라의 율법을 따르는 이스라엘에서는 돼지고기, 해산물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쇠고기, 닭고기도 조리법이 까다로워 기대하는 맛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 욕구는 왜 이리 강한지, 끼니마다 정성스러운 이스라엘 음식을 먹었지만 채식 위주의 식단은 먹고 나면 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음식들이 입에 맞기 시작했다. 특히 얇은 피타 빵에 각종 야채와 올리브 오일, 팔라펠(콩을 갈아서 경단처럼 튀긴 것), 호무스(콩을 갈아 만든 소스)를 잔뜩 넣고 먹는 중동식 샌드위치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맥도날드보다 몸에도 좋아 이스라엘식 웰빙 샌드위치라 할 만하다.

김영미 기자의 유럽의 겨울 별미, 글뤼바인!
장소 스위스 취리히   가격 5유로(약 7,500원)

겨울에 유럽여행을 간다면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따뜻한 와인 ‘글뤼바인’ 마시기다. 글뤼바인은 달달하면서도 알싸한 맛이다. 커다란 들통에 와인, 정향, 계피, 설탕 등을 넣고 따뜻하게 데워 만든다. 따뜻해진 와인을 국자로 떠서 머그잔이나 플라스틱 와인잔에 담아 주는데, 도시마다 잔이 다르고 매년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에 글뤼바인 잔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글뤼바인 요금에는 보증금이 포함돼 있으므로 원한다면 잔을 가져와도 되며, 잔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준다. 글뤼바인을 파는 노점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글뤼바인이 달콤하다 한들 술은 술이었다. 술에 약해 한 잔을 다 마시기엔 버거웠지만, 차가운 겨울밤은 따스한 온기와 알싸한 취기를 원했다. 그렇게 한 잔, 이튿날 또 한 잔…. 여행에서 돌아와 생각난 것은 스위스의 멋들어진 설경보다도 글뤼바인의 달콤하고 쌉쌀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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